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의 주성하 기자는 탈북자 출신 기자로 유명합니다만,
이번에 그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한국 사회가 이제는 개판이 됐습니다만, 태국을 살펴보고 나서야
한국이 신비로운 민주화 과정을 거쳐 이만큼 발전한 데는
(1) 여타 아시아 국가와 달리 한국에서 양반-상민 이념이 빨리 해체됐다는 점,
(2) 수도권이 지역감정에 자유로운 보편적 도시였다는 점,
(3) 양측 모두가 도망칠 수도 없고 외부 영향을 덜 받는 "섬나라"라는 지정학적 안정성,
(4) 왕정이 일찌감치 폐지된 덕분
아닐까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그런데 태국의 방콕은 일국의 수도인 동시에 수구 보수층의 본고장이란 점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즉, 한국의 수도가 대구에 위치한 셈입니다. 그렇기에 태국을 이해할 때 방콕만 살피게 되면 실상의 파악에 실패하게 될 것입니다. 리 존스(Lee Jones) 박사가 자신의 기고문에서 지적한 바 있듯이, 국제언론들도 개인우상화 종교의 교주가 죽자 공황상태에 빠져서 값비싼 검은 옷의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는 방콕 시민들만 집중 취재하지 말 것이며, "태국에서 광범위하게 존경받는 국왕"이란 표현도 마구잡이로 사용하는 관행을 이제는 중단해야만 할 것입니다.
이번에 푸미폰 국왕이 사망한 이후, 아직 태국 인구의 다수가 거주하고 있는 북동부 이싼지방에서 취재된 민심의 동향은 언론에 노출되지 않고 있습니다. 바로 지금이야말로 국제적인 언론인들이 방콕이나 남부의 푸켓 말고, 소외된 북동부지방을 방문해서 취재를 해볼 절호의 기회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아직은 대부분 외신들이 방콕에만 머물고 있어서, 진실을 갈구하는 사람으로서는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 상위화면 : "[기사목록] 2016년 태국 뉴스"
첫댓글 꽤 흥미로운 글이네요. 그런데 이곳 카페는 태국 정부의 모니터링에서 자유로운지 궁금하네요... 태국에 살고 있는 상황에서 댓글 함부로 달기도 겁납니다.
일반 회원분들은 전혀 상관 없으실 것이고요..
제 개인적으로는
추억어린 태국을 살아서는 두 번 다시 못 가볼 것이라고
이미 각오한 지 오래입니다..
애석한 일이지만서두요..
태국왕실에서 타국어로 작성된 개인 블로그까지 검열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네요.
이번 국왕 서거 사건으로 인하여 참으로 많은 것을 알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