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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장 문둥병자의 정결 예식
환자가 문둥병으로 판정되어 진 밖으로 나갔다가 그 병이 완치되어 이스라엘 공동체 내에 복귀하기 위한 정결 의식 및 규례이다. 또 장차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거주할 때 계속해서 문둥병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지침도 주어졌다.
죄가 인간의 영혼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문둥병은 육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어 육체적 생명의 분해와 파괴를 일으킨다. 따라서 부정한 자로 분리된 문둥병자는 하나님의 성소를 더럽힌다는 이유로 일체의 제사에 참여할 수 없었다.
동시에 이스라엘 공동체와 동거하는 것도 금지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문둥병에서 회복된 사람은 먼저 정결 예식을 통해서만 언약 백성의 공동체에 들어올 수 있으며, 제사장의 중재에 의한 희생 제사를 통해 하나님과 완전한 교제를 이룰 수 있었다.
문둥병자의 정결 예식은 2차례에 걸쳐 이루어진다.
1차 예식은 제사장이 진 밖으로 나가서 행하는 것으로 제사장이 문둥병자가 정결해졌다고 선포하는 의식이다. 이 의식이 끝나면 병자는 자기 집으로는 돌아갈 수 없으나 이스라엘 영내에는 들어올 수 있었다.
2차 예식은 7일 후에 제사장이 완치된 자를 위해 성막에서 속건제, 속죄제, 번제 등의 희생 제사를 드리는 의식이다. 이 예식을 마치고 나면 그 병자는 완전히 정결하게 되어 비로소 자기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었다.
1. 제 1차 정결 예식
제사장이 밖으로 나가서 행하는 의식으로 정한 산 새 두 마리와 백향목, 홍색실, 우슬초를 준비하고 산 새 한 마리를 잡아 그 피를 치유된 문둥병자에게 7번 뿌린 후 정결하게 되었음을 선포하는 의식이다.
이는 구속사의 상징적 의미를 나타내 주는데 그 의미는 아주 깊다.
첫째, 두 마리 산 새 중에 죽임을 당한 한 마리는 인간의 죄를 속하기 위해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으신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그리고 들에 놓인 새는 죽음의 권세를 이기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상징하며, 동시에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말미암아 사망에서 해방되어 영생을 얻게 된 병자들을 상징한다.
둘째, 백향목은 문둥병과 대치되는 개념으로 부패와 반대되는 생명의 능력, 건강과 활력, 그리고 영생을 상징한다.
셋째, 홍색실은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상징한다.
넷째, 우슬초는 피 뿌림을 의미하기 때문에 죄와 부정을 정결하게 하는 능력을 상징한다.
다섯째, 흐르는 물은 예수가 주시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명수를 상징한다.
여섯째, 질그릇은 연약한 인간을 상징한다.
‘나병 환자가 정결하게 되는 날’
현대 의학으로는 나병은 완치될 수 없는 병이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의 초자연적 역사로 말미암아 문둥병자가 완치되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아람 장군 나아만의 경우가 그 특별한 실례이다.
문둥병 발병 시에 진단했던 것과 같이 제사장은 그 병의 치유 판결도 내려야 했다. 이 경우 제사장은 문둥병자가 사는 진 밖으로 나가서 정함을 선포해야 하는 것이다.
‘살아 있는 정결한 새 두 마리와’
율법에서 부정하다고 판정 받은 새를 제외한 모든 들새를 말하는 것이다. 이 새 중에서 한 마리는 죽여 그 피를 취하고 다른 한 마리는 백향목 나무 가지에 우슬초 줄기와 더불어 홍색실로 묶어 그 죽은 새의 피에 몸을 적신 후 넓은 들판으로 날려 보냈다.
피를 흘리며 죽어간 새는 문둥병자의 부정을 속하기 위한 희생 제물이지만 영적으로는 인류의 죄짐을 지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그리스도의 대속을 의미한다.
들판으로 날려 보낸 새는 문둥병자가 그 병과 부정에서 해방되어 자유하게 된 것을 의미하지만 영적으로는 예수의 부활로 말미암아 죄와 사망에서 해방된 성도들을 상징한다.
백향목은 레바논의 특산물로서 좀이 먹지 않고 잘 썩지도 않으며 광택과 향기가 아름다우며 오래 보존되는 귀한 나무이다. 문둥병이 죄의 부패를 상징한다면 백향목은 죽음을 극복한 생명의 능력, 생명의 영속성을 상징한다.
