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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10
S#1 스튜디오 앞
지수 시선으로 보이는 스튜디오 안. 종배와 서있는 세정에게 다가오는 도연.
도연 (다가오며 황당한듯) 웬일이야?
세정 (웃으며) 남편 첫 촬영 응원왔지. (이 참에 도연과 풀고싶은, 반갑게 가서
도연 팔짱끼며 돌아서는)
웃으며 들어서다 세정 얼굴 한눈에 알아보고 경악하는 지수,
얼어붙은 듯 뚝 멈춰선다. 순간 뒷걸음질치는 지수.
S#2 스튜디오 안
얘기하고 있는 세정, 도연, 종배, 선경.
도연 (당혹스런) 연락도 없이 오면 어떡해?
세정 (도시락 쇼핑백들 내밀며) 이거나 먼저 들어줘요. 와이프 팔 떨어지겠어.
종배 (얼른) 이리 주세요. (받아들고)
S#3 스튜디오 앞
주춤주춤 나오는 지수, 스튜디오 옆 벽에 짚으며 선다. 쿵쿵 심장이 울린다.
분명 세정을 봤는데도 믿기지 않는듯 멍한 지수, 허둥대며 도망치듯 간다.
점점 걸음 빨리 해서 뛰어가는 지수. 그 위로...
‘그 가정 어디 안가니까 그냥 있어요, 지금처럼. 여태 그래왔던 것처럼’ 하던 세정.
9회 1씬에서 ‘결혼했어요, 저’ 하던 세정의 모습이 섬광처럼 팍팍 떠오른다.
S#4 스튜디오 안
얘기하고 있는 세정, 종배, 선경. 도연, 지수가 신경쓰여 편치않은 얼굴이다.
세정 (황당한) 회식한다구요?
도연 녹화하느라고 스텝들 점심 제대로 못먹었거든.
세정 (김새는, 어색하게 웃으며) 그럴줄 알구 사온건데.
도연 미리 물어봤어야지.
종배 (중간에서 난처한 듯 선경과 눈치 보다가) 같이 가시면 되죠.
선경 그러세요.
세정 (흔쾌히) 알았어요, 내가 살께요.
도연 (안된다는) 팀 회식이야.
세정 (황당해서 보는)
도연 종배야, 뒷정리 안하냐?
종배 아, 해야죠. (선경에게 피하자며 툭 치고 가고)
도연 미리 연락을 하고 왔으면 좋았잖아.
세정 (서운함 못참고) 스텝 회식에 나 끼면 왜 안되는데?
도연 (기막힌듯) 너희 회사 회식자리에 나 끼는거하고 똑같애. 말되니?
세정 (할말없어 입 다물지만 기분 안좋고)
종배 (다가오며) 근데 형, (테이블 가리키며) 저건 윤선생님이 치우셔야 되는데
안오시네?
도연 어디 가셨는데?
선경 (다가오며) 손씻는다구요.
도연 (그제야 아까 봤던 지수 생각난듯) 한참 됐잖아. (자기도 모르게 급하게)
한번 가봐, 선경씨.
세정 (이상한 느낌에 도연 보는)
선경 네. (나가고)
S#5 화장실
들어오며 ‘윤선생님!’ 부르는 선경, 화장실 문 다 열려있는 것 보고 멈칫선다.
S#6 방송국 로비
로비 현관 쪽 어느 구석에 서있는 지수, 도저히 믿기지 않는 충격에 멍하니 서있다.
<프래쉬컷- 1씬에서 도연 팔짱 끼며 웃던 세정>
어떻게 된건지 좀처럼 종잡을수 없는 현실에 혼란스러운데...
멀리서 ‘윤선생님-’ 부르는 선경 목소리 들린다.
도저히 나설수 없는 지수, 우르르 들어오는 스텝들 사이에 숨어 황망히 현관
밖으로 나간다.
S#7 방송국 앞
급하게 뒤돌아보며 도망쳐 나오는 지수, 나왔지만 딱히 갈데도 없고 갈수도 없다.
그제야 추위 느끼고 보면 코트도 안입고 있다. 건물 옆 후미진 곳에 가서 숨는
지수.
S#8 스튜디오 안
한쪽에 화난 듯 서있는 세정. 도연, 선경과 얘기 중이다.
도연 (걱정에) 화장실 말구 여기 저기 좀 찾아보지.
선경 로비랑 다 찾아봤어요.
종배 (세트 뒤에서 나오며 뒷쪽 가리키는) 윤선생님 코트랑 가방이랑 핸드폰
저기 다 있어요.
도연 (놀라고, 걱정) 그럼 어떻게 된거야?
세정 (유난이다 싶은) 화장실 갔다잖아. 어디 편한 화장실 갔나부지.
도연 (타박하듯) 저렇게 놔두고 길게 비울 사람 아냐.
세정 (굳어지는, 도연 다시 보며) 책임감 있는 사람이 (테이블 눈으로 가리키며)
자기 할일 저렇게 벌려놓고 사라져? 말도없이?
도연 (걱정돼 죽겠는데, 못마땅해 힐긋 보는, 누르고) 가봐야지.
세정 회식 간다며, 같이 나가요.
도연 정리 안 끝났잖아. 먼저 가.
세정 (기분 나빠지는) 조연출한테 기다리라고 하면 되잖아... (하다가 퍼뜩
생각나는) 윤선생이란 사람, 그때 아팠다던 그 여자야?
도연 어? 어.
세정 (기막힌듯) 누군지 번번이 말썽이네.
도연 (듣기 싫은) 나가자. (세정 등 떠밀고)
S#9 방송국 앞
지수, 추위에 덜덜 떨면서 서있는데 나오는 세정과 도연.
흠칫 놀라 몸 더 숨기는 지수.
세정, 현관 앞에 멈춰선다. 도연, 왜 서나 돌아보면
세정 (기분 나쁜 것 보다 속상한 마음에 한숨처럼) 정말 자기하고 풀기 힘들다.
(돌아보며 서운한듯) 불쑥 나타나면 반가워할줄 알았는데.
도연 (멈칫하지만 지수 때문에 마음 급하다, 좋게) 얼른 가봐.
세정 (확 오르는) 그래요! 개념 없이 막나가는 푸드코디네이터나 찾아봐!
(화난 걸음으로 주차장으로 가고)
도연 (혹시나? 지수 쪽과 반대쪽으로 두리번거리며 가고)
세정 (가다가 돌아본다. 그런 도연 본다. 기막히고)
S#10 주차장
속상한 얼굴로 차에 앉아있는 세정.
S#11 스튜디오
추위에 꽁꽁 얼어서 핏기 없는 얼굴로 들어오는 지수.
종배와 선경, 걱정스레 서있다가 지수 보고 반색한다.
종배 윤선생님!
선경 (얼른 달려와) 선생님 어디 가셨었어요?
지수 (얼어서 말도 잘 안나온다) 미안해요... (더 대꾸할 여유 없다. 테이블로
가는, 곱아서 떨리는 손으로 치우고)
종배, 선경 (이상해서 보는데)
도연 (들어오며) 아직 안 오셨, (하다가 지수 보는, 급하게 오며)
어디 갔었어요!
지수 (도연 볼수없다. 등돌린채 치우며) 잠깐... 바람 좀 쐬고 왔어요.
도연 (안도의) 그럼 말이나 좀 하고 가지. 걱정했잖아요.
