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산 약수 찾아 삼만리.
먼저 찬우물에서 시작한다.(사실 관우약수부턴가?)
찬우물에는 약수를 뜨러온 분이 계셨는데 물통(2리터짜리)의 갯수가 예닐곱개나 됐다.
물을 다 마셨기에, 찬우물에서 물을 채워갈까 싶었는데 아무래도 꽝이겠다.
그래서 발걸음을 돌리려는 찰나.
먼저 물을 채우라는 아저씨의 배려.
고맙습니다.
냉큼 500ml 물병에 약수를 채운다.
찬우물에서 연료를 채웠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시동은 걸린 셈.
다음 타자는 용천약수.
여기서부터는 무주상님의 "봉소약수를 찾아서" 산행기를 작동시킨다.
하지만 산행기를 작동시키기가 무색하게 어김없이 알바를 했다.^^
아.. 길치본능이여...
다시 원래 길로 돌아와서 용천약수 가는 갈림길 사진을 살펴보면서 내려가는데...
나왔구나~
이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용천약수가 나온다는 말씀이지. (찬우물에서 봉소약수로 내려가는 방향에서의 왼쪽 방향으로 가는 길이 용천약수 가는 길임)
용천약수를 사진에 담고, 멋진 용 한마리도 사진에 담고.. 다시 갈림길로 컴백.
이번엔 대성약수 가는 갈림길을 살펴 보면서 약 15m 쯤 내려가니..
또 나왔구나~ 대성약수 가는 갈림길.
내려가는 방향 기준으로 이번엔 오른쪽 길로 가야지만 대성약수가 나온다.
즉 찬우물에서 봉소약수로 내려가는 길 기준으로 용천약수는 그 길의 왼쪽 갈림길로, 대성약수는 그 길의 오른쪽 갈림길로 가야하는 것이다.
대성약수도 미션 완수.
길을 마저 내려가서 봉소약수도 사진에 담고.
여기서 잠시 고민.
어떻게 한다..?
정말 석수능선 사면길을 가봐?
음.. 아니야.. 여기서 민주동산에 갔다가 송암약수로 해서 호압사로 내려가는거야.
그리고 호압사에서 난곡능선으로 내려가 보자고.
이렇게 오늘의 세번째 계획 역시 즉흥적으로 세워졌다.
봉소약수에서, 내려왔던 길을 곱다시 올라가 찬우물에 다시 도착.
찬우물에서 제1야영장방향으로 올라가서 민주동산국기봉으로 고고씽~
민주동산전망대까지 들러서 내려갈 길을 바라본 후 송암약수로 내려간다.
k84송암약수터.
산악표지판 k시리즈의 마지막 번호.
송암약수터에서 호압사로 내려가는 길은 처음 가보는 길.
어떤 일들이 일어나려나...
짜잔~
뜻밖에 약수터가 두곳이나 등장했다.
사실 말이 좋아 삼성산 약수 찾아 삼만리지 찬우물, 용천, 대성, 봉소, 송암약수를 끝으로 파티는 끝났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삼화약수와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제1약수약수터가 두 주인공.
거창한 타이틀인 "삼만리" 체면을 세워준 고마운 약수터들.
기분이 좋다. 음화하하하하~
두 약수터를 지나 사면길을 걸어서 호압사에 도착.
호압사에서부터는 다시 신경써서 내려가야 한다.
난곡능선을 찾아서 말이다.
갈림길에서 왼쪽길에서 올라오는 남자분께 그길로 내려가면 난곡이 나오냐고 물어보니..
잠시 생각하더니만.. 난곡이 나온다고 한다.
내려가다 보면시흥도 나오고 난곡도 나온단다.
저.. 이길이, 그러면 능선길 맞나요?
제가 난곡능선으로 내려가려고 하거든요. 하니
능선길 맞아요. 근데 길이 제법 길어요.
네. 고맙습니다.^^
제대로 난곡능선에 들어섰다는 안도감으로 이제는 꽃들을 즐기기 시작한다.
근데 이름들을 거의 모른다.
얘네는 분명 벚꽃일텐데 벚꽂도 왕벚꽃, 산벚꽃 등등 종류가 나눠져 있기에 확신을 못하고..
목련처럼 보이는 꽃인데 꽃잎이 쭈글쭈글 한 꽃도 보이고.
보라색 이꽃은 분명히 제비꽃일텐데 그 모양으로 보아 무슨무슨제비꽃일거 같고.
아.. 하나 확실히 아는 꽃이 나왔는데 바로 조팝나무 꽃. 그래서인지 더 반가웠다.
아무튼 난곡능선이라고 찰떡같이 믿으며 한참을 내려가다 보니 어느덧 날머리가 보인다.
산행을 완료했다는 기쁜 마음으로 날머리로 쏙 빠져서
트랭글도 종료하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이곳이 도대체 난곡 어디쯤인지 확인하기 위해 한 아주머니께 여쭈어 보니..
