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고환율...자산 전략은
가장 기본적인 상품인 달러예금
환차익 비과세,환전우대 혜택
소액.생활밀착형 환테크 수단
트래블카드, 2030세대에 인기
적극적인 성향의 투자라면
달러ETF. 채권 '증권형' 추천
장기.보장형 상품인 달러보험
10년 유지 가능한 지 따져봐야
달러당 원화값이 이달 들어 7개월 만에 1450원 아래로 내려갔다.
한때 1476원 선까지 떨어지며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고, 일부 투자은행은 '1500원 돌파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고까지 내놓고 있다.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극단적인 공포 국면은 아니지만, 1400원 후반이 일시적인 '고점'이 아니라 새로운 일상,
이른바 뉴노멀일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2025년 원화 약세의 배경은 단순하지 않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글로벌 자금이 여전히 달러로 몰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확대도 원화 약세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구조적 요인들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환율이 단기 급등이 아니라, 일정 수준이상의 고환율이 상당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환경에서는 환율이 다시 예전 수준으로 돌아오기를 막연히 기다리기보다 고환율을 전제로 자산 전략을 재정비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 된다.
중요한 것은 '환율이 더 오를까, 내릴까'를 맞히는 것이 아니라 환율 변동성 속에서 내 자산 전체의 충격을 줄이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는 일이다.
고환율이 길어질수록 가장 먼저 주목받는 수단은 외화예금, 달러예금, 달러보험, 트래블카드,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상품이다.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예치하면 예금이자에 더해 달러값이 오를 때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개인이 통상적인 범위에서 얻은 환차익에는 별도 과세를 붙지 않는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눈여겨 보는 대목이다.
최근 에는 모바일 앱을 통해 1달러 수준의 소액으로 시작할 수 있는 상품이 많고,
환전 수수료도 70~90% 우대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다.
다만 이미 달러당 원화값이 1400 후반에 들어선 상황에서 '지금이든 언제든 일단 크게 사두자'는 식의 일괄 매수는 위험하다.
환율은 단기간에 20~30원씩 움직이는 경우가 흔해 타이밍이 어긋나면 환차익 대신 단기 환차손을 떠안을 수 있다.
따라서 일정 금액을 나눠 사들이는 방법이 보다 안전하다.
예를 들어 매달 월급의 일정 비율을 정해 꾸준히 달러로 바꾸고, 환율이 일시적으로 1300원대까지 내려오면 매수 규모를 소폭 늘리고,
1450~1500원에 근접하면 추가 매수 데신 보유.차익 실현 비중을 조금씩 키우는 식의 규칙을 미리 정해 두는 것이다.
기준을 정해두면 시장 뉴스에 휘둘릴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소액.생활 밀착형 환테크 수단으로는 트래블카드와 외화 특화 체크.선불카드가 있다.
원화를 미리 달러로 환전해두면 해외여행이나 직구, 해외 구독료 결제 시 환전 수수료를 아끼면서 환률 변동에 따라
일정 부분 환차익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신한 'SOL트래블', KB '트래블블러스' 같은 상품들이 대표적이다.
2030세대에게는 통장에 거액을 묶지 않고도 비교적 소액으로 환율 환경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입문용 환테크'로 활용할 만하다는 평가다.
다만 이들 카드는 기본적으로 결제수단이기 때문에 향후 실제 달러 지출 계획이 있는 범위 안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순한 환차익만 노리고 과도한 금액을 카드에 묶어두면 오히려 유동성 리스크가 커진다.
조금 더 적극적인 투자자라면 달러 상장 지수펀드(ETF), 달러 선물 ETF, 글로벌 채권ETF, 달러 표시 채권 등 증권형 상품도 검토해 볼 수 있다.
극내 증시에 상장된 달러 선물 ETF는 원.달러 환율 움직임을 지수화해 추종하는 구조라 증권 계좌만 있으면
환전을 따로하지 않고도 달러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환전과 계좌 이동이 필요없다는 점, 소액으로도 매수.매도가 편리하다는 점, 환율 하락에 베팅할 수 있는 인버스 상품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배당 소득세와 운용보수 등 비용이 발생하고,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변동성이 커 단기 투기에 가까워질 위험이 있다.
환율 방향성에 대해 뚜렷한 확신이 없는 투자자라면 레버리지보다는 기본 ETF를, 그리고 전체 금융자산의 10~20% 이내에서만
비중을 가져가는 보수적 접근이 적절하다.
미국 국채나 달러 표시 회사채에 투자하는 글로벌 채권 ETF, 혹은 직접 달러 표시 채권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장기.보장형 수단으로는 달러 보험이 있다.
달러 보험은 보험료 납입과 만기.사망보험금 지급이 모두 달러로 이뤄지는 구조다.
장기간 유지 시 일정 수준의 이자 수익과 환차익, 보장 기능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2030세대까지 저변이 크게 넓어졌다.
일부 상품은 10년 이상 유지하면서 이자 수익에 비과세 혜택을 붙기도 한다.
예금보다 높은 이자율, 달러 강세 시 보험금 가치 상승, 보장과 저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그러나 중도 해지 시 원금 손실 가능성, 납입.해지 과정의 환전 수수료, 환율 하락시 만기 보험금의 원화 가치 감소 등 리스크도 분명하다.
따라서 '환율이 더 오를 것 같으니 일단 달러 보험부터 가입하자'는 식의 접근법은 지양해야 한다.
최소 10년 이상 유지가 가능하고, 향후 해외 유학 자금이나 해외 체류.은퇴 등 달러로 쓸 계획이 뚜렷한 경우에 적합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원화보다는 달러 를 일정 부분 보유하는 전략은 유효하다'면서
'달러 예금, 미국 배당 ETF 등을 대안으로 고려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환율 국면에서 반드시 짚고 남어가야 할 것은 리스크 관리 원칙이다.
가장 흔한 실수는 환율 전망을 자신의 확신과 동일시하는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1400원대를 두고 '뉴노멀'이라고 보는 시각과 '중장기 고점'이라고 보는 시각이 팽팽히 갈린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어느 쪽 시나리오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쭉이 오더라도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미리 짜두는 일이다. 한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