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인박명(佳人薄命)
아름다운 사람은 운명이 기구하다. 아름다운 미인이나 재주가 뛰어난 사람이 기구한 운명에 처하거나 삶이 평탄하지 못한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佳 : 아름다울 가(亻/6)
人 : 사람 인(人/0)
薄 : 메마를 박(艹/13)
命 : 운명 명(口/5)
(유의의)
미인박명(美人薄命)
박명가인(薄命佳人)
홍안박명(紅顔薄命)
미인은 일찍 죽는다는 뜻이다. 예전, 그러니까 의술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는 모든 사람의 평균 수명이 짧았다. 그런데 평범한 사람들이 일찍 죽는 것은 눈에 띠지 않지만, 모든 사람들의 관심거리던 미인들이 일찍 죽으면 화제가 되었다. 그래서 생겨난 표현이 아닐까?
이 표현은 중국 북송 시대의 유명한 문장가인 소동파의 시에서 비롯되었다. 소동파는 본명이 소식(蘇軾)으로 그의 아버지 소순(蘇洵), 아우 소철(蘇轍)과 함께 3소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있다. 게다가 이들 3부자는 당나라와 송나라 시대의 유명한 문장가 여덟 명을 뽑아 이르는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에 모두 포함되기도 한다. 한 집안에서 한 사람 나오기도 힘든 문장가가 부자지간에 세 명이나 탄생했다니 그 집안 정말 대단하다.
소동파의 가인박명시(佳人薄命詩)이다.
쌍협응수발말칠(雙頰凝수髮抹漆)
안광입렴주적력(眼光入廉珠的력)
엉긴 우유같은 두 볼에 칠흙같은 머리를 하고, 눈빛이 발에 드니 주옥처럼 빛난다.
고장백련작선의(故將白練作仙衣)
불허홍고오천질(不許紅膏汚天質)
하얀 비단으로 선녀의 옷을 짓고, 입술연지는 본바탕을 더럽힐까봐 바르지 않았네.
오음교연대아치(吳音嬌軟帶兒痴)
무한간수총미지(無限間愁總未知)
오나라의 말소리는 귀엽고 부드러워 아직 어린데, 무한한 시간속 근심은 알 길이 없네.
자고가인다명박(自古佳人多命薄)
폐문춘진양화락(閉門春盡楊花落)
옛부터 아름다운 여인의 운명은 대개 기박하니, 문닫고 봄은 다하니 버들꽃이 떨어지네
이 시는 작자가 항주(抗州), 양주(楊州) 등의 지방장관으로 있을 때 절에 갔다가 나이 삼십이 갓 넘었다는 어여쁜 여승을 보고 그녀의 아름다웠을 소녀 시절을 연상하며 미인의 운수가 기박(奇薄)함을 글로 쓴 것이다.
서시(西施)는 구천(句踐)의 와신상담(臥薪嘗膽)의 희생자이고, 초선(貂蟬)은 동탁(董卓)을 살해하는 도구였고, 왕소군(王昭君)은 흉노족의 공양물이고, 양귀비(楊貴妃)가 안녹산(安祿山)의 난중에 군인들에게 무참하게 살해당한 것을 두고 사람들은 가인박명(佳人薄命)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고 있다.
BC 684년경 춘추시대 채(蔡)나라의 애후 헌무(獻舞)는 진(陳)나라 군주의 장녀를 부인으로 맞았다. 식(息)나라 식후(息侯) 또한 진(陳)나라의 차녀 식규(息규)를 부인으로 맞았는데, 식규는 절세의 미인이었다.
식규가 친정인 진(陳)나라 가는 길에 채(蔡)나라를 지나게 되자 채후는 처제를 환영한다는 핑계로 그녀를 희롱했다. 이에 식후는 화가 나서 초(楚)나라 문왕(文王)을 부추겨 채(蔡)나라를 치게 했다. 채후는 초(楚)나라에 사로 잡히는 몸이 되었다.
초문왕(楚文王)은 채후를 삶아 죽여 종묘에 제사를 지내고자 하였으나 육권(鬻拳)의 만류로 채후는 간신히 목숨을 건져 돌아올 수 있었다. 문왕은 채후를 돌려 보내면서 연회를 베풀어 채후를 위로했다.
문왕이 채후에게 묻기를, “군주께서는 절세의 미인을 본 적이 있소?” 전날 일로 식후에게 앙심(怏心)을 품은 채후는 초문왕에게 식규의 아름다움을 고해 바쳤다. 이에 문왕이 “그 자색이 어떻기에 그렇듯 칭찬하시오?”
채후가 말했다. “저는 아직 식규와 같은 미인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 눈은 가을 물 같고 뺨은 도화(桃花) 같고 길고 짧음이 알맞으며 움직이는 태도가 생기가 있어 극히 사랑스럽지요.”
초문왕은 식(息)나라를 쳐서 식후를 죽이고 식규를 빼앗아 부인으로 삼았다. 그러나 식부인은 후에 왕이 된 웅간과 성왕이라 불리운 웅운까지 낳았으나 한 번도 말을 하지 않았다.
이에 초문왕이 그 까닭을 물으니 대답을 하지 않던 식규는 마지못해 대답하기를 “부인의 몸으로서 두 지아비를 섬겼으니 비록 절개를 위해 죽은 지아비를 따라 죽지는 못할망정 어찌 또 무슨 면목으로 사람을 대해서 말할 수 있겠습니까?”
