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아우구스티노방황에서 하느님 사랑의 증거자로
축일|8월 28일 / 354년 11월 13일 ~ 430년 8월 28일 / 히포의 주교 · 교회 학자 · 서방 교회의 위대한 교부
1. 어머니의 눈물 속에서 태어난 신앙의 사람
성 아우구스티노(Augustinus)는 354년 11월 13일 북아프리카 누미디아 지방의 타가스테(Tagaste)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 파트리키우스는 이교도였지만, 어머니 성녀 모니카는 신실한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아우구스티노는 어린 시절 그리스도교 교육을 받았지만 성장하면서 신앙에서 점점 멀어졌습니다.
카르타고에서 수사학을 공부하고 교사로 활동하면서 세상의 명예와 지식, 사랑과 쾌락을 추구했습니다.
그는 한 여인과 함께 생활하며 아들 아데오다투스(Adeodatus)를 얻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마음 깊은 곳에서는 늘 진리를 찾고자 하는 갈망이 있었습니다.
2. 진리를 찾아 헤매다
아우구스티노는 악의 문제와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한 답을 찾고자 마니교에 빠졌습니다.
이후 오랫동안 마니교의 가르침에 머물렀지만, 점차 그 가르침에 만족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383년 로마로 건너갔고, 384년에는 밀라노에서 수사학 교사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두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성 암브로시오 주교와 어머니 성녀 모니카였습니다.
성 암브로시오의 설교를 들으며 아우구스티노는 성경을 단순히 문자적으로만 읽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영적인 의미를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들을 위해 오랜 세월 눈물로 기도해 온 어머니 모니카의 사랑은 그의 마음을 끊임없이 두드렸습니다.
성 암브로시오는 눈물 흘리는 모니카를 위로하며 이렇게 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런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를 둔 아들은 결코 멸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3. “집어서 읽어라”
아우구스티노는 하느님께 돌아가고 싶은 마음과 세상에 대한 미련 사이에서 오랫동안 갈등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원에서 깊은 내적 고뇌에 빠져 있을 때,
어디선가 “집어서 읽어라(Tolle, lege)”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는 성경을 펼쳤고,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13장 13절을 읽었습니다.
“대낮에 행동하듯이, 품위 있게 살아갑시다.
흥청대는 술잔치와 만취, 음탕과 방탕, 다툼과 시기 속에 살지 맙시다.”
그 순간 아우구스티노의 마음은 크게 움직였습니다.
386년 교수직을 내려놓고 하느님께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387년 4월 13일, 주님 부활 대축일 파스카 성야에 밀라노에서 성 암브로시오에게 세례를 받았습니다.
4. 어머니와 아들을 잃고
세례를 받은 뒤 아프리카로 돌아가던 중,
로마 근교 오스티아에서 평생 아들을 위해 기도했던 어머니 성녀 모니카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향 타가스테로 돌아온 뒤에는 사랑하는 아들 아데오다투스마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큰 슬픔을 겪은 아우구스티노는 자신의 삶을 더욱 하느님께 봉헌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재산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친구들과 함께 공동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뜻과 달리 391년 사제품을 받았고, 396년에는 히포(Hippo)의 주교로 선임되었습니다.
5. 위대한 목자, 히포의 주교
아우구스티노는 약 35년 동안 히포 교구를 사목하며 서방 교회의 가장 위대한 주교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는 주교의 권위를 자신의 명예를 위해 사용하지 않고 하느님 백성의 행복과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사용했습니다.
주일과 축일에는 충실히 강론했고, 예비신자들에게 직접 교리를 가르쳤습니다.
또한 성직자들과 공동생활을 하면서 엄격한 규율과 기도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그는 교회 안에서뿐 아니라 사회의 가난과 불의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주교로서 자신의 책임을 다했습니다.
6. 진리를 지키기 위한 수많은 저술
아우구스티노는 사목 활동 중에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글을 썼습니다.
당시 교회를 위협하던 여러 가르침에 맞서 그리스도교 신앙의 진리를 설명하고 옹호했습니다.
특히 마니교, 도나투스파, 펠라기우스주의 등에 맞서 활발하게 논박했으며,
삼위일체와 하느님의 은총에 대해서도 깊이 연구했습니다.
그의 저술은 매우 방대하여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것으로
100여 권의 책과 논문, 200여 통의 편지, 수백 편의 설교 등이 있습니다.
7. 대표작 《고백록》과 《신국론》
성 아우구스티노의 가장 유명한 저서 가운데 하나는 **《고백록》**입니다.
