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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19 - 퀴리 부인의 집을 보고 구시가지를 걸어나와 바르샤바 대학교에 가다!
5월 11일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 걸어서 구시가지 짐코바(잠코비) 광장 Pl. Zamkowy
에 도착해선서는 13세기에 마조비아 공작의 요새로 건립되었다는 왕궁
Zamek Krolewski을 보는데 그후 탑과 붉은 벽돌로 고딕양식의 건물들이 추가되었습니다.
지그문트 3세는 1596년에 왕궁을 크라쿠프에서 바르샤바로 옮겼으니 여기 구시가지 광장
Rynek Strego Mista 은 중세 시대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유네스코 10대 문화재에
속하며... 16세기 바로크 르네상스 및 고딕양식 건축물들로 가득하니 고풍스러워 보입니다.
그러고는 성문인 성 플로리안 문을 보호하기 위한 건축물인 바르비칸 Barbacan 에 도착해 구경하고는
그 옆에 자리한 퀴리부인 박물관 Muzeum Mari Curie 으로 들어가 구경하는데..... 방사능을 함유한
라듐을 발견해 1903년 노벨 물리학상을, 그리고 1911년에는 노벨 화학상을 받은 퀴리부인 생가 입니다.
되돌아 오다가 좀 전에 스쳐지난 성 요한성당 Katedry sw. Jana 으로 입장해서 구경하는데.... 뾰족뾰족한
삼각형이 인상적으로 1339년에 목조 건축물로 세워졌으며 15세기에 완공된 모조비아 고딕양식으로
1764년부터 왕의 대관식은 크라쿠프의 바벨성당이 아닌 이곳에서 열렸으며 그후 국회에서 열리게 됩니다.
성 요한 대성당은 폴란드어로는 Bazylika archikatedralna św. Jana Chrzciciela
이라고 하는데.... 폴란드 바르샤바 스타레미아스토에 위치한 대성당이니
바르샤바에 위치한 3개의 대성당 중에 하나로.... 유일한 아치 대성당 이라고 합니다.
1944년 8월부터 2개월간 바르샤바 봉기 때는 저항 세력과 독일의 군대 사이의 투쟁의 장소였으니 이
시기에 거대한 폭발로 건물의 많은 부분을 파괴됐고 바르샤바 봉기 후 재건되었으며 2012년부터
2015년 까지 광범위하게 성당 내부가 수리되었는데 외관, 내관, 예배당, 동상, 묘비, 지하실 등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걸어서 비스와강변을 볼까 하다가 멋진 건물이 보여 다가가서 살펴보니 대통령궁
인가본데 예전에 리지비우 궁전 Pa łac Radziwiłłow 이며 근위병이 서 있는 모습을 봅니다.
이 건물은 원래 리지비우가의 저택으로 일부를 개방해서 폴란드에서는 처음으로 오페라가
상영 되었으며 또 여기서 쇼팽이 피아노 연주를 하기도 했다는데 현재는 폴란드 대통령궁 입니다.
윤대통령이 방문해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환담한 곳으로 뉴스를 들어보니 폴란드
에서 정권이 바뀌었고 대통령궁과 서로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하니 그럼 폴란드는 이원집정부제 나라로..... 총리가 정권을 담당하는가 봅니다.
그러고는국립 오페라극장 Teatr Wielki Opera Narodowa 을 봅니다. 폴란드인들은 이 극장
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오페라 발레 극장이라고 주장하는데, 건물 안에는
두개의 공연장이 있으며 , 하나는 폴란드의 국민 작곡가인 스타니슬라브 모니우츠코
를 기념하여 만든 곳이고.... 다른 곳은 규모가 작은 소극장으로 비엘키 극장이라고도 불립니다.
바르샤바 대극장 Teatr Wielki w Warszawie 으로 불리는 국립 오페라극장은 바르샤바 중심부 유서깊은
극장 광장에 위치한 극장 및 오페라 단지로 폴란드 국립발레단의 본거지 이며 좌석수는 2,000
개가 넘습니다. 바르샤바 대극장은 1833년 2월 24일 로시니 의 '세비야 의 이발사 ' 의 공연과 함께
개관되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건물이 폭격을 받고 완전히 파괴된 후 20년 넘게 폐쇄되었습니다.
