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동물병원 원장입니다. 답글을 보니 지식 수준이 너무 높아서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매년 이맘 때가 되면 영종도에 병아리가 많아져서 많이들 골치 아픈 지경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드리려합니다. 참고하시고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1. 그동안 있었던 일들
제가 영종도에서 경험한 일들...
1)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 둘이 노란 병아리를 데리고 병원에 들어왔습니다. "이 병아리가 밥을 잘 안 먹어요!"라면서.. 자세히 알아보니 딸이 병아리가 이뻐서 집에 데려왔는데 어머님이 버리라고 해서 친구가 대신 키워주고 있었고 그 집에서도 키우기가 어려워져 병원에서 키워주면 안되냐고 데려 온 경우입니다. 결국 다시 데려갔지만 많이 씁쓸한 일이었습니다.
2) 한 아버지가 병원에 조금 큰 중병아리를 데려오시면서, 병아리때는 먹는 양도 적고 아이가 너무 졸라서 키웠는데 지금은 아이도 실증이나서 더 돌보지 않고 커가면서 먹는 양이나 싸는 양이 너무 많아 감당하기 어려워 병원에서 맡아주면 안되냐고 했습니다. 병아리 사료를 사기도 힘들다고 하면서... 결국 이 분 때문에 병아리 전문사료를 소분해서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얼마 안 되지만 영종도에서는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작한 일이지만 결국에는 한 포도 다 팔지 못하고 대부분 버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3) 한 아주머니와 어린 학생이 조그마한 상자안에 병아리를 담아와서 "애가 축 늘어졌어요..."라고 울면서 말했습니다. 이미 치료하기에는 늦은 시기라 더 뭐라고 할 수도 없는 상태라서 보호자를 진정시키느라 힘들었 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참을 아이와 같이 울던 아주머니는 양지바른곳에 묻어 주자며 아이의 손을 잡고 가셨습니다.
4) 아파트 베란다에서 다리에 줄을 매달고 어미닭까지 키우던 분은 베란다에서 날라다니고 냄새나도 오랬동안 키우시더니 결국은 이 분도 사료 때문에 결국 키우는 것을 포기하시고 아는 분에게 처리하고 말았습니다.
기타 다른 일도 많았지만 기억나는 대표적인 일만 정리하였습니다
2. 병아리를 키우면 좋은 점과 나쁜 점
1) 좋은 점
아파트에서 병아리를 키우려는 사람이 성인인 경우는 없습니다. 대부분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입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생명의 존엄함을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아이들의 정서에도 매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또 생명을 다루는 것이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슬픔도 동반하며, 어려움도 따른 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2) 나쁜 점
병아리는 다른 동물에 비해 매우 약해서 쉽게 죽을 수 있으며, 어려운 시기를 넘긴다 하더라도 오래동안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가 어렵습니다. 영종도에서는 저렴한 사료를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어릴때는 먹는 양이 적어 조금 비싸게 먹이를 구해도 괜찮지만 조금만 커져도 먹는 양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어려울 것입니다.
3. 그래도 병아리를 선택하려면...
우리는 삐약거리는 약하고 노란 병아리를 보면 보호해주고 싶은 본능과 귀엽고 예쁜 모습에 반하여 선택을 합니다. 지금의 모습은 너무 작고 예쁘지만 그 놈이 크면 냄새와 먹이, 키울 공간 부족으로 어려움에 빠진다는것을 잊어버리고 구입하고 맙니다. 결국 자신이 처리하지 못하니 남에게 대신 처리해 달라고 주는 것이 대부분 병아리의 끝입니다.
병아리를 선택하려면 우선 내가 언제까지 키울 것인지, 그 준비는 되어있는지 미리 확인하고 선택해야 하며 어차피 병아리때는 밖에서 혼자 살아갈 수 없지만 큰 중병아리가 되면 마당이 있거나 과수원 같은 곳에서는 잘 자랄 수 있으니 어릴때 잠깐 키워서 좀 더 커지면 풀어서 키울 수 있는 공간을 가진 전문 사육장에 보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처음에 병아리를 데려오면 항생제를 투여해주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됩니다. 일단 아파지고 나면 치료가 잘 안되기 때문에 아파지기 전에 미리 약을 써서 예방하는 것은 전문적인 사육장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우리 병원에서는 3,000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갑니다.
매년 이맘 대면 초등학교앞에서 병아리를 파시는 분이 생겨서 신도시에 병아리 붐이 한번씩 지나갑니다. 이때 좀 더 신중하게 선택하도록 아이들에게 미리 가르키거나, 키우게 되더라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키우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주민 여러분에게 참고가 되기를 바라며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답글 주세요. 아는 만큼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작년에 키우면서 제일힘들었던건~~사료구하기였어요....동물병원에서 공짜로 준다길래 조금 얻어갔는데도...턱없이 부족하던데..혹시 사료는 팔지않으시나요?
죄송합니다. 혹시 판매하게되면 공지하겠습니다.
동물병원 원장님 글이네요! 반갑습니다.몇 년 전에 다리가 부러진 햄스터를 들고 갔더니 원장님이 햄스터를 손에 올려놓고 한참을 들여다보시면서 "에고..넌 어쩌다 다리가 이렇게 부러졌니? 널 어쩌면 좋으니..."하시며 고민고민하시다가 결국 그 가느다란 햄스터 발에 부목을 대 주었지요..부목을 댄 햄스터가 어찌나 안쓰러우면서도 귀여운지..그때 원장님의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에 살짝 감동 받았답니다....햄스터는 원장님이 우려하신대로 균이 침투되어 얼마 못 살았어요
3마리중 2마리가 죽었어요...T.T 한마리라도 잘 키웟으면 합니다. 사료가 없어서 쌀을 갈아줬는데 잘 안먹네요..문방구에서도 팔지않고..어찌해야 할지...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