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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 군단을 침몰시킨 멕시코 축구의 비결 1. Juan Carlos Osorio 감독>
일단 대한민국의 축구와 가장 비교되는 부분이 이거라서 먼저 언급해야 겠습니다.
사실 멕시코 축구 대표팀의 감독 자리는 국제 축구계에서도 단명하는 자리로 원래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성숙한거죠. 여론이 어떻게 흘러가든 말든, 언론이 뭔 지랄을 떨던지 말던지 이번에는 멕시코 축구 협회에서 굳건히 그를 믿고 기회를 보장해줬습니다.
자 그랬더니? 이미 결과는 다들 아시죠?
마치 한편의 시나리오가 그대로 영화로 이어지는 모습이었달까요? 모든것이 물 흐르듯 감독의 구상대로 이어지는 전략과 전술.
제가 예언하듯 말씀드렸지만 포메이션도 2개를 준비해서 나왔죠.
그 독일의 전차 군단이 다리 풀리는 모습...정말이지 오랜만이었네요.
자 그런데요~ 이런거 개나 소나 기회를 준다고 해내는게 아니죠?
1. 학구파 감독.
콜롬비아 출신이자 콜롬비아의 프로 축구 선수이기도 했던 그는 선수 생활 도중 과감하게 미국 유학을 결단. 이게 신의 한수가 되어 지금에 이르게 된 인물이기도 합니다.
University of New Haven에서 1학년을 보낸 후 귀국하여 다시 프로 축구계로 돌아갔으나 이내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은 후 Southern Connecticut State University로 편입. 운동 과학 (Exercise Science) 학사를 받았죠.
이걸 생각해보면 독일의 전차 군단이 괜히 다리 풀린게 아니란거 이젠 여러분들도 아실 수 있죠? ㅎㅎㅎ
그의 학구열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거의 머 축구 대학으로 유명한 Liverpool John Moores University에서도 유학했으며, 축구 지도자 교육만 잉글랜드와 네델란드 두 군데에서 받았습니다.
2. MLS 출신.
멕시코 축구 협회가 무명의 지도자나 다름 없던 그를 선임하게된 또다른 배경은 바로 MLS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는 New York Red Bulls의 초석을 다져준 감독이었달까요?
Red Bull GmbH은 이 구단을 인수한 후 과감하게 그에게 기회를 줬고, 당시 약팀이었던 이 구단을 창단 역사상 최초로 MLS 결승전으로 견인시켰죠. 그 과정에서 정착에 성공한 이 구단은 이후 앙리를 영입하며 MLS의 선두주자로 거듭났구요.
참고로 New York Red Bulls가 그를 스카우트 하기 전 그는 Chicago Fire SC의 감독이었습니다.
당시 Chicago Fire SC에서는 가정상의 문제로 사임 한다고 해놓고는 불과 약 1주일 후에 New York Red Bulls와 계약을 하여 꽤나 말이 나오기도 했죠.
이건 머 달리보면 그만큼 그의 능력을 눈여겨 본 New York Red Bulls가 연막 작전끝에 그를 데려간 것이기도 했구요.
다만 사실 New York Red Bulls 시절 승률은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장기전보다는 단기전에 적합한 스타일이랄까요?
<전차 군단을 침몰시킨 멕시코 축구의 비결 2. 시스템 & 마인드의 힘>
멕시코가 축구 강국으로 늘 인정 받는건 탄탄한 자국 리그 즉 Liga MX의 힘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거. 이제는 국내에서도 아는 이들은 알죠. 최근에 서형욱이 이걸 언급하긴 했구요. 물론 깊이있는 내용은 아니었지만요.
음... 그냥 이 말씀부터 드릴랩니다. 지금 한국의 자칭 체육계가 가진 마인드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Liga MX 못 따라갑니다.
가장 극단적 차이가 이미 존재하거든요.
Liga MX가 지금처럼 성장할수 있었던건 약 반세기전 1959년 Grupo Televisa의 Club América 인수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이 구단을 인수하면서 Grupo Televisa의 회장 Emilio Azcárraga Milmo가 했던 말은 이미 여러분들도 아시죠?