1965년 11월 19일에서야 재건축 되어 다시 문을 열었다고 하는데..... 원래 건물은
건축가 Antonio Corazzi 와 Chrystian Piotr Aigner 에 의해 신고전주의
스타일로 설계되었으며...... 나중에 Bohdan Pniewski 에 의해 복원되었습니다.
그러고는 다시 걸어서 근처에 있는 1816년에 창립되었다는 바르샤바 대학교
(Uniwersytetu Warszawskiego) 에 도착하는데..... 바르샤바
대학교는 마조비에츠키에 바르샤바에 위치한 폴란드의 공립대학교 입니다.
폴란드에서 명실공히 최고의 대학으로 숲에 둘러쌓여 있는데 영국 의 Quacquarelli
Symonds 에서 시행하는 대학평가에서 세계 284위의 대학교로 평가되었다고
하는데 저 QS 는 1994년부터 세계 대학들을 평가해 매년 순위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평가에서는 1위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미국), 2위 케임브리지 대학교(영국),
3위 옥스퍼드 대학교(영국), 4위 하버드 대학교(미국), 5위 스탠퍼드 대학교(미국),
6위 임페리얼 칼리지(영국), 7위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스위스), 8위 싱가포르 대학
9위 유니버시티 칼리지(영국), 10위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11위 시카고 대학교
그리고 13 코넬 대학교(미국), 14위 멜버른 대학교(호주), 15위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
16위 예일 대학교(미국), 17위 베이징대학(중국), 18위 프린스턴 대학교(미국), 19위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호주), 20위 시드니 대학교(호주), 21위 토론토 대학교
22위 에든버러 대학교(영국), 23위 컬럼비아 대학교(미국), 24 PSL 대학교(프랑스)
25위 칭화대학(중국), 26위 난양공과대학교(싱가포르), 27위 홍콩대학, 28위 도쿄대학
29위 존스 홉킨스, 30위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 31위 맥길 대학교(캐나다),
32 맨체스터 대학교(영국), 33위 미시간 대학교, 34위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캐나다), 35위 호주대학교,
36위 로잔 연방 공과대학교(스위스) 37위뮌헨 공과대학교, 38위 뉴욕 대학교, 39위 에콜 폴리테크니크
(프링스), 40위 킹스 칼리지 런던(영국), 41위 서울대학교, 46위 교토대학, 49위 홍콩중문대학 50위 푸단
대학(중국), 51위 상하이교통대학, 56위 한국과학기술원, 59위 소르본 대학교(프랑스), 60위 홍콩과기대학,
65위 말라야 대학교(말레이시아), 69위 타이완대학(대만), 77위 연세대학교, 79위 고려대학교, 80위
오사카대학, 87위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100위 포항공과대학교이니.... 한국은 41위
서울대, 56위 과기원, 77위 연세대, 79위 고려대, 100위 포항공대등 모두 5개 대학교가 포함되었습니다.
여기 바르샤바 대학교에서 흑인 여학생이 지나가는 것을 보다가 문득 동아일보 ‘이은화의 미술시간’ 에
실린 “공주에 대한 관념” 이 떠오르는데...... 넷플릭스 영상물 클레오파트라도 흑인 이었다는?
요즘 극장가는 흑인 인어공주 등장에 논란이 뜨겁다. 빨간 머리의 아름다운 백인 공주. 우리
에게 각인된 모습은 사실 디즈니가 원작을 재해석해 만든 1989년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이 인어공주 동화를 쓴 건 1837년, 원작에는 인종이 특정되지 않았다.
영화 ‘인어공주’ 는 주인공의 피부색 때문에 논란이지만, 약 10년 전 안데르센의
고향 덴마크에서는 인어공주가 남자로 등장해 화제가 됐었다. 아티스트 듀오
엘름그린과 드라그세트의 작품 ‘그(골드)’(2012년·사진) 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덴마크 출신의 미카엘 엘름그린과 노르웨이 출신의 잉가르 드라그세트는 1995년부터 함께
작업해 오고 있다. 이들은 고착화된 관념에 도전하는 작업을 꾸준히 선보여 왔는데,
‘그(골드) ’는 코펜하겐의 상징인 인어공주 동상을 남자 버전으로 재해석해서 만든 것이다.