홍색실은 회복된 피를 나타내는데 활기찬 생명의 능력을 상징하며 영적으로는 그리스도의 보혈을 상징한다.
우슬초는 박하초 식물로 그 냄새가 향기롭다. 이것은 문둥병의 악취가 제거되었음을 상징하는데 이 식물은 희생 제물의 피를 뿌릴 때 사용하기 때문에 죄와 부정으로부터 정결하게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시51:7 우슬초로 나를 정결하게 하소서. 내가 정하리이다. 나의 죄를 씻어주소서. 내가 눈보다 희리이다.
히브리서 기자는 모세가 하나님과 언약을 체결한 후 이스라엘 백성을 정결하게 하는 예식 때 물과 피와 붉은 양털 및 홍색실을 취하여 뿌렸다는 사실을 증거했다.
*히9:19-20 모세가 율법대로 모든 계명을 온 백성에게 말한 후 송아지와 염소의 피 및 물과 붉은 양털과 우슬초를 취하여 그 두루마리와 온 백성에게 뿌리며 이르되 이는 하나님이 너희에게 명령하신 언약의 피라 하고..
하나님은 바로 문둥병자와 같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물과 피로 깨끗하게 하여 당신의 자녀를 삼으셨다는 놀라운 복음을 모세가 행동으로 설파했던 것이다.
‘그 새 하나는’
랍비들의 말에 의하면 두 마리 새 중에서 크고 나은 새를 선택하여 죽였다고 한다. 이 새는 ‘흐르는 물 위 질그릇 안에서 잡았다.’고 하는데 이 말은 ‘신선한 물이 담겨 있는 질그릇 안’ 이라는 의미이다.
제사장은 그 새를 잡아 질그릇 안에 있는 물과 피를 섞었는데 이 물과 피는 예수의 십자가상에서 흘린 물과 피를 상징한다. 질그릇 같이 연약한 인간이지만 그 안에 그리스도의 보혈과 영생의 생명수를 담았다는 것은 구원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른 새는 그대로 우슬초와 백향목 나무 가지에 홍색실로 묶어 질그릇 속의 핏물에 담갔다가 꺼내어 문둥병자에게 7번 뿌림으로써 정결하다고 선언하였다. 이 후에 이 새는 들판에 자유롭게 놓아 주었는데 이 새가 살아서 날아갈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죽은 새의 피 때문이었다.
이는 구속사적으로 볼 때 피 흘림이 없이는 죄 사함이 없다는 진리를 가르쳐주고 있는 것이다.
성경에서 7이란 숫자는 신적 충만, 완전함, 성취 등을 상징한다. 따라서 제사장이 7번 피를 뿌렸다는 것은 충분히 뿌렸다는 것과 완전히 정결하게 되었음을 시사한다. 나아만 장군도 7번 요단강물에 몸을 씻었다.
이 산 새는 죽음을 이기신 그리스도의 부활을 상징하는 동시에 문둥병 환자가 육신의 고통, 죄와 부패, 사망으로부터 해방되어 완전한 자유를 누림을 의미한다.
‘그의 옷을 빨고 모든 털을 밀고 몸을 씻을 것이며’
문둥병자는 제사장으로부터 정결하다고 선언 받았을지라도 그 자신이 정결 의식을 치루어야 한다. 먼저 옷을 빨고, 머리털과 수염, 눈썹, 온 몸의 털을 밀고, 그 몸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이것은 육체적 부정의 잔재를 완전히 제거하여 하나님께 내적이고 영적인 성결을 얻기 위한 준비과정이다.
이 과정을 마친 환자는 진 내로 들어올 수 있었으나 자기 장막 곧 가족에게는 돌아갈 수 없었고 7일 동안 머물러야 한다. 이는 하나님과 완전한 친교 및 영적 성결을 회복하는 2차 정결 의식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하나님과 친교를 이루기 전에 부부생활을 먼저 하는 것은 고귀한 정결을 손상시키는 행위였기 때문이다.
