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ife-마지막 인생숙제, 비 오는 날의 추상
지난 월요일인 2019년 8월 12일의 일이다.
아침부터 비가 오락가락하더니 오후 5시쯤 해서는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그 풍경이 좋았다.
비를 좋아하는 내게 있어서는, 신의 선물 같은 풍경이었다.
또 다른 운치로 내 가슴에 담겨들 수밖에 없었다.
서초동 우리 법무사사무소 ‘작은 행복’의 일거리를 들고 인천지방법원등기국을 찾은 것도 그쯤의 시간이었다.
일을 마차긴 했으나 떠나고 싶지를 않았다.
윈도브러시를 빠른 속도로 작동을 시켜도 차창에 쏟아지는 빗물을 감당하지를 못해서 앞을 제대로 볼 수가 없어 운전하기가 어려워서이기도 했지만, 차창과 천정을 마구 두드리는 그 빗소리가 마치 장엄한 교향곡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잠시라도 그 분위기에 푹 빠져있고 싶었다.
그렇게 비오는 날의 차 안에서 이런저런 추상에 빠져들고 있는데, 그 분위기를 깨는 파열음이 있었다.
카톡!
바로 그 소리였다.
내가 10년 째 몸담고 있는 독서클럽 ‘Book Tour’ 모임에서 인연이 된, 일러스트 디자이너인 최민주 작가가 띄워 보낸 메시지였다.
먼저 사진 한 장이 수신 되더니, 곧 이어 문자메시지까지 수신 되고 있었다.
사진에는 네 사람의 얼굴이 담겨 있다.
내가 그 중의 하나고, 이번 혼사로 우리 막내며느리가 된 은영이와, 최 작가 부부 해서, 넷이 그 주인공이었다.
이어진 문자메시지는 이런 내용이었다.
‘2016년 어느 겨울 후암동 그때 그 시간, 인연이 되는 순간 기록.. 제가 직관력이 강해요 ㅋㅋ’
어렴풋이 그때 그 순간이 떠올랐다.
최 작가는 그날로 나와 첫 만남의 인연이 되었는데, 어떤 연유인지는 뚜렷하지 않으나 내게 이렇게 한 마디를 건넸었다.
“며느리 삼고 싶으시죠?”
은영이를 지목해서 하는 말이었다.
은영이 본인의 뜻이 어떤지도 모르고, 우리 막내 또한 그 속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판에, 내가 마음에 들어해본들 괜히 내 속만 태울 뿐이겠다 싶었다.
내 답이 궁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대충 이렇게 얼버무리고 말았다.
“그렇지 뭐.”
좋다는 말도 아니고, 싫다는 말도 아니었다.
그러나 최 작가는 막무가내였다.
“법무사님 얼굴에 다 써 있어요. 그런지 아닌지 우리 같이 사진 한 번 찍어 봐요.”
그렇게 밀어붙이는 최 작가였다.
그리고 등 떠다 밀리다시피 하면서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최 작가가 보내온 사진은, 바로 그때 찍은 그 사진이었다.
그리고 두 해의 세월이 흘렀고, 그때의 최 작가 직감이 현실로 맞아떨어진 것이다.
고마울 수밖에 없었다.
내 그래서 이렇게 감사의 메시지 한 통을 띄워 보냈다.
‘감사 감사, 이런 사진이 있었네’
비오는 날의 추상이었다.
첫댓글 그런 인연으로 또 두째 며눌이 탄생 하셨는데 관상학적으로 잘은 모르지만 절세미녀 인데다
수꾸도 좋으니 애시당초 기본 심성은 착하리로다~믿는다!^^
앞으로 의 기씨네 집안이 잘 풀릴 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