에드바르 에릭센이 1913년에 만든 인어공주상은 세계적인 관광 명소이지만, 80㎝ 높이의 작은
동상이라 막상 보면 실망스럽다는 평이 많다. 엘름그린과 드라그세트는 인어공주상과
똑같은 포즈를 취한 남자 인어상을 2m 높이로 크게 확대해 만든 뒤, 화려한 황금색을 입혔다.
물고기 지느러미 대신 두 다리가 생긴 걸 보니, 왕자와의 사랑에 성공했나 보다. 그 대신 목소리를 잃어서인지
표정은 슬퍼 보인다. 두 다리를 얌전히 모으고 바위 위에 앉은 벌거벗은 남자는 전통적인 남성성 표현에
완전히 배치된다. 남자 인어는 사색에 빠진 듯 고요하고, 나약하면서도 취약해 보이고 또한 불편해
보인다. 전통 미술에서 나체의 남자는 건장한 몸매를 자랑하며 영웅적인 자세를 취하기 마련인데 말이다.
이탈리아의 항구도시 모노폴리에 세워진 인어공주 조각상도 최근 논쟁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공주
의 과하게 풍만한 몸매가 문제였다. 시대가 변했다. 사람들의 취향도 변했다.
그런데 디즈니가 심어준 빼빼 마른 아름다운 백인 공주에 대한 관념은 여전히 바뀌기 어려운가 보다.
학문의 전당인 바르샤바대학교를 구경하다보니 문득 국제신문에 실린 “처녀 탐한 수도사,
인간본성 발가벗긴 100편의 에피소드” 라는 글이 떠오르니 동아일보 서부국과
함께하는 명작 고전 산책 칼럼에 데카메론 - 조반니 보카치오 편에 나오는 글입니다.
후대 화가들은 데카메론을 읽고 그림을 쏟아냈다. 나채 여인이 기사에게 죽임당하고 시신을 맹견이 뜯어먹어
도 다시 살아나 도망치다 다시 죽는게 무한 반복된다. 여성은 생전에 구애하는 기사를 매몰차게 거부해
그가 자살하자 기뻐하다가 죽임을 당한후 저주받는 혼령이 됐다. 다섯째날 여덟째 이야기다. 젊은 귀족
나스타지오는 자신을 퇴짜 놓는 귀족 딸을 초청해 보여준다. 그녀는 충격받아 시집온다. 산드로 보티첼리 작
- 흑사병 피해 은신한 남녀 10명, - 별장에서 벌어진 질펀한 이야기, - 타락한 군주·
성직자· 상류층 등, - 다양한 소재로 중세 민낯 고발, - “저속,허튼소리”
논란됐던 작품, - 인문주의적 집필 첫 근대 소설, - 후대 문학·미술에 큰 영향 끼쳐
코로나 바이러스 기세가 꺾여 세계인은 한시름 놓았다. 1348년 여름 이탈리아 피렌체는 달랐다. 무시무시한
흑사병이 여전히 기승을 부렸다. 날씨 맑은 화요일 아침, 산타마리아 노벨라 성당에 속속 일곱 부인이 모여
들었다. 친척 혹은 지인 간이다. 장례가 잇달아 아예 상복 차림새. 18~ 27세 귀족 여성들이라 한결같이 우아하다.
이 고전 도입부 풍경인데, 배경은 사실이다. 실제로 1348년 흑사병이 피렌체를 휩쓸었고,
산타마리아 노벨라 성당은 현존 건물. 까마득한 14세기에 나온 장편소설
‘데카메론’ (Decameron, 1353년) 은 ‘열흘간 이야기’ 라는 뜻. 유럽 첫 근대 소설이다.
문학·미술에 큰 영향을 줬다. 영국 작가 제프리 초서가 쓴 ‘캔터베리 이야기’가 그중 하나. 문학 변천사
에서도 눈길을 받는다. 중세 종교 권위에서 벗어나 인간성이란 가치를 찾고 문화 예술에 우위를
두는 인문(인본)주의에서 태어난 작품이므로. 이탈리아 문예부흥기(르네상스)를 인문주의가 이끌었다.
세 주역이 보카치오, 단테(1265~1321), 페트라르카(1304~1374). 이들 문인 덕분에 초기
이탈리아 문학이 빛났다. 단테 ‘신곡(神曲)’ 에 견줘 보카치오 ‘데카메론’은 ‘인곡
(人曲)’. 세 거장 중 풍자 익살 재미를 내세워 대중을 파고드는 힘은 보카치오가 가장 셌다.