한 여인으로서 자기 때문에 나라가 망하고 섬기던 지아비마저 죽었으니 더 박명(薄命)한 일이 어디 있을까? 그러나 그런 일을 당하고 스스로 삼가 할 줄 알았던 식규는 단순한 미인이 아니라 진정한 가인(佳人=아름다운 사람)이라 할 만하다.
호증(胡曾) 선생이 시로써 이 일을 읊은 것이 있다.
息亡身入楚王家[식망신입초왕가]
식나라는 망하고 몸은 초나라 궁에 있어
回看春風一面花[회간춘풍일면화]
돌아본즉 봄바람에 모두가 꽃이로구나
感舊不言常掩淚[감구부언상엄루]
옛정을 잊지 못해 눈물로 세월을 보내니
祗應번恨有榮華[지응번한유영화]
어찌 부귀영화로써 한을 풀 수 있으랴.
박명(薄命)은 단명과 다른 말이지만, 젊은 나이에 숨을 거둔 미인들 이야기는 예나 지금이나 보통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른다.
미인박명(美人薄命)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양귀비(楊貴妃)는 당(唐)나라 현종(玄宗)의 총애를 한몸에 받다가 안녹산(安祿山)의 난때 38세의 나이로 처참한 죽음을 맞았고, 조선 최고의 미인이라는 황진이(黃眞伊)는 숱한 남자를 울리다 마흔살 전후해 병사했다.
세상 여성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던 영국의 다이애나비는 36세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요염(妖艶)한 자태로 뭇 남성의 눈길을 사로잡던 미국의 여배우 마릴린 먼로는 36세에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1996년 미스 러시아로 뽑힌 알렉산드라 페트로바라는 여성은 겨우 20살때 총탄에 맞았고, 사의 찬미를 노래하던 미모의 가수 윤심덕은 29살에 현해탄에 빠져 비운의 삶을 마감했다.
미인의 불행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미국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성인잡지인 플레이보이 모델출신 미인 중에서 50세(歲)를 넘긴 사람이 드물다는 분석 기사가 AP통신에 실렸다.
이 통신은 1953년 잡지 창간 이래 플레이보이 모델로 데뷔한 미인 600여명 중 상당수가 요절했다면서 “미인은 저주를 받고 태어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한 사진작가의 황당한 코멘트를 덧붙이기도 했다.
아름다운 외모를 타고 난 게 무슨 죄인가. 미모는 복 일지언정 결코 흉이 될 수 없다. 미인박명이란 말도 따지고 보면 근거없는 속설일 뿐이다. 세간의 관심을 끌지 않아서 그렇지 장수하는 미인도 많다.
그런데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속설이 끊이지 않는 것은 보통 사람들이 미인을 시샘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미인을 그냥 놓아두지 않으려는 남성의 욕망 때문일까.
가인박명(佳人薄命)
가인박명(佳人薄命)은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여성이 불행하거나 단명하는 운명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입니다. 이 표현은 중국 송대 시인 소동파(蘇軾)의 시 박명가인(薄命佳人)에서 유래했으며, "예로부터 아름다운 여인의 운명은 기박함이 많다"는 구절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미모가 뛰어난 여성이 사회적 질투, 정치적 희생, 개인적 비극 등으로 인해 불행한 삶을 살거나 일찍 죽는 경우를 상징합니다. 양귀비, 클레오파트라, 마리 앙투아네트 등 역사 속 미인들이 권력 다툼이나 사회적 압박으로 비극적 운명을 맞이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외모 지상주의와 성형 문화, 연예인의 과도한 스트레스 등 현대 사회에서도 이 표현이 적용됩니다. 이 고사성어는 아름다움과 행복이 반드시 연결되지 않음을 강조하며, 외적 조건과 내적 고통의 불균형을 경계하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佳人薄命은 옛말, 잘 생긴 사람이 수명 더 길어… 외모와 長壽와 연관 있다는 연구 나와
가인박명(佳人薄命)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미인의 수명이 꼭 짧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운명이 박(薄)하기 때문에 불행한 일이 따르기 쉽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야박한 팔자가 뒤따른다. 남자들이 미인을 그냥 그대로 잘 놔두지 않기 때문이다.
박명이란 수명이 짧다는 말이 아니라 여기저기 집적대는 남자들의 성화 때문에 살아가는 운명에 굴곡이 많다는 뜻이다. 순탄치 못하고 불행해지기 쉽다는 것이 원래의 뜻이다. 수명의 장단(長短)과는 관계없는 평탄치 못한 인생 행로를 가리킨 말이다. 동양 최고의 미인으로 알려진 양귀비가 '안록산의 난' 중에 군인들에게 무참하게 살해당한 것을 두고 사람들은 가인박명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고 있다.
가인박명은 경국지색(傾國之色)과도 연결된다. 고대 중국의 4대 미인 모두가 나라의 멸망과 함께 했다. 그래서 다 일찍 죽었다. 당 현종의 양귀비, 여포의 초선, 월왕(越王)의 서시, 그리고 오랑캐 나라로 시집을 가야만 했던 왕소군이 그렇다.
가인박명은 소동파로 더 잘 알려진 송나라 시대 소식(蘇軾)의 시 박명가인시(薄命佳人時)에서 유래한다. 이 시에서 '自古佳人多薄命(자고가인다박명)'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자고로 아름다운 여자는 명이 별로 좋지 않다'라는 말이다.
