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또 인터넷의 찌질이 같은 이들이 너도 치과의사고 의사랑 한통속이라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하겠지만...
난 약처방은 안하고 사는 의사고...
또 우리 집안에 약사가 둘이나 되는 지라...
그냥 약처방에 대해 잘 아는 국민의 한사람으로 말해보려고 합니다.
내 치과 위에 내과가 있지요.
여기 원장님도 당연히 약 처방 무지하게 하고...
그 내과 하나보고 들어와 성업중인 약국도 있을 정도지만...
그 원장님 리베이트 같은 거 없습니다.
큰 병원급이야 리베이트를 받을 지도 모르죠.
하지만 개인의사에게 제약회사가 도대체 뭐하러 리베이트를 줍니까?
의사가 어떤 약을 처방하든 개인 의사에게 떨어지는 건 아무 것도 없이 그냥 처방전 비용을 받는 건데...
어떤 미친 제약회사가 각개격파식으로 리베이트를 하겠어요?
그럼 리베이트 받아먹고 그 약 처방 안해주면 어쩔 건데요...?
제약회사 사람들이 그렇게 멍청한 짓을 할까요?
게다가 나도 아파서 약 탈 때 보면 거의 가장 좋은 소위 오리지널 약들을 처방해주십니다.
근데 그런 오리지널 약 제조사들이 리베이트를 뭐하러 합니까?
광고 안해도 의사들은 어떤게 오리지널이고 어떤 게 카피약인 지 다 아는데...
이왕이면 자기 손해없는 일에 환자 좋으라고 좋은 약 처방하지 저질약 처방하겠습니까?
결국 이번 일의 시초는 건강보험이 적자가 난다는 데 있었습니다.
의약분업을 할 때 이렇게 될 거라고는 정부로선 상상을 못했을 만큼 어리석었던 거죠.
의약분업 결과로 리베이트는 개인의원 상대로는 의미가 없어져버렸습니다.
리베이트가 없어져버린 이상...
개인의원 원장들은 굳이 카피약을 처방할 이유가 없어졌죠.
자기 병원 환자가 잘 나아야 명의로 이름이 나는 것이니...
원장님들은 당연히 오리지널약을 처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 약값이 많이 들게 생겼거든요.
보험공단에선 난리가 났을 겁니다.
그렇다고 의사들에게 처방을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고...
대놓고 싼약 처방하라고 대국민 홍보할 자신도 없으니...
결국 성분명으로 처방하고...
나머지는 약국에서 알아서 하도록 하면...
약국 입장에선 같은 조제료 받는 것이니...
이건 리베이트가 통할 수 있는 거고...
(결국 리베이트로 가장 잘 설득이 될 수 있는 건 직접 약을 싸는 사람입니다)
(예전 의약분업 이전 의사들에 대한 리베이트가 통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죠)
그 결과 카피약 사용이 늘어나서 전체적으로 보험공단 약제비 지출이 줄어들게 될 거란 계산이겠죠.
근데 말입니다.
그럴 거라면 의약분업을 대체 뭐하러 했습니까?
예전 같으면 처방료와 약값만 지불하는 대신...
요즘은 처방 따로, 조제비 따로, 약값 따로인 구조인 셈인데...
의약분업 전 전체 비용이 10000원이었다면 지금은 15000원 정도는 내는 셈이 되고 있죠.
그나마 이렇게 비용을 내는 대신 오리지널 좋은 약을 처방받고 있는 혜택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다가 또 이렇게 제도를 바꾸겠다면...
국민들은 그럼 비용을 더 비싸게 내고 약은 의약분업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가자는 거 아닙니까?
대체 왜 내가...
같은 보험료 내고 좋은 약 처방 못받고..
약국에서 알아서 주는 동일성분이라는 라벨만 붙인 '카피약' 먹어야 하는 건데요...?
난, 바이엘 사의 '아스피린'이나, 롱프랑 사의 '로날'을 먹고 싶지,
아무 회사에서나 만든 ASA를먹고 싶지 않습니다.
난, 헤르페스(단순포진)에 걸려도 '조비락스'를 쓰고 싶지...
같은 acyclovir 성분의 아시클로를 쓰고 싶지 않구요...
난, 무좀에도 '라미실'을 바르고 싶은 거지...
같은 라미실레이트 성분이라고 주장하는 다른 연고를 원하지 않는다고요.
이건 약사인 내 마누라나 우리 누나도 같은 생각인 겁니다.
우리야 어짜피 이 쪽에 몸담은 사람들이나 약을 잘 알고...
양국 가서 약을 탈 때도 그게 뭔 약인 지 어디서 생산된 제품인 지 알고 삽니다만...
일반 국민들은 도저히 그러지 못하잖아요?
아니...
똑같은 돈 내고..
난 '나이키' 정품 '에어맥스' 사고 싶은데...
매장 직원이 같은 에어들은 거니까 아무 회사거나 신으라고 하면 가만히 있겠습니까?
중국 OEM회사에서 만드는 짝퉁이지만...
천이나 스폰지는 같은 원료 쓰는 거라 믿어도 된다고 하면 그걸 가져가겠냐구요?
성분명 처방...
말은 좋습니다.
하지만 약이란 게 아무리 성분명이 같아도 동일한 약가를 가지는 게 아닌데...
그걸 어떻게 같다고 우기는 지 이해가 안갑니다.
의사인 내가 직접 먹고 써봐도 효과가 다른데...
그게 어떻게 같다는 겁니까?
그저께도 윗층 약국 약사님이...
내 약 줄 때는 따로 좋은 제약회사 걸로 주시더군요.
우리야 아는 사이니까...
근데 이렇게 하면 여러분들은 안억울합니까?
의료인들 끼리는 좋은 약 대체해서 쓰는데...
여러분들만 카피약 타게 되면 기분 더럽지 않겠습니까?
사실 난 약 처방 받을 때...
보험말고 내 돈 더 주고서라도 오리지널약으로 바꿔서 타옵니다.
대체 어쩌자는 겁니까?
나라가 그저 의사들만 까대면 무조건 좋은 나라 되는 걸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걱정입니다.
첫댓글얼마전에 다쳐서 한 동안 약을 먹을 일이 있었는데 어떤 약국에서는 처방전의 약들을 임의로 대체조제 해주는 곳도 있더군요. 동일한 내용의 처방전으로 조제한 약들이 먹던 것과 조금 다르기에 데일리팜에서 검색 해봤더니 다른 제품들이었습니다.부득이하게 처방전의 약들을 조제 못 할 상황이라면 당사자에게 고지를 했어야하거늘..그 약사는 당연히 모를거라고 생각했겠죠? 앞으로 성분명 처방이 실시되면 그게 당연한 일이 된다니..웃돈 얹어주고 오리지널 약 지어 먹어야 하는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첫댓글 얼마전에 다쳐서 한 동안 약을 먹을 일이 있었는데 어떤 약국에서는 처방전의 약들을 임의로 대체조제 해주는 곳도 있더군요. 동일한 내용의 처방전으로 조제한 약들이 먹던 것과 조금 다르기에 데일리팜에서 검색 해봤더니 다른 제품들이었습니다.부득이하게 처방전의 약들을 조제 못 할 상황이라면 당사자에게 고지를 했어야하거늘..그 약사는 당연히 모를거라고 생각했겠죠? 앞으로 성분명 처방이 실시되면 그게 당연한 일이 된다니..웃돈 얹어주고 오리지널 약 지어 먹어야 하는거 아닌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