일곱 부인 이름은 팜피네아 피암메타 필로메나 에밀리아 라우레타 네이필레 엘리사다. 흑사병에서 살아
남았다. 행운에 감사하며, 비탄과 부도덕으로 아수라장이 된 피렌체 시내를 떠나 피에솔레 별장에
수일 머물자는데 뜻을 모았다. 흑사병 피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남정네가 동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청년 셋이 나타난다. 판필로 필로스트라토 디오네오다. 부인들이 합류를 요청하자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튿날 남녀 10명은 하인을 거느리고 별장에 닿았다. 맏언니인 팜피네아가 자연스레 좌장이 되었다. “자,
신사 숙녀 여러분, 더운 날을 어떻게 보낼까요?” 오후 3시에 열어 저녁께 끝나는 이야기 모임을 꾸리
기로 만장일치. 하루에 10명이 이야기를 한 편씩 하는 모임이다. 사회자인 좌장은 돌아가며 맡는데
머리에 월계관을 쓴다. 예의 바르면서 일사불란한 모임이다. 피난 온, 아수라장인 피렌체와는 정반대.
데카메론 화자인 남녀 10명이 피렌체 근교 별장으로 떠나기 전 노벨라 성당에
모였다. ‘7명 숙녀와 3명 신사, 피난 모의’ 브뤼헤 마스터 작(1482년).
남녀 10명이 별장에 머문 기간은 2주지만, 얘기 모임을 한 날은 모두 열흘. 그리스도 수난일
인 금요일과 주일을 앞둔 휴식일인 토요일, 4일은 쉬었다. 총 100편 얘기가 나왔다.
당시 이탈리아가 어땠는지, 사람들이 무슨 생각 하고 어찌 행동했는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첫째날 주제는 없었는데 얘길 하다 보니 ‘재치나 기발한 꾀로 곤경을 벗어난 사례’가 많았다. 악한
이 죽을 때 까지 잘사는 경우를 보면 부아가 치밀지 않는가. ‘차펠레토’ 라는 극악무도한
남자가딱 그랬다. 죽을 때도 사기를 쳐 무덤에 묻히기도 전에 성자로 추앙받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임종 시 순결한 교인인 척 거짓 고해성사해 고지식한 신부를 감쪽같이 속였다.
이야기한 이는 “이런 일을 허용하는 하느님이야말로 얼마나 관대한 분이신가” 하며 너스레를 떤다.
여자 밝히는 젊은 수도사도 벌 받지 않는다. 그는 예쁜 시골 처녀를 꾀어 자기 방에서 사랑을
나누다 수도원장에 들켰다. 젊은 수도사가 위기를 넘기는 허 찌르는 기지가 이 얘기를 살려준다.
당시 이탈리아에서 떠돌던 얘기와 보카치오 창작이 섞였다. 본능에 충실한 남녀가 얘기를
차지게 만든다. 성령을 감동케 하는 수도원장과 속이 시커먼 수도원장, 둘 중 누가 더 독자 시선을 끌까.
용감무쌍한 군주와 신하 아내에게 치근대다가 무안당하는 군주 중 어느 쪽이 더 기억에 남을지
보카치오는 알았다. 데카메론, 인성이란 심연에 내려가 읽는 고전이다. 그곳에서 독자는
가끔 제 발이 저리다. 인간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읽으면 데카메론은 고전이 아니다.
별장에 도착한 남녀들이 야외에 자유롭게 앉아 이야기 모임을 하고 있다.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작’(1916년).
둘째 날부터는 전날 정한 주제를 따른다. ‘괴로움을 겪다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 사람들’
얘기다. 이렇게 데카메론은 짧은 100편 얘기와 10편 발라드
(매일 모임이 끝난 후 부른 칸초네의 가사)를 질서정연하게 들려준다. 이야기 화수분이다.
