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사심 없이 쓴 팬으로서의 분석입니다.
그러니 사심없이 읽어주셨으면 감사드리겠습니다.
특정 만화에 대한 두둔과 예찬이 아니지만 그런 오해의
소지를 일으킬만한 내용이므로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저는 강철의 베르세르크와 리버스라는 두 만화를 비교하려고 합니다.
강철의 베르세르크 (이하 벨세)는 독특한 그림체와 심도 있는
주제 의식을 가진 멋진 만화입니다. 중세에 펼쳐지는 지옥의
모습을 생생히 묘사하여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기도 한 이 만화는
일본과 국내에는 물론 서구에서도 매니아 층을 형성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기본 적인 줄거리는 죽음과 가까이 하는 운명
속에서 이를 악물고 바둥거리는 가츠라는 매력적인 주인공이
펼치는 비극적 서사시 입니다.
또 다른 비교의 대상인 리버스. 물론 멋진 만화입니다. 요즘 들어
수준이 높아졌다는 평을 듣는 국내 만화계에 한쪽을 달리고 있는 작품이죠.
기본적인 줄거리는 인간의 피를 빠는 뱀파이어로 태어난 데쉬타트
와 그의 동료들이 말세를 일으키는 존재에 대항한다는 식의 내용입니다.
저는 조심스럽게 리버스가 벨세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추측합니다.
감히 아동용 벨세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발언은 확실히 문제가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두 작품은 확실히 다른 작품입니다.
하지만 인물들의 관계. 자잘한 설정과 이야기 전개 방식이 너무나도
비슷한 것 또한 사실입니다.
우선 이야기의 전개 방식부터 짚고 넘어가자면
벨세는 중세에서 펼쳐집니다. 주인공 가츠가 지독하게 복수를 꿈꾸며
등장. 매섭도록 냉정하게 마물들을 베어버립니다. 그러다가 복수에
대상에 대한 회상으로 넘어가죠. 그리곤 다시 가츠가 복수를 하는 과정
으로 넘어갑니다.
리버스도 비슷한 식의 방식입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시간을 많이 뛰어넘는 다는 것이죠.
리버스의 이야기는 봉인당했던 데쉬타트가 풀려나면서 시작됩니다.
몇 번의 전투를 겪은 뒤 마찬가지로 지독한 복수를 꿈꾸는 데쉬타트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죠. 아직 그 과정에 머물러 있는 부분까지
보지 못했지만 이제 아마도 현재의 이야기가 펼쳐지겠죠. 그러나
그 시작은 벨세와 마찬가지로 중세였습니다. 현재와 회상간의 시간차가
많이 난다는 점을 빼 놓고는 아주 비슷합니다.
다음은 인물에 관한 설정입니다.
벨세의 가츠는 시체더미 속에서 태어난 비운의 인물입니다. 계속되는
악운과 멸시 속에서 용병으로 성장해 고독하게 살아갑니다. 그러다가
그리피스와의 운명적 만남을 겪게 되고 그 둘의 관계가 벨세의 이야기
를 이끌어가는 테마가 됩니다. 그리피스 산하의 매의 용병단에 들어가면서
가츠는 소중한 것들이 생겨나죠. 생사의 고비를 같이 넘는 동료.
사랑하게 된 여인 캐스커. 그리고 우정이상의 신뢰를 쌓게되는 그리피스.
그러나 그리피스에게 동등한 입장에서 친구라 말할 수 있는 인물이
되기 위해서 그리피스를 떠나게 되고 그리피스는 그 일로 인해 야망이
무너지게 되죠. 그리피스는 초월적 존재가 됩니다. 초월적 존재로 변한
그리피스는 가츠의 소중한 모든 것을 앗아가버립니다. 가츠는 복수를
꿈꾸게 되죠.
리버스의 데쉬타트는 흡혈귀 입니다. 뱀파이어라고 불리는 이 일족은
인간의 피를 마시며 살아가야 합니다. 인간들 속에서 뱀파이어로 태어
난 것은 분명 엄청난 시련이지요. 그 후로 데쉬타트도 악운에 받쳐
고독한 인물로 성장합니다. 그리고 데쉬타트 마저 히로인과 카르디아
메이버스라는 인물과 조우하게 되면서 그의 밑으로 들어가 그를 돕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히로인과 사랑에 빠지고 카르디아와 우정을 쌓게
되죠. 벨세와 차이가 있다면 데쉬타트와 히로인의 관계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겁니다. 기본적인 설정은 가츠와 데쉬타트는 같은 엔진을
달고 있습니다. 둘 다 살아가기 위해서 남을 죽여야 했죠. 그리고 운명에
계속 발버둥 치고 있습니다. 대항해야 할 존재가 인간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 초월적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벨세의 그리피스. 그는 야망이 큰 인물입니다. 자신의 왕국을 세우겠다는
꿈.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희생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꿈을 위해서 싸우고 죽는 이들을 위해서 꼭 그 꿈을 이루고야 말겠다는
각오 또한 대단합니다. 가히 천재적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의 카리스마.
문무에 대한 센스. 모든 것을 꿈을 위한 도구로 소유하던 그는 가츠마저
소유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점점 가츠에게 빠져드는 자신을 두려워
하죠. 그리고 자신의 야망이 무너졌을 때. 진홍의 베헤리트를 가지고 있던
그에게 초월적 존재들이 찾아옵니다. 보스께서는 악마라고 했지만 그것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신의 손이라 불리는 그 들. 잠시 샛길로 빠지는
말일지 모르겠지만 혹. 마징가 z, 데빌 맨으로 기억되어지는 나가이 고를
아십니까. 그의 작품에서 주된 테마는 '신은 과연 인간의 편인가?' 란
물음 이였죠. 벨세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지금의 선과 악. 천사와
악마는 결국 인간의 범주로 믿고있는 이미지 아닌지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야망이 무너지고 다시는 그 꿈을 쫓을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
그 들이 말합니다. 기회를 주겠노라고 대신 제물이 필요하다고.
