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의 피아골이란 산골에 노후한 모텔을 개조한 '강길웅 신부님의 피정의 집' 있습니다.
이 피정의 집 관리를 맡고 있는 신부님은 깔끔한 침실, 좋은 재료의 담백한 식단과 정성스런 명특강~을
가장 중요한 영업조건으로 정해 놓고, 늘 재충전하러 오시는 신자분들을 맞이하신다고 합니다.
깊은 산골의 청정계곡이 흐르고 옆 동네엔 연곡사라는 절도 있어 신부님께서 그 곳 문화재에 대한 안내도 해주신답니다.
오랜 만에 관광버스를 타고 떠나는 1박2일의 피정은 참 기대가 되었답니다. 왜냐?하면
강길웅 신부님은 워낙이 유명세를 가지고 계시는 신부님이시고 듣기로는
소록도에 10년 넘게 계셨고, 광부, 섬마을 선생님을 하신 다양한 이력을 지니신 신부님,
재미난 글솜씨와 강론으로 유명한 신부님이시기에 넘 궁금하고 뵙고 싶었답니다.
그전엔 멕시코의 선교사들이 봉사하고 있던 소록도에 한국인 신부님으로 최초로 들어가시어
10년간 봉사하시게 된 연유가 궁금하고
맛깔난 글 솜씨처럼 구수하고도 진지한 강론말씀이 기대가 되었던 것입니다.
1박2일의 코스동안 2번의 특강이 있는데
신부님은 자신의 유년시절부터 솔찍한 이야기로 당신의 삶 속에서의 고통의 의미를 풀어나가셨습니다.
40여년간 간질로 고생하다가 죽은 여동생,
어린 소년시절부터 자신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던 어머니 때문에
늘 눈물을 흘리며 밤을 세우고 반복된 가출로 온갖 고생을 다하면서, 단련받아온 자신의 삶으로
신부가 되어서도 아무도 들어가기를 기피하던 소록도를 아무런 두려움 없이, 나병환자들과 함께 하기 위해 들어 갈 수
있었던 원천적 힘이 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이런 고통의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생각해 보면 나에게 주신 고통이 하느님의 섭리요 사랑임을 느꼈다.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자들의 삶은 고달프다. 왜냐햐면 고달픔 안에서 하느님의 특별한 자녀로 이끄시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십자가, 즉 숙제가 있는데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숙제와 내가 저지른 숙제가 있다.
이러한 숙제를 받아들여 잘 해야 구원 받으니, 현세에서 하는 것이 복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소탈한 듯 하시지만 예리한 눈빛으로 꿰뜷어 보시려는 듯한 신부님의 모습은 참 거룩해 보였습니다.
역시 피정을 오신 수원교구 초대 주교님, 윤공희 주교님과 마주보고 식사하시면서 공손하게
국에 밥 말아 찬 한가지로 드시는 모습이 검소하고 겸손하셨습니다.
나에게 하느님의 큰 뜻을 알려주시려고 마련된 숙제를 원망하지 않고 열심히 하면
다른 이들이 할 수 없는, 기피하는 일을 당당히 할 수 있다고 하시는 말씀에
신부님께서 소록도에서 10년을 사목하실 수 있는 힘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신부님의 거룩한 모습에 감화되어 세례를 받은 섬마을 어린이들의 이야기에~
성당에, 성경공부에 시간보내는 나를 보고 우리 아이들, 주위의 친척들은 감화를 받기는 커녕'''
왜 그리 바쁘냐?며 성당 신자가 아니라 완전히 성당환자가 되었다고 놀리는 동창친구들,
가족 몰래 마트에서 아르바이트하냐고 딱하게 물으시는 친정 식구들,
울 아들들은 잔소리가 줄어서는 좋은데, 기도 많이 하니 울 아들들 잘 될거라하는 황당한 짱 알 수 없는
엄마로 보니~ 씁쓸할 수 밖에요...하지만 언젠가 알게 되겠지요.
내 힘으로 안되는 것은 하느님께 기도로 청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좋은 길이라는 것을...
그것이 우리가 하느님의 섭리를 이해하며 실천하고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요.
첫댓글 매일 바쁘게 성당 나가는 제게 직장 다니냐고 묻던 사람이 있었어요..우리가 주님의 사업을 하긴하죠??ㅋㅋ 피아골 피정의 집을 다녀왔군요? 넘 좋았겠다..^^ 이렇게 더울때 어디 피정이라도 며칠 갔다오면 몸도 마음도 시원할텐데...^^
우리 아파트 주민들이 제게 가끔 하는 말이예요. ㅋㅋ 직장 다니냐고... 직장이 아니고 평생 신앙학교예요.ㅎㅎ 지리산 피아골에 좋은 피정의집이 있었네요. 저도 가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