중국의 항주(杭州)와 양주(揚州), 그리고 소주(蘇州)는 미녀와 음식으로 유명하다. 소식이 항주, 양주의 지방 장관으로 있을 때 우연히 한 절을 방문했다가 나이 삼십이 넘은 어여쁜 여승(女僧)을 보게 되었다. 어두운 방에서 촛불을 켜고 불경을 읽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비구니로 일생을 보내기에는 너무 아까운 미인이라고 생각했다.
한편 절에서 어여쁜 비구니를 보고 집으로 돌아온 소식은 그녀에 대한 생각이 가시질 않았다. 그는 당장 화선지를 꺼냈다. 그녀의 아리따웠을 소녀 시절과 파란만장한 삶을 머리 속에서 유추하고 상상하면서 미인의 박한 운명을 써 내려갔다.
다시 말해서 저렇게 예쁜 여자가 속세를 등지고 비구니가 된 불행한 인생역정(人生歷程)을 머릿속에서 상상하면서 그의 천재적인 시적 재능을 일필휘지(一筆揮之)로 발휘한 것이다. 그러나 미인단명(美人短命)이라는 말은 이제 분명 ‘구년묵이’가 돼 버렸다. 현대 사회에서는 결코 통하는 말이 아니다.
과학자들은 한 최근 한 연구에서 매력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잘생긴 사람들보다 더 일찍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학술지 '사회 과학과 의학' 저널 최근호에 게재된 이 연구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못생긴 남성은 매력적인 남성보다 거의 1년 일찍 사망하며, 여성의 경우 매력적인 여성보다 2년 더 일찍 사망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모와 장수(長壽)와 연관성 있다는 연구 내놔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과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의 학자들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1957년부터 2022년까지 위스콘신 고등학교 졸업생 83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데이터 조사 분석 결과다.
여기에는 사망한 사람도 있고, 또 그 때까지 생존한 사람들도 있었다. 여기에서 외모와 장수 사이의 상관계를 도출한 것이다. 잘 생기고 못 생긴 구분을 대상자들의 고등학교 시절 사진을 참고 자료로 사용해 판단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연구팀이 분류한 4가지 범주 가운데 매력도가 가장 낮은 범주에 속한 사람들은 중간 범주에 속한 사람들보다 빠른 사망 확률이 16.8% 더 높았다.
흥미롭게도, 매력도가 높은 사람들의 장수율은 평균적인 매력 범주에 속한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서 대충 중간 정도라면 조기 사망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다는 점이다. 매력적이라는 것은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매력이 있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오래 살 수 있다. 이러한 매력은 사회적 위치에 따른 자신감도 크게 작용한다.
그렇다면 못 생긴 것도 서러운데, 잘 생긴 사람보다 수명이 짧은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잘 생긴 여성 2년 더 살고 남성은 1년 더 길어
애리조나의 사회학자 코노 M. 시한 교수는 "잘 생긴 외모가 사람의 장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잠재적인 건강 문제를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한 교수는 "준수한 외모는 비단 유전적인 요인만이 아니다. 사회적 기준(계급이 높은)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생겨 보이게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얼굴의 매력도와 장수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것이 없다. 그러나 매력은 잠재적인 건강 상태를 나타낼 수 있다. 이는 중요한 사회적 계층 구조를 체계적으로 형성한다"고 썼다. 다시 말해서 "어떤 사람이 매력이 있다"는 것은 "삶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것과 깊은 관계가 있으며, 사회적인 신분과도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우리는 매력도가 가장 낮게 평가된 사람들이 평균, 혹은 높은 매력도를 가진 사람들에 비해 일생 동안 더 높은 사망 위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그리고 "지적하고 싶은 중요한 점은 높은 매력도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해서 중간 정도의 평균 매력도를 가진 사람들에 비해 장수에 있어 큰 이점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그들은 지적했다.
매력의 관점에서 잘 생겼다는 것은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는 것
시한 교수는 "매력도는 장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많은 연구들이 매력도에는 장수를 결정하는 유전적 요소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수명 격차에 있어 사회적 편견이 중요한 요인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못생긴 얼굴이 질병에 걸린 사람들에게 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오스틴 대학의 노동경제학자 다니엘 해머메쉬 교수는 "더 나은 대우, 더 높은 수입, 공정한 판결과 같은 사회적 이점은 사람을 매력 있게 보이도록 만들 수 있으며, 이는 사망률 차이를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머메쉬 교수의 지적은 궁극적으로 자신에 대한 새로운 미에 대한 인식(꼭 얼굴 모습이 아니라 사회적 신분)이 사람들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가인박명(佳人薄命)
가인박명(佳人薄命)이란 여자가 아름다우면 단명하거나, 인생이 불행하다는 뜻의 고사성어이다. 주로 예쁜 여자가 어떠한 이유로 단명할 경우 자주 쓰이는 용어이다. 흔히 미인박명(美人薄命)이라는 단어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결국은 같은 뜻이다.
특히나 과거 신분 제도일 때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하류층 여자는 편안히 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상류층의 노리개가 되거나, 혹은 그 아내의 질투의 대상이 되는 건 번번한 일이였다. 또한 같은 계층간이나 성별간에도 수많은 시기질투를 받으며 험하게 다뤄졌기 때문이다. 현대의학 연구에 따르면 못생길수록 수명이 짧다는 분석이 발표됐다. 이 결과는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상관관계가 높다고 밝혔다.