지수 (빨리 이 자리 벗어나고 싶은, 치우는 데만 몰두하고)
도연 (뭔가 이상한 듯 보다가) 선경씨, 좀 도와드리지.
선경 네! (다가와서) 같이 해요, 선생님. (거들어주고)
<시간경과>
그릇 바구니 수레에 실어주는 종배. 도연, 도와주지는 못하고 저만치서 보고있다.
지수 고마워요. (수레 끌려는데)
종배 여기 뒀다가 있다 가져가세요. 식당 길 건너야 돼요.
지수 (보면)
종배 회식요. 오늘 우리팀 첫 회식 있잖아요.
지수 미안해요, 전 못 가겠어요.
종배 왜요?
도연 (다가오며, 일 안하기로 해서 그런줄 알고) 같이 가요.
지수 (도연 안보고) 몸이 좀 안좋아요.
종배 아 선생님 너무 긴장하셨나부다. 얼굴이 백지장이예요.
도연 어디 아파요? (그제야 지수 안색 기웃해서 살핀다)
선경 (걱정스런) 추운데 너무 오래 나가 계셨어요.
지수 그럼... (수레 끌고 가려면)
도연 (수레 잡으며) 이리 줘요.
지수 (강력한 거절) 됐어요!
도연 (그 기세에 멈칫해서 보면)
지수 (안본채 가까스로 목례하고 나가고)
종배 (다가오며 이상한듯) 형, 윤선생님 좀 이상하지 않아요?
도연 (자기에게 거리두는 걸로 생각, 착잡하고)
S#12 방송국 앞
수레 끌고 나오는 지수. 도연, 뒤에서 뛰어나온다.
도연 윤지수씨!
지수 (도연 보기 끔찍하다. 눈 감았다 뜨고)
도연 (지수에게 와서) 얘기 좀 해요.
지수 (더 피하지 못하고 도연 본다. 분노와 좌절감 뒤섞인 복잡한 눈길)
도연 (속상한듯) 아까 지수씨가 했던 말, 충분히 알아들었어요. (미안한듯) 당신이
어떤 일로 이혼했는지 잊고 있었어요. 그렇다고 갑자기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요?
지수 (터질듯한 심정으로 도연 보는, 속으로) 당신이 그여자 남편이예요?
(억장 무너지는) 그 여자가... 당신 아내예요? (입 달싹이지만 말 못한다)
도연 (그 표정에 멈칫하는)
지수 (못견디고 홱 돌아서며) 갈께요.
도연 (잡는, 안타깝고 맘아픈) 알아들었다구요! 그러니까 그만 두면 안돼요.
알았죠?
지수 (그래서가 아닌데... 기막히다. 뿌리치고 빠르게 가고)
도연 (잡지 못하고 서서 보는, 안타까운 숨 길게 내쉬고)
S#13 거리
수레 질질 끌고 멍해서 걷는 지수, 택시 정류장 지나치는줄도 모르고 간다.
S#14 세정 사무실
속상한 얼굴로 쇼핑백들 들고 들어오는 세정.
혜진 어? 왜 벌써 들어오세요?
세정 (쇼핑백들 책상에 탁 놓고 말없이 사장실로 들어가고)
직원들 (의아해서 서로 보고)
S#15 세정 사장실
찻잔 들고 창가에 서서 생각에 잠겨있는 세정.
세정 (혼잣말) 저녁이래두 같이 먹자면 어디가 덧나?... (하다가 멈칫)
<프래쉬컷- 8씬 중에서>
도연 (놀라고, 걱정) 그럼 어떻게 된거야?
<프래쉬컷- 9씬 중에서 지수 찾아 두리번거리며 가던 도연>
세정 (느낌 서늘해지는, 골똘히 생각에 잠겨 뭔가 궁리하고)
S#16 지수집 거실
거실 탁자 등 한쪽으로 싹 치워놓고 스팀 청소기로 청소하고 있는 다인.
수레 끌고 지친 얼굴로 들어오는 지수.
다인 (지수 보는) 엄마!
지수 (수레 내려놓으며) 뭐해?
다인 (스팀 청소기 끄고 오며) 엄마 피곤할까봐 청소하고 있었어.
(뿌듯한) 청소기로 먼저 싹 돌리고 스팀 청소기로 다 닦았어.
지수 (들어오며 짠한) 다 컸구나, 우리 딸. (안아주며) 힘들었지?
다인 저거 하나두 안 힘들어. 엄마 잘했어? 오늘 촬영 잘했어?
지수 (끄덕이며, 힘없는) 다인아, 엄마 좀 쉬께... (방으로)
S#17 지수방
코트만 벗고 이부자리 꺼내는 지수, 입은 옷 그대로 쓰러지듯 눕는다.
S#18 방송국 편집실
촬영분 편집하고 있던 도연, 문득 멈춘다.
<프래쉬컷- 12씬 중에서 자기 쳐다보던 지수의 터질듯한 표정>
도연 (혼잣말) 뭐였지... (갸웃하는데)
세정(소리) 정말 자기하고 풀기 힘들다.
도연 (괴롭고 혼란스럽다. 생각에 잠기고)
S#19 패스트푸드 점
햄버거와 콜라 앞에 두고 앉아있는 재민. 다인, 서서 재민이 바꿔온 신발
신어보고 있다.
재민 맞어?
다인 (어색하지만 많이 풀린) 어.
재민 (웃음 띠고 살피며) 이쁘다?
다인 (멋쩍게 앉는)
재민 야... 우리 다인이 그 구두 신으니까 꼭 신데렐라 같다! 다인아, 뭐 또
필요한거 없어? 갖고 싶은거 말해. 아빠가 다 사주께.
다인 (쫑코주는) 아빠, 나 이제 열두살이거든? 선물에 넘어가는 열 살 아냐.
재민 (감격) 너 지금... 아빠한테 아빠라 그랬지?
다인 (삐죽하며 흘기고)
재민 (좋아서 하하 웃고)
S#20 세정집 거실 (밤)
희미한 조명등만 (거실이 어둑어둑한 정도로 보이는 부분조명 정도) 켜있는 거실.
들어오는 도연, 침실로 가려다가 소파에 누워있는 세정 보고 멈칫 선다.
소파에 모로 웅크리고 누워 자는 듯 누워있는 세정, 외롭고 초라해 보인다.
(세정의 계산적인 설정입니다)
도연 (의아해서 다가가는, 자나? 기웃해서 보는데)
세정 (기척 느낀 듯 힘없이 눈뜬다)
도연 잤니? 왜 여기서 자?
세정 (기운 없이) ...몸이 안 좋아서...
도연 (놀라 다가오며) 몸이 안 좋아? 어디가?
세정 (별일 아니라는 듯 쓸쓸히 고개 젓고)
도연 어디 아픈지 말해봐, 약 사올께.
세정 (힘겹게 일어나 앉으며 힘없이) 회식 했으면 저녁은 먹었겠네.
도연 (다시 놀라) 여태 저녁도 못 먹고 누워있었던거야?
세정 (일어서며) 생각 없어... (서재 쪽으로 가며) 쉬어요.
도연 (세정 잡으며) 아프면 전활 하지.
세정 (쓸쓸하게 보며) 그럴 엄두가 안나대... (눈물 글썽해지는) 또 뭐라
그럴까봐, (울컥하는 듯 얼른 고개 돌리고)
도연 무슨 말이야 그게?
