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방의 문들은 미닫이식으로 가벼운 나무틀로 만들었으며 문틀 양면은 두깝고
불투명한 종이 후스마(맹장지)를 바르거나 또는 한면만 반투명한 종이 쇼지를 대었다.
마루는 두터운 직사각형의 다다미를 깔았다.
실내화는 다다미에서는 신지 않으며 나무로 된 마루에서만 사용한다. 일본식응접실은 자시키라고 하는데 여기에 꽃곶이,조각등을 진열해 놓으며 장식품과 예술품을 거는 도고노마가 딸려 있다.
일본식목욕탕은 일반적으로 화장실과 분리되어 있다. 욕조자체는 직사각형이며 서양식욕조보다 깊다.
일본식목욕탕을 이용할때 기억해야할 중요한것은 씻는일은 욕조 밖에서 해야한다. 씻고 행군다음에 욕조에 들어가서 뜨거운 물로 피로와 긴장을 푼다. 그리고 목욕후 물을 버릴 필요는 없다. 목욕물은 다음 이용자가 그물을 사용할수 있을 만큼 께끗하기 때문이다.
일본식잠자리는 밤에는 다다미위에 펴고 낮에는 개켜서 벽장에 넣어두는 후돈이라고 부르는 이부자리를 사용한다. 실내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수 있도록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이부자리를 개는것이 예의이다.
일본식화장실은 우리의 수세식화장실을 생각하면 되므로 어려움은 없을 것리다. 겨울에는 방 한 가운데 고다쓰라고 하는 화로를 피워 다리를 화로 밑으로 모으고 이불을 같이 덮는다. 화로위는 하나의 공동책상으로서 활용도가 높다.
일본의 개인주택은 주로 목조로 된 가옥이 많으며, 2층 또는 단층집이 대부분이다. 목조가옥은 화재나 지진에는 약하지만, 통풍과 채광성이 좋아 고온다습한 일본의 풍토에는 아주 적합하다. 또한 재료인 나무결의 안정된 감촉이 일본인의 취향에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일본가옥의 구조는 나무기둥에 개구부가 커서 통풍이 잘되게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가옥의 양식은 동남아시아의 영향이라고 한다. 이 양식의 특징은 마루 위에서 자는 식의 구조다. 바닥에 침대를 두는 식의 구조와는 달리 마루처럼 단을 만들고 그 위에서 사람이 자는 구조다. 이것은 우리 나라의 마룻방 구조와 같은 것이다. 일본의 가옥은 이러한 마룻방에다 다다미를 깐 것이 되는 셈이다.
다다미의 본체는 벼농사의 부산물인 집으로 만든 매트인데, 이것이 일반화된 것은 일본 역사에서 아주 근대에 와서 생긴 것이고, 그 전에는 마루의 일부분에만 까는 자리였던 것이거나 아니면 잘 때만 펴고자는 일종의 멍석과 같은 것이었다. 이것이 고정화되어 다다미방이 된 것이라고 한다.
다다미가 일본가옥의 전형적인 것으로 되어, 오늘날에도 아주 일반화되어 있는 것이다. 일본이 메이지유신 이후 서양화를 서두르던 때에는 일시적으로 서양식 건축이 유행하였으나, 지금은 다시 일본식 다다미 방으로 돌아오는 경향이 있다. 다다다미 특유의 향기와 청량감, 그리고 일본의 풍토에 맞는 재질 등의 점에서 다시 인기를 회복하고 있다.
격자 무늬가 있는 미닫이문에 얇고 흰 문종이를 발라 방과 방을 구분하는 칸막이로 사용되는 쇼오지(장지문)는, 8세기경에 고안되었다고 하는데 이것은 하나의 큰 방을 두 개의 작은 방으로 나누기 위하여 사용하였다. 지금은 일본식 가구양식에 있어서 밝은 쇼오지는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반투명한 문종이를 사용하기 때문에 직사광선을 막아주는 커튼의 역할을 한다.
후스마(맹장지문)는 다다미방을 칸막이하거나 벽장문에 주로 사용된다. 표면에 창호지를 바른 다음 그 위헤 두꺼운 종이를 바르고 아름다운 무늬나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인테리어로도 쓸 만하다. 쇼오지는 채광을 고려한 것이며, 후스마는 가리기를 주 목적으로 하므로 채광은 고려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소재들은 일본의 다습한 풍토에 아주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는데)방습이라는 점에서는 아주 불완전하지만 날씨가 회복된 후의 건조가 빠르다) 이는 오랜 생활의 지혜로부터 나온 것이다.
