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그 말은
바다/김경배
가장 소중한 것은
쉽게 내어놓지 않는 법
아주 많이
말하고 싶지만
아주 크게
떠들고 싶지만
사랑한다 그 말은
가슴 깊이
꼭꼭 눌러 여며두고 싶다
먹고 싶어도 참고 감춰두는
달콤한 과자처럼
보고 싶어도
아무 말없이 기다림 안는
저 외로운 바닷가 등대처럼
사랑한다 그 말은
내 안에서만 맴돌게 하고 싶다
장롱 깊숙이 넣어둔
너와 나 무명의 언약처럼
빨리 시드는 화려함 보다
가을내내 은은하게
머무는 들국화 향처럼
행여 내어 뱉어
보잘 것 없어질까
금새 싫증낼까 두려워
사랑한다 그 말은
오래도록 아껴두고 싶다
내가 지닌 것은 그 뿐이어서
네게 줄 수 있는 것은 그 뿐이어서
오직 한사람
너에게만 꺼내 보이고 싶다
사랑한다 그 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