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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하신년(謹賀新年)
삼가 새해를 축하한다는 뜻으로, 새해의 복을 비는 인사말이다.
謹 : 삼갈 근(言/11)
賀 : 하례할 하(貝/5)
新 : 새 신(斤/9)
年 : 해 년(干/3)
(유의어)
공하신년(恭賀新年)
공하신희(恭賀新禧)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밝기 전에 인사를 차릴 자리에 보내는 연하장(年賀狀)이나 캘린더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근하신년(謹賀新年)은 삼가 새해를 축하한다는 뜻으로, 새해의 복을 비는 인사말이다.
세시풍속(歲時風俗)에는 조선시대 세함(歲銜)이라는 풍습이 있어서 새해가 되면 아전(衙前)이나 교졸(校卒)들은 자신의 이름이 적힌 쪽지를 관원이나 상관의 집에 보내거나 직접 가더라도 표적으로 이를 남겼다고 했다.
또 중류 이상 가정의 부인들은 문안비(問安婢)라고 하는 자기 집의 여종을 시켜서 사돈 등 일가 친척들을 찾아뵙도록 했다. 그런데 근대에 엽서가 발행되면서 지인들에게 연하장을 보내다가 요즘에는 인터넷 연하장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이 말에 대한 고사는 없지만 글자대로만 풀이하면 되는 성어다. 근하신년(謹賀新年)에서 먼저 삼갈 근(謹)자의 의미자 菫(근)은 옛날 중국에서 기근(饑饉)이 왔을 때 식량 대신 사용할 정도로 입자가 고운 노란 찰흙을 가리킨다고 한다.
菫(근)자가 붙는 글자는 '조심, 정성, 부족'이라는 뜻이 따라 붙어 다닌다. 勤(부지런할 근), 僅(겨우 근), 饉(주릴 근), 覲(뵐 근) 등인데 槿(무궁화 근)만 예외다. 菫(근)의 앞에 말씀 言(언)이 붙었으니 말이 적다는 뜻이다.
조심스러운 사람을 만날 때 말수가 적어지고 공손하게 된다. 그러므로 謹(근)은 '조심하다, 공손하다, 삼가다'라는 뜻을 함께 갖는다. 謹嚴(근엄), 謹愼(근신), 謹弔(근조) 등의 용례가 있다.
하(賀)는 재물을 뜻하는 조개 패(貝)자에 더한다. 加(가)는 글자 얹힌 글자이므로 재물을 더 해준다는 뜻이다. 고대에는 축하하거나 위로할 일이 있을 때 물건을 보태주었다고 하여 축하하다, 위로하다 라는 뜻이 생겼다.
그래서 근하(謹賀)는 삼가 축하하다, 신년이 뒤에 있으니 공손히 새해를 축하합니다 라는 뜻이 됐다. 간략히 줄여서 하정(賀正)이라고 하기도 한다.
근하신년(謹賀新年)
삼가 새해를 축하한다는 뜻으로, 새해의 복을 비는 인사말이다.
벌써 한 해가 저물어가고 새해가 밝아오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듣거나 볼 수 있는 사자성어가 바로 송구영신(送舊迎新)이나 근하신년(謹賀新年)이다. 송구영신은 말 그대로 낡은 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이 한다는 뜻인데 관가에서 구관을 보내고 신관을 맞이 했던데서 유래된 송고영신(送故迎新)에서 나온 말이라 한다.
근하신년은 해마다 12월말부터 1월초만 되면 연하장이나 달력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사자성어다. 너무나 익숙해져 있는 한자지만 무슨 뜻인지를 물어보면 흔쾌히 대답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한자가 바로 근하신년이다. '삼가 새해를 축하합니다'는 별거 아닌 뜻을 갖고 있다. 영어(英語)의 'happy new year' 정도에 해당되는 말일 뿐이다.