‘일곱째 날에 그는 모든 털을 밀되’
진 안에 들어온 지 7일 만에 다시 옷을 빨고 머리털과 모든 털을 밀며 목욕하여 정결 예식을 행하여야 한다. 8일째 되는 날은 여호와의 성막에 들어가 희생 제사를 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제사는 회막 문 앞 번제단 앞에서 행해졌다.
8은 부활을 상징하는 숫자로 하나님 안에서 새롭게 태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언약 백성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며 이스라엘의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이 날에 소제를 곁들인 속건제, 속죄제, 번제를 드렸다.
제물은 어린 숫양 두 마리, 어린 암양 한 마리, 고운 가루 십분의 삼 에바, 기름섞은 소제물, 기름 한 록이다.
2. 제 2차 정결 예식
제 2차 정결 예식은 1차 정결 예식이 끝난 후 7일이 지난 다음 날 곧 8일째 되는 날 여호와의 성막 번제단 앞에서 행해졌다. 제사장은 속건제, 속죄제, 번제, 소재의 희생 제사를 여호와께 드림으로써 정결 예식을 마치는 것이다.
‘속건제를 드리되’
이 속건제는 문둥병자가 이스라엘 진 밖으로 축출당하기 전에 잠시나마 거룩한 공동체 이스라엘을 부정하게 했던 허물을 용서받기 위한 제사이며 이 속건제 희생 제사를 통하여 하나님의 선민된 자격을 회복하였다. 이 제물의 가슴 부분을 요제로 삼아 제사장의 몫으로 돌렸다.
‘그 속건제물의 피를 취하여’
제사장은 그 속건제의 피를 취하여 제물을 드린 문둥병자의 우편 귓부리와 오편 손 엄지가락, 우편 발 엄지가락에 발라야 한다. 이것은 제사장 위임식 때 드린 속건제의 양식과 동일하다.
이런 의식을 행하는 것은 금후로는 여호와의 말씀을 경청할 뿐만 아니라 행하고 실천하는데 성결하며 흠이 없어야 함을 의미한다.
제사장은 이어서 기름 한 록을 취하여 여호와 앞에 일곱 번 뿌려야 하며, 속건제의 피를 발랐던 신체 부위 위에 다시 발라야 한다. 이는 제사장 위임식 때 사용한 거룩한 관유와는 다른 일반 기름이다.
제사장은 아직도 손에 남은 기름으로 그 사람의 머리에 바르고 여호와 앞에서 속죄해야 한다. 이는 문둥병자를 성결하게 하는 성령의 역사를 상징하는 것이다.
따라서 보혈의 피 위에 성령의 기름을 바르는 것은 성령의 은총과 성령의 모든 역사가 속죄하는 피의 능력에 근거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을 암시한다. 머리에 기름을 바르는 것은 그 사람의 육신과 영이 온전히 성령으로 충만하게 되어 하나님께 헌신하게에 합당한 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속죄제를 드려 그 부정함으로 말미암아’
속건제를 드린 후 이어서 속죄제를 드린다. 이 속죄제는 이중적 사죄의 의미가 있다.
첫째, 문둥병자의 도덕적인 죄 곧 그가 부정한 중에 범했을지도 모르는 모든 죄의 용서이다.
둘째, 문둥병에 관계된 모든 종교 의식법적 부정의 제거이다. 문둥병자는 그동안 성회나 성물, 식사에도 참여하지 못했는데 이러한 죄를 속함 받기 위함이다. 그 후에 비로소 헌신과 충성을 상징하는 번제를 드릴 수 있었다.
3. 가난한 자를 위한 정결 예식
경제적 여건이 여의치 않아 규정된 제물을 바치지 못하는 자들을 위해 그 제물의 수와 종류를 달리 규정하고 있다. 집안이 가난하여 희생 제사를 드리지 못하는 비극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히 배려하신 것이다.
‘만일 그가 가난하여 그의 힘이 미치지 못하면’
가난한 자는 속건제물로 어린 숫양 한 마리, 소제물로 고운가루 십분의 일 에바, 기름 섞은 것과 기름 한 록을 바쳐야 한다. 또한 산비둘기 둘이나 집비둘기 새끼 둘을 가져다가 하나는 속죄제물로, 하나는 번제물로 드리면 되는 것이다.
