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아무리 염불을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한다 해도 작심삼일이라 얼마 지나지 않아 굳은
각오를 잊고 나타해 지기 마련인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 사례로 백제국을 통치하던 안국왕의 이야기다.
그의 재임 시절 신라국으로부터 침공을 당해
나라의 많은 영토를 신라에게 빼앗긴 뼈아픈
사건이 있었고 그 전쟁으로 많은 아끼는 군사들이
전사했고 국민들이 희생 당하고 국토가 패허가
되었던 것이다.
그러한 철천지 원수를 갚기 위하여 절치부심한
안국왕은 그 원수를 갚기 전에는 편안한 잠자리에서
잠을 잘 수 없다고 생각하여 장작을 바닥에다
깔고 그 위에서 잠을 잤으며, 또한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즉시 천정에 매달아 놓은 곰의 쓰디쓴
쓸개를 입으로 씹어 그 쓴 맛과 같았던 과거의
일을 회상해 다시 원수 갚은 각오를 했다고 한다.
그래도 정사를 돌볼 때에는 가끔 그 일을 잊을
것을 두려워서 만나는 모든 신하들에게 왕에게
인사를 할 때에는 '전하 그때 그 일을 잊지 마시옵소서'
라고 인사를 하게 했다.
그것도 모라라서 아예 신하 한 명을 자기 자극하는
관직을 만들어서 이른 새벽에 왕의 침소에 가서
아주 큰 소리를 질러 왕을 깨우게 돤다고 한다.
'왕이시여. 오늘이 어쩌면 대왕마마의 마지막
날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 소리를 듣고 안국왕
아주 깜짝 놀라면서 자리에서 일어난다고 한다.
'그래. 맞아. 안개 같은 인생,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 될지도 모르지. 이 귀중한 날을 내가 헛되게
보낼 수 없지, 얼른 원수를 갚아야 한다' 그리고는
부랴부랴 진지 상 앞에 왕이 앉는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 신하가 하는 일은 자기 몸
안에서 흉측하게 생긴 해골바가지를 끄집어
내어 왕의 진짓상 위에 올려놓는다는 것이다.
왕은 밥을 먹으면서 연신 그 해골을 쳐다본다는 것,
'그래 맞아.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되겠지' 안국왕은
그 해골을 바라보면서 욕심 없이 겸손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백성들을 다스렸고 결국
그토록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던 신라국을
무찌르고 옛날 영토를 모두 다 되찾았다고 한다.
아마 이런 식으로 절실하게 염불을 한다면 누구나
다 극락왕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