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겨울은 특별한 추위와 폭설없이 봄을 맞이하려나 봅니다. 연일 계속되는 화창한 날씨가 괜시리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미소짓게 합니다. 기도로 함께하시는 동역자 여러분 잘 지내시는지요?
저는 작년 12월 18일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있었던 제주도 전술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왔습니다.
눈보라 치는 한라산에서의 밤은 생각보다 훨씬 추웠습니다. 발가락의 감각은 점점 무뎌지고, 동상의 초기 증상이 그러한지라 걱정의 마음으로 “하나님! 발가락 지켜주세요” 라고 기도하며 날이 밝아 오기를 기다렸던 한달의 훈련이었답니다. ^^;
그곳에서의 지긋지긋한 훈련 때문에 저에게 제주도는 이제 환상의 섬이 아닙니다. 그곳에서 있었던 많은 일들과 교훈들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많았는데, 이제 3월을 가까이하는 시점에서 시기가 지난 듯 하네요.
그래도 한가지 감사한 일을 나눕니다. 제가 모시는 중대장님과 성경공부를 한 사건(?)입니다. 중대장님은 작년10월에 결혼을 하면서 장인어른의 권유에 마지못해 기독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제주도에서의 생활은 훈련을 제외하곤 막사에서 있기 때문에 막사에서 있을 때는 저녁에 무료함이 많았었습니다. 그 저녁시간에 성경을 읽고 있는 제게 오더니 대뜸 하는 말이 “윤기야 성경공부 좀 가르쳐주라” 이러는 겁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복음을 소개하였습니다. 지금은 우리 부대교회에서 함께 예배하고 있습니다. 할렐루야~~~ 레바논 파병을 가면 그곳에서 더 체계적인 성경공부를 할 계획입니다.
레바논 이야기....
작년 7월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이 한 달동안 무차별적으로 있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레바논 반정부단체 중 이슬람 무장세력인 “헤즈볼라”가 지뢰제거를 위해 국경으로 접근하는 이스라엘병사 2명을 생포하고 8명을 죽인 일이 있었기 때문에 보복성의 공격을 퍼부은 것입니다. 피해는 엄청났습니다. 한달의 폭격은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었고, 많은 난민이 발생하고 말 그대로 레바논은 폐허가 되었습니다. 이에 UN은 레바논에 평화유지군을 보내기로 결정을 하고 한국에도 요청을 했습니다. 이 요청에 한국정부는 특전사 병력을 위주로 한 350여명을 보내기로 결정을 했고, 제가 있는 대대가 선발되어 저는 지금 레바논 파병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싸움이 아니라, 레바논 반정부세력인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싸움입니다. 우리 군은 이스라엘의 폭격을 중지하고 헤즈볼라로 유입되는 무기를 감시하는 임무를 위해 파병을 갑니다. 우리 육군에서는 월남전 파병이후 가장 위험한 곳으로 파병을 가는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현재 파병을 나가 있는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건물을 지어주고, 병원을 통해 치료해주고 하는 민사작전의 개념과는 전혀 다른 임무입니다.
파병가는 것이 결정이 난 후 수시로 인터넷을 통해 레바논을 검색할 때면 사실 암울한 소식만 접하곤 합니다. 그러나 군인이기에 그리고 개인적으로 파병 경험에 대한 소망이 있었기에 하나님 의지하고 갑니다.
당초 파병은 4월로 계획되었었는데, 우리 임무와 현지 사정을 고려해서 파병은 7월로 연기되었습니다. 지난 1월 22일부터 파병 준비교육이 한창입니다. 전투임무로 가는 것이기에 대대장님은 체력단련을 강조하셨고, 우리는 매일 아침8시부터 10시까지 산악구보 5km를 뜁니다. 처음엔 33분에 완주했는데 요즘엔 28분정도에 완주를 합니다. 이어서 타이어 끌기를 합니다. 지난 주에는 느닷없이 측정을 했는데 우리 중대는 저 때문에 꼴찌를 했습니다. 중대원들에게 어찌나 미안하던지 그 이후 개인적으로 타이어끌기 한바퀴씩 더 뛰고 있습니다.