세정 (고개 돌린채 잠겨서) 난 왜... 잘할려고 할때마다 자기하고 어긋날까...
도연 (처음 보는 애잔한 모습에 놀라고)
세정 (씁쓸히) 당신 추억 없애고 싶었어. 자기가 서울에서 쓰던 물건들 볼때
마다... 그 여자 생각하는거 아닐까... (도연 보며) 찜찜하고 싫었어.
그래서 핑계 삼아 다 버린거야. 어머니 책꽂인... 솔직히 깜빡했어요.
(진심으로) 정말 미안해요.
도연 (몰랐던 사실에 놀라고 당황하는)
세정 (쓸쓸히 서재로 들어가고)
지수(소리) 도연씨 아내면, 분명 착하고 좋은 여잘거예요.
그런 사람한테 상처주지 말아요... 마음 아프게 하지 말아요. 부탁이예요.
도연 (기죽어서 들어가는 세정 뒷모습 보는, 죄책감에 괴롭다)
S#21 서재 (밤)
추운 듯 가디건 걸친 세정, 노트북 펴놓고 제안서 작성하고 있다.
들어오는 도연, 그런 세정 뒷모습 물끄러미 본다.
세정 (도연 들어온 것 알았지만 모른척 자판 치고)
도연 (부드럽게) 밥 먹자.
세정 (멈칫하는, 안 돌아보고)
도연 야채죽 끓였어. 너 속상할 때 밥 먹으면 잘 얹히잖아.
세정 (돌아보는, 애처로운 눈길로 보고) 나 속상한게 보이긴 해?
도연 너 답지 않아. 너, 마음까지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었잖아.
세정 (차분히) 내가 속상한건... 자기가 너무 오래 화내고 있다는거야.
자기가 그렇게 잔인하게 말 안해도... 우리 많이 다른거 알아.
난 현재가 소중한데 도연씬 과거가 더 소중하니까. (속상한듯)
새 집, 새 가구로 우리 둘 추억 만들어가고 싶었어. 과거 다 잊고,
미래만 생각하고 싶었다구.
도연 (그랬구나... 미안해지는) 알았어, 알았으니까 일단 죽부터 먹자. 다 식겠다.
세정 죽 먹으면?
도연 약 먹어야지. 몸살긴지 감기긴지 말해. 약 사올께.
세정 약 먹으면?
도연 (황당한) 뭐하니 지금.
세정 죽 먹고 약 먹고... 몸만 다 나으면 뭐해. 맘은 계속 아플텐데.
도연 너무 오래 화내 미안하다. 이제 화 더 안내.
세정 (안믿기는 듯 보다가) ...진짜?
도연 진짜.
세정 (벌떡 일어나 와서 푹 안기는)
도연 (어쩔수 없다는 듯 등 다독이고)
세정 (해냈다!... 생긋 웃고)
S#22 지수방 (밤)
17씬의 외출복 차림 그대로 끙끙 앓고 있는 지수, 고열로 끙끙 앓고 있다.
거의 의식 없이 혼미한 상태. 밖에서 ‘다녀왔습니다’ 하며 문 여는 다인.
다인 (학원 가방 메고 들어오며) 엄마 아직 자?
지수 (눈도 못뜨고 끙끙 앓는)
다인 (보고 놀라 달려오는) 엄마!
S#23 재민 집 거실 (밤)
방에서 나오는 재민. 서운, 털달린 후드 겨울점퍼 탁 내민다. 촌스럽고 투박하다.
재민 이게 뭐예요?
서운 겨울 밤에 밖에서 망보다 동태 안될라믄 입구 나가.
재민 (황당한) 엄만 어디서 군고구마 장수 같은 옷을,
서운 이게 두툼해서 맞아도 안 아프게 생겼어, 이눔아.
재민 예?
서운 어서 안뒈지고 또 나타났다고 에미가 패면 어쩔것이여! (손으로 옷
탁탁치며) 아까 시장서 사면서 입어보고 때려봤더니 (만족한 웃음) 소리만
요란허지 하나도 안 아퍼 야.
재민 아 진짜, 됐어요. (나가는)
서운 (재민 잡으며) 하루 이틀 해보고 안되면 내가 에미 만날텐게.
재민 (펄쩍 뛰는) 안된다니까. 어머닌 제발 나서지 마세요, 예?
서운 다인이 눈에 밟혀 죽겄어야.
재민 다인인 곧 만나게 해드릴테니까, 엄마 조용히! 예? 조용히 계세요?
(나가고)
S#24 지수 가게 앞 (밤)
가게 앞으로 오는 재민, 불 꺼진 가게 보고 의아해서 다가온다.
셔터 내려져있는 가게.
S#25 마실 (밤)
봉지 들고 들어오는 재민. 선녀, 빈 테이블에 치우다가 돌아본다.
재민 (둘러보며) 손님이 없네요.
선녀 하두 추우니까. (계속 셔터 내려주러 왔었다) 아직 문닫을 시간 아닌데
왠일인가 셔터맨?
재민 (많이 풀어진) 장모님하고 좀 놀려구요.
선녀 (홱 보며) 누가 장모님이야? 구렁이 담넘어오듯이 은근슬쩍 넘어오지 말게.
자넨 아직 셔터맨이야... 이게 무슨 냄새야?
재민 (군고구마 봉지 내밀며) 출출하실 시간 됐죠?
선녀 (밉지 않게 흘기며 받으며) 밤에 야참 먹음 안되는데. (탁자에 앉아
군고구마 꺼내며) 지수 맘 돌리기 전엔, 나 자네 장모 아닐세.
재민 이리 주세요. (뺏어서 자기가 껍질 벗기며) 근데 다인엄마가 가게 문을
일찍 닫았네요.
선녀 그래? (하는데 가게 전화벨 울린다. 가서 받는) 네, 마실입니다.
다인(휠) (울먹이는) 할머니, 빨리 좀 와봐요. 엄마가 되게 아퍼요.
선녀 (놀라) 엄마가 아퍼? 어디가 아퍼?
재민 (놀라서 돌아보고)
선녀 (듣다가 다급히) 다인아, 할머니 지금 바로 갈테니까 울지마, 어?
(전화 끊고 일어서며) 자네 가게 문 좀 닫아줘. 지수가 다 죽어간대요!
재민 (다급히) 저도 좀 들여다볼께요!
선녀 (멈칫해서 보고)
S#26 지수방 (밤)
거의 의식 없이 앓고 있는 지수, 식은땀까지 흘리며 앓고 있다.
둘러앉아 보고있는 선녀, 재민, 다인.
재민 (마음 아파 지수 보고있다)
다인 첨엔 이마가 불덩이 같앴는데, 약 먹구 열은 좀 내렸어.
선녀 진작에 전화하지.
다인 엄마가 약먹으면 된다구...
선녀 (맘 아파) 방안 퉁수로 살던게, 가게야 그나마 지맘대로 하니까 맘고생도
덜했지. 사회생활 한다고 얼마나 긴장했으면 이렇게 뻗어...
재민 (맘아픈) 제 탓입니다... (눈물 가득 어리고)
선녀 당연히 자네 탓, (하다가 우는 재민 보고 멈칫)
다인 (역시 아빠 보고 놀라는)
재민 (눈물 후두둑 떨어지는) 제 탓이예요... (뚝뚝 눈물 떨어뜨리고)
지수 (악몽이라도 꾸는 듯 고통스럽게 찡그리고)
S#27 세정집 침실 (밤)
도연에게 안겨서 미소 띄고 편하게 자고있는 세정.
