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향후 3개월간 13만5000명 정례 징집… 전쟁 장기화·지구전 조짐
푸틴, 점령지 4곳 軍 치하하며 “조국수호·재통합의 날” 기념
서방에겐 19세기 나폴레옹전쟁과 20세기 독·소戰 악몽 일깨워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입력 2025-09-30 15:41:55
▲ 러시아 정규군 행진 모습. 9월29일 정례 징집령 소식이 우크라이나전쟁 장기화의 새로운 조짐으로 읽혀 주목된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예비군에 속하지 않은 18∼30세 러시아 남성 13만5000명을 10월1일~12월31일 징집한다는 대통령령 서명이 이뤄졌다. 로이터
러시아에 정례 징집령이 내려진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점령지 내 자국군 병사들을 “우리 시대 진정한 영웅”으로 치켜세웠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현지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은 ‘도네츠크·루한스크 인민공화국과 자포리자·헤르손 지역 재통합의 날’로 지정된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조국 수호의 해 기념공휴일을 맞아 병사·장교들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한다”며 “모든 계획이 실현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10월1일~12월31일 3개월에 걸쳐 예비군에 속하지 않은 18∼30세 러시아 남성 13만5000명을 징집하게 한 대통령령 서명 사실이 전날 보도된 상태다. 러시아는 모병· 징병 혼합 시스템이며 정규군의 경우 봄·가을 두 차례 소집돼 1년 복무한다. 징병 연령 상한이 27세였으나 이른바 ‘특별군사작전’ 이후인 2023년 30세로 상향 조정됐다. 러시아군 총참모부가 징집군은 특별군사작전에서 제외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전장엔 모병군이 투입돼 불만을 최소화한 셈이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쿠르스크를 점령하자 북한군까지 빌어 탈환한 것도 ‘자국민 손실감’을 줄였다.
전쟁 발발 이래 모병에 응한 사람들은 대부분 러시아 오지 출신들이다. 상당한 액수의 계약금과 급료 또한 그들 지역 평균 연봉의 몇 배에 해당해 가족 내지 집안 부흥의 계기로 이용된 측면이 있었다. ‘전쟁특수(特需)’라 할 만큼 국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며 전쟁 초엔 다수가 죄수 출신인 용병 집단 ‘바그너그룹’을 내세워 ‘전면 침공 아닌 특별군사작전’으로 주장하기도 편리했다. 명분 역시 ‘러시아계 주민 보호’였다.
다만 전쟁이 3년반 넘게 이어지자 상황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징집령이 구조적·지속적 병력 충원 의지 및 장기전 태세로 풀이되는 이유다. 지난 봄 16만 명 규모의 정례 징집, 이번 가을 또 13만5000 명 징집 발표를 전쟁 장기화 신호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서방 언론은 러시아 하원(둠바)에서 봄가을뿐 아니라 ‘연중 징집’이 가능하도록 한 법안을 논의 중이라고 우크라이나·러시아 매체를 인용해 짚었다. 전쟁을 빨리 끝낼 생각이 없다는 방증, ‘푸틴이 장기전을 기정사실화했다’고 본 것이다.
경제·사회적 비용과 정치적 리스크 감수 의지를 드러낸 러시아에 서방으로선 19세기 나폴레옹전쟁과 20세기 독·소전(獨蘇戰) 악몽을 되살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제정러시아와 소련 피해도 엄청났으나 침공을 감행한 서유럽 측이 훨씬 더 궤멸적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번 전쟁의 ‘향후 약 10년 계속’을 내다본 전망마저 나왔다. 발레리 잘루즈니 전 우크라이나 총사령관(현 영국 주재 대사)은 7월 자국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신이 허락하신다면 2034년 전에 끝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러·우 양측 입장이 워낙 첨예하게 엇갈리는데다 지구전에 강한 러시아 속성을 지목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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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러, 향후 3개월간 13만5000명 정례 징집… 전쟁 장기화·지구전 조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