이 책에서 그는 자신의 젊은 시절의 방황과 죄, 진리를 찾아 헤맨 과정,
그리고 마침내 하느님께 돌아온 회심의 여정을 솔직하게 기록했습니다.
또 다른 대표작인 **《신국론》**에서는 세상의 역사와 인간의 삶을 하느님 나라라는 관점에서 깊이 성찰했습니다.
그의 삶과 저술은 이후 서방 그리스도교의 신학과 영성에 막대한 영향을 주었습니다.
특히 하느님의 은총에 대한 깊은 가르침 때문에 그는 ‘은총론의 박사(Doctor Gratiae)’라고 불립니다.
8. 성 아우구스티노의 유명한 회심 고백
아우구스티노의 삶을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말이 있습니다.
“늦게야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세상에서 행복을 찾았지만, 결국 자신이 찾아 헤매던 진정한 행복은 하느님 안에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의 삶은 인간이 아무리 멀리 돌아가더라도 하느님의 은총은 포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9. 바닷가의 조개껍데기와 삼위일체
교회 미술에서 성 아우구스티노는 책을 들고 있거나 서재에서 연구하는 주교의 모습으로 자주 표현됩니다.
또한 바닷가에서 조개껍데기를 들고 있는 어린아이와 함께 묘사되기도 합니다.
전승에 따르면 아우구스티노가 삼위일체의 신비를 깊이 묵상하며 바닷가를 걷고 있을 때,
한 어린아이가 조개껍데기로 바닷물을 작은 구덩이에 퍼 담고 있었습니다.
아우구스티노가 무엇을 하는지 묻자 아이는 바닷물을 모두 구덩이에 담겠다고 대답했습니다.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하자 어린아이는 삼위일체의 무한한 신비를
인간의 작은 지성으로 모두 이해하려는 것도 그와 같다는 뜻의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인간의 이성으로 하느님을 탐구할 수 있지만,
하느님의 신비는 인간의 지성을 넘어선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 줍니다.
10. 불타는 심장과 화살
성 아우구스티노의 또 다른 대표적인 상징은 불타는 심장입니다.
불타는 심장은 하느님을 향한 그의 뜨거운 사랑과 진리를 찾고자 하는 열망을 나타냅니다.
특히 심장을 꿰뚫는 화살과 함께 표현될 때에는
하느님의 사랑이 인간의 마음을 깊이 움직이고 변화시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불타는 심장과 화살은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의 중요한 상징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11. 마지막까지 양 떼와 함께
430년, 반달족이 히포를 포위하고 있을 때 아우구스티노는 병상에 누워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안전보다 자신이 맡은 교회와 신자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430년 8월 28일, 76세의 나이로 하느님의 품에 안겼습니다.
그의 유해는 훗날 사르데냐를 거쳐 파비아로 옮겨졌으며,
1842년에는 유해의 일부가 다시 옛 히포 레기우스로 반환되었습니다.
🌿 성 아우구스티노가 우리에게 남긴 길
성 아우구스티노의 삶은 처음부터 거룩했던 사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는 오랫동안 방황했고, 세상의 것들을 추구했으며, 진리를 찾아 수없이 많은 길을 헤맸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를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어머니 모니카의 눈물 어린 기도,
성 암브로시오의 가르침, 그리고 하느님의 은총이 그의 마음을 마침내 변화시켰습니다.
그의 삶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하느님께 돌아가는 데 너무 늦은 때는 없습니다.”
과거가 우리의 전부가 아니며,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는 새로운 삶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방황하던 사람이 위대한 교부가 되었고, 진리를 찾아 헤매던 사람이
수많은 사람에게 진리의 길을 가르치는 스승이 되었습니다.
성 아우구스티노의 삶은 결국
한 인간의 회심 이야기가 아니라, 한 영혼을 끝까지 기다리시는 하느님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 성 아우구스티노와 함께 드리는 기도
성 아우구스티노님,
저희가 세상의 여러 것들 속에서 참된 행복을 찾으려 헤매지 않게 하시고,
우리 마음 깊은 곳에서 부르시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알아듣게 하소서.
저희에게 진리를 사랑하는 마음과 하느님의 은총을 겸손히 받아들이는 마음을 주소서.
방황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했던 성녀 모니카의 믿음처럼,
저희도 사랑하는 이들을 포기하지 않고 기도할 수 있는 믿음을 주소서.
성 아우구스티노의 전구로
저희가 날마다 하느님께 더욱 가까이 나아가 마침내 참된 사랑과 평화를 누리게 하소서.
아멘.
✝️ 성 아우구스티노,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 성녀 모니카,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