박명(薄命)이란 수명이 짧다는 뜻이 아니라 원래는 팔자가 기구하다는 뜻이다. 출가하여 속세를 떠날 정도니 그 인생이 얼마나 기구했을까 하여 소동파가 지은 시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소동파가 아름다운 비구니를 두고 읊은 시 박명가인시(薄命佳人詩)의 한 구절인 "자고가인다명박(自古佳人多命薄)"에서 유래한 것이다.
과거 어르신들은 자녀들에게 성인이 되기 전 본명 전에 개똥이 같은 천한 이름을 일부러 아명으로 지어주곤 했는데, 그 이유가 이름마저 아름다우면 귀신들이 이에 심술을 부려 가인박명이 실제로 이루어져서 장수하기 힘든 건 물론 기구하게 살아간다고 생각하며, 반대로 천한 이름을 지어주면 귀신들이 천하다고 여겨 목숨을 안 뺏어가서, 그런 전통이 있던 거라는 설도 있다. 가인박명과 완전히 의미가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연관은 있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겠다.
여담으로, 최상류층인 정치인 부인들이나 재벌가 부인들은 미인이 많은데 일찍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흔히 양귀비가 가인박명의 대명사처럼 꼽히는데,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가 끝내 안록산의 난 도중에 살해당했다. 흔히 호사가들이 중국 4대 미녀로 꼽는 양귀비의 죽음을 비롯해, 사람들에게 각인되는 인식이 큰 쪽은 사망이라 후대에 박명=요절로 뜻이 변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다른 설이 있다면, 팔방미인(八方美人)의 용례처럼 아름다움이 아니라 재주를 뜻하는 쓰임새라는 말도 있다. 아름다움을 뜻하는 한자로 美가 佳보다 더 많이 쓰이기에 미인박명이라고도 한다. 중국어에서 쓰이지 않는 미인박명과 달리 가인박명은 중국어에서도 쓰인다. 하지만 가인박명보다 홍안박명(红颜薄命)이 더 자주 쓰인다.
가인박명(佳人薄命)의 정치, 오해와 진실
정치권에서는 향후 100년간 여성대통령은 꿈도 꾸지 말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고 한다. 여성 리더십의 실패와 붕괴를 아쉬워하는 지적이다. 탄핵정국 사태는 죄 많은 정치인들이 잘못한 것이지, 굳이 여성성의 책임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예견은 유력한 여성 정치인들을 비롯한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뛰어난 여성 리더들의 장래에 직·간접 타격으로 미칠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주장으로 주목을 끈다.
'더러운 잠' 전시에서도 나타나듯, 표현의 자유와 예술의 자유를 지적·정신적으로 황폐한 정치인들이 감히 강변하는 것이 오늘날의 더러운 한국정치다. 이 세상의 모든 딸들과 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을 능멸하고 모독하는 저열한 정치가 소중한 여성 리더십을 주홍글씨가 각인된 죄인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견해를 달리 하는 정치인에게 욕설을 의미하는 18원을 자주 보내기도 하고, 메시지 대신 멧돼지를 보내거나 테러 수준의 댓글이 일상화된 정치풍토와 인간적·지적·정치적 품격이 국민의 기대치 이하인 우리 정치의 현주소가 만든 비극적 상황이다.
과연 가인박명(佳人薄命)인가. 적벽부(赤壁賦)로 유명한 당송팔대가의 문장(文章) 소동파(蘇東坡)는 양귀비, 왕소군, 초선과 함께 중국의 4대 미인이라는 서시(西施)에 대해 "옅은 화장 짙은 화장이 다 어울린다"고 찬탄하기도 했지만, "예로부터 아름다운 사람은 운명이 많이 기박하다 하였으니, 문 닫으니 봄은 다 하고 버들 꽃 떨어지는구나(自古佳人多薄命 閉門春盡楊花落)"라고 한탄했다.
정치에 휩쓸린 침어낙안지용, 폐월수화지모의 아름다운 여인들의 생애와 최후는 비극적이었다. 여자를 괴롭히는 악당 이미지의 남자들은 매우 비겁하게도 미인계를 쓰거나, 천하대란에 대한 책임모면이나, 정권교체를 입맛대로 합리화하기 위해, 죄 없는 미인들을 마녀·악녀로 몰아 사냥을 하고 또는 비정한 정치의 희생양으로 만들었다.
중국의 경우에도 개국이나 정권교체의 과정에서 여성을 악용한 치사한 남자들은 많았다. 달기(妲己)는 상(商) 나라의 마지막 왕인 폭군 주왕(紂王)의 비(妃)로, 포락지형(炮烙之刑)과 주지육림(酒池肉林)이라는 고사성어의 주인공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과연 실존인물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상나라를 멸망시킨 주나라가 폭군 주왕의 실정을 더욱 부각시키고 새 정권 창건의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설에 나오는 상상의 여인을 끌어내 엮은 것이라는 비판이 있다.
봉화를 자주 올리고 비단 찢는 소리를 좋아했다는 주나라 유왕(幽王)의 애비(愛妃)인 포사(褒姒) 또한 중국 역사상 가장 음란하고 잔인한 독부(毒婦)로 묘사되는 오명을 뒤집어 쓴 사례이나, 역시 비슷한 조작의 혐의가 크다. 미인이 웃는다고 비단이 찢어지고 봉화가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다. 아름다운 여인의 웃음을 정치적으로 악용한 것이다. 진실은 영웅호색의 과욕이거나, 왕위 찬탈을 호도한 핑계일 것이다.