도연, 잠들지 못하고 멍하니 천정 보고있다.
S#28 지수집 지수방 (밤)
옆에 대야와 물수건 놓고 지수 돌보다 잠든 듯 모로 쓰러져 들어있는 민수.
지수, 벽에 기대 앉아 울고 있다.
<프래쉬컷- 1씬에서 도연 옆에서 웃고 있던 세정>
기막힌 운명의 장난 앞에 억장 무너지는 지수, 소리도 못내고 가슴 부여잡고
눈물만 줄줄 흘리며 운다.
S#29 편집실 (다음날)
편집하고 있는 도연. 종배와 선경, 옆에서 같이 편집 보고 있다.
음식 놓인 지수 테이블 보던 도연, 지수 생각난 듯 화면 멈추는데...
선경 진짜 저런 식탁에서 밥먹고 싶다.
종배 야, 내가 할 대사를 니가 치냐?
선경 그게 왜 오빠 대사야?
종배 넌 차리고, 난 먹어주고. 어?
선경 (흘기며) 꿈도 야무지셔. 내가 오빠 먹으라고 저렇게 왜 차리냐?
종배 그래, 내가 꿈이 야무져도 너무 야무졌다. 니가 윤선생님이냐?
라면두 냄비째 들고 앉어 먹는 너한테!
선경 (생각난) 참, 윤선생님 괜찮으신가?
종배 너두 그 생각했냐?
도연 (안그래도 걱정됐었는데, 둘 돌아보는)
종배 형, 전화 한번 해봐요. 어제 윤선생님 진짜 이상했어.
도연 (본능적으로 급하게 핸드폰 꺼내다가 멈칫)
지수(소리) 말했죠? 나한테 신경 쓰지 말라구. 동정이든 뭐든, 아무것도 싫어요.
도연 (잠깐 생각하다가) 선경씨가 한번 해봐라.
S#30 지수집 지수방
자고 있는 지수. 다인, 옆에서 상 펴놓고 공부하고 있는데
지수 핸드폰 진동으로 울린다. 엄마가 깰까봐 얼른 핸드폰 들고 나가는 다인.
S#31 편집실
편집하고 있는 도연과 종배. 핸드폰 들고 들어오는 선경.
선경 감독님, 윤선생님 편찮으시대요.
도연 (놀라) 그래?
종배 내가 그럴줄 알았어, 알았어. 곱게 집안 일만 하시다가,
도연 (말 자르며 걱정으로 급한) 어디가 어떻게 아프시대?
선경 따님이 받았는데, 밤새 고열로 정신도 못차리셨대요. 몸살인가봐요.
도연 (단번에 맘 아픈) 지금은, 지금은 좀 어떻대?
종배 (도연에게 뭔가 이상한 느낌 받고 힐긋 쳐다보는)
S#32 대형 마트 (몽타주)
- 카트 밀고 급한 발걸음으로 마트 관통해서 가는 도연.
- 과일 코너.
과일 고르는 도연, 골드 키위 한박스 집어들며 판매원에게
‘이거 비타민 C 많은거 맞죠?’ 묻고.
- 정육 코너
한우 보다가 우족 보는 도연, 적당한 우족 고른다.
S#33 마트 주차장
과일이며 우족 등 든 쇼핑 비닐백 들고 차로 가던 도연, 길건너편 쯤에 있는
화원 본다. 멈춰서는 도연.
S#34 지수집 주방
식탁 위에 물김치와 간장 종지 놓인 작은 찻상 놓여있고
민수, 싱크대에서 죽 푸고 있는데 현관벨 울린다.
민수 다인아!
다인 (밖에서) 내가 나갈께!
민수 누구야?... (죽 그릇 놓고, 상들고 나가는데)
다인 (뛰어들어오며) 이모! 방송국에서 엄마 문병 왔대!
민수 방송국?
S#35 지수집 거실
큰 쇼핑백과 작은 은방울 화분 들고 서있는 선경, 2년 전에 가봤던 집과 너무 다른
분위기 이상한 듯 둘러보고 있다. 선경, 갸웃하는데
민수 (방에서 나오며) 들어오시래요.
S#36 지수방
정신은 차렸지만 아직 몸도 마음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지수, 기력 없고
해쓱한 얼굴로 앉아있고. 민수와 선경, 앉아있다. 선경 옆에 은방울 화분 놓여있다.
민수 키위에 우족까지 사오셨어.
지수 (기운 없는) 뭘 그렇게 챙겼어, 선경씨.
선경 (멋쩍은) 제가 챙긴거 아니예요. 감독님이 직접 다 사서 주셨어요.
지수 (멈칫하고)
민수 (놀라는) 감독님이요?
선경 네, 그리구... (화분 건네며) 이것두요. 이게 은방울꽃이래요. 봄에 꽃피면
참 예쁘다고 선생님은 잘 키우실거래요.
지수 (퍼뜩 뭔가 생각난 듯 멈칫하는, 떨리는 손으로 화분 받는)
선경 (웃으며) 첨에 선생님 너무 힘들게 하신게 걸리셨나봐요. 원래 안그러신데
우리 감독님, 이상하게 윤선생님한테 까다롭게 구셨잖아요.
지수 (복잡한 심정으로 화분 물끄러미 본다)
민수 (심상치 않은 느낌으로 지수 보는)
S#37 사무실
편집 켜있고 얘기하고 있는 도연, 선경.
선경 얼마나 크게 앓으셨는지 얼굴이 반쪽이예요.
도연 (안타까운) 그 정돈데 병원두 안가고 있음 어떡해?
선경 (벙해서) 그러게요... 지금은 많이 좋아지셨대요. (도연 이상한 듯 보고)
도연 (궁금한) 사는건... 어때 보이디?
선경 맞다! 그게요 감독님, 정말 이상해요. 윤선생님 댁이 전에 집하구 많이
달라졌어요. (민망한듯) 망하신건지... 예전 같지 않아요. 우리 그때
윤선생님 댁 촬영가서 얼마나 감탄했어요? 그 독특한 살림살이들 다 어디
갔는지 하나두 없드라니까요.
도연 (그렇구나... 맘 안좋고)
선경 집두 작아졌는데, 친정 어머니랑 여동생까지 다 같이 살구요. 이건 제 추측
인데요, 이혼하셨나봐요. 윤선생님 방에 남편분 물건이 하나두 없어요.
도연 (얼른 단속하는) 윤선생한텐 아는척하지 마라.
선경 (놀라) 어머, 감독님 알고 계셨어요?
종배 (급하게 문 벌컥 열고 들어오며) 형, 편집 다 됐냐는데?
도연 어? 어 잠깐만. (다시 돌아앉으며) 수고했다.
S#38 지수방
멍하니 옆에 놓인 야생화 화분 보고 있는 지수.
도연(소리) 우리 어머니가 제일 좋아하는건 은방울이예요. 꽃말이 ‘당신은 틀림없이
행복해집니다!’ 정말 멋진 꽃이죠?
지수 (되뇌이는) 당신은... 틀림없이 행복해집니다... (현재 자기 심정과 너무 다른
꽃말에 기막혀 눈물 어리는데)
다인 (문 벌컥 열고 들어오며) 엄마! 엄마 방송 시작할라 그래!