체력단련이 끝나면 혹시 모를 민사작전 준비를 합니다. 태권도와 특공무술, 사물놀이입니다. 저는 태권도와 사물놀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사물놀이에서 생전 처음으로 꽹과리를 배워서 전체를 인도하는 “상쇠”역할을 맡았습니다.
레바논은 아랍어를 사용하는 중동국가이지만 예전에 프랑스의 식민지를 받았던 곳이라 영어보다 불어가 많이 사용되는 곳입니다. 현재 우리 군이 레바논에 대한 정보를 얻는 곳도 프랑스군으로부터 받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부대에서 유일하게 불어가 가능한 인원이라 아침 상황회의 때마다 한마디씩 가르치고 있고 앞으로 불어교관으로 대대원 전체를 교육할 것 같습니다. 프랑스에서 단기선교사로 있었던 것이 이렇게 귀하게 사용될 줄은 몰랐습니다. 사실 잘하는 편이 아니기에 부담이 크지만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향후 3월 19일에 파병전문 교육기관인 경기도 광주의 특전교육단에서 4개월간 교육을 받습니다. 통상 파병교육은 1개월인데, 이런 저런 상황 때문에 4개월 씩이나 받게 되었습니다. 파병 예정은 7월 20일 경입니다.
안디옥 교회 그리고 헤노테스
제주도 전술훈련으로 한달을 비우면서 찬양팀 안에는 여러 일들이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우리 지체들이 더 연약했던 것 같습니다. 인도 부담에 지치기도하고, 서로 상처를 주기도하고... 하나님께서 우리 지체들을 성장시켜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지금 토요일 마다 제가 경험했던 것들과 책을 통해서 깨달은 찬양에 대한 이론들을 교육하는 “찬양인도자코스”를 하고 있습니다. 3월 1일에는 찬양워크샵도 할 계획입니다.
감사한 일도 있습니다. 지난 편지에서 찬양팀 지체들을 소개하면서 특별히 김홍기 라는 지체에 대해서 차기 리더로 생각하고 훈련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 지체는 제가있는 지역대의 행보관 아들이기도 합니다. 홍기 형제가 평생 부대교회에서 봉사하고 싶은 마음을 헌신으로 결단하고 특전부사관으로 지원을 한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힘들다고 하는 특전사에 자원입대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공동체를 섬기기 위해...홍기 형제는 지난 2월 22일 특전교육단으로 입소하였고, 아버지와 함께 근무할 수 있는 육군 제도에 의해 6개월 뒤에 우리부대로 배치 받게됩니다.
제가 교육단으로 가기 바로 전날인 3월 18일에는 경기도 파주에 있는 부대로 위문 예배를 갑니다. 끝까지 섬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참 감사합니다.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그 부대에서도 일하시길 기도해 주십시오.
교회에서는 신우회를 조직했고, 다음주부터 장병들에게 성경공부를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우리부대교회에서는 1977년에 부대가 창설된 이후로 처음있는 일이기에 기대가 매우 큽니다. 저는 파병을 가는 우리대대 인원들과 함께 성경공부를 합니다. 파병을 가서도 지속될 수 있기에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 외 이야기....
어느날 밤이었습니다. 잘려고 누웠는데 동기 하나가 방에 불쑥 찾아왔습니다. 그러곤 옆에 누워버리는 겁니다. 술에 취한 건 분명 아니었습니다. 한숨을 쉬다가 저에게 말을 건네는 말이 “윤기야 나 새벽기도 나갈까? 기도 응답 좀 받고 싶다. 너는 기도응답받고 그러냐?”
그 동기는 제가 아는 가장 뺀질거리고 어둠의 세력(?)과 가까운 부류의 사람이었습니다. 임관하고 전라도 광주에서 함께 방을 쓰면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서 부대가면 저녀석 만큼은 방을 같이 쓰고 싶지 않다고 기도했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하나님의 어떤 뜻이 있었는지 저는 그 녀석과 단 둘이 3개월간 한 방을 쓰다가 소속이 다르다보니 지금은 다른 룸메이트와 살고있었습니다.