한서 흉노전에 따르면 왕소군(王昭君)은 원제(元帝)의 궁녀였다. 원제는 궁녀들의 초상화를 보고 수청을 들 궁녀를 선택하는 버릇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초상화를 그리는 모연수라는 화가가 뇌물을 어지간히 좋아한 모양이다. 뇌물을 주는 궁녀를 예쁘게 그려 왕에게 올리고, 뇌물을 주지 않는 왕소군은 실상과 달리 못 생긴 것으로 왜곡해 그렸다.
당시 북방에 웅거한 흉노의 핍박을 받던 원제는 흉노의 수장 선우(單于)가 궁녀를 보내 줄 것을 요구하자 궁녀 중에서 못 생긴 것으로 믿어지는 왕소군을 선택해 보내기로 한다. 정작 보낼 시기가 되어 왕소군의 미모를 보게 된 원제는 자초지종을 알고 화가의 목은 쳤으나 약속을 어길 수는 없었다. 결과적으로 그녀는 전쟁과 정치, 미인계 정략의 희생물이 된 것이다.
프랑스 혁명의 불길 속에서 단두대를 향해 사라진 베르사유의 아름다운 장미,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는 오스트리아의 왕비 마리아 테레지아의 막내딸로 루이 16세와 정략결혼, 혁명과 정치의 어지러운 소용돌이 속에서 많은 오해를 받은 비운의 여인이다.
주명철 교수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건과 마리 앙투아네트 신화', 슈테판 츠바이크의 '베르사유의 장미 마리 앙투아네트' 등 명저는 혁명의 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건이 억울한 모함이었고 누명이었음을 밝히고 있다.
왕비를 오해하고 공격하고 폄하하는 당시의 정치적 선전물이나 악의에 찬 책자들은 각각 한 편의 질펀한 춘화도나 포르노의 최악 수준을 완전히 뛰어넘는다. 이들 외설 유인물들은 추악한 성관계 등의 묘사로 가득 차 있다. 반혁명反革命의 정적政敵으로 낙인찍고 타도하기 위해, 아주 비열하고 악랄한 수법들을 광범위하게 동원했다는 것이 역사의 평가다.
클레오파트라(Cleopatra) 여왕 역시 시시한 정치의 희생양이었다. 로마의 두 영웅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를 유혹한 치명적인 팜므 파탈(femme fatale)로 오해를 하나, 역사는 아름다움 뒤에 숨어있는 그의 진면목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자신의 나라와 왕위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 총명한 여인이 클레오파트라였다.
클레오파트라는 당시 세계 최대의 도서관이라는 알렉산드리아 왕실도서관의 모든 책을 읽었다고 할 만큼 어려서부터 방대한 양의 독서를 했으며, 당대의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지식과 천부적인 언어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파스칼은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1㎝만 낮았어도 세계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남과 여, 그리고 정치를 떠나,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미래를 알 수 없는 길, 테라 인코그니타(terra incognita, 미지의 땅)를 걸어가는 존재다. 오늘 우리가 가고 있는 정치의 길이 먼 훗날 어떤 평가를 받게 될 것인지는 확언할 수 없다.
흑백 이분법으로 갈린 개탄스러운 탄핵정국의 와중에서 정치도, 국회도, 특검도, 광장의 촛불도, 거리의 태극기 민심도,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는 고성불패(高聲不敗)의 현장처럼 계속 시끄럽다. 목소리가 커야 진실과 정의를 독점할 수 있는 오도된 현실에서, 어떤 진리의 판단 여부가 일시적 여론과 다수결이라는 정치적 결정에 따라야 한다는 강요와 압박이 우리를 계속 짓누르고 있는 상황이다.
헌재에서 탄핵이 기각되건 인용되건, 서로 승복해서 거리나 광장에 모이는 불상사 없이 일상의 평온을 되찾을 것인가. 극심한 대립과 증오, 분열과 갈등의 깊은 상처와 후유증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런 것들이 냉전이 될지, 열전이 벌어질지 불확실하다.
그러나 어쨌든 존경 받아야하는 헌법재판관들의 결정에 따라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울게 될 것이다. 이런 것이 우리가 사는 인생이기도 하고, 우리가 지켜야 할 민주주의고, 우리 헌법에 존재하는 남녀평등의 정신인지도 모른다.
중국 중세사 분야의 대가(大家)인 진인각(陳寅恪) 선생은 "...옳고 그름은 누군가 정하겠지 천추 뒤의 역사는. 슬픔과 기쁨은 끝내 백세를 사는 사람에겐 상처인 것을..."라고 세상과 인생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알 수 없는 일들에 대한 비감을 겸허하게 토로했다.
가인박명(佳人薄命)
공교롭게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날에 전해진 최진실씨 자살 소식은 순식간에 전국을 강타했다. 부산행을 서두르던 배우들은 발길을 돌려 최씨의 빈소부터 찾았다.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개막식에서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아주 귀여웠던 배우 최진실이 타계했다"며 애도했다. 그녀의 죽음은 단숨에 전 국민적인 화제가 됐다. 과연 국민적인 배우라고 할만 했다.