셋째날 주제는 ‘바랐던걸 얻거나 잃은 걸 되찾은 사람 얘기’. 섬욕 강한 남녀가 벌이는 유희가 걸쭉
하다. 이 고전이 외설스럽다는 손가락질 받는데 이 셋째날 얘기가 그렇다. 열번째 편도 도긴
개긴이다. 몸에 붙은 툭 튀어나온 ‘악마’ 탓에 고통 겪는 수도사 루스티코는 14세 소녀
알리베크가 가진 ‘지옥’ 을 방문해 목적을 이루지만 나중엔 오히려 소녀를 피하게 된다는 내용.
출간하자 입방아에 올랐다. ‘소스를 만들어 내는 양념절구’ 가 무슨 뜻인지 알곤 얼굴을 붉히는 독자가
많았다. ‘키스를 받은 입술은 색이 바래지기는커녕 달처럼 새롭게 빛난다’ ‘이빨을 몽땅 뽑을 수
있을 정도로 크게 입을 벌려 웃어대는 귀부인들’ 같은 표현. “저속하다, 허튼소리다” 는 항의가 나왔다.
보카치오는 이런 화살이 날아올걸 알았다. 책 끝 맺는 말이다. “썩은 마음을 지닌 사람은 결코 건강한 말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들에겐 정숙한 말이 소용없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정숙하지 못한 말도
건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해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나쁜 자극은 피하고
재미난데만 읽으라는 주장인데 글쎄다. 보카치오는 말초신경을 간질이는 얘기를 더 감질나게 써놓았다.
넷째날은 불우한 연인이 비참하게 결말을 맞는 9편이 이어진다. 마지막 한 편은 비극
이 아니었다. 알콩달콩 연애 소동을 들려줘 가라앉은 좌중 분위기를 띄웠다.
다섯째 날은 전날과 반대로 극심한 고통을 겪은 후 행복을 얻은 남녀 얘기가 나왔다.
촌철 살인하는 경구(警句)가 짜릿하다. 여섯째 날 주제. “경구란 본질적으로 양이
사람을 무는것 처럼 해야지 , 개처럼 물어뜯어선 안 된다.
그리되면 욕설이다.” 타인에게 선의로 쓴소리하기도 힘들고, 조심스러워야 한다는 말.
일곱째 날은 몸이 뜨거운 부인들이 남편을 속이고 연인과 재미를 보다가 발각되었거나 들킬 위기
에 놓였을 때 빠져나간 계교를 다뤘다. 부인이 남편을 속이는 전날 얘기는 맛보기 였나.
여덟째 날은 속임수에다 골탕 먹이기, 앙갚음 같은 기행을 다룬 고강도 얘기가 쏟아졌다. 여덟째날 얘기엔
남편과 아내를 잠자리에서 공유하는 부부 두쌍이 나온다. 아홉째날은 재미난 남녀 줄다리기가 소재.
엉큼한 잔니 신부가 친구 피에트로와 결혼한 젊고 예쁜 여인을 농락하는 얘기는 야하면서 웃음을 일으킨다.
마지막 열째 날 주제는 ‘관용’. “태양이 하늘의 아름다움이며 장식인 것처럼, 인간의 관용이란 각자
의 덕이 내뿜는 광채다. ” 고아한 문구다. 보카치오는 일부러 이 주제를 마지막에 배치한
듯하다. 전날까지 얘기로 뜨거워진 체온을 떨구고, 이렇게 긴 얘기를 해온 저의를 밝힐
준비를 한다.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이들 남녀 10명은 물론 독자도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맞는다.
이탈리아 초기 인문주의자인 보카치오가 쓴 이 첫 근대 소설을 너무 정색해서 대할 필요는
없겠다. 화장하지 않은 인간 본성이 어떤 모습이며, 그런 남심·여심을 어떻게 이해
해야 하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은 분명히 도움을 준다. 그럴 때 데카메론은 뻣뻣한
인간 본성을 유연하게 만드는 요가 교본이 된다. 나의홈페이지 : cafe.daum.net/baik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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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남자들만 다녔으나 지금 공학대로 바뀜
아? 바르샤바 대학에 남자들만?
과거에는 여성의 지위가.......
꿀이 많을수록 벌도 많이 모이듯
정(情)이 많을수록 사람도 많이 모인다...!
음식(飮食)을 버리는 건 적게 버리는 것이요
돈을 버리는 건 많이 버리는 것이고
인연(因緣)을 버리는 건 모두 버리는 것이다...!
건강과행운이 함께하는 행복한 하루 되세요.🎵🎵
인연이라.... 그렇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