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9호
하나님이 살려주셨지
얼마 전 인터넷 뉴스를 보다가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습니다. 세 살배기 남자 아이가 콘센트에 젓가락을 꽂아 감전사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조금 전까지 함께 밥을 먹던 아이가 등 돌린 몇 초 사이에 주검으로 변했으니 사고를 당한 엄마의 가슴이 얼마나 저리고 아팠을까, 그 마음이 열 번도 더 헤아려졌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달에 우리집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1월 1일 오전이니, 잊어버리지도 않습니다. 자정에 송구영신 예배를 드린 터라 여느 때보다 늦잠을 잤습니다. 나와 남편, 민해는 여전히 이불 속에 있는데, 부지런한 민서는 혼자 일어나 놀고 있었습니다.
어느 순간이었습니다. 나는 잠에서 깰락 말락 한 상태였기에, ‘퍼퍼벅’하며 폭죽이 연달아 터지는 듯한 소리에 용수철처럼 잠자리에서 튀어 나왔습니다. 눈썹 몇 번 깜빡거릴 정도의 짧은 순간이었지만 민서가 있는 곳에서 불꽃이 튀고 있었고 연기가 군데군데 자욱하게 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비명을 지르며 남편을 부르는 한편, 민서를 찾았습니다. 민서는 불꽃에 놀라 소리를 지르고, 내 비명에 놀라 한번 더 소리를 질렀습니다. 다행히 민서는 무사했습니다. 말 그대로 순간이었습니다. 1초와 2초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불꽃과 연기 사이에서 민서를 찾는 그 시간은 한없이 길고도 무서운 시간이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민서를 살피니, 손바닥에 좁쌀만한 화상만 여남은 군데 있을 뿐이었습니다. 또 주위를 살피니, 콘센트에 젓가락 두 개가 나란히 꽂혀 있고 불꽃 때문에 하얀 그릇장의 표면에 탄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방바닥에 높낮이가 다른 장난감 상자들이 둥그렇게 줄지어 놓여 있는 것을 보면 평소처럼 드럼놀이를 한 게 분명합니다. 부침개를 부칠 때 쓰는 스테인레스 뒤집개를 드럼 스틱 삼아 상자를 두드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젓가락을 두 개나 꽂을 때까지 민서가 멀쩡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따름입니다. 민서가 상황을 설명할 수 없으니 이렇게 저렇게 추측해 볼 뿐이지만, 이번에도 하나님이 지켜주셔서 민서를 살려낸 것이지, 그 어떤 추측으로도 달리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민서는 이번뿐 아니라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습니다. 뱃속에서 8개월 되었을 때부터 하나님은 민서를 지켜주셨습니다. 그날 남편과 함께 차를 타고 가려다 무슨 마음에선가 외출하지 않고 집에 남았는데, 아마 함께 나갔더라면 민서는 지금 이 세상에 없을지 모릅니다. 집과 멀지 않은 곳에서 남편의 차가 충돌사고를 당하여 길가 밭으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남편의 눈썹에 남아 있는 흉터가 아직도 그날의 사고를 말해주고 있는데, 그때는 남편이나 저나 하나님께로 돌아오기 전이라, 죄인 되고 원수 되고 연약했던 우리를 살피시고 사랑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어느 해 설 연휴에는 친정 가는 길에 좌회전하는 학원차량과 충돌하여 우리 차를 폐차시키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빙판길이었고 맞은편에서는 덤프트럭이 달려오고 있었지만 민서를 비롯한 우리 가족은 머리카락 하나 상하지 않았으며 더 좋은 차를 렌트하여 친정으로 무사히 갔습니다.
그리고 서울에서 온 손님과 함께 태안 바닷가에 나들이 갔을 적에는 운전자가 졸면서 운전하는 바람에 국도에서 논둑으로 미끄러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무게중심이 위태로운 차에서 가만가만 내려 눈으로 확인하여 보니 몇 십 센티미터 차이로 경운기 진입로에 걸쳐지는 덕택에 논둑 아래로 곤두박질치지 아니하였습니다.
또 있습니다. 바닷가에 석굴구이를 먹으러 갔던 날, 민서가 식당 안팎을 드나들며 뛰놀았는데 어느 순간 기분이 이상하여 민서를 찾았습니다. 주차장 바닥에 앉은 민서를 보자마자 내가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들었더니 그제야 흰색 승용차가 민서를 보고 놀라서 차를 세웠습니다. 움직이던 그 차의 바퀴가 정지된 곳은 다름 아닌 민서의 외투자락이었습니다.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순간이었고 생각할 때마다 소름이 쫙 끼쳐오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그날 찍은 사진만 보아도 “하나님이 살려주셨지”하는 고백이 절로 나오게 됩니다.
부모이지만 언제 위험이 닥칠지 알 수 없고, 알았다 하더라도 어떻게 해 줄 수 없는 그 숱한 상황에서 하나님의 손길이 아니었으면 어찌 민서가 무사했겠습니까? 이 육신의 눈으로 영이신 하나님을 볼 수는 없으나 그 크신 손길로 충돌해오는 상대편 차량을 밀어내고, 미끄러져 추락하려는 우리차를 멈추게 하시며, 심지어 흐르고 있는 전기를 일순간 막아주시는 그 손길을 절실히 느낍니다.
세상 사람들은, 다운증후군으로 인한 정신지체 3급의 장애아가 무어 그리 소중하고 자랑스러우냐고 말할지 모르지만 민서 덕분에 우리 가정이 하나님께로 돌아왔고, 민서 덕분에 관심도 없던 장애인들을 만나고 이해하게 되었고 장애인부모운동을 하게 되었고, 민서 덕분에 연고도 없는 마을에서 이웃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살고 있으며, 민서 덕분에 날마다 웃고 감동하며 살기에 다른 가정이 아니라 우리 가정에 민서를 보내주신 것이 축복 중의 축복으로 여겨집니다.
이즈음에는 남편과 나의 입술이 아니어도 마을 사람들과 성도들의 입술에서 “이 가정에 민서가 없었다면 이 같은 복을 어찌 누릴까?” 하는 고백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민서를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두려워 흘리던 눈물이, 숨 쉬는 순간마다 보호하시는 하나님을 체험하고 감사하여 흘리는 눈물로 바뀐 지 오래입니다.
지금까지 민서를 지키시며 민서를 통해 이루신 하나님의 일이 크지만, 앞으로는 또 무슨 일로 민서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실지, 민서의 키가 자라고 속내가 자란 것을 볼 때마다 기대도 함께 커져 갑니다. 나는 민서의 엄마입니다. 하나님이 그 자리를 선물해 주셨고 그 자리가 만족스럽고 좋습니다. 행복합니다. 그 마음은 민서를 친히 지켜주시는 하나님만이 아실 터입니다. 할렐루야!출처/창골산 봉서방 카페 (출처 및 필자 삭제시 복제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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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은혜의 삶에 기쁨을 함께 합니다. 할렐루야!!.아~멘
기적의 하나님,능력의 하나님을 찬양드립니다.민서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나타내는 눈물의 간증입니다 날마다 승리하소서!!
이제껏 민서를 통하여 하나님의 은혜를 받으신 부모님들 `~~ 이제 민서가 닉 부이치치같은 하나님의 사람이 되게 기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