그런데 최씨의 자살이 심각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모방으로 보이는 자살들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최씨의 죽음 불과 하루 뒤에 트랜스젠더 연예인 장채원씨가 자택에서 숨진채 발견됐으며, 지난 6일에는 패션모델 출신의 배우 김지후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씨의 죽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안재환씨의 경우까지 합치면 한 달 동안에 연예인 네 명이 잇달아 목숨을 끊은 것이다.
모방자살이 더욱 심각
연예계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일반인들의 모방 자살이다. 지난 7일 하루 동안에 부산에서 무려 일곱 건의 자살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안겨주었다. 일반인들의 자살은 생활고를 비관한 것이 많지만, 자살 사건이 갑자기 늘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다. 유명인의 자살 이후 잇따르는 모방 자살인 '베르테르 효과'의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의 경우, 유명인의 자살을 보고 '저런 사람도 죽는데...'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멀쩡하던 사람이 '나도 죽을 수 있어'라는 말을 내뱉는 것도 이런 증후군이다. 그러지 않아도 자살률이 OECD 국가중 1위인 우리나라가 최씨의 자살 이후 심각한 후유증을 앓을까 염려된다.
이러다가 우리 주위에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늘어날지도 모르겠다. 우울증은 병이다. 의사를 찾아야 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병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쉬운 것이 문제다. 술에 기대기도 하지만 심한 우울증과 음주가 겹쳐 자제력을 잃게 되면 정신이 감상적인 상태를 넘어 공황에 빠지게 되고 자해를 저지르게도 된다. 최진실씨도 잠을 제대로 못잤고 몸무게가 10㎏ 이상이나 급격히 줄었다고 하니 그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간다. 당시의 그녀는 정신과 의사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환자의 상태였던 것이다.
최씨 사건이 우리의 반성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사람의 목숨을 앗기에 까지 이른 인터넷 악플이다. 무책임한 익명의 댓글들이 유령처럼 사이버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무차별로 인권을 유린한지 오래되었다. 이것은 이제 더 이상 버려둘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사회의 병폐가 됐다. 정부 여당이 단속을 강화하고 사이버 모욕죄를 신설하겠다고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대로 버려두었을 때 그 폐해가 어디까지 갈지 가늠할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온라인상의 흉기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는데도 반성할 줄 모르고 수수방관하고 있다면 그것을 제대로 된 사회, 제대로 된 정부라고 할 수 있겠는가? 야당은 현행법으로도 규제가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현행법으로 규제가 잘 안 되고 폐해가 더 커지고 있기 때문에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자는 것 아니겠는가?
살아야 삶을 완성한다
자살이 횡행하는 사회는 분명히 병적인 사회다. 무엇이 우리 사회를 병들게 만들었을까? 물질과 경제 만능의 풍조. 치열한 경쟁과 군중 속의 고독.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져 가고 있는 인문학. 이런 현상이 우리 시대 한국인들의 삶의 철학을 부박하게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문·사·철(文·史·哲)의 크기가 새삼 되돌아 보이는 요즈음이다.
중국의 시인 소동파는 '가인(佳人)은 박명(薄命)하다'고 탄식했었다. 세계가 한 지붕 밑이 된 인터넷 시대. 우리 마을, 우리 곁에서 함께 살았던, 우리가 아주 잘 아는 예쁜 아줌마 최진실을 떠나보내며 그녀에 대해 너무나 함부로 말했던 것을 깊이 사과한다.
스산한 가을바람 속에 나는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를 떠올린다. "바람이 인다. 살려고 애써야 한다." 그렇다. 우리 모두는 그 어떤 경우에도 최후까지 살려고 애써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자신의 삶을 완성할 수 있는 것이다.
▶️ 佳(아름다울 가)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圭(규)로 이루어져 아름다운 사람을, 전(轉)하여 아름다움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佳자는 ‘아름답다’, ‘좋다’, ‘훌륭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佳자는 人(사람 인)자와 圭(홀 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圭자는 천자가 제후를 봉할 때 하사하던 긴 막대 모양의 증표를 그린 것으로 ‘서옥’이나 ‘홀’이라는 뜻이 있다. ‘서옥’은 옥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圭자에는 ‘상서로운 옥’이라는 뜻이 있다. 佳자는 이렇게 ‘상서롭다’라는 뜻을 가진 圭자에 人자를 결합한 것으로 아름답거나 훌륭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佳(가)는 ①아름답다, 미려(美麗)하다 ②좋다, 훌륭하다 ③좋아하다, 즐기다, 사랑하다 ④크다 ⑤크게, 매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름다울 가(嘉), 아름다울 휘(徽), 아름다울 의(懿), 아름다울 위(褘), 아름다울 미(美), 고울 염(艶), 고울 려(麗)이다. 용례로는 잘 지은 글귀 또는 시문 따위의 좋은 글귀를 가구(佳句), 참하고 아름다운 여자를 가인(佳人), 여자의 꽃다운 얼굴을 가용(佳容), 축하할 만한 기쁜 일이 있는 날을 가일(佳日), 반갑고 귀한 손님을 가객(佳客), 좋은 징조나 잘될 징조를 가조(佳兆), 화창한 날이나 맑고 상쾌한 날씨를 가기(佳氣), 참하고 훌륭한 사위를 가서(佳壻), 좋은 언약을 가약(佳約), 아름다운 경치를 가경(佳景), 반가운 손님을 가빈(佳賓), 좋은 평판이나 명성 또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명(佳名), 아름다운 달을 가월(佳月), 잘된 훌륭한 작품을 가작(佳作), 빼어나게 아름다움이나 매우 좋음을 가절(佳絶), 맛이 좋은 과실을 가과(佳果), 맛이 좋은 과실을 가실(佳實), 좋은 음식이나 훌륭한 요리를 가찬(佳饌), 품행이 단정한 선비를 가사(佳士), 매우 흥미 있는 국면을 가국(佳局),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의(佳意), 품질이 좋은 물건을 가품(佳品), 좋은 벗을 가붕(佳朋), 좋은 배필을 가우(佳偶), 기쁘고 즐거운 모임을 가회(佳會), 아름다운 사람은 명이 짧다는 뜻으로 여자의 용모가 너무 아름다우면 운명이 기박하고 명이 짧다는 말을 가인박명(佳人薄命), 백년을 두고 하는 아름다운 언약이라는 뜻으로 부부가 되겠다는 약속을 백년가약(百年佳約), 세상에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여자를 절세가인(絶世佳人), 남편과 아내가 되어 한평생 같이 지내자는 아름다운 언약을 백년가기(百年佳期), 맛있는 음식과 좋은 안주를 진미가효(珍味佳肴), 아름답고 얌전한 신랑이나 젊은이를 옥인가랑(玉人佳郞), 가면 갈수록 경치가 더해진다는 뜻으로 일이 점점 더 재미있는 지경으로 돌아가는 것을 점입가경(漸入佳境) 등에 쓰인다.