연말이 되면 가장 부담 스러우면서도 기대가 되는 단어가 또 있다. 송구영신을 몸소 실천해 보이는 '망년회(忘年會)'가 바로 그것이다. 망년회란 풍습은 본래 일본의 풍속으로 한해의 노고를 잊는다는 뜻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는 일제의 잔재를 일소한다는 의미에서 송년회(送年會)라고 부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말 풍습은 수세(守歲)라 해 섣달 그믐날이면 방, 마루, 부엌, 마굿간, 측간까지 온 집안에 불을 켜 놓고 조상신의 하강을 경건하게 기다리는 성스러운 밤이었다. 조상들은 부엌신인 조상신은 1년 내내 그 집안 사람들의 선악을 낱낱이 지켜 보았다가 섣달 스무나흗날 승천해 옥황상제에게 고하고 마지막 날 밤에 하강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때문에 연말 1주일은 1년 동안의 처신에 대한 심판을 기다리는 기간이었던 만큼 경건함을 지켰으며 흥청거림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12월 한달을 흥청이면서 보냈든 아니면 경건함 속에서 보냈든 간에 분명한 것은 이제 한해를 마무리 하는 마지막에 다다르고 있다는 점이다.
새해를 맞는 심정은 동서고금에 다름이 없다. 지난 한해가 아쉽고 안타깝지만 다가오는 새해에는 절망보다는 희망이 있기에 즐겁기만 하다. 서로 갈등과 반목, 질시를 했던 사람들도 화합과 융화, 그리고 용서하는 사람들로 바뀌는 것이 바로 새해다. 그래서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 한다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이 가슴에 와 닿는 시점도 바로 지금이다.
이제 가슴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아쉬움과 미움 등 나쁜 감정은 모두 버리자. 그리고 새해에는 정말이지 뜻하는 바가 속이 후련하도록 성취되기를 기원해 보자. 우리 사회도 알고 보면 우주의 운행처럼 잠시도 쉬지 않고 운전하고 있으며 그러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변모를 거듭한다. 그래서 시대가 바뀌면 함께 바뀌는 것이 있게 된다.
지금은 달력이 홍보용으로도 사용된다. 그래서 선전을 위해 무료로 증정하기도 하며 쉬이 구할 수도 있다. 이제는 흔하다 못해 전자달력까지 출현한 상태이지만 약 30년 전만 해도 제대로 된 달력 한 권 갖는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았다. 주위의 친척 중에 버젓한 대기업에 다니는 분이라도 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사야 했는데 그것도 6장 짜리는 힘들고 석 달이 한꺼번에 들어가 있는 4장 짜리가 대부분이었다. 주로 영화배우들의 사진이 실려 있는 것이었다.
한 10여년 더 소급하면 정말 달력이 귀했다. 자유당 시절에는 아예 달력을 나라에서 나눠주기도 했는데 12달이 한 장에 담긴 달력이었다. 그것도 대통령과 부통령의 사진이 좌우에 박혀있고 그 밑에는 두음법칙이 적용되지 않아 ‘리승만’ ‘리기붕’ 이라고 적혀 있었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옛날 이야기다. 물론 그 때는 기년(紀年)도 단기(檀紀)로 표기했었다. 색 바랜 가족 사진과 함께 시골 초가집 벽을 장식하는 유일한 예술품이기도 했는데 1년 내내 붙어 있다보니 연말에 가면 파리 녀석이 실례도 하고 퇴색도 되어 날짜 구별도 하기 어려울 때가 많았다.
대체로 달력의 첫 장이나 연하장에 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문구가 있다. 근하신년. 그런데 이상하다. 이제는 한글로 적기도 하여 유치원생도 읽기는 읽는데 여전히 뜻은 알 수가 없어 곧잘 묻는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대강 얼버무리지 말고 정확하게 가르쳐 주자. '삼가 새해를 축하합니다'라는 뜻이다. 줄여서 '하정(賀正)'이라고도 한다.
