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이속우원 -
권다품(영철)
"이속우원"이란 말이 있다.
"담에도 귀가 있다"란 말이다.
"남이 듣지않는 곳에서도 말을 조심하라"는 뜻이 담겼다.
우리 속담에도 말 조심에 대한 말이 있다.
"밤 말은 쥐가 듣고, 낮말은 새가 듣는다."란 말이란다.
말에 대한 가르침은 어릴 때부터 어른들로부터 수도 없이 들어 왔다.
욕을 하면 안 되고, 거친 말을 하면 안 되고...
그 하는 말만큼 대우를 받는다는 말을 들었다.
특히, 남의 말은 더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주위를 가만히 보면, 남의 흉을 보거나 험담을 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나는 이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자기가 더 지저분 한 사람이 다른 사람 험담을 잘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
내 입에서 나간 말은 언제 퍼져도 퍼진다고 생각하면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어쩌면 "너만 알고 있어라."며 한 얘기가 더 빠르고 확실하게 퍼질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여러 사람한테 중요하게 전하고 싶은 말이라면, 일부러 "이 말은 여기 앉은 사람만 알고 있어야 된다."라고 말하면, 더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느 생각이 들 정도다.
둘도 없이 친한 사람이라고 해도 그렇겠다.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된다."는 말이 있다.
지금 서로 못할 말 없이 친하다고 해도, 언제 서로 마음이 상해서, 내 비밀을 퍼뜨리고 다닐 날이 올 지도 모른다.
남의 험담을 하지 말라는 말이다.
또 이런 생각이 든다.
설사 그 말이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리 인간에게는 남의 험담은 한 번 하기 시작하면 자꾸 하고 싶어지는 묘한 심리가 있단다.
무식한 사람일 수록 칭찬에는 인색하고, 험담에는 도가 넘친다고 한다.
무식하다보니 생각이 없고, 생각이 없다보니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인품이 없어, 생각나는 대로 말해 버린다는 말이겠다.
남 험담 않고 칭찬을 한다는 것이 참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솔직히 나도 잘 안 된다.
잘 참다가도 화가 나면 안 참아진다.
나도 특별한 사람은 아니구나를 느낀다.
어떤 사람에게서 남의 험담을 들은 날 밤, 혼자 누워 가만히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던가?
딱 생긴 꼬라지만큼 추하다는 생각이 들던가?
아니면 꼬라디는 개 죽사발 핥은 것처럼 멀끔하게 생긴 인간이 꼬라지 값을 못하네 싶던가?
혹시, 남의 험담을 할까 말까 망설이면서, '저 사람은 입이 무거워서 다른 사람에게 전하지는 않을 거야' 싶을 때도 있던가?
그래서 그 사람을 믿고, 다른 사람 험담을 함부로 말을 한 적은 없었는가?
그런데, 그 말이 탄로가 나서, 안 했다며 말을 만들어서 합리화하는데도, 여러 사람들의 눈빛 때문에 온몸에 땀이 나는 일은 없었는가?
아무리 좋은 '대가리'로 얄팍하게 합리화를 해도 듣는 사람은 알 것이다.
차라리 그런 말을 하지마라.
한 번 참고, 두 번 참고, 또 참고....
이를 악물고 참아 보자.
참아지지 않는다면, 수준이 그 것밖에 안 된다는 말이다.
그러면 책이라도 좀 읽어라.
책 읽기 싫으면, 잠들기 전에 누워서라도 자신을 반성이라도 좀 하고 자고....
"뭐 씨바 사람이 그런 말 안 하고 사는 놈이 어딨노?" 라고?
그렇다면 사람들이 당신을 피할 것이다.
겉으로는 억지로 만날 지 모르겠지만, 속으로는 '저 사람한테는 정말 말을 조심해야 한다' 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 사람이 앉은 자리에서 말하고 있는 순수한 사람의 무릎을 테이블에서 툭툭 치며, '이 사람한테는 말 조심 하라'는 힌트를 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당신 입에서 남의 험담이 나가는 순간, 당신 친구들은 하나 둘 당신을 떠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다.
나는 그런 사람이 갑자기 죽었다는 소식이 들리면, "그 사람 결국 고렇게 살다가 죽네!" 하고 말겠다.
사실 나도 잘 안 된다.
이렇게 글이라도 쓰면서,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다 조면, 혹시 조금 나아질랑강 싶어서 써 본다.
2923년 2월 26일 오후 5시 03분,
권다품(영철)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