그런 녀석이 불쑥 찾아와서 하는 말이 기도응답받고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녀석의 부모님은 열심히 하나님을 섬기는 분이고, 친 형은 신학대학원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녀석이 어느 누구에게도 말 못하던 고민을 제게 이야기 했습니다. 그날 밤에 동기를 위로하고 기도해주었습니다.
다음 날 큐티말씀 중 “차라리 이스라엘의 집의 잃어버린 양에게로 가라”(마 10: 6) 라는 말씀이 제게 특별히 다가왔습니다.
군에 있으면서 예전에 성가대를 했었다. 교회를 열심히 나갔었다. 우리 어머니가 권사다. 아버지는 장로다 등의 말을 하는 사람을 많이 만났습니다. 이 사람들이 이스라엘 집의 잃어버린 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밤 중에 불쑥 찾아온 제 동기도 말입니다.
이 말씀은 군생활을 하는 제게 사역의 구체적 방향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새로운 사람들에게 복음도 지속적으로 전해야겠지만 잃어버린 양을 찾는 사역에 관심갖는 일입니다.
어떤 일로 인해서 교회와 멀어지고 하나님을 찾지 않게되었는지 잘 모르지만 그들을 돌보고 기도하며 다시 하나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관심을 갖겠습니다.
기도제목을 정리하겠습니다.
1. 레바논 파병을 위해
- 파병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순간까지 안전을 위해
- 파병예정지는 티르 지역입니다. 이지역은 바로 성경에 등장하는 두로 라는 땅입니다. 하나님의 눈
으로 레바논을 보게하시고, 하나님의 마음으로 그들을 품고 기도하는 기회가 되고 선교에 대한 저
의 부족한 영역이 훈련되어지는 기회가 되도록
2. 교회와 찬양팀을 위해
- 성경공부 모임을 통해 장병들에게 예수 그리스도까지 자라가는 성장이있고 삶의변화가 있도록
- 3월 1일 찬양워크샵을 통해서 지체들이 새로운 깨달음과 고백으로 주님을 고백할 수 있도록
- 3월 18일 경기도 파주 부대에서의 위문예배에서 지친 영혼들이 위로받고, 주님을 만나지 못하던
장병들이 주님을 만나는 시간이 되도록
- 파병으로인해 제가 찬양팀을 떠나도 흔들림없이 감동의 예배를 인도하는 찬양팀이 되도록
- 찬양팀원들의 성숙을 위해
3.개인적인 기도제목
- 솔직히 요새 감동이 없습니다. 주님 때문에 눈물흘리고, 영혼 때문에 눈물흘리고, 말씀의 가르침에
기쁨으로 행동하는 삶이 될 수 있도록 강력히 기도해주십시오.
- 자기관리가 소홀해졌습니다. 말씀을 묵상하는 일과 영어, 불어를 공부하는 일을 끊김없이 할 수 있
도록 기도해주십시오
- 주변 지인들로부터 소개팅 제의가 벌써 이달에만 4건입니다. 솔직히 마음은 굴뚝 같지만 개인적으
로 준비가 안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선뜻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기도로 충분히 준비되게 하시고
정말 좋은 사람 만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파병교육단에 들어가면 주말마다 어떤 곳이든 갈 수 있습니다. 레바논으로 출국하기 전에 여러분들과 많은 만남을 갖으면 좋겠습니다.
2007년 2월 26일 밤 늦은 시간 김윤기 드림
첫댓글 사진 안뜬다ㅜ 보고싶엉ㅠ // 그 외 이야기.. 살짝감동ㅎ 왠지 힘이되요..!
오~ 형 멋지십니다..ㅋㅋ 갑자기 보고싶어지는군요..ㅋㅋㅋㅋㅋ
ㅋ 기도 할게요^^ 멋져요 정말 군에서도 새내기들 챙겨서 문자 보내주신 것에 감동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