새해를 맞이하는 심정이야 동서고금에 다름이 있겠는가. 그래서 서양 사람들도 같은 내용의 인사를 주고받는다. 지난 한 해 돌아보면 참으로 어려운 일도 많았다. 우리 같은 서민들의 주름살은 또 얼마나 더 늘어났는가.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송구영신(送舊迎新)도 물론 좋지만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여 서로 서로 축하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새해에는 정말이지 뜻했던 바가 속이 후련하도록 성취되기를 기원한다.
근하신년(謹賀新年)
삼가 새해를 축하한다는 뜻으로, 새해의 복을 비는 인사말이다.
선생님! 일본에 가보니까 근하신년이라는 말이 넘쳐나던데 이거 일본말 맞습니까? 일본어가 전공이다 보니 심심치 않게 말의 말밑(어원)을 물어 오는 사람들이 있다. 추월(追越), 물류(物流), 택배(宅配) 같은 말은 바로 그 자리에서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국민의례, 국위선양 같은 말은 많은 자료를 찾고 나서야 '일본말에서 나온 것'임을 알아냈듯이 '근하신년' 역시 바로 알기 어려운 말이다.
한자말이라고 해서 모두 중국말에서 온 것은 아니고 상당수는 일본말에서 온 것이 많지만 서로 섞여 있어 그 말의 어원을 눈치 채기가 쉽지 않다. 문제는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이 이러한 어원을 또렷이 가려주면 좋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데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근하신년(謹賀新年): 삼가 새해를 축하한다는 뜻으로, 새해의 복을 비는 인사말'이라고 되어 있을 뿐 이 말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는 말하지 않고 있다. 왜, 삼가 새해를 축하한다는 뜻인지 어째서 이 말이 복을 비는 인사말인지 모호할 뿐이다.
모호하기는 일본국어사전 '大辞林'도 마찬가지지만 그러나 그 뜻은 또렷하다. '謹賀新年(きんがしんねん): 新年を祝って賀状などに書く挨拶の語' 번역하면, '새해를 축하하기 위해 연하장 등에 쓰는 인사말'이라고 되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근하신년(謹賀新年)은 일본말에서 들여다 쓴 말이다. 물론 근하(謹賀)와 신년(新年)이라는 말은 조선왕조 때도 쓰던 말이지만 4자로 된 근하신년(謹賀新年)의 뜻으로는 쓰지 않았다.
성종실록 11년(1480) 7월 28일자 기록에 보면, "상사(上使)가 명일이 주상의 탄신(誕辰)이라는 것을 듣고, 두목을 시켜 와서 금대구환(金帶句環) 등의 물건을 올리며 말하기를, '삼가 성수절(聖壽節)을 축하합니다(上使聞明日乃上誕辰, 令頭目來進金帶句環等物曰: 謹賀聖壽節)'란 구절이 있는데 쉽게 풀자면 '중국사신이 임금의 생신을 삼가 축하한다'는 뜻으로 '근하'라는 낱말을 예전부터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근하신년과 송구영신은 흔히 연말연시에 한 쌍으로 쓰고 있지만 송구영신(送舊迎新)이란 말의 유래는 다르다. 송구영신이란 말은 표준국어대사전이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음'이라고 풀이하고 있으나 원래 이 말은 관리들의 인사이동 때 쓰던 말로 1390년 12월 공양왕 때 지방관이 임기 3년을 채우도록 건의하는 내용이 '고려사 권75'에도 보일 만큼 오래된 말이다.
恭讓王二年十二月 憲司上言, 守令遞任頻數, 雖有才能, 未布政令, 民未受惠. 且送舊迎新, 其弊不貲, 願自今, 三年已滿, 有聲績者, 擢授京官, 不勝其任者, 貶黜, 以勵士風.
