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테이큰' 처럼 권총 들고... 하마스에 고립된 아들 구한 퇴역장군
권총 한 자루 들고, 이스라엘 병사들과 함께 가가호호 전투 끝에
아들 집 대피실 밖 도착해서 "사바(할아버지)가 왔다"
아들을 구한 아버지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돼, 미 전역서 3일부터 상영
이철민 기자
입력 2025.10.07. 19:31업데이트 2025.10.07.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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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7일 오전 이스라엘방위군(IDF)의 공수부대 사령관이었던 예비역 소장 노암 티본(당시 61세)과 아내 갈리는 텔아비브의 해안에서 해수욕을 즐기고 있었다. 첫번째 로켓 공습 사이렌이 울렸을 때, 그는 ‘아이언 돔이 요격하겠지’라며 개의치 않았다. 그러나 사이렌은 계속 울렸고, 비로소 ‘뭔가 잘못됐다’고 직감했다.
곧이어 그들은 키부츠 나할 오즈(Nahal Oz)에 사는 아들 아미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집안에 특수콘크리트로 지은 딸들 방에 아내, 두 딸과 함께 숨어 있다는 아들은 “아버지, 밖에까지 테러리스트들이 들어왔어요. 어쩌면 이제 정말 끝인지도 모르겠어요”라고 했다. 아들은 일간지 하아레츠의 선임 기자였다. 나할 오즈는 가자 지구와의 경계선에서 수백 m 떨어져 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아미르와 아내 미리암은 이날 오전 6시 잠결에 로켓이 ‘휙’ 날아가는 소리를 계속 들었고, 바로 집안의 ‘대피실’로 지정한 딸들이 자는 방으로 온가족이 숨었다. 키부츠 정착민들은 가장 튼튼하게 지은 방에서 아이들을 재웠다. 그래야 유사시, 부모가 그 방으로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오전 7시15분쯤부터 밖에서 테러범들이 바로 밖에서 총격을 가하며 아랍어로 대화하는 소리를 들었다.
아미르는 신문사 동료들에게 전화를 했지만, 아무도 도우러 올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그 순간, 정부도, 군대도 없었다. 시민들뿐이었다.
노암은 아내와 함께 즉시 집으로 가 권총을 챙겼다. 텔아비브에서 아들이 사는 키부츠까지의 거리는 약 80㎞. 아내가 운전하는 동안, 노암은 계속 군의 동료들에게 아들을 구출해 달라고 전화했다. 그러나 하마스의 기습 테러로 수백 명의 민간인과 군인들이 죽어나가는 급박한 상황에서 누구도 도움을 줄 수 없었다. 노암은 직감적으로 자신이 아들의 유일한 희망임을 알았다.
2년 전 10월7일 이른 아침, 하마스 테러범들의 기습 공격을 받은 키부츠에 살고 있던 아들의 구조 요청 전화를 받고 달려갔던 노암 티본 예비역 소장과 아내 갈리가 CBS 방송의 60minutes 인터뷰하는 모습./CBS
아들 아미르는 이 하마스 테러 이후에 쓴 책 ‘가자의 입구(Gates of Gaza)’에서 “오전 8시30분쯤 다시 전화가 연결됐을 때 “아버지는 ‘우리가 구하러 간다. 무슨 일이 있어도 대피실에서 나오지 말라’고 했다. 움직이는 차안에서 전화하고 계셨다”고 썼다.
그날 아침, 아들의 키부츠로 달려가는 동안 노암의 머릿속에는 “도착했을 때, 가족이 모두 죽어 있다면, 나는 어떻게 살 수 있을까. 가족이 내 삶의 전부다”라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는 길은 이미 막혔다. 첫번째 검문소에서 제지를 당했을 때에는, 벌판 길을 에둘러서 갔다. 두번째 검문소에서 다시 막혔다. “거기 우리 아들 부부와 손녀가 있소. 쏠 테면 쏘시오. 우리는 간다”고 차를 달렸다.
