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C 유럽의 세계지도는 중국의 고지도 참고한 것 서양선교사들 배워가" 주장
고지도의 비밀
류강 지음|이재훈 옮김|글항아리|728쪽|4만5000원
베이징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변호사이자 지도 수집가, 지도역사학 연구가로 활동 중인 류강(劉鋼)은
2001년 봄 상하이로 출장을 갔다가 둥타이루(東臺路) 골동품 거리의 한 가게에서 지도 한 장을 손에 넣게 된다.
그가 발견한 지도는 1763년에 제작된 '천하전여총도(天下全與總圖)'라는 세계 지도였다.
이 지도의 왼쪽 아래 모퉁이에는 '명나라 영락(永樂) 16년에 간행된 천하제번식공도(天下諸番識貢圖)를 모사했다'라고 적혀 있었다.
1418년에 만들어진 '천하제번식공도'를 1763년에 모사한 것으로 되어 있는 이 지도는 지구의 모든 대륙과 대양을 담았다.
아메리카 대륙과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은 물론 남극과 북극까지 표시되어 있었다.
-
-
-
- ▲ 저자가“1418년에 만들어진‘천하제번식공도’를 모사했다”고 주장하는‘천하전여총도’(1763년·위쪽 지도). 오른쪽은‘발트제 뮐러의 세계지도’(1507년). /글항아리 제공
이는 우리가 '지리상의 발견'이라 부르는 사실과 배치된다.
콜럼버스는 1492년 아메리카 대륙을 최초로 '발견'했고, 마젤란은 1519년에 항해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최초로 세계 일주를 완성했다.
저자는 '천하전여총도'가 위작이 아니라 진본이라며 중국인이 콜럼버스보다 100년 앞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고 주장한다.
이 지도에는 각 대륙에 붉은색으로 테두리 친 주석까지 달려 있다.
알래스카 지역에 표시된 주석에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마치 거란인과 몽골인 같다. 이들은 물고기를 주식으로 한다'고 쓰여 있는데, 이는 알래스카 원주민인 이뉴이트에 관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또 미국 서부에 해당하는 곳에 그려진 주석에는 '이곳 토착인은 피부색이 검붉고, 머리와 허리를 새의 깃털로 장식하며 인육(人肉)을 먹는 관습이 있다'고 적혀 있으며, 이는 역사서에 나오는 북아메리카 인디언에 관한 기록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고대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 고지도 속에 숨겨진 동서양 항해의 역사를 추적한다.
'천하제번식공도'가 제작되었다는 15세기를 전후한 유럽에는 '발트제뮐러의 세계지도'(1507), '마르텔루스의 지도'(1489), '비르가의 지도'(1415) 등 여러 지도가 존재했고, 이는 콜럼버스와 마젤란을 비롯한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과 남극 대륙 등 세계의 지형을 이미 알고 있었음을 암시한다는 것이다.
유럽과 이슬람 세계에서 제작된 다수의 지도를 살펴보면 15세기에 거의 동시에 지도의 제작 수준이 크게 향상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는 14세기에서 16세기 초까지 유럽에서 등장한 세계 지도들에 대해 "유럽인이 직접 측량하여 그린 것이 아니라
다른 고지도를 참고했으며, 당시 유럽인이 참고했던 지도를 만든 장본인은 중국의 지도학자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당나라와 송나라, 몽골제국을 드나들며 활약했던 아랍 상인들, 1245년에 시작된 유럽 선교사들의 중국 방문 등을 통해
옛 중국의 과학기술이 아랍세계와 유럽으로 전해졌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원나라 때 만들어진 지구의(儀)가 현대의 지구의와 놀라울 정도로 닮았으며, 이는 원나라 때 과학자가 지구상의 육지와 바다의 면적 비율이 7:3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그리고 원나라 사람들이 전 지구를 무대로 활동했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유럽 선교사들이 서양의 선진지리학을 청나라에 전수했고 서양의 경위도(經緯度) 측정법을 중국이 채택했다는 황여전람도(皇輿全覽圖)에 대해서도 다른 해석을 내린다. 중국의 천문학자와 지리학자가 중국 옛지도를 참고해 지도를 제작했고, 유럽 선교사는 보조 역할만 맡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유럽 선교사들이 돌아갈 때 중국의 지도와 지리 정보를 갖고 돌아갔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18세기 초 유럽의 지리학자는 어떻게 경도를 정확하게 측정해야 하는지 몰랐다는 것이다.
200여장의 도판이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중국인인 저자의 중화문명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지나치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책의 감수와 해제(解題)를 맡은 정인철 부산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이 책이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주관적 견지에서 자료를 인용하거나 논리적 비약이 보인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중국의 지도 및 천문학, 중국인의 세계관 등 다른 책에서 발견하기 힘든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지도학적 상상력을 풍부하게 하고 지도학계에 연구 과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저서"라고 정 교수는 적었다.
첫댓글 새로운 사실이네요..
공부 잘하고 갑니다.
중국였어?
나는 우리 배달 민족이 아메리카 대륙을 처음 발견 한줄 알았는데..
인디안이라 불리우는 갸들도 우리랑 똑 같이 생겼더구만...
컬럼부스 갸가 문제야....
갸는 죽을 때까지 자기가 간 그곳이 인도인 줄 알았다니까 뭐..
어디로 가는줄도 모르고 간 곳이 어딘지도 모르고 죽었으니...
쯧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