다시 근하신년(謹賀新年)으로 돌아가자. 일본에서 근하신년이란 말을 쓰게 된 것이 연하장(年賀狀)에서 비롯된 것이니 그 역사는 그리 깊지 않다. 일본 위키사전에서는 '연하장: 신년에 보내는 우편엽서나 카드를 이용한 인사장을 말함'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면서 '명치시기인 1871년 우편제도 성립 때부터 연하장이 생겨났고 국민들이 연말이 되면 연하장을 보내는 습관으로 정착된 것은 그로부터 16년 뒤인 1887년 무렵부터다'라고 못 박고 있다.
연하장의 문구로는 근하신년(謹賀新年) 말고도 근하신춘(謹賀新春), 공하신년(恭賀新年) 같은 다양한 말이 있다. 또한 줄여서 하정(賀正) 이나 하춘(賀春) 같은 말도 있으나 2자 숙어는 윗 사람에게 보내면 실례로 알려져 있다. 물론 지금은 인터넷이나 슬기전화(스마트폰)의 발달로 예전 같이 연하장을 주고받는 사람들이 줄었지만 아직도 일본인만큼 많은 연하장을 주고받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나는 우스개소리로 일본 친구들에게 "너희들은 11월만 되면 방문을 걸어 닫고 연하장을 쓰냐?"고 하는데 일본 사회에서 필수 항목이 '연하장 교류'다. 주변의 일본인들 말로는 적으면 몇 십장서부터 많게는 수백 장씩 연하장을 쓴다고 한다. 그것도 손수 사인을 해서 보내는 정성이 필수다. 오죽하면 인구 1억 2천명에 연하장을 10억장씩 찍어낼까 싶다.
이렇게 일본인들이 연하장을 보내다 보니 거기에 적어야 하는 문구가 필요하게 된 것이고 근하신년(謹賀新年)은 바로 거기서 나온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근하신년(謹賀新年)이라는 말이 보이는 이른 기록으로는 신문과 잡지들이다.
일제강점기 동아일보 1925년 10월 7일자에 보면 '謹賀新年 準備에 奔忙한 京城郵便局'이란 제목으로 '근하신년'이 쓰이고 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비참한 식민지시기에 조선에서 무슨 신나는 일이 있다고 '새해 연하장'을 돌렸을까 싶다. 우편국이 분망(奔忙)할 정도로 연하장이 쏟아져 들어 왔다면 그건 일본 앞잡이들이거나 조선 체류 중인 일본인들의 연하장이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1930년 1월 1일 잡지 '별건곤' 제 25호에도 '근하신년'이 쓰이고 있다. "謹賀新年! 여러분 過歲나 잘 하섯슴닛가. 그러나 이 인사를 쓰고 안젓는 지금은 12월 중순이다. 마튼 일을 열두 번만 하면 한 살 더 먹는 雜誌人의 억울한 생활을 이때마다 새삼스레 더 늣기지만은 그래도 우리에게는 소망이 남보다 만흔지라 新年에 대한 『벼름』이 만흔 만큼 新年을 마지하는 기분이 결코 적지 안타. (원문 그대로 실음)"
편집실 낙서(編輯室 落書)라는 제목의 정초 풍경 기사에 '謹賀新年'이 가장 먼저 등장한다. 이렇듯 많이 배운 기자나 이른바 지식인들이 앞 다투어 '근하신년'을 쓰다 보니 그 말이 새해에 꼭 써야 품위가 나는 말인지 알고 너도 나도 쓰게 된 것이 오늘날 한국사회의 '謹賀新年'이란 말이다.
새해 아침에 '근하신년'이란 말을 되새겨 보았다. 새해부터는 일본인들이 만들어 쓰는 숱한 말들을 아무 생각 없이 받아쓰는 행태를 좀 고쳤으면 좋겠다. 물론 기존에 쓰던 한자말(중국에서 유래한 말)도 우리말 글로 순화해야 함은 더 말할 나위 없다. 영어 따위의 외래어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무심코 쓰는 낱말 하나에도 우리의 얼과 정서가 깃들어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는 말에 동의한다면 나의 이런 주장에 국수주의니, 어휘력이 줄어든다느니 하는 딴 지는 걸지 않을 것이다.