S#39 지수집 거실
모여앉아 티비 보고있는 지수, 민수, 선녀, 다인. 지수, 숄 두르고 창백한 얼굴로
보고있다. 화면에 음식 놓인 테이블 천천히 보여지고 있다.
다인 (감탄하는) 엄마, 저게 엄마가 한거야?
지수 (힘없는) 어...
민수 야 니 엄마 제법이다?
선녀 (타박조) 뭐가 제법이니? 쟤네 집에서 허구헌날 보던거구만.
진행 (테이블 세팅 보면서) 너무 예쁘죠? 한해를 마감하는 의미로 어두운색
테이블 클로스를 썼구요, 새해 화사한 이미지를 이 흰색과 골드빛 식기,
그리고 센터피스에 담아봤습니다.
민수 솔직히 티비로 보니까 근사하구만, 뭐.
지수 (물끄러미 보고)
S#40 방송국 사무실
함께 방송 보고있는 도연, 종배, 선경.
진행 (테이블클로스 설명한다) 주부님들, 보통 테이블보라고 말씀하시는 이
테이블클로스... 대부분 사시죠? 근데 이거 집에서 아주 간단하게 만들 수
있어요.
S#41 세정 사장실
티비로 방송 보고 있는 세정.
진행 동대문 시장 아시죠? (식탁보 만지며) 거기 가시면 한마에 3,4천원
이면 구할수 있는 천입니다. 4인용 식탁이면 2마, 6인용은 2마 반 정도
들어요. 일년 내내 같은 테이블보만 사용하지 마시고, 특별한 날이나 가끔
주방 분위기를 바꾸고 싶으실 때 한번 나가보세요.
소박하면서도 독특한 지수 세팅 보던 세정, 문득 멈춘다. 티비 소리에 덮혀...
<프래쉬컷- 9씬에서 지수 찾아 두리번거리며 가던 도연>
<프래쉬컷- 9회 25씬에서 허공 바라보던 도연의 모습>
세정 (본능적인 느낌으로 관심가는, 혼잣말) 몇 살이지?... 신경 쓰이네...
S#42 지수집 거실
방송 끝난 듯 리모콘으로 티비 끄는 민수. 지수, 벽에 등 기대고 앉아있다.
다인, 신나서 손뼉 짝짝짝 친다.
지수 (희미하게 웃고) 엄마 잘했어?
다인 (와서 지수 꼭 끌어안는) 어, 진짜 잘했어. 멋있어! 엄마 대견해!
지수 엄마가 대견해? (찡하고)
민수 언니 좋겠수, 딸한테 대견한 엄마 돼서.
다인 이모, 우리 엄마두 이제 전문직 여성된거지?
민수 (웃긴다는) 전문직 여성?
다인 맞잖아! 인제 학교 생활기록부에 엄마, 전문직! 그렇게 써야지.
지수 (뭉클한) 장사하는 엄마가... 싫었어?
다인 (펄쩍) 아니?... (시무룩해지는) 근데 작년에 이상한 아줌마 손님이 엄마 막
밀치고 그랬잖아. 자기가 그릇 이 빠뜨려놓구 엄마한테 이빠진 그릇
팔았다구 막... 그랬잖아.
민수 장사하면 별별 사람 다 겪는거야.
다인 그러니까 엄마 앞으루 푸드코디네이터로 잘나가면 장사 안해두 되잖아.
(신나고 좋아서 어깨 으쓱하고)
민수 (지수 보며) 걱정된다. 엄마 방송국 일 안하면 다인이 쓰러지겠네.
다인 (말도 안된다는) 엄마가 안하긴 왜 안해? 저렇게 잘했는데. 그치 엄마?
지수 (안할려고 했는데) 엄마가... 방송국 일하는게 그렇게 좋아?
다인 당근, 또 당근!
지수 (골똘히 생각에 잠기고)
S#43 세정집 거실 (밤)
티비 보고 있는 도연. 세정, 주방에서 와인병과 잔, 치즈류의 안주 접시 놓인 쟁반 들고 와서 탁자에 놓는다.
도연 뭐야?
세정 (리모컨으로 티비 끄며) 귀국 첫방송 축하해야지. (음악 켜고)
도연 이벤트 참 좋아하지.
세정 이깟게 무슨 이벤트야? (와인 잔에 따라 도연 주고)
도연 (받으며) 피곤했는데 한잔 마시고 푹 자야겠다.
세정 (자기 잔에 따르며, 농담처럼) 푹 자라고 주는거 아닌데? (잔 들고)
도연 (미소 짓고 잔 부딪히고 마시는)
세정 (마시고 내려놓으며 슬쩍) 푸드 코디네이터, 감각 괜찮드라. (슬쩍 도연
기척 살피고, 이후 계속 도연 기색 유심히 살피는)
도연 (멈칫했다가) 그래?
세정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품격 있구. 자기 취향 잘 맞추든데?
도연 내 취향 맞춘거 아냐. 그 사람 특징이지.
세정 (넌즈시) 아주 프로 같진 않던데... 어떻게 들어왔어?
도연 (얘기하고 싶지 않은) 창업식은 언제로 잡았니?
세정 아, 그래서 말인데 자기야. 그 푸드 코디네이터, 나한테 좀 연결해줘.
도연 (흠칫 놀라) 뭐?
세정 우리 회사, 당분간 외부 스텝 많이 써야 되잖아. 같이 좀 쓰자, 어?
도연 (순간 당황하는) 안돼.
세정 (예민하게 보지만 천연덕) 아니, 본인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왜 자기가
안된대?
도연 하는 일 많아 시간이 안될거야.
세정 누가 우리 회사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재? 그럼 본인한테 내가 직접
물어볼테니까 연락처 주던지. 참, 이름이 뭐야? 몇 살이야?
도연 너 그쪽에 인맥 많은데 뭐하러 우리 스텝하고 일을 해?
이제 막 이쪽 일 시작한 사람이라 전문 파티쪽 일하기엔 버거워.
세정 (느낌 점점 이상해진다) ...그래?
도연 (얼른 수습하는) 서로 각자 일 각자 알아서 하기로 했잖아.
세정 (의혹 생긴다. 도연 힐긋 보고 와인잔 비우고)
S#44 정선집 거실 (밤)
현관에 서있는 정선. 석주, 출장가방과 면세점 쇼핑백 들고 들어온다.
정선 (짜증스런) 저녁 집에서 먹는다면서.
석주 연착했어. 하두 시장해 공항서 먹었지.
정선 (기막혀) 그럼 전화라두 해주든가.
석주 안 먹었어? (쇼핑백 내밀면)
정선 (익숙한, 받으며) 못 먹었지. (방으로 가고)
석주 어, 피곤해 피곤해. (따라 들어가며) 출장 지겹다, 지겨워.
S#45 침실 (밤)
석주 여행 가방 정리하는 정선, 입었던 셔츠며 바지, 잠옷 등 한쪽에 꺼내다가
딱 멈춘다. 석주 옷 사이에 삐죽 보이는 빨간색.
정선, 끄집어내면 야한 T자 여자 팬티다.
기막힌 듯 팬티 들어보며 욕실 쪽 보는 정선.
