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울이 젖을 뗀다고 참 난리다.
간 밤에도 두번씩이나, 새벽4시부터 지금까지 아빠는 잠도 자지 못한다.
얼마나 서럽게 우는지...
한울이 마음을 생각하면 많이 섭섭하겠다, 싶다.
2.
어제는 결혼 기념일이었다.
처음에는 1박으로 강화도를 가자, 태안반도를 가자, 그러다가 당일로 월미도를 가자, 과천으로 가자 하다가 밥상나눔도 그렇고, 수요모임도 그렇고.... 고난주간까지.. 그러다가....
안산시내를 빙빙 돌다가 처음 둥지를 틀었던, 구로 독산동 지하방으로 갔다.
시장길, 닭집, 김밥집, 손수 도배 페인트까지 했던 한 칸 짜리 지하방....
그 때는 아내가 서울 난곡에서 공부방을 했었고, 교회를 그만 둔 상태였고 또한 이 곳 안산에 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에, 그 곳에서 첫 둥지를 내렸다.
다행히 월세가 아니었고, 서울 시내에서 고만한 가격에 집을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아내와 나는 왜 그곳으로 다시 갔을까.
아내는 속상해서 다녔던 길을 알려준다. 나 또한 혼자 청승스럽게 긴 한숨을 내뱉었던 곳을 알려주었다.
돌아와 저녁을 먹으면서, 아내에게 고맙다고 하였다. 아내 역시 고맙다고 한다.
3년이 지났다.
딸기와 두부를 좋아하는 한울이가 있고, 착한 아내가 있다.
그리고 소중한 교회가 있다.
감사하고 감사하다.
3.
평생 잊을 수 없는 잔치를 열어준다고 아내가 방에서 나오란다.
"싫어! 그냥 잘래"
그 때가 저녁 10시였나.
다음 날 물었다.
안가르쳐 주려는 아내가 내뱉은 한마디.
"발 씻어 주려고 했지."
고마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