나 축구 하나도 몰라!!! 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경영은 제대로 알고 있었고 축구를 어떻게 미디어 컨텐츠로 활용하는지는 더더욱 제대로 알고 있었죠.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 체육계, 축구계에서는?
당신 나만큼 공 차봤어? 라는 권위가 우선시 됩니다. 스포츠 산업? 프로 리그? 그거 그냥 자기들, 엘리트 체육인들의 밥벌이로만 여기는 이들이 널렸구요.
아무튼 그래도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요.
일단 아래에 표기한 출신 유스는 프로 계약서에 싸인할 당시의 유스팀입니다.
어라? Carlos Vela, 아스날 출신이라던데? 라고 하실 수 있는데요. 거기 출신인건 맞는데 이미 멕시코 유스 축구 명가 CD Guadalajara와 프로 계약서에 싸인을 한 상태 즉, 이적의 형태로 건너갔습니다.
종종 호구스런 모습을 보여주는 멕시코 축구 협회가 그래도 정말로 잘한게 하나 있다면요. 바로 유스 시스템의 기본 포맷은 확실히 정했다는 겁니다.
쉽게 말해서 멕시코의 유스 시스템은 15세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보면 됩니다.
15세 이전까지의 유스 축구는 그냥 유럽과 판박이입니다.
기본기 중심, 한마디로 그냥 축구는 놀이입니다.
최대한 많은 팀, 최대한 많은 저변을 그렇게 만들고, 거기서 등장하는 타고난 선천적 재능들을 모니터링 하는거죠.
15세 이후 부터 미래의 프로 선수 양성을 주도하는건 전적으로 프로 구단들입니다. Liga MX를 중심으로한 프로 구단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모니터링 해온 재능들을 이제 구단으로 끌어들이는거죠.
까놓고 말해서 유럽 축구계 처럼 멕시코 프로 구단들의 유스 시스템도 별거 없습니다.
그냥 재능을 누가 선점하느냐로 경쟁하죠.
이를 위한 이들의 경쟁, 특히 15세 이전에 침발라 놓기(?)는 각 구단의 철학에 따라 극명하게 나뉜달까요?
머 대표적으로 CD Guadalajara와 Club América는 15세 이전부터 전국 광역망의 유스 시스템을 통해 구단 자체의 전국구 흥행력의 기반을 다지는가 하면~
Club Atlas는 사회 상류층의 멤버쉽 스포츠 클럽이라는걸 앞세워 부모들을 유혹하기도 하구요.
Pumas UNAM는 멕시코 최고 명문대학교 동문들의 구단 답게 교육 철학을 앞세우기도 하죠.
그리고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좋은 사례가 바로 어제 미친듯이 활약한 Carlos Salcedo입니다.
여러분들 중에서도 놀라신 분들 계실텐데요. 그는 MLS 구단 Real Salt Lake의 유스 출신으로 Real Salt Lake에서 데뷔했습니다.
사실 원래 그가 축구를 시작한 곳은 CD Guadalajara였습니다.
그런 그를 Real Salt Lake가 유혹할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교육이었구요.
MLS의 유스 시스템에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한다는 점은 곧 Liga MX 구단들에게 위기감으로 작용했고, 요즘은 그 영향을 받아 Pumas UNAM외에도 양질의 교육, 장학 제도를 보장하는 구단들이 거의 모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나 어제 결승골의 주인공, Hirving Lozano는 CF Pachuca 출신입니다.
축구 산업 전문 기업 Grupo Pachuca의 구단이죠?
아예 대학교까지 직접 차린 그 기업요.
마지막으로 이것도 추가해야겠네요.
Miguel Layún의 경우 FC Porto에서 Sevilla로 임대온 선수 맞죠? 라고 말씀하셨는데 맞습니다.
멕시코 선수들에게는 이미 축적된 노하우랄까요?
아래 선수들의 현재 소속 구단, 리그 한번 보시죠.
일단 멕시코 선수들은요. 자기가 적응 할수 있는 구단과 리그를 우선시 합니다.
스페인어가 언어이니 La Liga 혹은 Primeira Liga, Serie A를 선호하죠.
얘네는 애당초 제대로 활약하지도 못할 빅 클럽 가서 대충 이름 값만 높일 생각을 앞세웠다간 어떻게 되는지를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더더굳다나 Liga MX 구단들도 그런 빅클럽으로의 이적을 그리 반기지 않구요.
