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정감사
“우물안 고려인삼”
○ 인삼생산량 1위 중국(42.8%), 한국은 2위(35.6%)로 밀려
○ 홍콩수입물량 미국산 화기삼이 92.8% 점유, 고려인삼은
‘90년 24.4%에서 2004년 2.2%에 그쳐
○ 고려인삼 효능 입증할 세계적 논문 없어, 인삼 효능 왜곡
○ 체계적 연구소홀, 글로벌 마케팅 미흡으로 국제적 명성훼손
한국을 대표하는 고려인삼이 과거의 명성에 안주하고 있는 동안, 급격한 시장경제력 저하와 왜곡된 효능이 만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 인삼 시장인 홍콩 시장 점유율이 1990년 24.4%에서 2002년 9.6%, 2004년 2.2%로 떨어지는 등 크게 위축되고 있는 반면, 미국산 화기삼은 2004년 92.8%를 점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의 경우, 지난해 전세계 인삼생산량의 42.8%를 차지, 제1의 인삼생산국으로 위치를 이용하여 고품질·청정 이미지를 내건 ‘창바이산 인삼’ 브랜드로 세계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어 우리의 고려인삼의 위치를 더 어렵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화기삼은 우리나라 인삼과는 종이 달라, 과거에는 미국인 스스로 비싼 동양삼을 대체하는 일종의 ‘열등재’로 인식했으나 미국삼은 열을 내리는 반면 고려인삼은 열을 올린다는 왜곡된 주장을 전개하면서 미국삼이 인삼의 주도권을 잡기 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나라는 고려인삼은 열을 올리지 않는다는 임상연구 결과를 내세워 반격에 나섰지만 국제 인삼시장의 흐름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대통합민주신당 이영호의원(강진·완도)는 고려인삼의 세계시장 점유율 하락과 관련, 지난 10여년 동안 답보상태에 있는 시장규모, 중국을 비롯한 외국삼의 시장진입, 시장의 비투명성, 인삼조합의 생산자 권익보호 단체로서의 기능 미흡, 시장대응능력 취약 등의 요인이 우리나라 인삼산업 경쟁력의 약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고려인삼이 제대로 평가받으려면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에 고려인삼의 효능을 입증할 수 있는 연구 결과물을 내놓는 일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고려대 의대 통합의학교실이 서울시 산학연 협력사업의 지원을 받아 2006년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발표한 건강 식품 보고서를 질환별, 성분별로 재분석한 결과 홍삼은 정신 수행능력 향상과 당뇨병에서 B등급(사용해도 되는 의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 체력증진·피로회복·면역증강·치매예방 등은 C등급(사용해도 좋을지 아직까지 판단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에 인삼 관련 연구논문이 5,000편 안팎에 이를 정도로 많이 있다고는 하나, ‘네이처’,‘사이언스’에 실릴만한 세계적인 연구논문 1편이 고려인삼의 세계화와 명성에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영호의원은 고려인삼의 국제경쟁력 제고방안으로 “인삼관련산업의 현 시장실태를 분석하고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제반 요인들을 유형화하여 그에 적절한 경쟁촉진방안과 제도적 개선안을 마련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라고 말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대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