그리피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자신의 꿈을 위해서 희생된 것들을 위해
서라도 꿈을 포기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여지껏 그 꿈에 도구였던
동료들을 모두 제물로 바쳐버리죠. 그리고 초월적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리버스의 카르디아 메이버스. (이름이 어려워서.. 확실하지 않을수도..)
그가 어떠한 감정으로 초월적 존재가 되어 동료들을 배신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아마도 제 생각으로는 히로인과 데쉬타트의 관계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아 삼각관계로 이야기를 풀어 나갈 것이라는 추측을
조심스레 내려봅니다. 어쨌든 그는 태어나면서 부터 초월적 존재였습니다.
어느 날, 하늘에서 알이 내려왔다는 -_-;;; 그 알에서 깨어난 인간이
카르디아 메이버스 입니다. 리버스에서도 벨세의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초월적 존재가 되어버린 카르디아 메이버스는 인간에게 종말을 내려주려
합니다. 즉 '신은 인간의 편인가?' 란 물음이죠. 그러나 애석하게도
아직까지는 잘 살아나지 않는다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어쨌든 카르디아 메이버스 또한 동료를 배신하죠. 레트에게는 죽지않는
고통을 선사하고 데쉬타트에게는 히로인을 빼았고 봉인 시켜버립니다.
아직 그 과정은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비슷한 설정입니다.
자. 이제는 제 의견에 동감이 가십니까? 아직도 모자르시다면
좀더 제시해보죠.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움직임과 검 솜씨. 그리고
수많은 상처에도 죽지 않는 검사라는 설정은 매력적이었나 봅니다.
리버스의 주인공은 데쉬타트라는 흡혈귀지만 가츠의 설정과 매우 흡사한
레트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그 또한 인간의 수준을 넘어선 초인입니다.
게다가 엄청난 대검을 휘두루는 것조차 비슷하군요.
그리고 벨세의 등장하는 적들은 처음에는 추한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궁지에 몰리면 엄청난 위력을 가진 괴물이 되어버립니다.
리버스의 회상에서 등장한 산적같은 형제 괴물들을 아시는지..
비슷한 디자인. 궁지에 몰리자 괴물이 되어버리죠. 괴물의 디자인도
또한 비슷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더군요.
뭐 여기까지는 제 의견입니다. 어쨌든 두 작품은 다른 작품이고
저는 벨세와 리버스 둘다 즐겨 보고 있는 팬입니다.
그냥 리버스가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을 해 본 것일 뿐.
실은 그것이 어떤이의 말처럼. 리버스 작가가 벨세에 대한
오마쥬 일지도 모르는 일이죠.
흠. 이왕 분석하는 김에 벨세와 리버스의 큰 차이점들도 분석해
보죠.
벨세는 중세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게가다 가츠가 홀홀 단신으로
적들과 싸우죠. 비록 가츠를 돕는 여러 서브 캐릭터들이 있지만
직접 전투에 참가해서 상황을 종결하는 건. 가츠입니다.
리버스는 사건의 시작은 중세입니다만 이야기의 배경은 현재 입니다.
작가가 의도적으로 의식하고 바꾸었을 수도 있겠네요. 어쨌든 리버스에는
파티의 개념이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판타지' 하면 떠올리는
대명사 격인 파티의 개념과 빛과 암흑이라는 속성. 마법과 주문.
게다가 요즘 추세에 맞추어서 동양적인 요소도 등장하죠. 대중적인 인기를
끌만한 요소 입니다. 아마도 영지에 연재되는 작품이라.. 그런듯.
벨세는 국내에는 생소한 판타지의 전형입니다. 상황과 분위기에
판타지적인 초첨을 맞추고 있죠. 벨세가 명작이라고 평가 받는 이유중에
하나죠.
그리고 벨세는 적에게 조차 하나 하나 사연을 두고 있습니다. 인간의
욕망이나 운명에 암울함에서 찾아오는 번뇌 같은 것을 훌륭하게
스케치하는 것도 멋지죠. 등장인물에 의상에도 상당히 신경을 씁니다.
앞에서 말했죠? 판타지적인 초점을 분위기에 두고 있다고...
종말로 치닫는 중세의 분위기를 상당히 훌륭하게 구현해 내고 있습니다.
리버스는 그 점에서 조금 안타깝습니다. 악인은 조금 평면적 인물이죠.
이야기의 중점을 너무 주인공들에게 두고 있습니다. 같은 종말을 치닫는
분위기라도 벨세의 그것을 리버스는 따라가지 못합니다.
그러나 애초에 벨세는 성인을 타깃으로 만들어졌다는 생각이지만
리버스는 말 그대로 영지. 청소년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그럴수도
있죠. 아쉬운건 개인적인 아쉬움입니다.
이 글은 전적으로 제 개인 적인 추측일 뿐이라는 사실을 마지막으로
말씀드립니다. 저는 베르세르크, 리버스 둘 다 열렬히 ^^;; 구독하는
독자일 뿐이고 이것은 독자가 팬의 입장에서 쓴 글일 뿐이니까 모자란
부분과 잘못된 부분이 있어도 너그러이 봐주시기 바랍니다.
의욕을 가지고 써보았지만 급하게 썼고 길게 쓰고 싶은 마음도 없어져
이쯤에서 허접한 분석을 마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