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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 소개 |
조지훈 趙芝薰 [1920.12.3~1968.5.17]
본명 동탁(東卓). 경북 영양(英陽) 출생. 엄격한 가풍 속에서 한학을 배우고
독학으로 혜화전문(惠化專門)을 졸업하였다.
1939년 《고풍의상(古風衣裳)》 《승무(僧舞)》, 1940년 《봉황수(鳳凰愁)》로
《문장(文章)》지의 추천을 받아 시단에 데뷔했다.
고전적 풍물을 소재로 하여 우아하고 섬세하게 민족정서를 노래한 시풍으로 기대를 모았고,
박두진(朴斗鎭) ·박목월(朴木月)과 함께 1946년 시집 《청록집(靑鹿集)》을 간행하여
‘청록파’라 불리게 되었다. 1952년에 시집 《풀잎 단장(斷章)》,
1956년 《조지훈시선(趙芝薰詩選)》을 간행했으나 자유당 정권 말기에는 현실에 관심을 갖게 되어
민권수호국민총연맹, 공명선거추진위원회 등에 적극 참여했다. 시집 《역사(歷史) 앞에서》와 유명한
《지조론(志操論)》은 이 무렵에 쓰인 것들이다.
1962년 고려대학 민족문화연구소 소장에 취임하여 《한국문화사대계(韓國文化史大系)》를 기획,
《한국문화사서설(韓國文化史序說)》 《신라가요연구논고(新羅歌謠硏究論考)》
《한국민족운동사(韓國民族運動史)》 등의 논저를 남겼으나 그 방대한 기획을 완성하지 못한 채 사망했다.
서울 남산에 조지훈 시비(詩碑)가 있다. 출처 : 두산세계대백과 EnCyber
요점 정리 |
어조 : 의고적(-도소이다), 현재법(운다, 친다)
형식 : ① 내재율, 산문율
② 전 18행의 단연시로, 내용상 5문단으로 나눌 수 있음
의의 : 고전 의상의 아름다움을 미학적인 면에서 예찬
주제 : 의상으로 본 한국적 고전미
출전 <문장(文章)>(1939.4)
어휘와 구절 |
부연(附椽) : 긴 서까래 끝에 덧얹는 네모지고 짧은 서까래.
주렴(珠簾):구슬을 꿰어 꾸민 발.
풍경(風磬):처마 끝에다는 경쇠. 작은 굴 모양으로 만들고 그 속에 쇠로 붕어 모양을 만들러 달아서 바람이 부는 대로 흔들리어 소리가 나게 함.
운혜·당헤:운혜(雲鞋)는 앞 코에 구름 모양의 무늬가 새겨진 가죽신, 당혜 (唐鞋)는 당초문(唐草紋)이 새겨진 가 죽신.
회장(回裝):여자의 저고리 깃,끝동. 겨드랑이 같은 곳에 댄 여러 빛깔의 장식용 헝겊.
동정:옷깃 위에 조붓하게 덧꾸미는 흰 헝겊오리
호접:호랑나비
하늘로 날을 듯이 길게 뽑은 부연 끝 : 전통 가옥의 서까래에서 느껴지는 경쾌하고 우아한 곡선의 아름다움을 표현하였다.
아른아른 봄밤이 두견이 소리처럼 깊어가는 밤. : 깊은 밤에 와서 우는 두견이의 소리처럼 봄밤도 깊어 간다.
그대는 어느 나라의 고전을 말하는 한 마리 호접 : 그대의 춤사위는 그 자체로 한 마리 나비가 가볍게 움직이는 것 같은, 고전적인 우아함을 전해 주는 것 같다.
나는 이 밤에 옛날에 살아 : 나는 이 밤에 마치 옛날(높은 품격을 지닌 아름다움이 살아 있는 고전적 시대)로 돌아간 듯한 기분에 취해.
이해와 감상 |
1939년 <문장> 지에 소개된 이 시는 소재 자체가 고전적이고 전통적이다. 이와 같은 전통 지향성과 고전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은 조지훈 시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그는 시의 소재를 고전적인 풍물에서 즐겨 구했고, 이를 통해 섬세하고 우아한 한국적 아름다움을 시로 형상화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 작품은 열두 폭 치마를 받쳐 입고, 운혜·당혜를 신은 여인의 아름다운 모습을 통해 사라져 가는 전통적인 생활에 대한 아쉬움과 애수를 노래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서 고전적인 세계의 아름다움은 그 자체로써 민족적인 정서를 환기하는 중요한 소재였던 것이다. 그리 하여 그는 전아(典雅)한 우리말을 사용하여 민족적 정서와 전통에의 향수를 노래하였으며, 거기에 불교적인 선미(禪味)를 가미하였다. 따라서, 그의 시는 다른 시에서 흔히 찾아보기 어려운 고전적인 품격(品格)을 지니고 있다.