▶️ 人(사람 인)은 ❶상형문자로 亻(인)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이 허리를 굽히고 서 있는 것을 옆에서 본 모양을 본뜬 글자. 옛날에는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썼으나 뜻의 구별은 없었다. ❷상형문자로 人자는 ‘사람’이나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人자는 한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글자이기도 하다. 상용한자에서 人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만 해도 88자가 있을 정도로 고대 중국인들은 人자를 응용해 다양한 글자를 만들어냈다. 이전에는 人자가 두 사람이 등을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석을 했었지만, 갑골문에 나온 人자를 보면 팔을 지긋이 내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었다. 소전에서는 팔이 좀 더 늘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어 지금의 人자가 되었다. 이처럼 人자는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사람의 행동이나 신체의 모습, 성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人(인)은 (1)사람 (2)어떤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그러한 사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사람, 인간(人間) ②다른 사람, 타인(他人), 남 ③딴 사람 ④그 사람 ⑤남자(男子) ⑥어른, 성인(成人) ⑦백성(百姓) ⑧인격(人格) ⑨낯, 체면(體面), 명예(名譽) ⑩사람의 품성(稟性), 사람됨 ⑪몸, 건강(健康), 의식(意識) ⑫아랫사람, 부하(部下), 동류(同類)의 사람 ⑬어떤 특정한 일에 종사(從事)하는 사람 ⑭일손, 인재(人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진 사람 인(儿),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짐승 수(兽), 짐승 수(獣), 짐승 수(獸),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뛰어난 사람이나 인재를 인물(人物), 안부를 묻거나 공경의 뜻을 표하는 일을 인사(人事),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인권(人權), 한 나라 또는 일정 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세상 사람의 좋은 평판을 인기(人氣),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을 인류(人類), 사람의 힘이나 사람의 능력을 인력(人力),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人材), 사람의 수효를 인원(人員),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나 사람의 품격을 인격(人格), 사람에 관한 것을 인적(人的), 사람을 가리어 뽑음을 인선(人選), 사람의 힘이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을 인위(人爲), 사람의 몸을 인체(人體),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한 사람 한 사람이나 각자를 개인(個人), 나이가 많은 사람을 노인(老人), 남의 아내의 높임말을 부인(夫人), 결혼한 여자를 부인(婦人), 죽은 사람을 고인(故人), 한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장사하는 사람을 상인(商人), 다른 사람을 타인(他人),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의 삶이 헛되지 아니하면 그 이름이 길이 남음을 이르는 말을 인사유명(人死留名), 인생이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무상(人生無常),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인면수심(人面獸心), 정신을 잃고 의식을 모름이란 뜻으로 사람으로서의 예절을 차릴 줄 모름을 인사불성(人事不省), 사람의 죽음을 몹시 슬퍼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인금지탄(人琴之歎) 등에 쓰인다.