엥? 여긴 난곡이 아니라 시흥동이라고 하신다.
어? 그럴리가요?
뭐야.. 그럼 내가 내려온 능선이 난곡능선이 아니란 말인가?
아무튼
네. 고맙습니다. 여기가 시흥동이군요.
이상한 사람 다 봤다는 듯한 표정의 아주머니는 점점 멀어져 가고..
어쩐다? 이대로 난곡능선을 포기해야 하는건가?
시간은 벌써 저녁 7시를 향해 가는데..
내려온 날머라를 바라보니 내려온 길 우측편으로 능선이 더 이어져 있는게 보이길래 일단 다시 저 능선을 타고 가보기로 결정.
다시 트랭글을 작동시키고 입을 앙 다무는 것으로 굳은 의지를 표시하며 이름모를 능선으로 뛰어든다.
사면길을 따라가다 보니 순흥약수터가 나온다.
오예~ 이 약수터는 보너스인 셈.
됐고.
곧 해가 꼴딱 넘어갈 판이다.
어여 난곡능선을 찾자고!
계곡을 한번 넘어가니 철울타리가 쳐져 있는 곳이 나왔다.
주위를 살펴보니 뛰어 넘어갈 만한 곳을 발견.
철울타리를 겨우 뛰어 넘어서 길 없는 사면으로 나무 사이를 헤집고 오르니 드디어 능선합류점에 닿는다.
이 능선이 난곡능선인가?
확신은 없었지만 난곡능선이 아니라고 해도 이제는 어쩔 수 없다. 그냥 이 능선으로 내려가는 수 밖에.
산불감시초소를 지나고 시호천약수터와 선우공원 갈림길에서 선우공원 가는 길을 선택.
잠시 후 선택한 그 길이 미성동둘레길이라는 안내판이 나왔다.
이 미성동둘레길을 따라서 내려가다가 산울림 다리를 건너서 금천정에 도착.
이곳에서 직진하면 남아있는 능선길로 갈 수 있었지만 이미 해는 졌는지라 가로등이 켜있는 금천구민문화체육센터로 내려가기로 결정.
난곡능선인지 아니면 다른 이름이 있는 능선인지,
하여튼 이 능선과 작별을 고한다.
셔틀콕 치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리는 배드민턴장을 지나고 금천문화체육센터 주차장을 통해서 도로로 나왔다.
이곳이 어딘지는 모르지만 어플로 집에 가는 대중교통을 찾아보니 독산동 쌈지공원 정류장까지 걸어간 후 6516번 버스를 타라고 나온다.
자.. 그러면 독산동 쌈지공원 정류장까지 어떻게 가느냐 이것이 문제로구나.
까짓거 뭘 걱정해?
요앞 슈퍼에서 음료수 하나 사면서 물어보면 되지.
딩동댕~
슈퍼 아주머니께서 독산동 쌈지공원 정류장 가는 길을 자신없는 말투로 알려주긴 하셨다.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아주머니께서 알려준 길로 걸어가니 버스정류장이 나왔다.
야호~
근데 버스정류장 이름이 독산동 쌈지공원이 아니었다.
독산동 성당 정류장이었다.
알고보니 독산동 쌈지공원 정류장보다 한 정류장 전에 있는 정류장이었다.
웬일이니~ ㅋㅋㅋ
어쨌든 마지막은 알바없이 깔끔하게 끝맺음 했으니 나름대로 유종의 미를 거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하하하~
안녕
[1] 저번보다 더 길었나요?
읽으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2] 제가 처음에 시흥동으로 내려온 능선의 이름이 뭔가요?
[3] 그렇다면 제가 다시 타고 내려온 능선은 뭘까요?
[4] 이번 산행기를 올리기 전에 무주상님의 난곡능선 산행기를 다시 읽는다는 것을 깜박했어요.^^
그 산행기를 읽어보면 얼추 결론이 날 듯하긴 해요.
무주상님의 난곡능선 산행기를 읽어보니 마지막에 제가 다시 시도해서 내려온 능선이 난곡능선 맞네요.^^
[5] 초간편 차림의 산행이었지만 휴대용 미니 랜턴을 준비해 가서 해가 져도 별 어려움은 없었답니다.
게다가 거의 다 내려가서 해가 졌기에 위험하지 않았어요.^^
[6] 산행기를 쓰다보면,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서 쓰기에 이렇게 길어지게 되네요.
생각을 쳐내야하는 기술을 좀 길러야 할까봐요.
[7] 제가 미쳤나봐요.^^
추신조차도 이렇게 길게 쓰니...
각설하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회원 여러분~
대성약수터를 깜박하고 표시를 안했네요.
봉소약수, 용천약수 위에 뾰족 나온 부분이 대성약수터 위치입니다.