물론 알기 쉽고 아름다운 우리 말글을 살려 쓰는 일이 당장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또 많은 낱말은 우리말로 고쳐 쓰기가 쉽지 않은 점을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 쓰던 '망년회(忘年會)'라는 말 대신 '송년모임'으로 고쳐 쓴 우리다. 송년이란 말도 결국 한자말이 아니냐고 시비를 거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지만 그런 시비 걸 시간이 있으면 송년을 뛰어 넘는 우리말을 생각해 주길 바란다.
노견(路肩)을 갓길로, 추월(追越)을 앞지르기로, 신입생(新入生)을 새내기로 바꿔 쓰면 우리말 어휘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정서가 되살아나는 것'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새해 아침에도 계속해서 카톡방에 떠돌고 신문, 잡지 따위에서 어지럽게 쓰이고 있는 '謹賀新年' 이 말을 좋은 우리말로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간다면 머지않아 '일출(日出)'이란 말이 사라지고 '해맞이(해돋이)'라는 말로 자리 잡은 것처럼 더 곱고 또렷하고 아름다운 우리말로 바뀔 것임을 확신한다.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뜻도 모르고 쓰는 '우리말인양 행세하는 말'을 바로잡는 것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한다.
▶️ 謹(삼갈 근)은 ❶형성문자로 谨(근)은 간자(簡字), 謹(근)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말씀 언(言;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堇(근; 적다)으로 이루어졌다. 謹(근)은 말을 충분히 하지 않고 끝내다의 뜻이 전(轉)하여 삼가다의 뜻이 있다. ❷형성문자로 謹자는 '삼가다', '자성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謹자는 言(말씀 언)자와 堇(진흙 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堇자는 흙더미 위에 올라가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진흙이 곱고 세밀하므로 堇자가 '말을 세밀하게 한다'라는 뜻을 전달한다고 풀이하기도 한다. 유래는 명확하지 않지만 謹자는 공손하면서도 조심스러운 언행을 뜻하기 때문에 '삼가다'나 '자성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謹(근)은 ①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②자성(自省)하다(스스로 반성하다)③금(禁)하다 ④엄금(嚴禁)하다(엄하게 금지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삼갈 각(恪), 삼갈 신(愼), 원할 원(愿), 삼갈 비(毖), 삼갈 욱(頊)이다. 용례로는 삼가 조상함을 근조(謹弔), 언행을 삼가고 조심함을 근신(謹愼), 죽은 사람을 생각하여 슬퍼함을 근도(謹悼), 삼가 증정함을 근정(謹呈), 삼가서 스스로 경계함을 근칙(謹敕), 삼가 아룀이나 알림을 근고(謹告), 신중하고 올곧음을 근직(謹直), 조심성 있고 엄밀함을 근엄(謹嚴), 긴밀함을 근세(謹細), 공손한 태도로 조심성 있게 들음을 근청(謹聽), 조심스럽고 중후함을 근후(謹厚), 말하기를 삼가해서 입을 다물고 잠잠히 있음을 근묵(謹嘿), 이전의 잘못된 언행을 근신하여 그침을 근즙(謹戢), 봉치 싼 보자기에 끼우는 근봉이라는 두 글자를 쓴 종이를 근봉(謹封), 편지의 서두에 쓰는 말로 삼가 아룁니다의 근계(謹啓), 삼가 말씀을 드림이란 뜻으로 편지 끝의 자기 이름 아래에 쓰는 근언(謹言), 삼가 글월을 올립니다의 뜻으로 편지 겉봉의 뒤쪽 봉한 자리에 흔히 쓴다는 근함(謹緘), 삼가 절한다는 뜻으로 편지 끝의 이름 아래 쓰는 근배(謹拜), 글에서 남의 의견이나 형편 소식 따위를 삼가 앎의 뜻으로 상대편을 높이어 이르는 근실(謹悉), 글에서 상대자의 사정이나 의견 따위를 삼가 살핌의 뜻으로 일컫는 근심(謹審), 겸손하고 삼감을 겸근(兼謹), 공경하고 삼감을 경근(敬謹), 온화하고 신중함을 온근(溫謹), 공손하고 삼감을 공근(恭謹), 청렴하고 조심성이 있음을 염근(廉謹), 청렴하고 조심성이 있음을 청근(淸謹), 사소한 일을 삼감을 세근(細謹), 믿음직하고 조심성이 많음을 신근(信謹), 성실하고 삼감을 충근(忠謹), 겸손하고 조심성이 많음을 겸근(謙謹), 성품이 순진하고 근실함을 순근(醇謹), 삼가 새해를 축하한다는 인사말을 일컫는 말을 근하신년(謹賀新年), 맞부딪치기를 꺼리어 자기가 스스로 슬그머니 피함을 일컫는 말을 오근피지(吾謹避之), 마음을 조심스럽게 가지어 언행을 삼감을 일컫는 말을 소심근신(小心謹愼) 등에 쓰인다.
