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브랜드의 중추는 조그만 3도어 해치백이다. 이건 불변의 원칙이다.
하지만 프리미엄 콤팩트 브랜드인 미니를 완성하는 차는 단언컨대 크로스오버 SUV인 미니 컨트리맨이다. 힌트는 ‘프리미엄’과 ‘콤팩트’ 그리고 ‘브랜드’라는 3가지 키워드에 있다.
먼저 브랜드부터. 1세대 미니(3도어 해치)가 활동한 2000년대 초반은 제품이 곧 브랜드였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미니를 세상에 알리는 시기였기 때문에 그걸로 충분했다.
브랜드 영역을 확장하는 작업은 2000년대 중반부터 이뤄졌다.
2세대 3도어 해치 출시를 시작으로 클럽맨, 컨트리맨과 쿠페, 로드스터, 페이스맨 등 전에 없던 신종 미니가 줄지어 등장했다. 마구잡이 확장이 아니었다. 브랜드 성장의 밑천이 될 볼륨 모델과 브랜드 색채를 한층 북돋우는 이미지 모델이 고루 섞인 이상적인 전략이었다. 컨트리맨은 그중 각별했다. 시장(C 세그먼트) 개척의 첨병인 동시에 브랜드 운영의 돈줄이었기 때문이다.
미니 브랜드를 완성하는 차라 단언한 배경이다.
하지만 1세대 모델은 차체가 B 세그먼트 제품으로 보기엔 컸고 C 세그먼트 SUV 기준에는 살짝 못 미쳤다. 서브콤팩트 규격인 3도어 해치백 플랫폼에서 빚어진 탓이었다.
이번 신형은 다르다. BMW와 미니가 공유하는 새로운 플랫폼(UKL2)을 토대로 했고, 더도 덜도 없는 유럽 C 세그먼트 크로스오버 규격을 갖추고 있다.
휠베이스가 대표적이다. 2670밀리미터로 GLA(2700밀리미터)에 비하면 작지만 이전 세대 티구안(2604밀리미터)이나 캐시카이(2645밀리미터)보다 크고, 최근 출시된 푸조 3008 SUV(2675밀리미터)와 비슷하다. 1세대 모델을 경험해본 사람이면 신형의 실내공간이 얼마큼 커졌는지 단박에 눈치챌 수 있을 거다. 내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했던 이전 모델과 달리 2세대는 팔꿈치와 어깨 공간에 여유가 충분하고, 뒷자리 무릎공간도 꽤 낙낙하다. 참고로 뒷자리는 앞뒤로 13센티미터가량 움직일 수 있고, 등받이도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그래서 더 편한 자세를 잡을 수 있겠다고? 뭐, 경우에 따라서는 그럴 수도 있지만 이 차 뒷자리의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 기능은 등받이를 접지 않고도 트렁크에 더 많은 짐을 싣는 용도로 더 적절하다. 등받이를 세우면 키가 큰 박스형 화물이 쏙 들어가고, 의자를 당기면 조금 더 긴 물건이 실리는 식이다. 뒷자리 등받이는 4:2:4 비율로 접히기 때문에 적재공간은 보다 다양하게 변형할 수 있다. 트렁크 기본 적재용량은 450리터이고 뒷자리 등받이를 모두 접으면 최대 1309리터까지 늘어난다.
프리미엄이라는 단어를 ‘고급’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경우 2세대 미니 컨트리맨은 프리미엄 소형차가 맞다. 실상 ‘고급화’는 3세대 3도어 해치백부터 시작된 미니 브랜드 3기의 핵심 키워드다. 3도어 해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통합 인포테인먼트 장치, 키리스 엔트리 시스템 등으로 소형차의 격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선보인 2세대 클럽맨은 한술 더 떴다. 미니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전동 메모리 시트를 얹고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나 파워 트렁크 도어 같은 고급 편의장비도 잔뜩 쓸어 담았다. 가장 최신 모델인 2세대 컨트리맨은 말할 것도 없다. 앞서 3도어 해치백과 클럽맨이 품은 장비 리스트에 파워 테일게이트까지 추가했다. 시승차인 쿠퍼 SD 올4 모델은 가죽과 소프트 폼 내장재를 듬뿍 쓴 인테리어에 개별주문 옵션인 미니 유어스(MINI Yours) 사양의 트림 장식까지 더해 더욱 화려하게 꾸몄다.