그러나 바로 아들 집으로 달릴 수도 없었다. 아들의 키부츠로 가는 길바닥엔 테러범에 살해된 사람들의 시신이 가득했다.
이날 새벽 하마스가 인근에서 열린 ‘노바(Nova)’ 음악 축제를 급습해서 260여 명을 죽였을 때 간신히 살아남은 젊은 부부가 옷이 다 찢겨진 채 구조를 요청했다. 이들을 안전한 지역으로 옮기고 나니 계획보다 30분이 지체됐다.
그리고 아들이 사는 키부츠를 1㎞ 남기고, 하마스의 매복으로 복부에 총상을 맞아 신음하는 이스라엘 병사를 발견했다. 겨우 18세였다. 아무리 아들 가족의 생명이 귀해도, 그 젊은 병사는 1시간 내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하면 죽을 게 뻔했다.
아들 집이 코앞인데…노암은 나중에 이렇게 말했다. “내 안의 더 깊은 목소리가 말했다. ‘누구도 버리지 않는다. 그 병사도 누군가의 아들이다.’ 그래서 다시 돌아섰다. 이날 내가 한 가장 자랑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노암은 IDF 병사들과 함께 테러범들과 상대로 키부츠 외곽에서부터 총격전을 벌이며 몰아내기 시작했다. 적을 뒤에 두고, 아들 집으로 차를 달릴 수는 없었다. 전쟁에서 ‘지름길’은 곧 ‘죽음’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아들 아미르와 며느리 미리암은 수 시간째 대피실에서 소리를 죽이고, 밖에서 하마스 테러럼들이 마구 총을 쏘고 사람들이 질질 끌고 가는 듯한 소리를 공포 속에 듣고 있었다. 두 딸은 이제 겨우 세살, 한살이었다. 전기도 없고, 음식도 없었다. 아미르는 딸들에게 “조용히 있으면, 곧 사바(할아버지)가 와서 구해줄 꺼야”라고 ‘약속’했다.
가자와의 경계선에서 가장 가까운 나할 오즈의 키부츠에 살고 있는 아들 아미르 티본과 며느리 미리암, 두 손녀의 가족 사진/X
오후4시쯤, 노암은 드디어 아들의 집밖에 섰다. 대피실 밖을 두드리며 “내가 왔다”고 했다. 할아버지의 목소리를 듣고, 손녀 갈리아가 처음으로 “사바 히기야(할아버지가 왔어)”라며 입을 열었다. 아버지와 아들 가족은 몇 초 동안 말없이 서로를 꼭 안았다.
예비역 소장 할아버지 노암 티본이 아들 가족을 직접 구출해내고 이 과정에서 그에게 구조됐던 부부와 이스라엘 병사의 증언은 미국 CBS 방송의 60 Minutes와 이스라엘 언론 매체에 여러 번 소개됐다.
그리고 ‘우리 사이의 길: 어떻게 전(前)IDF 장군은 2023년 10월7일 아들을 구했나’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돼, 지난달 토론토 국제영화제(TIFF)서 ‘관객상’을 받았다.
그러나 이 영화제에 초청되기까지 상당한 논란을 겪어야 했다.
TIFF 측은 이 다큐멘터리 영화에 삽입된 당시 하마스 테러범들의 보디캠(bodycam) 영상은 하마스로부터 사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황당한 요구를 했다. 이 하마스 테러범들의 영상들은 이미 전세계 수많은 매체의 뉴스 보도와 다큐멘터리에서 공공 자료로 사용됐다. 전세계 영화인들이 거세게 항의했고, 이 영화는 다시 초청 명단에 올랐다.
이 영화를 제작한 감독 배리 애브리치는 최근 예루살렘 포스트인터뷰에서 “나는 그날의 테러 사건 전체를 다루고 싶지 않았다. 그저 한 가족의 이야기다. 나도 한 아버지인데 ‘그날 아침 그 문자를 받았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자문했다”고 말했다.
애브리치 감독은 또 “자기 가족이 위험한데도, 부상자를 돕기 위해 두 번이나 돌아선 그의 용기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계속 물었다”고 했다.