▶️ 賀(하)는 형성문자로 贺(하)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조개패(貝; 돈, 재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加(가; 많다)로 이루어졌다. 賀(하)는 선물을 내고 하례하는 일을 말한다. 그래서 하례하다, 칭찬하여 기리다, 더하다, 보태다, 위로하다, 메다, 지다, 경축, 경사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경사 경(慶)이다. 용례로는 축하하는 예식을 하의(賀儀), 축하하러 온 손님을 하객(賀客), 축하하는 뜻으로 베푸는 잔치를 하연(賀宴), 축하하는 예식을 하례(賀禮), 경사를 축하하려고 보내던 사신을 하사(賀使), 축하의 말을 하사(賀詞), 경사로운 일을 치하함을 하경(賀慶), 축하하여 주기 위하여 찾아 오는 손님을 하례객(賀禮客), 축하하는 편지를 하서(賀書), 장수를 축하함을 하수(賀壽), 축하의 뜻을 하의(賀意), 경사를 축하하는 시나 글을 하장(賀章), 새해를 축하함을 하정(賀正), 축하하며 칭송함을 하송(賀頌),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드리는 설날 인사를 하정례(賀正禮) 등에 쓰인다.
▶️ 新(새 신)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날 근(斤; 도끼)部와 木(목)과, 음(音)을 나타내는 辛(신)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辛(신; 바늘)과 木(목; 나무)으로 이루어진 진(榛; 개암나무, 잡목숲)의 옛 글자에 斤(근; 나무를 베는 도끼)을 더한 글자이다. 나무를 베어 땔나무를 하는 일을 말한다. 나중에 나무를 하다가 되었다. 땔나무의 뜻은 초목(草木)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를 더하여 薪(신)이라 쓰고, 新(신)은 베다, 새롭다, 새롭게 하다의 뜻으로 쓴다. ❷회의문자로 新자는 ‘새로운’이나 ‘새롭게’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新자는 辛(매울 신)자와 木(나무 목)자, 斤(도끼 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新자를 보면 辛자와 斤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나무를 잘라 땔감으로 만든다는 뜻이었다. 여기서 辛자는 발음요소이고 斤자가 ‘자르다’라는 뜻을 전달하고 있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木자가 더해지게 되면서 지금의 新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新자는 본래 나무를 잘라 ‘땔감’을 만든다는 뜻이었지만 후에 나무를 자르고 다듬어 ‘새로운 물건을 만든다.’