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3일 오후에 우리 대학의 교협, 노조, 총학, 대학원총학 등 4개 조직에서 발표한 성명서를 보고, 두산을 대표하여 재단 살림을 맡고 있는 상임이사로서 안타까운 마음에 성명서를 발표하신 분들에게 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학문단위 재조정 작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신다니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부 측이 제시한 대학의 미래상은 우리 대학을 단순 기능 교육에 집중하는 ‘취업전문학교’나 특정 기업에 필요한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사내대학’으로 바꾸려는 것에 가까울 뿐, 명문대학의 기본 조건인 ‘연구중심대학’ 체제와는 거리가 멀다. 우리는 본부의 구조조정 안이 기업식 효율성을 내세우면서 대학의 고유성과 학문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아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습니다. 명색이 진리의 상아탑이며 최고의 지성인이라는 교수님들께서 설마 재단이 중앙대학교를 취업전문학교로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대학 본부는 연구와 교육 모두를 적절하게 안배하는 체제를 구축하려 하고 있으며, 재단도 대학의 뜻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또 이를 위해 꾸준히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우리 학생들이 3학년만 마치면 휴학을 생각하고 실제 휴학하는 학생이 매년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 대부분의 휴학 사유가 ‘취업에 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합니다. 참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취업전문학교 운운하시는 분들은 이런 학생들에게 무어라고 말하고 싶은지도 궁금합니다. 하루빨리 학생들의 이런 아픔이 없는 대학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이 왜 반대를 받아야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지난해 우리 대학에서 있었던 기업들의 취업설명회 자리에서 이사장님과 총장님께서 함께 중소기업 부스를 일일이 돌아다니시면서 ‘잘 가르칠테니 우리 학생들을 많이 받아달라’며 머리 숙이시던 모습을 못 보았습니까.
툭하면 기업식이라고들 합니다. 대체 기업식이라는 속 뜻이 무엇입니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특별학과를 만들어 4년 또는 7년을 기다려서 인재를 확보하는 것과 지금 당장 우수 인력이 남아도는 취업시장에서 최고의 자원을 가려내는 것을 따져보면 어떤 쪽이 더 효율적이고 어느 쪽이 기업식입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재단이 계속 투자를 하는 것은 오직 중앙대의 발전을 위한다는 것 뿐입니다. 제가 잘못 알고 있다면 어떤 부분을 기업식이라 하시는지 누가 좀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특정 기업에 필요한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사내 대학’>이라 했습니다. 만약 본부위원회가 제시한 플랜트학과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크게 잘못 알고 있는 것입니다. 두산과 연계된 어떠한 학문단위나 학과를 개설하지 말라는 것이 이사장님의 강력한 지시였습니다. 플랜트 학과는 이 같은 이사장님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공대 교수님들의 간언에 의해 받아들여진 것입니다.
솔직하게 말씀 드리자면 두산에 필요한 인재를 구하려면 재단이 중앙대학에 투여하는 비용의 10%만 있어도 날고 기는 인재를 얼마든지 영입할 수 있습니다. 수차 설명했지만 두산 신입사원 채용에 1년에 한자릿수가 겨우 들어가던 중앙대였습니다. 대기업에서 캠퍼스 리크루트도 오지 않던 대학이 중앙대였습니다. 중앙대가 그렇게 되는 동안, 모 학원강사로부터 ‘중앙대가 *통이 되어가고 있다’고 할 정도로 학교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을 때에 학문의 자유, 진리의 전당을 외치시던 교수님들은 무엇을 하고 계셨습니까. 두산이 무어가 아쉬워 그런 대학에 매년 수백억씩 쏟아 부으면서 인재 타령을 하겠습니까.
두산이 재단 경영에 참여하면서 일어났던 변화와 개혁을 애써 외면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런 변화를 통해 재단이 돈을 법니까, 명예를 얻습니까. 두산이 중앙대를 통해 ‘이윤의 극대화’라는 기업의 생존법칙을 적용하려 했다면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이었을 것입니다. 재단의 목표는 오직 하나뿐입니다. ‘공부 잘 가르치고, 공부 잘하는 대학’, 이를 통해 진정한 ‘명문대학’으로 발돋움 하는 것입니다.
누구를 위한 학문단위 재조정입니까. 오직 중앙대의 미래를 위한 것이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역사성, 고유성을 앞세우는 것은 미래의 일류대학을 목표로 한다면 맞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학과가 일류가 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2010년도 중앙대 재단 전입금 순위가 1위라고 하더군요. 돈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겠습니다만 <배타적 권리를 행사한다, 시장의 원리에 위배된다> 이런 논리를 펼치시려면 객관성이 있게 주장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재단 이사장 1인의 의사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주장 역시 어이가 없습니다. 이 같은 주장은 비난을 위한 비난으로 밖에 보이지 않으며, ‘진리의 전당에서 최고의 지성인’이 할 수 있는 언급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지난 2년간 제가 겪은 바로는 대학이라는 집단이 참으로 다양한 의견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표출하는 곳이라는 것을 다소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것 만으로는 대학의 미래가 없다고 확신합니다. 일부 구성원들에게는 불편함이 있겠고, 또 여러가지 하실 이야기가 많으실 것이나 그분들마저도 우리 중앙대의 미래를 위해 소중한 마음을 보태주시기를 간절하게 부탁 드리면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0년3월4일
학교법인 중앙대학교 상임이사 이태희 드림.
첫댓글 지금도 우리 학생들이 3학년만 마치면 휴학을 생각하고 실제 휴학하는 학생이 매년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 대부분의 휴학 사유가 ‘취업에 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합니다. 참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취업전문학교 운운하시는 분들은 이런 학생들에게 무어라고 말하고 싶은지도 궁금합니다. 하루빨리 학생들의 이런 아픔이 없는 대학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이 왜 반대를 받아야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그게 대학의 책임인가요?
대학이 학생들의 취업까지 책임져야 하나요?
의견을 들을생각을 안하는거같음 구조조정 솔까 관심없었는데 진짜 재단측의 독불장군식 운영은 아쉬운점이많음..
거야 모.08년 6월인가에 재단교체소식 첨 접하고 부터 익히 예상했던 바지 모....
글에 감정 잔뜩실려있네 ㅋㅋ
솔직하네. 끝 나 같아도 내 자식새끼들 이왕이면 취직 잘되게 하고 싶긴 하겠지만, 그게 학과 통폐합이 다는 아니련만..
진짜난 폐과드립치는거 싫다. 폐과드립은 걍 민속학과만 쳐라. 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