<시간경과>
석주, 샤워하고 샤워가운 차림으로 나오는데 얼굴에 정통으로 맞는 팬티.
얼결에 얼굴에서 잡고 보면 여자 팬티다.
정선 (모멸감에) 야 강석주! 티내지 말구 다녀!
석주 (어처구니 없는 듯 웃으며) 당신 지금 뭐랬냐?
정선 (달달 떨리는 감정 누르고 웃으며 한껏 꼬는) 당신 그렇게 잘났음, 끝까지
흘리고 다니지 말아야지. 이번엔 대체 어떤 기집앨 달구 갔길래 그딴걸
쑤셔넣게 만들어!
석주 (들켰지만 정선 반응 날카롭게 일갈하고, 능청) 오바하구 그러냐, 당신답지
않게. (팬티 들어보이며) 이거, 당신 선물로 산거야.
정선 (너무 기막혀 뚝 굳어지는) 뭐?
석주 (와서 정선 손에 탁 쥐어주고 지나치며) 맘에 안들면 버리든가.
정선 (홱 돈다. 석주 팔 확 잡아채며) 당신 지금 뭐라 그랬어! (폭발해서 터지는,
지금까지의 비아냥 아닌 솔직한 감정으로) 해두 해두 너무하는거 아냐?
(눈물 어리는) 내가 눈뜬 맹인으루 보여? 어떻게 그 기집애가 입던
이 드런걸 선물이라구 들이대!
석주 (동요 없이) 드럽냐?
정선 (그 반응 기막힌, 다시 표독스럽게) 드러워! 드럽고 또 드럽구!
(팬티 다시 석주에게 패대기치며) 당신두 드러워! 역겨워! (하는데)
석주 (순간 정선 뺌 세게 후려치는)
정선 (졸지에 맞고 고개 돌아가는, 기막혀 석주 확 보는데)
석주 (증거 잡힌 김에 맘먹었다) 까불지마! (싸늘, 또 싸늘하고 매섭게) 어디서
감히 드럽단 말을 뱉어, 니가!
정선 (악쓰는) 당신 미쳤어?
석주 (웃긴다는) 하정선, 내가 왜 너하구 결혼했는지 아냐?
정선 (아직 사태 파악 못한다. 분해서 떨리는) 왜 했어!
석주 뒤처리 깨끗한거 맘에 들어서 했거든?
정선 (무슨 말인가? 영문 몰라 보면)
석주 당신 스스로 세뇌 당했냐? 뭘 암것도 모르는척 말갛게 쳐다봐?
선본지 석달만에 결혼하면서 당신 뒷조사 안해봤을까봐?
정선 (허걱, 놀라는)
석주 잘 데리고 놀다가, 졸업 전에 깨끗하게 군대 보냈드라구. 오호!... 이 정도
여자면, 말썽 없이 조용히 살겠다 싶었지.
정선 (충격) 그럼 당신... 첨부터... 그런 생각으로 결혼했단 말야?
석주 4년 데리고 놀던 놈 떼내고 나랑 결혼했으면서 뭘 더 바랬냐?
정선 (울컥해서, 가면 벗는) 그렇게 말하지 마요! 사랑했어!
석주 사랑?
정선 (눈물 어리는) 뒷조사 했으니까 알겠지만 지지리, 정말 지지리 가난한집
장남이었어. 밑으로 동생 넷이나 딸린. 도저히 우리 부모님 설득할 자신
없어서, (하는데)
석주 (말자르며 비아냥대는) 어유 그래서 4년 내내 철통보안 지키셨어?
세정이도 모르지?
정선 말했잖아! 부모님 때문이었다구.
석주 (차게) 그래서 당신 집안에 걸맞는 나하고 결혼했잖아. 서로 조건 맞춰
집안 위신 세우고, 원없이 돈 쓰고!
정선 (마지막으로 진심 토로하는) 당신하고 결혼할 때, 정말 잘해볼 생각이었어.
근데 당신... 한번도 안 받아줬어.
석주 (웃긴다는) 단물 다 빠져 온 여자, 받아주는 등신으로 보이냐, 내가?
정선 (치욕감에 파르르 떠는, 눈물 후두둑 떨어지고) 당신...
석주 (한방 더 먹이는, 정선 얼굴 손가락으로 탁 올리며) 재생 수술까지
완벽하게 받으면, 내가 감쪽같이 속을줄 알았지?
정선 (떨리는) 새로 시작하고 싶었어.
석주 그런거 필요없으니까 앞으로 오바나 하지마시죠.
정선 (더 못견딘다. 그 손 탁 뿌리치고 협탁에 놓인 핸드폰만 집어들고
뛰어나가는)
S#46 거리 (밤)
손에 핸드폰만 쥐고 미친 듯이 걸어오는 정선, 어느 순간 숨 헐떡이며 멈춘다.
뒤늦게 정신 차리고 보면 춥다. 발 다 드러나는 슬리퍼에 얇은 가디건... 가디건
주머니 뒤져보지만 돈도 없다. 뒤늦게 낭패스런 정선, 어떡할까 이쪽 저쪽 보다가 한쪽에 서서 핸드폰 열어 등록된 전화번호 찾는다.
‘부모님’ ‘경란’ ‘혜미’ ‘윤선’ ‘세정’ 번호 줄줄이 있지만 전화걸수가 없다.
플립 닫는 정선. 혹시 석주한테 전화가 오나 핸드폰 보지만 조용하다.
정선 (혼잣말) 그래, 강석주... 너 잘났다!
S#47 공사장 (밤)
어두운 공사장. 떨면서 걸어오는 정선, 공사중인 집 향해 조심조심 다가간다.
한쪽 구석에 작은 컨테이너 숙소 있다.
추위에 달달 떨면서 집안 내부로 들어갈려고 손잡이 돌려보는 정선, 잠겨있다.
낭패스런 정선, 혹시나 하고 손잡이 마구 이쪽 저쪽 돌려보는데
누군가 뒷덜미 팍 잡아챈다.
정선 (기겁해서) 엄마, 아부지!... (하는데 손전등 불빛이 얼굴로 향한다. 눈부셔서
눈물로 마스카라 얼룩진 얼굴 잔뜩 찡그리는데)
명진 (황당한) 사모님이세요?... (하다 눈물로 얼룩진 얼굴 보고 깜짝 놀라고)
S#48 정선집 거실 (밤)
티비 보면서 여유 있게 양주 마시던 석주, 힐긋 시계 본다. 새벽 1시.
흥, 하고 일어나 침실로 가는 석주.
S#49 공사장 (밤)
작은 드럼통 불 앞에서 추운 듯 손쬐고 있는 정선. 그 옆에 휴대용 가스버너에
물 끓고있다. 간이 숙소에서 군화와 외투 들고 나오는 명진.
명진 (군화 내밀며) 신어요. (정선 앞에 놓아주며) 냄새는 좀 나겠지만 그래두 뭐,
동상 걸리는 것 보단 낫죠.
정선 (힐긋 보는)
명진 (외투 푹 덮어주며) 있다 집에 가서 씻어요, 박박.
<시간경과>
정선, 엄청 큰 명진 군화 신고, 작업 외투 걸치고 쪼그리고 앉아있고
명진, 라면 휘젓고 있다.
정선 (민망하고 창피하지만 도리 없다. 웅크리고 있고)
명진 (라면 한가닥 집어 후루룩 먹어보고, 끄덕이며) 음... (코펠 그릇에 덜고
국물도 따라서 내미는) 자요.