▶️ 薄(엷을 박, 동자기둥 벽, 풀 이름 보)은 ❶형성문자로 簿(박)의 속자(俗字)이다. 엷을 박, 동자기둥 벽, 풀 이름 보(薄)는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가까이 다다른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溥(부, 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풀이 서로 가까이 모여 무더기로 더부룩하게 나다, 가까이 모인다는 뜻에서 '얇다'는 뜻으로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薄자는 '엷다'나 '얇다', '야박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薄자는 艹(풀 초)자와 溥(넓을 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溥자는 강 옆 넓은 논밭에 모종을 펼쳐 심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넓다'나 '펴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薄자는 이렇게 모종을 심는 모습을 그린 溥자에 艹자를 더한 것으로 '풀이 떼 지어 자라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후에 '얇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더는 쓰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薄(박)은 ①엷다, 얇다 ②적다 ③야박(野薄)하다 ④싱겁다 ⑤맛없다 ⑥깔보다, 업신여기다 ⑦척박(瘠薄)하다 ⑧가까워지다 ⑨숲 ⑩대그릇(대로 만든 그릇) 그리고 ⓐ동자기둥(들보 위에 세우는 짧은 기둥)(벽) ⓑ두공(枓栱: 기둥 위에 지붕을 받치며 차례로 짜올린 구조)(벽) 그리고 ㉠풀의 이름(보) ㉡박하(薄荷: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얕을 천(淺),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두터울 후(厚)이다. 용례로는 대나 갈대 따위로 만든 그릇을 박기(薄器), 적은 이익을 박리(薄利), 복이 없고 사나운 팔자를 박명(薄命), 많지 않은 봉급을 박봉(薄俸), 메마른 땅을 박토(薄土), 불친절한 대우를 박대(薄待), 얇은 심덕이나 적은 덕행을 박덕(薄德), 상냥하고 아담한 자태를 박미(薄媚), 적디 적음을 박소(薄少), 적은 수확을 박수(薄收), 됨됨이가 변변하지 못하고 아주 나쁨을 박악(薄惡), 굳세지 못하고 여림을 박약(薄弱), 변변하지 못한 재주를 박재(薄才), 인정이 적음을 박정(薄情), 어린 마음과 뜻을 박지(薄志), 아내에게 몹시 인정없이 굶을 박처(薄妻), 보잘 것 없는 학식을 박학(薄學), 볼품없는 예물이란 뜻으로 사례로 주는 약간의 돈이나 물품을 박례(薄禮), 적은 녹봉이라는 뜻으로 불행을 이르는 말을 박록(薄祿), 이익을 적게 보고 많이 팔아 이문을 올림을 이르는 말을 박리다매(薄利多賣), 아주 자질구례하고 변변하지 못한 사물을 이르는 말을 박물세고(薄物細故), 엷은 얼음을 밟듯이 세상의 처세에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박빙여리(薄氷如履), 살얼음을 밟는 것처럼 위태로움을 이르는 말을 박빙여림(薄氷如臨), 더할 수 없이 박함을 이르는 말을 박지우박(薄之又薄), 메마른 밭과 논을 이르는 말을 박전박답(薄田薄畓), 맛이 변변하지 못한 술과 산나물이란 뜻으로 자기가 내는 술과 안주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박주산채(薄酒山菜) 등에 쓰인다.
▶️ 命(목숨 명)은 ❶회의문자로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令(령)의 합자(合字)이다. 입(口)으로 뜻을 전한다는 뜻으로, 곧 임금이 명령을 내려 백성을 부린다는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命자는 '목숨'이나 '명령'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命자는 亼(삼합 집)자와 口(입 구)자, 卩(병부 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亼자는 지붕을 그린 것으로 여기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사람을 그린 卩자가 더해진 命자는 대궐에 앉아 명령을 내리는 사람을 표현한 것이다. 상관이 내리는 명령은 반드시 목숨을 걸고 완수해야 한다. 그래서 命자는 '명령'이라는 뜻 외에도 '목숨'이나 '생명'이라는 뜻이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命(명)은 (1)목숨 (2)운명(運命) 등의 뜻으로 ①목숨, 생명(生命), 수명(壽命) ②운수(運數), 운(運) ③표적(標的), 목표물(目標物) ④명령(命令), 분부(分付)⑤성질(性質), 천성(天性) ⑥말, 언약(言約) ⑦규정(規定), 규칙(規則) ⑧가르침 ⑨작위(爵位), 작위의 사령서나 그 신표(信標: 증거가 되게 하기 위하여 서로 주고받는 물건) ⑩하늘의 뜻, 천명(天命) ⑪도(道), 자연의 이법(理法) ⑫호적(戶籍) ⑬명령하다 ⑭가르치다, 알리다 ⑮이름짓다, 이름을 붙이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윗사람이 아랫 사람에게 무엇을 하도록 시킴을 명령(命令), 시문의 제목을 정하여 주는 것을 명제(命題), 사람이나 물건에 이름을 지어 붙임을 명명(命名), 살아 있는 목숨을 이어 가는 근본을 명백(命脈), 겨냥한 곳에 바로 맞음을 명중(命中), 생명의 근본을 명근(命根), 목숨의 한도를 명한(命限), 앞으로의 존망이나 생사에 관한 처지를 운명(運命), 관직에 명함 또는 직무를 맡김을 임명(任命), 타고난 수명이나 하늘의 명령을 천명(天命), 날 때부터 타고난 운명을 숙명(宿命), 제 명대로 살지 못하는 목숨을 비명(非命), 맡겨진 임무나 맡은 일을 사명(使命), 생물이 살아 있는 연한을 수명(壽命), 사람의 목숨을 인명(人命),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는 뜻으로 숨이 곧 끊어질 지경에 이름이나 거의 죽게 됨을 이르는 말을 명재경각(命在頃刻), 한 시대를 바로잡아 구할 만한 뛰어난 인재를 일컫는 말을 명세지웅(命世之雄), 연거푸 생기는 행복을 일컫는 말을 명야복야(命也福也), 병이나 상처가 중하여 목숨에 관계됨을 일컫는 말을 명맥소관(命脈所關), 팔자가 사나움을 일컫는 말을 명도기박(命途奇薄), 목숨을 의에 연연하여 가볍게 여기다는 뜻으로 의로움을 위해서는 생명도 아끼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명연의경(命緣義輕)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