가옥
일본의 수도 도쿄는 패전으로 잿더미가 되었다가 그 뒤 변변한 도시 계획도 없이 거대 도시로
급성장했습니다. 파리처럼 빌딩 높이에 규제가, 있어 도시가 잘 정리되어 있는 한폭의 그림 같다
는 느낌을 도쿄에서는 가질 수 없습니다. 새로 지은 고층 빌딩 사이에 낡은 2층 일본 가옥이 있
는가 하면, 거리는 들쭉날쭉 제멋대로이고 어수선합니다.
그러나 1천만이 넘는 사람이 사는 대도시면서 여성 혼자 밤늦게까지 다닐 수 있을 정도의 안전
성과 어디로든 연결되는 거미줄 같은 지하철망, 풍부한 상품 등, 도쿄에서 한번 살아 보면 그 편
리함과 쾌적함 때문에 다른 곳에서 살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을 것입니다.
신칸센(고속 전철)을 타고 도쿄를 벗어나면 빌딩 대신 일본식 가옥이 눈에 띕니다. 전원 풍경
속에 검은 기와 지붕이 조화롭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일본 주택은 목조 건축으로, 콘크
리트로 지어진 빌딩에 비해 자연의 따스함이 배어 있습니다.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일본에서 봄
과 가을은 쾌적한 계절입니다. 그러나 여름은 무덥기 때문에 가옥은 통풍이 잘 되어야 합니다.
콘크리트 빌딩이 폐쇄적인 데 비해 일본 가옥은 훨씬 개방적이어서 창이 많고 바람이 잘 통합니
다. 하지만 겨울에는 밀폐가 안되기 때문에 아무리 난방을 해도 어디선가 찬바람이 새어 들어옵
니다. 옛날 사람들은 난방도 없이 어떻게 참고 살았는지 참으로 놀랍기만 합니다.
평균적인 일본 가옥의 구조를 살펴봅시다. 집에는 일본식 방(다다미 방)이 몇 칸 있고 욕실, 부
엌, 정원이 있으며, 방들은 맹장지(안팎에 두꺼운 종이나 천을 바른 장지로, 방과 방 사이를 구분한다)나 장지 문(방과 마루 사이에 있는 창호지 문)으로 구분됩니다. 밤에는 나무로 만든 덧문을 닫습니다. 몇 십년 전까지만 해도 밤이 되면 덧문을 닫고 아침이 되면 여는 것이 일본인들의 일상사였습니다.
일본 가옥의 또 다른 특징은 실내에 들어갈 때 신을 벗는다는 것입니다. 한국, 이란, 터키 같은
나라에서도 이 같은 특징을 볼 수 있는데, 이 관습은 세계적으로 드뭅니다.
툇마루는 겨울철 따스한 날에 볕을 쬔다든지 이웃이 찾아왔을 때 걸터앉아 함께 이야기를 나누
는 등, 집 안과 밖의 중간 성격을 갖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이야기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밖에서 이야기하기도 곤란할 때, 툇마루는 매우 편리한 존재입니다.
방은 식사할 때는 식당으로 쓰이고 잠잘 때 이불을 깔면 침실로 바뀝니다. 방에는 대개 반침
(붙박이 이불장)이 있어, 아침이 되면 밤에 깔아 놓았던 이불을 개어서 넣어 둡니다. 방은 침대와
달리 여러 장의 이불을 깔 수 있으므로 여러 명이 함께 잘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객실에는 도코노
마(다다미 방의 바닥을 한층 높게 만든 것)이 있어 족자나 꽃꽂이로 장식합니다.
일본식 가옥의 구조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할 수 없고, 식사하는 곳과 잠자는 곳이 같아서
불편하다는 등의 이유로 최근에는 자그마한 개인용 방을 갖춘 주택이 늘고 있습니다. 핵가족이
늘고 생활 방식이 바뀌면서 과거의 일본 가옥으로는 안락한 생활을 누릴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지금 일본 각지에 무수히 세워지고 있는 맨션과 아파트는 2DK(방 2개+거실 겸 주
방)와 3DK,
3LDK(거실 추가) 등 여러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서양식 입식 구조에 일본식 방이 한 칸 정도
딸린 것을 원하는 사람이 많은 때문인지, 맨션에는 도코노마가 있는 일본식 방이 딸린 곳도 드물
지 않습니다. 일본식과 서양식의 절충이라고나 할까요?
밀폐성이 뛰어난 건물은 당연히 냉난방이 잘돼 계절의 변화에 둔감해지게 마련입니다. 일본 가
옥에서는 세탁물을 말리거나 정원을 손질할 때 이웃 사람과 가볍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지만, 아
파트에서는 이웃과 얼굴을 마주칠 기회조차 드뭅니다. 주택의 변화가 인간 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실로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집은 옷과는 달리 마음내키는 대로 바꾸거나 할 수 없습니다. 한번 집을 지으면 주변 환경과
집의 구조에 따라 우리들의 생활은 크게 변합니다. 규격화된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많아짐에
따라 일본 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바뀔 것인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