라는 뜻이 확대되면서 ‘새로운’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新자가 ‘새롭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소전에서는 여기에 艹(풀 초)자를 더한 薪(섶나무 신)자가 ‘땔감’이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新(신)은 (1)어떠한 명사(名詞) 뒤에 붙이어 새로운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중국(中國) 나라 이름의 하나. 왕 망(王莽)이 전한(前漢)을 쓰러뜨리고 세운 나라. 주례(周禮)에 따라 복고적인 개혁(改革)을 했으나, 적미(赤眉)의 난으로 망(亡)하여 광무제(光武帝)의 후한(後漢)으로 바뀜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새, 새로운 ②새로, 새롭게, 새롭게 다시 ③처음, 처음으로 ④새로움, 새것, 새로운 일 ⑤새해, 신년 ⑥새롭개 안 사람 ⑦새로 개간(開墾)한 땅 ⑧나라의 이름 ⑨새로워지다, 개선되다 ⑩새롭게 하다, 새롭게 고치다 ⑪친하다, 친하게 지내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옛 고(古), 옛 구(舊)이다. 용례로는 새로운 세계를 신세계(新世界), 예술계나 체육계나 어떤 사회에 새로 등장한 신진의 사람을 신인(新人), 관직 같은 데에 새로 임명됨을 신임(新任), 새로 지어 만듦을 신작(新作), 새로 들어옴을 신입(新入), 출판물을 새로 인쇄하여 내놓음을 신간(新刊), 새로운 물품을 신품(新品), 새로운 형을 신형(新型), 새롭고 기이함을 신기(新奇), 새로운 소식이나 비판을 신속하게 보도하는 정기간행물을 신문(新聞), 완전히 새롭게 어떤 일을 하는 일을 신규(新規), 새롭고 산뜻함 또는 채소나 생선 따위가 싱싱함을 신선(新鮮), 새로 설치함을 신설(新設), 새로 건축함을 신축(新築), 늦은 봄이나 초여름의 초목에 돋은 새 잎의 푸른 빛을 신록(新綠), 갓 결혼한 남자 또는 결혼하여 새서방이 될 남자를 신랑(新郞), 갓 결혼한 색시 또는 결혼하여 새색시가 될 여자를 신부(新婦), 일체의 묵은 제도나 방식을 고쳐서 새롭게 함을 혁신(革新), 묵은 것을 없애고 새롭게 함을 쇄신(刷新), 모든 것이 개혁되어 새롭게 됨 또는 묵은 제도를 아주 새롭게 고침을 유신(維新), 취향이 매우 새로움을 참신(斬新), 옛 것을 고쳐 새롭게 함 또는 종전의 기록을 깨뜨림을 경신(更新), 가장 새로움을 최신(最新), 묵은 것을 새롭게 고침을 개신(改新), 새로운 것을 앎을 지신(知新), 새로운 것을 맞아 들임을 영신(迎新), 아주 새로워짐을 일신(一新), 묵은 것이 없어지고 새것이 대신 생기거나 들어서는 일을 이르는 말을 신진대사(新陳代謝), 새로 정이 들어 얼마 되지 아니할 때를 이르는 말을 신정지초(新情之初), 새 것과 헌 것이 교대한다는 말을 신구교대(新舊交代), 새 것이 들어오고 묵은 것이 나간다는 말을 신입구출(新入舊出), 새로 두각을 나타낸 신인으로서 의기가 날카롭다는 말을 신진기예(新進氣銳), 땔감을 동나서 불이 꺼진다는 말을 신진화멸(新盡火滅), 새봄 좋은 명절이라는 말을 신춘가절(新春佳節) 등에 쓰인다.