참고 자료 |
'고풍 의상'의 율격구조 이 작품은 몇 개의 율격 구조를 동시에 채용하고 있다. 한 행이 3음보로부터 최대 5음보까지 교차하고 있어 자유시다운 율격 구조를 보여 주고 있다. 이 와 함께 4행의 '곱아라', '고와라', 6,7행의 '회장을 받친 회장저고리/회장저고리 하얀 동정이 환하니 밝도소이다'에서의 '회장저고리', '회장' 등 인접 어구의 반복, 11행의 '치마 끝에 곱게 감춘 운혜,당혜'에서의 반복되는 2음절 어휘, 그리고' ㅗ, ㅏ, ㅔ, ㄱ, ㅊ' 음운의 연속 등도 이 시의 운율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8-10행에서는 여인의 치마 선의 흐름새와 그 움직임을 'ㅅ'과 'ㄹ'음을 통해서 표현하고 있다. 그 결과 의성어나 의태어가 아닌 '스스로'도 같은 효과를 빚고 있다. 이 밖에도 음운의 반복에 의한 유포니(euphony) 현상을 교묘히 이용, 이 시의 감각적 이미지를 돋보이게 하고 있다. 즉 '자주빛 회장을 받친 회장저고리/회장저고리 하얀 동정이 환하니 밝도소이다' 같은 구절에서 'ㅎ'을 초성으로 한 낱말들(회장저고리/하얀/환하니)이 4음보를 이루면서 연속적으로 사용됨으로써 시각적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청록파 시인들의 자연관 : 박두진,조지훈,박목월이 공동으로 간행한 <청록집>(1946)의 시들은 대부분 일제 말기에 씌어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시들은 어떤 질적 공통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 시집의 발간으로 이 세 시인을 '청록파'라는 명칭으로 부르게 되었다. 이들이 <청록집>에서 보여 준 공통점 중 가장 중요한 것은'자연'을 소재로 한 시들을 통해 가혹한 시대를 견디려는 의지를 엿보게 해 준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전통 시가에서 흔히 조화로운 이상 세계의 상징으로 등장하는 자연에 대한 지향을 계승하고 있다는 점도 이들이 지닌 공통적인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시적 지향이나 표현의 기교면에서는 서로 다른 양상을 보여 준다. 즉, 조지훈의 경우는 회고적,민속적인 제재를 통해 민족적 정서와 전통에 대한 향수 및 불교적 선미(禪味)를 그려 낸 데 비해, 박목월은 향토성이 짙은 토속적인 언어, 정형적인 율격, 간결한 이미지와 섬세한 서정성을 특징으로 하며, 박두진은 기독교적 생명 사상에 입각한 자연과의 친화를 노래하였던 것이다
청록파 시인의 시세계
1939년 이후 문장을 통하여 정지용의 추천으로 시단에 나온 박두진, 조지훈, 박목월은 해방 후 함께 합동 시집 '청록집'을 냄으로써 '청록파' 또는 '3가 시인' '자연파' 등으로 불리게 되는데 이들의 주요 관심은 자연이었다.
박목월은 흔히 향토적인 시인이라고 불린다. 그의 시의 소재는 흔히 자연이되 그는 그 자연 속에서 향토색이 짙은 용어 또는 사물을 찾아 내어 그것을 서로 연결함으로써 그 배면에서의 이미지의 연결을 꾀한다. 그의 시에서는 동사가 거의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의 시는 더욱 정물화라는 느낌을 준다. 사람의 숨결이 스며 있지 않음도 볼 수 있다.
조지훈은 문화적 보수주의에 바탕한 대표적인 시인으로 일컬어질 수 있다. 그가 시에서 그리고자 하는 것은 잃어 버린 옛 질서요 옛 풍물이다. 그 옛 질서 옛 풍물에 대한 그리움이 때로 그를 우국적으로 되게도 하고 지사적인 풍모를 지니게도 만든다. 또는 그의 반근대화주의는 일본 제국주의에 대하여 반항하는 꼴을 취하게도 만든다.
박두진은 이 둘에 비하여 더욱 관념적이다. 그의 시는 언젠가 올 메시아에 대한 찬미로 차 있다고 볼 수 있다. 박두진의 자연은 메시아의 도래에 의해 완성될 수 있을 뿐이며 이점에 있어 그의 자연은 조지훈, 박목월의 자연을 노래한 지난 날의 자연인 것과 전혀 다르다. 그런 면에서 그는 이상주의자요, 뒤에 그가 사회적 불의에 항거해서 사회 정의를 부르짖는 시를 쓰게된 사실도 이 문맥에서 이해된다.
보충 자료 - 청록파의 작품 경향과 문학사적 의의
1) 시풍
조지훈 : 지사의 기풍을 지니고 고전적인 소재를 취재하여 회고적인 시정에 젖어들었다. 동양적인 선관(禪觀)를 보여 줌
박두진 : 자연에 대한 신선한 생명력과 기독교적 신앙을 바탕으로 하여 자연과 친화한 시를 보여줌. 기독교적인 자연관을 지님
박목월 : 민요적 가락에 짙은 향토색을 가미하여 자연에 대한 관조를 보여줌. 전통적인 정관(情觀)를 보여 줌.
2) 시정(詩情)
조지훈 : 선미(禪美)가 깃들인 고아한 풍류
박두진 : 기독교적인 정결한 갈망이 착색된 자연
박목월 : 향토색 짙은 정결한 산수의 서경
3) 시형과 운율
조지훈 : 선운(禪韻)이 감도는 내재율
박두진 : 가쁜 호흡, 약동하는 생명의 호흡을 가진 내재율
박목월 : 전통적인 민요조의 율조가 혼연 일체를 이룬 연연한 비애의 가락
4) 문학사적 의의
자연의 실체 표현 : 한국의 신문학사를 통해서 한국의 자연이 실재 그 자체로서 부각된 것은 청록파의 공적이다. 이들에 의해 자연이 자연 그 자체로서 독립된 의미와 정서를 가지고 표현되었다.
시사적 맥락의 이음 : 순수한 우리말과 글의 특질을 잘 살려서 이를 통해 운율에 새로운 차원을 가져왔다는 점과 공백으로 남을 뼌했던 광복 전후의 시사적 맥락을 잇게 해준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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