정선 됐는데... (하지만 배고프다)
명진 추울땐 라면국물이 딱이예요. (강하게 내밀고)
정선 (받는, 국물 마시자 땡긴다. 얼른 라면 먹고)
명진 (냄비 뚜껑에 라면 덜며, 항상 속내를 숨기고 돌려서 말하지 않는다.
생각대로, 느낀대로 말하는) 싸우고 갈데가 그렇게 없어요? 부모님 집엔
당연히 가면 안되구. 친구, 연락할 친구도 없어요?
정선 (자존심 지키려고 말 돌리는) 차반장은 집 없어요? 왜 여기서 자?
명진 아까 집안 꾸밀 대리석 도착했거든요. 낼부터 작업이라 밤에 도둑맞을까봐
지키는 거예요. (후루룩 먹고)
정선 (의미 없는 새집 꾸미기가 씁쓸한데)
명진 근데 사모님 핸드폰 고장난거 아닌가? (뚜껑 내려놓고) 줘봐요. (정선이
입고 있는 외투 주머니에서 핸드폰 꺼내는)
정선 (왜 그러나? 보는데)
명진 (정선 핸드폰에 자기 번호 꾹꾹 누른다. 잠시... 명진 핸드폰 벨-독특한
멜로디로 골라주세요- 울리는, 갸웃하며) 되는데?
정선 (모른척 라면 먹는데 서럽다)
명진 (냄비 뚜껑 들며) 아 진짜 이상하네. (보며) 사장님 왜 전활 안해요?
정선 (그 말에 울컥 자기 설움 터진다. 훌쩍이며 라면 더 뜬다)
명진 (놀라서 보면)
정선 (라면 먹으며 꺽꺽 운다)
명진 (당황해) 아 왜 울어요? 아 진짜... 아우 나 여자 우는거 진짜 싫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단 말예요. (일어서는) 싸웠다고 뭘 울기까지 하구
그래요? 아 이거 어떡하지? (안절부절하다 다시 앉는) 저기, 울지 마요.
뚝! 뚝! 그거 알아요? (일부러 막 웃으며) 얼굴 되게 웃겨요, 지금?
얼룩덜룩 웃겨요, 진짜.
정선 (그 말에 눈물 젖은 얼굴 손으로 쓱 닦는데 더 얼룩지고)
명진 (쿡 웃다가 정선 뺨에 빨간 손자국 본다. 놀라 굳어지고)
S#50 정선집 침실 (밤)
편한 자세와 얼굴로 자고 있는 석주.
S#51 공사장 (밤)
작은 드럼통 앞에 나란히 앉아있는 정선과 명진. 정선, 명진에게 기대서 졸고있다.
졸린 듯 하품하던 명진, 시계 보면 3시다. 안되겠다... 손으로 정선 머리 잡아 흔드는 명진. 퍼뜩 깨는 정선, 얼룩에 그을음 묻은 얼굴로 천진하게 명진 본다.
여기가 어디지? 아직 분간 안되는 정선.
명진 (그 모습이 짠하다) 이제 가야죠.
정선 (아, 정신 차리는) ...몇시예요?
명진 세시요. 밤새 기다려도 소용없겠어요. (일어서며) 일어나요, 데려다줄께요.
정선 (가기 싫은) ...차반장은 어디서 자요?
명진 (컨테이너 가리키며 안된다는) 저긴데요, 저기서 우리 둘이 잘려면 포개서
자야 돼요.
정선 (그 말에 찔끔하는, 얼른 끙 일어나는데 발 저리다) 아... (어쩔줄 모르고)
명진 왜 그래요?
정선 아- 발 저려, 발 저려... (한발 땅에 못대고 비틀하며)
명진 (잡아주며, 급한) 그럼... 혀, 혀 내밀어봐요.
정선 (너무 저려서 얼결에 혀내밀면)
명진 (자기 손가락으로 정선 혀에서 침묻혀 코에다 묻혀주는, 빠르게 몇번)
정선 (졸지에 벙해서 몇 번 당하다가 명진 손 막으며) 뭐하는 거예요?
명진 (그제야 정신 차리고) 아! (긁적이며) 그렇게 하면 안 저리거든요.
정선 (입안 찝찝해서 인상 쓰고 입술 닦는)
명진 (자기가 생각해도 황당한) 짜죠?
정선 그럼 안짜요? 손 언제 씻었어요?
명진 (자기 손 앞으로 뒤로 해보며) 그게...
정선 (너무 황당한 상황이라 도리어 웃음 터지는, 풋 웃고)
명진 (같이 웃다가 그런 정선 측은하게 본다)
S#52 정선집 침실 (밤)
세상모르고 코까지 골며 자고 있는 석주 보고섰는 정선, 기막히고 기막히다.
S#53 정선집 거실 (다음날)
소파에서 자고 있는 정선. 석주, 외출복 차림으로 침실에서 나온다.
힐긋 정선 보고 그대로 나가는 석주. 정선, 조용히 눈뜬다. 원망스럽게 보고.
S#54 지수집 주방
반찬 차려진 식탁에 앉아있는 지수.
선녀 (우족 국물 담긴 뚝배기 들고 와 놓아주며) 자, 먹어. 니네 피디가 사보낸
우족이다. 아주 푹 괐어.
지수 (물끄러미 보는데)
선녀 (파와 소금 등 넣어주며 웃긴다는) 어떻게 남자가 이런걸 사보낼 생각을
했을까? 얼른 먹어, 그 정성 생각해서.
지수 (국물 떠먹는)
선녀 왠만한 맘 갖군 이런거 사보낼 생각 못하지, 원래 남자란 족속이.
너 고생시켜 병나게 만들었지만, 암튼 고맙긴 하드라.
지수 (감정 누르고 먹는)
선녀 (재민 의식해서) 그저 사람 아플 때, 그거 알아주는게 젤 고마운거야.
그 인간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플때 하는거 보면 다 보여.
지수 (국물 후루룩 마시고)
S#55 지수집 지수방
화장대에서 화장하는 지수, 콤팩트로 마무리한다.
마음 굳힌 얼굴로 물끄러미 거울 보고있는데
민수 (들어오며) 언니 나 불렀어? (하다가) 언니가 나가게?
지수 어, 오늘 회의 있어.
민수 (놀라) 회의? 언니 방송국 일 그만 둔다며.
지수 아니, 그만 안둘거야. (다짐하듯) 할거야, 계속.
민수 다인이 땜에 못 그만두겠지?
지수 민수야, 세상이... 왜 이렇게 불공평하니?
민수 언니 무슨 일 있었어? 아니지, 내내 아픈거 밖에 없는데.
지수 (기막힌듯) 내가 왜 일을 그만둬? 일까지 포기하면... 너무 억울해.
민수 촬영날 무슨 일 있었구나? 무슨 일이야?
지수 나중에 얘기하자. (시계 보며) 시간 없어. (가방 들며) 그때 알아보던 중고차
좀 알아보라구. 급하니까 서둘러줘. (나가고)
민수 (왜 저러지? 보고)
S#56 식당
점심 먹다가 놀란 얼굴로 세정 보는 도연.
도연 뭘 해?
세정 (먹으며) 집들이.
도연 갑자기 무슨 집들이를 해?