▶️ 年(해 년/연, 아첨할 녕/영)은 ❶형성문자로 禾(화)는 벼, 음(音)을 나타내는 人(인) 또는 千(천)은 많음을 나타낸다. 年(연)은 가을에 많은 수확이 있음, 익다, 나중에 벼가 자라는 기간에서 연월(年月)의 해란 뜻으로 쓰고, 익다의 뜻은 稔(임)으로 쓴다. ❷형성문자로 年자는 '해'나 '나이', '새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年자는 干(방패 간)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방패'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年자는 禾(벼 화)자와 人(사람 인)자가 결합한 것이기 때문이다. 年자의 갑골문을 보면 人자 위로 禾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볏단을 등에 지고 가는 사람을 표현한 것이다. 볏단을 등에 지고 간다는 것은 수확을 마쳤다는 뜻이다. 농부들에게 한 해의 마무리는 당연히 추수가 끝나는 시점일 것이다. 그래서 年자는 한해가 마무리되었다는 의미에서 '해'나 '새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年(년, 녕)은 ①해 ②나이 ③때, 시대(時代) ④새해, 신년 ⑤연령(年齡) ⑥잘 익은 오곡(五穀) ⑦콧마루 ⑧사격의 하나 ⑨사람의 이름 ⑩익다 ⑪오곡(五穀)이 잘 익다 그리고 ⓐ아첨하다(녕)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한 해 동안을 연간(年間), 한해의 마지막 때를 연말(年末), 새해의 첫머리를 연초(年初), 일년 단위로 정하여 지급하는 봉급을 연봉(年俸), 해의 첫머리를 연두(年頭), 십 년 단위로 햇수를 셀 때 쓰는 말을 연대(年代), 사람이나 생물이 세상에 난 뒤에 살아온 횟수로 나이의 높임말을 연세(年歲), 직장에서 직원들에게 1년에 일정 기간씩 주는 유급 휴가를 연가(年暇), 지나가는 날이나 달이나 해를 연화(年華), 해마다 하게 되어 있는 관례를 연례(年例), 그 해의 안 또는 한 해 동안을 연중(年中), 한 해의 마지막 때를 연모(年暮), 지난해를 작년(昨年), 올해의 다음 해를 내년(來年), 열 살 안팎의 어린 나이를 충년(沖年), 매해나 하나하나의 모든 해를 매년(每年), 앞으로 남은 인생을 여년(餘年), 곡식이 잘 되고도 잘 여무는 일 또는 그런 해를 풍년(豐年), 완전히 성숙하지도 않고 아주 어리지도 않은 사내 아이를 소년(少年), 평상시의 해를 예년(例年), 한 해의 마지막 때와 새해의 첫머리를 아울러 이르는 말을 연말연시(年末年始), 한 해 동안 하루도 쉬는 일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연중무휴(年中無休), 풍년이 들어 백성이 즐거워 함을 이르는 말을 연풍민락(年豐民樂), 세월이 매우 오래다는 말을 연구월심(年久月深), 나이가 젊고 한창 성함을 일컫는 말을 연부역강(年富力强), 나이가 많거니와 덕도 아울러 갖춤을 일컫는 말을 연덕구존(年德俱存), 백 년을 기다린다 해도 황하의 흐린 물은 맑아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오랫동안 기다려도 바라는 것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백년하청(百年河淸), 권세는 10년을 넘지 못한다는 뜻으로 권력은 오래가지 못하고 늘 변함 또는 영화는 일시적이어서 계속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권불십년(權不十年), 백년을 두고 하는 아름다운 언약이라는 뜻으로 부부가 되겠다는 약속을 일컫는 말을 백년가약(百年佳約), 부부가 서로 사이좋고 화락하게 같이 늙음을 이르는 말을 백년해로(百年偕老),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천명을 알 나이라는 뜻으로 나이 오십을 이르는 말을 지명지년(知命之年), 삼 년 간이나 한 번도 날지 않는다는 뜻으로 뒷날에 웅비할 기회를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삼년불비(三年不蜚), 언제나 깍듯하게 대해야 하는 어려운 손님이라는 뜻으로 사위를 두고 이르는 말을 백년지객(百年之客), 벽을 향하고 아홉 해라는 뜻으로 한 가지 일에 오랫동안 온 힘을 쏟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면벽구년(面壁九年), 냄새가 만 년에까지 남겨진다는 뜻으로 더러운 이름을 영원히 장래에까지 남김을 일컫는 말을 유취만년(遺臭萬年)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