티본은 “그날은 두려웠지만, 내가 지켜온 가치를 따랐다. 누구도 버리지 않는다는 신념을”이라고 말했다. 이 영화는 지난 3일부터 미국 전역의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다.(트레일러)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100자평
red rose
2025.10.07 22:53:13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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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규명
2025.10.07 22:52:48
대한민국은 이스라엘보다 안보환경이 취약하죠. 바로 더불어내란당, 민노총, 전농, 전교조와 같은 내부의 적들 때문입니다. 전쟁 발발시 이들의 이적행위를 철저히 봉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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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nh
2025.10.07 22:51:43
기사의 이스라엘장군의 아들구하기~이사건은 다른나라는 혹여 모를가 지만 우리의 국민들이면 단1명도 빼지않고 기사글처럼 아들구하기위해 나갈거지 주춤이나 두려움 혹여~이런 우리말 사치스러운생각이 떠오를수가 있을거라는건 모래밭에서 개미1마리찾는걸거다 모든아버지는 기사에처럼 총이없음 칼이라도 들고갈거라본다 우리의 민족전통성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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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규명
2025.10.07 22:50:11
정말 대단한 장군입니다. 우린 4성 장군 중에서 북한 대변인하는 눔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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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태극
2025.10.07 22:48:42
정말 놀랍다. 다큐멘터리라는게 더욱 놀랍다. 그리고 존경스럽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더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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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ya7
2025.10.07 22:32:03
아들을 구하러 가다가 만난 신혼부부, 중상 입은 군인을 살린건 정말 훈장 받을 일이다. 저 정도는 되어야 스타도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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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E
2025.10.07 22:29:38
"아무도 버리지 않는다".... 부럽다. 한국은? "쓸모 없는 자는 찾지 않는다" 일걸? 그 많은 625, 월남 참전 상이군인들을 한국 정부는 어떻게 대했나? 물론 파병 당시 한국은 절박했고, 파병 가는 군인들도 그걸 알고 갔다. 내가 어떻게 되더라도 가난한 국가가 제대로 뭘 해줄 수는 없다는 걸. 하지만 이후 먹고 살만해져도 국가는 그들을 찾지 않았다. 생색내기에만 이용했을 뿐. 오히려 간첩질하고, 폭동에 참가한 사람들이 유공자라며 더 대우를 받았다. 참전 상이군인들은 보훈병원에 가도 푸대접 받는다. 거기 일하는 의사들은 환자들을 공짜 진료나 바라는 사람들이라 생각하는지 무슨 천덕꾸러기처럼 대한다. 병실에 입원한 분들은 과장(의사)들이 너무 불친절하다고 말한다. 어느 외래 진료 후 험한꼴 당하고 오면 옆 환자들이 위로해준다 "그 의사 원래 그래요.."라면서.. 모 보훈병원 진료부장이란 노ㅁ은"국가유공자"라 말하니 피식 웃더군.. 그걸 보니 환자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눈에 보이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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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스뎅
2025.10.07 22:03:39
캐나다 영화인들도 제정신이 아니구만. 테러범에게 허락을 구하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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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건돌이
2025.10.07 21:54:41
이스라엘이 작은 국토면적에도 어떻게 저렇게 강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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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2025.10.07 21:33:44
이스라엘 전직장군의 국민사랑과 목숨을 건 위대함, 좌파정부의 "남북 9.19 평화쇼"에 맹종하며 NLL과 휴전선 사격훈련도 못하는 한국의 떵별과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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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
2025.10.07 21:00:36
우리나라 똥별들은 어떨까? 지난 탄핵과정에서 불거진 군의 무력함과 비굴함은 결코 이스라엘과 같지 않을 것이란 어둠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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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49008203
2025.10.07 20:54:31
하마스가 음악축제를 즐기던 수백명을 잔인하게 살해했어도 참고 있어야할까? 누가 이스라엘에 돌을 던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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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화 ‘테이큰’ 처럼 권총 들고... 하마스에 고립된 아들 구한 퇴역장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