세정 (애교스런) 집들이 겸해서 자기네 스텝들 초대해서 저녁 먹자구요.
도연 우리 스텝?
세정 담주에 나 창업식하기 전에 내조 한번 할려구. 자기하구 가까운
사람들인데 나두 친해져야지. 종배씬가? 그 조연출하고 작가, 그리구...
(자기도모르게 강조하는) 푸드코디네이터, 또 누구 있지?
도연 (내키지 않는) 아냐, 하지 마.
세정 (정색하고) 왜 하지 마?
도연 너두 바쁜데 뭐하러 그런 일을 벌여?
세정 (웃지만 기분 이상한) 그러니까 바쁘기 전에 한다잖아.
도연 (좋게 말하지만 강한) 굳이 안해도 되는 일까지 할 필요 없어.
내 일에 신경쓰지 말구, 창업준비나 더 신경 써.
세정 (예민하게 도연 보는)
S#57 버스 안
앉아서 창밖 보며 생각에 잠겨있는 지수, 굳은 결심한 표정이다.
S#58 방송국 로비
걸어오는 지수, 엘리베이터 앞으로 간다.
엘리베이터 앞에 서있던 도연, 지수 보고 환해진다.
도연 (반가운) 지수씨!
지수 (보는, 멈칫했다가 예의바르게) 안녕하세요.
S#59 방송국 휴게실
앉아있는 지수. 도연, 웃는 얼굴로 자판기 커피 두잔 들고 온다.
복잡한 심정으로 도연 보던 지수, 시선 돌린다.
도연 (놓아주며 마음 급한) 몸은 좀 어때요?
지수 (냉정한) 좋아졌어요, 덕분에.
도연 (살피며, 짠한) 얼굴은... 많이 상했어요.
지수 (그런 다감함이 괴롭다. 시선 피하며 커피 마시고)
도연 다시 일하기로 해줘서 고마워요.
지수 (차게) 감독님이 뭐가 고마워요? 짜르지 않아서 고맙다구, 내가 해야죠.
도연 (지수가 일부러 거리둔다고 생각) 그러지 말아요.
지수 (보면)
도연 (맘아픈) 그렇게... 그렇게 그러지 말아요. 생각 많이 했어요.
지수씨 말대로... 부담 안줄께요. 부담 느끼게 안할께요, 앞으로.
그러니까... 편하게 일해요, 정말 편하게.
지수 (찡하지만, 사무적인)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도연 (어쨌든 다행이다) 고마워요, 일 계속해줘서.
지수 (무슨 말인가 할 듯 보다가 입 다물고 커피 마시고)
S#60 방송국 회의실
회의하고 있는 지수, 도연, 종배, 선경, 한선생.
도연 한선생님, 다음번 아이템은 뭘로 잡으셨어요?
한선생 글쎄... 겨울이니까 이번엔 겨울 보양식을 하면 어떨까 하는데.
지수 제 생각엔 이번엔 아이들 위주의 상차림을 하는게 어떨까 싶은데요.
도연 (지수 보면)
한선생 (샐쭉해서) 애들 위한 상차림에 관심들 있겠어요?
지수 (자기 주장 계속하는) 지금 아이들 방학이잖아요. 공부에 지친 아이들,
한번쯤 풀어주는 파티를 엄마들이 해주면 좋을거 같은데요.
도연 (그런 지수 뜻밖인 듯 보고)
종배 그거 괜찮네요. 채찍과 당근! 애들 다루는데 딱이예요.
선경 친구들 모아 파티해주는 엄마! 멋진데요?
한선생 구감독님 생각은 어때요?
도연 윤선생님 의견대로 하는게 좋겠어요. (지수 보고)
한선생 (떨떠름하지만) 그럼 뭐...
지수 (도연과 시선 마주친다. 무심한척 다른곳 보고)
S#61 세정 사장실
팔짱끼고 꼼짝도 않는 자세로 고민하고 있는 세정. 할까, 말까... 갈등하다
어느 순간 결단 내린 듯 팔짱 풀고 핸드폰 집어든다.
S#62 방송국 사무실
재밌겠다는 표정으로 솔깃해서 핸드폰 받고 있는 종배.
종배 (끄덕이며) 아... 아... (웃으며) 아 알죠, 알죠. 형 성격 제가 알죠... (잠시)
알겠습니다. 형수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잠시) 예, 예. (끊는, 히죽 웃고)
S#63 지수 가게
핸드폰 받고 있는 지수.
지수 (놀라) 초대요?
종배(휠) 도연이 형 모르는 깜짝 이벤트래요. 형수님이 윤선생님도 꼭 오시래요.
지수 (너무 기막힌 상황에 멍하니 있고)
S#64 미용실 (다른날)
머리 세팅하면서 핸드폰하고 있는 지수, 화장도 옷도 예쁘게 차려입었다.
지수 종배씨, 전데요. 제가 갑자기 일이 생겨서 같이 못갈거 같애요... (잠시)
아니 못 가는건 아니구, (벼르는 표정) 집 주소 알려주면 찾아갈께요.
S#65 방송국 사무실
책상에 앉아있는 도연. 종배와 선경, 싱글벙글하며 다가온다.
종배 형, 갑시다!
도연 (안본채) 먼저들 퇴근해라.
종배 같이 가야 돼, 형하구.
선경 (웃으며) 저희 오늘 감독님 댁 갈거거든요.
도연 (놀라서 돌아보는) 뭐?
S#66 세정집 거실 (저녁)
한껏 예쁘게 차리고 서서 들어오는 도연, 종배, 선경, 촬영감독, 한선생 맞는 세정.
세정 (활짝 웃으며) 어서들 오세요. (사람들 죽 훑어보는)
모두 (적당히 ‘처음 뵙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도연 (굳은 얼굴로 세정 보는)
세정 (씩 웃는걸로 대처하고)
종배 형수님. (소개하는) 저희 촬영감독님, 요리연구가 한선생이세요.
세정 아 네, 잘 오셨어요. (지수가 없다) 근데... 푸드 코디네이터 분은,
종배 아, 일이 생겨서 좀 늦으신대요.
S#67 주방 (저녁)
식탁에 완벽하게 세팅 준비되어있고 요리사 두명, 음식들 마무리하고 있다.
웰컴 드링크 따르고 있는 세정.
도연 (들어온다, 나무라는) 뭐하는 짓이니?
세정 (밝게) 나 원래 이런거 좋아하잖아. 깜짝 이벤트. 자기가 나 힘들까봐 하지
말라는건 알겠는데, (웃으며) 내조하는 기분, 나쁘지 않아.
도연 (어처구니없어 보는)
S#68 세정집 건물 앞
세정집 건물 바라보고 있는 지수, 나 보고 너 어떤 얼굴 하나 보자... 마음 굳혔다.
S#69 세정집 거실 (저녁)
웰컴 드링크 마시며 얘기하고 있는 일행들. 현관벨 울린다.
도연, 지수다! 표정 굳는다.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세정 (주방에서 급히 나오며) 내가 나갈께요.
앉지 못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일어서는 도연.
세정, 그런 도연 한번 힐긋 보고 현관으로 가면서 머리며 옷매무새 매만진다.
현관 앞에서 한껏 환한 미소 짓고 현관문 여는 세정. 그 앞에 나타나는 지수 얼굴.
‘어서 오,’ 하다가 지수 확인하고 경악하는 세정에게서 엔딩.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