프리미엄의 의미를 고급 대신 ‘추가적인 가치’로 치환해도 결과는 다르지 않다. 미니 브랜드의 가장 큰 프리미엄은 ‘미니다움’이고 2세대 컨트리맨 역시 크고 부드러워진 와중에도 미니다움을 놓치지 않는다. 운전자세가 대표적이다. 머리 어깨 무릎 발 모두 공간이 여유로운데도 운전석에 앉으면 3도어 해치를 탔을 때처럼 비좁은 기분이 든다. 저만치 앞에 곧추선 낮고 좁은 윈드실드 때문이다. 크로스오버 SUV답지 않게 묵직한 운전대나 평소엔 출렁이다가도 코너만 만나면 거짓말처럼 탱탱해지는 서스펜션, 게으른 터보 디젤 엔진을 기민한 변속으로 다그치는 8단 자동기어 등 주행감각 전반에도 미니의 생기발랄함이 뚝뚝 묻어난다. 쟁반처럼 둥근 중앙 게이지 안에 담긴 8.8인치 디스플레이는 또 어떻고. 조그 다이얼 조작 방향에 맞춰 딸깍딸깍 움직이는 메인 화면 아이콘들을 보면 슬며시 웃음이 나고, 오프로드 주행 시간과 성과(?)를 보여주는 컨트리 타이머(County Timer) 같은 장난기 가득한 기능은 괜한 승부욕을 불러일으킨다.
이 같은 미니다운 장치들에 현혹되고 나면 다른 단점은 아예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하긴 그 단점이라는 것도 기껏해야 승차감이 여느 SUV보다 딱딱하다거나 험로를 제대로 달리기엔 부담스럽다(지상고가 낮고 서스펜션의 움직임이 제한적이다)는 정도지만 말이다. 2세대 컨트리맨은 그보단 장점이 더 커 보인다. 소음과 진동은 효과적으로 억제돼 있고, 노면에선 충격이 아니라 정보가 올라오며, 파워트레인은 텁텁하고 걸쭉한 디젤 소음 대신 가솔린 엔진 같은 후련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전자나 승객의 불편을 ‘미니다움’으로 어물어물 덮어버리는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격은 쿠퍼 SD 올4가 5540만원, AWD와 150마력 디젤 엔진 조합의 쿠퍼 D 올4는 4580만원과 4990만원(하이트림), 앞바퀴굴림의 기본형 쿠퍼 D(150마력)가 4340만원이다. 듀얼 오토 에어컨과 파워 테일게이트, 8.8인치 디스플레이 등은 쿠퍼 D 올4 하이트림과 쿠퍼 SD 올4에만 마련된다.
신형 미니 컨트리맨은 더 커진 공간, 활용도가 좋아진 뒷자리, 탱탱하지만 여유로운 주행감각 덕분에 가족용 차로 쓰기에 그만이다. 컨트리 타이머(왼쪽 아래) 같은 장난기 가득한 기능과 파워 테일게이트(아래) 등의 고급 편의장비도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MINI COOPER SD COUNTRYMAN ALL4
기본 가격 554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AWD, 5인승, 5도어 왜건 엔진 직렬 4기통 2.0ℓ DOHC 터보 디젤, 190마력, 40.8kg·m 변속기 8단 자동 공차중량 1675kg 휠베이스 2670mm
길이×너비×높이 4299×1822×1557mm
0→시속 100km 가속시간 7.4초 최고속도 시속 218km 트렁크 용량 450~1309ℓ
연비(시내, 고속도로, 복합) 11.9, 14.9, 13.1km/ℓ CO₂ 배출량 151g/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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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눌님 한대 사드리면 사랑 받을듯 하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