제사를 드리는 방법과 절차는 전과 동일하다. 다만 속죄제물이나 번제물은 비둘기로 대체할 수 있으나 속건제물은 그대로 숫양을 드려야 한다. 이것은 문둥병자가 선민으로서 하나님과 맺은 계약으로 원상 복귀하기 위하여 위임제로 드리는 제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제물은 요제로 삼아 고기는 제사장의 몫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4. 가옥에 발생한 문둥병의 진단 및 규례
가옥에 발생한 문둥병이라는 것은 곰팡이에 의한 가옥의 부식을 말한다. 하나님이 이처럼 가옥에 이르기까지 곰팡이에 대한 세부적인 정결 의식을 정한 것은 언약의 이스라엘이 모든 죄악과 부정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성결의 삶을 살아나가기를 원하시는 것이다.
‘어떤 집에 나병 색점을 발생하게 하거든’
곰팡이에 의한 가옥의 벽의 부식은 당시 팔레스틴 지방의 흔한 풍토병이었다. 따라서 가옥에 곰팡이가 기생하는 것은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나 도덕적 부정의 결과라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이것은 자연현상에다 하나님의 영적인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이것이 발생할 때마다 영적으로 각성하여 정결하고 거룩한 삶을 더욱 힘쓰라는 것이다.
곰팡이가 발생하면 집 주인이 먼저 할 일은 자기 마음대로 판단하지 말고 신속히 제사장에게 알리는 것이다. 제사장은 먼저 그 집의 기물을 바깥으로 옮기고 부정을 면하게 해야 한다. 그런 후에 그 집을 살피는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문둥병의 전염을 막기 위한 조치이다. 사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천막을 치고 유목민으로 살아갈 때에는 가옥을 지을 필요가 없고 곰팡이에 대한 부식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땅에서 나그네 생활을 할 때에는 이런 걱정은 전혀 없었으나 그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정착하여 가옥을 짓고 거주할 때에 가옥이 흙집이기 때문에 우기 때에 날씨가 습하면 곰팡이가 생겨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다.
‘그 집의 벽에 푸르거나 붉은 무늬의 색점이 있어’
가옥의 벽에 곰팡이가 이는 것은 특히 흙집에 사는 경우에 허다하며 흙을 부식시키고 벽 표면이 패이도록 한다. 이런 곰팡이 부식을 문둥병과 동일하게 판단한 것은 곰팡이가 또 다른 질병을 유발시키기 때문이다.
제사장은 이런 경우에 그 집을 7일 동안 폐쇄시키고 사람들의 출입을 막아야 한다. 이는 곰팡이의 부식 속도를 확실하고 충분하게 파악하기 위한 조치였다. 7일 후에 재조사하여 색점이 집에 퍼졌으면 가옥을 수리하여 곰팡이를 완전히 제거하라는 것이다.
벽의 흙을 긁어내고 돌을 빼내고 새로운 흙으로 다시 바르고, 이렇게 집을 수리하여 곰팡이를 제거한 후에 다시 곰팡이가 재발하면 그 집을 헐고 돌과 그 재목과 그 집의 모든 흙을 성 밖 부정한 곳으로 내어가야 한다.
‘그 집을 폐쇄한 날 동안 그 집에 들어가는 자는’
폐쇄 조치를 한 집에 들어가는 자는 해질 때까지 부정하였다. 그 집에서 자는 그 옷을 빨아야 하고 그 집에서 먹는 자도 옷을 빨아야 한다. 문둥병이 발한 집에서 먹고 자는 사람은 부정한 것에 직접 참여하여 그것과 밀접한 관계가 된 것을 의미한다.
옷을 빤다는 것은 위생적인 측면도 있지만 모든 죄와 부정으로부터 분리되어 영적 순결을 회복한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
‘색점이 집에 퍼지지 아니하였으면’
곰팡이균에 의한 부식이 더 이상 퍼지지 않아 정결하게 된 집은 제사장은 그 집이 정하게 되었다고 선포해야 한다. 그리고 이때의 정결 의식은 치유된 문둥병자를 진 내에 복귀시킬 때에 행했던 의식과 동일하다.
즉 새 두 마리와 백향목과 우슬초와 홍색 실을 가져다가 동일하게 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결 의식을 치르지 않으면 그 집은 완전히 청산 받지 못한 부정한 잔재로 남아 하나님의 백성들을 부정하게 하며 거룩한 땅을 욕보이는 가옥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가옥은 언약 백성의 가옥으로서 결코 용납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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