Liga MX의 구단들은 생각하는게 '어차피 나중에는 돌아온다'이거든요.
괜히 빅클럽가서 몸값 거품만 만들어서 돌아오는 놈을 만드느니 실리를 먼저 생각하죠.
<전차 군단을 침몰시킨 멕시코 축구의 비결 3. 멕시코 축구는 스트라이커를 키우지 않는다>
머 이거까지만 소개하면 얼추 다 한거 같네요.
아래에 첨부한건 지난 시즌 Liga MX의 득점 순위입니다.
그런데 이들 10명 중 멕시코 선수는 단 한명도 없습니다.
왜냐? 그냥 이게 멕시코 축구계에서 자연스레 형성된 철학이랄까요?
어쩔수 없는 한계,
프로 구단 중심의 유스 시스템,
효율성을 중시하는 마인드.
이런 게 결합되면서 나타난 현상인데요.
사실 멕시코는 타고난 체질상 (아니 정확하게는 식생활 습관의 영향이 더 큽니다) 피지컬 능력이 반드시 필요한 전형적인 원톱형 스트라이커는 나오기 힘듭니다.
유스 시스템에서도 주로 집중하는건 바로 미드필더입니다.
그러다 피지컬이 좋은 애가 나오면? 공격보단 수비를 권하구요.
그렇게 하는게 프로 구단들의 입장에서도 훨씬 효율적이거든요. 시즌을 치뤄내는 장기전에서는 당연히 원톱형 스트라이커가 있는게 편합니다.
그런데 그거? 그냥 외국에서 데려오면 되는거죠.
대신 유스 시스템에서는 뛰어난 미드필더 특히 사이드 라인을 갖고 놀줄 아는, 공수 밸런스를 고루 지닌 선수 양성에 주력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15세 부터는 말이죠~
어제 독일 축구팀이 쩔쩔맨 모습만 해도 대표적인 예인데 멕시코 선수들은 그냥 마치 DNA라고 존재하는 것처럼 어떻게 해야 사이드 공간의 밸런스를 무너뜨리는지 알고 있죠.
골도 그렇게 먹었구요~
그런데요~ 이거 뭔가 낯익지 않습니까?
바로 우리 옆의 일본의 축구 철학이 멕시코랑 닮아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은 멕시코 축구계랑 교류도 엄청 많이 하구요.
괜히 혼다가 Liga MX에서 잘 적응한것도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사실 이건 멕시코 축구의 강점이자 약점이기도 합니다. 어제의 경기만 해도 결정적 찬스는 멕시코가 더 많다는 느낌을 받은 분들 저 뿐만이 아닐걸요?
결국은 킬러 본능을 지닌 천재 해결사. 이게 월드컵에서는 우승권에 올라가게 해주는 요인인데... 멕시코는 그걸 포기하다 보니 늘 16강에서 멈추는 셈이기도 하달까요?
<전차 군단을 침몰시킨 멕시코 축구의 비결 4. 멕시코의 축구 산업, 저변, 문화>
사실 이게 제일 핵심이죠.
스포츠의 변화를 위한 것이라면 모든 것을 다루고 깊이 있게 고민하며 대안을 찾기 위해 존재하는
S.C (Sports Club 이자 Social Club) ALIVE에 올라온 내용입니다.
첫댓글 예사롭지 않은 글이네요.
그렇습니다.
지금 체육계의 마인드로는 한국축구 혁신과 성장 불가능하죠.
오랜 습관으로 뇌 구조(뇌내 회로)가 그렇게 되어 있는 듯...
그 결과 선수와 학부모가 가장 큰 피해자가 되고, 국민에게도 좋지 않지요.
평생교육에도 너무 부실하고...
누구 없소?
오대장이 누구인지 새삼 궁금해지는군요?
계속 탁월한 글 부탁드려요 !
관중!
앞으로 울 '신태용호 태극전사'들이 상대할 멕시코나 독일을 과거 한 차례씩 이겨본
옛 선배 태극전사들의 투혼을 본받아 좀더 열심히 선전한다면 "통쾌한 반란"은 기필코
이루어질 것이기에 "대한민국 화이팅"을 더더욱 목이 터져라 외쳐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