용천약수
용천약수에서 갈림길로 되돌아 가는 길
대성약수터 가는 갈림길
오른쪽 길이 찬우물에서 내려온 길이고 왼쪽 길이 대성약수터 가는 길이 되겠다.
대성약수터 가는 길
대성약수
봉소약수
봉소약수 앞에 세워진 용천약수터 이정목
오른쪽 길이 찬우물으로 올라가는 길이고 왼쪽길이 석수능선으로 가는 길이다.
(지난번 석수능선에서 봉소약수를 찾아서 내려왔던 길임)
제1야영장으로 올라가면서 뒤돌아 본 찬우물
민주동산국기봉 가는 길
민주동산국기봉
바로 아래에 보이는 능선으로 내려가다가 송암약수터로 빠질 것이다.
^ 바위에서 왼쪽길로..
송암약수터
삼화약수터
제1약수약수터
호압사
석수능선의 불영암
조팝나무
명자나무
명자나무 꽃
남산제비꽃처럼 보이긴 했는데 남산제비꽃보다 확실히 꽃의 크기가 작았다.
제비꽃처럼 보이기는 하는데 확신은 못하겠다.
삼성산터널
조팝나무
독산로28길 날머리
독산로28길 날머리
순흥약수터
산불감시초소
금천정
배드민턴장
금천구민문화체육센터
첫댓글 축하드림니다. 멋지게 찾으셨습니다. 즐거운 산행하세요^^
처음 내려가본 시흥, 난곡 동네인데 그래서인지 설레임이 있더군요.
야무지게 알바했지만^^ 아주 만족한 산행이었어요.
고맙습니다.^^
퇴근을 하고 산행을 강행하셨다니 열정이 대단하십니다. ^^
아마 요즘 한창 피어나는 달래,나리등의 꽃순이들을 만나러 가신것이 아닌가 짐작이 되네요 ㅎㅎ
수고하셨습니다. 늘 즐산 하시기를....^^
ㅎㅎ 황금성님 말씀이 맞습니다.
달래, 나리 뿐만 아니라 이름모를 예쁜 꽃들도 만나고 왔어요.
새로운 길도 걸었고요.
아주 기분좋았습니다.
고맙습니다, 황금성님.
잘보았습니다. 즐거운 산행하세요~
고맙습니다, 로렌스님.
로렌스님께서도 즐거운 산행 계-속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눈 감고도 다니시겠어요...ㅎ
ㅎㅎ 아직 멀었어요, 저는.^^
아마 회원들 중에는 눈감고도 다니실, 그야말로 고수인 분들이 따로 있을 거예요.^^
즐거운 산행 이어가세요, 천강성님.
조팝나무, 명자나무꽃이 참 근사합니다.
잘 보고갑니다. ...
명자나무는 처음 본 꽃인데 블로그 이웃님 산행기를 보고나서 나무 이름을 알게 됐답니다.
말씀대로 아주 예뻤어요.^^
cdh13579님. 북한산 산행기 잘 봤어요.
계속 즐거운 산행, 암전한 산행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행운이 찾아왔군요. 늦은 오후 시간에 많은 곳을 다녀 오셨군요. 봉소약수, 대성약수, 용천약수 등등 거의 모든 약수터를 다 찾으셨군요. 관우약수는 표지판에서 우측 도사바위능선쪽으로 가면 있습니다. 제2깔닥고개 근처의 무명약수는 개척자약수입니다.
난곡능선을 보니 저도 얼마전에 걸었던 기억이 나네요. 늘즐산하십시오.
그렇군요. 개척자약수.
고맙습니다, 무주상님.
사실 난곡능선으로 하산할 때는 배터리가 얼마 안남아서 무주상님의 산행기를 안보고 물어물어서 내려와서 시흥으로 빠졌습니다.^^
곰곰히 복기해보니 어디서 잘못들었는지 짐작되는 곳이 있긴 하네요.^^ 하지만 장담은 못하고요.
다음엔 관우약수도 찾아봐야겠습니다.
다시 한번 더 고맙습니다, 무주상님.
용천약수터에는 정말 용그림이 있네요. 그 많은 약수터들을 한번에 섭렵하셨네요. 한군데서 한잔씩만 마셨어도 배가 찼겠는데요.
남산제비꽃은 사진처럼 잎이 갈라져 있어요.
네. 제가 깜박했네요.^^
남산제비꽃의 잎은 이렇게 생겼는 걸요.^^
그러면 이 흰제비꽃은 이름이 뭔가요?
또 보라색제비꽃(제비꽃 맞죠?^^) 이름도 알고 싶어요.
sami님의 남한산성 트레킹을 보니 잔털제비꽃 같기도 하고..
제비꽃은 종류가 너무 많아서 저로서는 감당이 안되네요.^^
하지만...
고맙습니다, sami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