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인가 탄천을 걷고 들어 왔다.
한 두 서너 달은 될듯 싶다.
아침에 아들놈 도서관에 데려다 주고
이참에 재활 운동을 시작해 보자고
어제 연습장에서도 힘이 부치고
인대 강화 훈련을 좀 해야 겠다고 한다.
내친김에 탄천으로 향했다.
계단을 내려 서니 누런 잔디에
아침 서리가 반짝 눈에 들어 온다.
아스팔트 길을 걸으니 다리에 무리가 와
잔디 위로 걸으며 탄천을 내려다 보니
오리들이 더러 있는데 두마리는 미동도 없이
꼭 박재 한것 모양 쪼르리고 있다.
조심스레 계단 밑으로 내려 서려니
어디서 날아 들었는지 오리떼가 후드득 날아 간다.
고놈의 두마리도 그제서야 목을 쭈욱 빼고 물살을 질러 움직인다.
난 또 죽은 줄 알고 어찌 해 주려고 갔는데 자고 있었나 보다.
열심히 팔 운동하며 걷자니 저 멀리서 한때의 오리가
일렬 횡대로 줄지어 물살을 따라 내려 오고 있다.
어찌나 장관이던지 혼자 감탄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이 조그마한 탄천에서 느끼고 있구나.
언제 어디서 날아 들었는지 그새 오리는 점점 더 불어 나고
군데 군데 돌 다리며 고수 부지 마냥 인공으로 가꿔 놓은 섬
양 옆으론 즐비한 아파트 군상이지만 탄천으로 내려 서면 자연과 동화 된다.
지난 가을엔 메기도 3마리나 살았는데
이 겨울 잘 지내고 있는지 다리 밑도 유심히 쳐다보고
이매고 밑 다리 까지 걷고 돌아 설땐 쇠통 3개가 있는데
그것을 차례대로 퉁 퉁 퉁 치며 돌아 선다.
섹스폰 불던 아저씨도 가끔은 나오시는데
아쉬움은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애완견을 끌고 와
제대로 뒷처리를 안 하고 간 것이 눈에 띤다.
조금만 양식적이면 좋겠다.
다음엔 비닐 봉지와 집게를 준비해서
나부터 탄천 지키기에 솔선수범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어제 뉴스에 산성비때문에 생태계가 위협 당하고 있다는데
탄천변의 낙엽도 썩지 않고 그냥 말라 있었다.
아직까지 자연의 도움을 받고 살지만
언제 우리가 버림 받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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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매섭던 추위 대한이 지나선지 어느새 탄천 바람결에선 봄 냄새가 나더군요. 저도 탄천의 오리떼 노니는 모습에 반해서 걸음을 빨리 옮길 수가 없었어요. 존 주말 되시길.
아니, 그럼 탄천은 국희샘이 맡겠단 말인가??...ㅎ 그래요, 그 좋은 자연 환경을 우리 스스로 께끗이 지키지 않으면 그대로 우리에게 돌아오는데... 우리가 앞장 설까요???..ㅎ
탄천 연가보담 탄천 별곡이 어떨까여? 과연 외이즈 맨 답습니다. 님의 영근 생각에 박수를 보냅니다.
샘~~~오리떼...메기가 중요한것이 아니고 샘의 다리(발목)조심~~조심혀요..얼음판이 군데 군데 있어요..걱정되요.
율동공원의 청둥오리도 볼만 하더군요. 겨울체비로 살이 오른 오리며 비들기들의 모습이 찬바람에 상큼함을 더해주어서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