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이 끝난 후 삶의 의욕까진 아니더라도 왠지 모를 무기력함에 시달렸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서울은 참 많이 변했죠.
그런 예가 청와대 개방, 광화문광장의 새단장 개방, 그리고 끊어졌던 종묘와 창덕궁, 창경궁의 연결 등이 저는 큰 변화로 안겨왔습니다.
그래서 좀 시간이 지났지만 바로 어제,
정신도 추스릴 겸 서울에 사는 서울 촌놈의 "서울 나들이"가 있었습니다. ㅎㅎ
서울이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분위기와 환경이 뚜렸하게 변한 것 같습니다.
광화문광장과 청와대 앞 분수공원과 그리고 청와대 입구 쪽 분위기가 더욱 그랬습니다.
이름하여 "국민계몽운동본부"라는 조끼를 입은 할배, 할매들이 아주 그냥 짝 ~ 깔려서서 간만의 분위기 좋은 휴일을 즐기려고 나온 시민들과 젊은이들과 엄마, 아빠들과 어린 아이들의 흥을 마음대로 망치고있는 모습이였습니다.
주한미군철수를 반대하는 1,000만명의 서명을 받겠다고,
나들이 시민들의 흥을 깨치며 이리 저리로 마구 헤집고 다닙니다.
그것이 바로 그들은 "국민계몽운동"이라는 것입니다.
일찌기 칸트가 이렇게 말했다죠.
'스스로 깨달아 자신의 미성년자임에서 벗어나라'
그리고 또
'감히 알려고 하라'
이것이 바로 계몽운동이라는 것입니다.
계몽이란 말은 그 본래의 탄생의미가 진보적입니다.
지금 저 할배, 할매들이 그 뜻을 알까?
아무런 거리 낌도 없이 버젓하게 "국민계몽운동본부"라고 찍힌 조끼를 입고 주한미군철수를 반대하는 천만명 서명을 받겠다고 스스로 미움을 사고 있습니다.
저에게도 한 할매가 다가왔습니다.
'그게 뭔데요?'
'주한미군철수를 반대하는 천만명 서명운동인데 싸인 좀 해주세요.'
제가 주변의 분위기를 보니까 대부분 시민들과 젊은이들이 이들을 거절하고있었고 어떤 이들은 욕도 해댔습니다.
그러니 좀 나이 든 저한테로 왔나 봅니다.
'주한미군철수를 왜 반대해야 합니까?'
'딸라가 나가니까 ... 돈이 나가니까. 미군이 철수하면 딸라가 빠져나가요!'
비교적 확신적인 목소리에 저도 격해집니다.
'이봐 할매요, 주한미군 주둔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아시오?
저번 미국의 대통령인 트럼프가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천문학적 숫자로 올려 받으려고 압박을 가해 와서 전 정부가 끝까지 버텨낸 것 아시오?'
'그런 건 모르겠고 미군이 철수하고 우리가 자체로 국가 방위를 하려면 돈이 엄청 들어요.'
더이상의 내용전개는 무의미 할 것 같았습니다.
'할매요, 혹시 집이 있으시오?'
'있지!'
'그러면 그 집이 누구의 명의로 돼있으시우?'
'당연히 내 명의로 돼있지.
난 영감도 일찍 죽었고 자식 놈들도 다 나갔고 내 집은 내 이름으로 돼있지.'
'틀렸소.
지금 할매 집 명의는 미국으로 돼 있소.'
'앵?! ...'
'지금 한국은 미국이라는 명의로 살고있는 집이요.
아니 할매는 할매가 죽은 다음에 할매 이름으로 된 집이 자식 놈들에게 가면 좋소? 나쁘오?
우리 한국군은 전작권도 없고 ... 저 평택에 있는 주한미군기지는 미국이 가지고 있는 해외 미군기지들 중에 제일 큰 데 그것도 노무현대통령이 그렇게 해줬소.
할매요,
주한미군은 절대로 철수하지 않아요.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한국이 손해라는 것은 우리 국민들 누구나 다 잘 알아요.
전작권을 찿아와도 미국은 절대로 나가지 않죠.
그래서 지금 저 사람들이 서명을 안해주고 있는 것이요.
할매요, 할매 이름으로 된 집을 자식들에게 넘겨주겠소? 아니면 미국 명의로 된 집을 넘겨주겠소?'
'난, 다 ... 잘 ... 모르겠고, 그러지 말고 싸인 좀 하나 해주오. 그래야 나도 오늘 용돈 좀 벌지!'
참 나쁜 놈들이 많이 있다.
누가 누구를 어떻게 계몽한단 말인가?
서울이 그렇게 변했습니다.
지금 이나라에는 이른바 "보수정권"이 들어 선 나라임을 실감 했습니다.
그때 마침 10여명의 대학생들이 피 켓과 프랭카드를 펼쳐 들고,
"윤석렬 정부의 한미일 공동군사훈련을 반대한다!"
"주한 미군은 철수하라!"를 외치면서 기동경찰들의 보호속에 외교부청사 쪽에서 출발하여 광화문 광장을 가로 질러 주한미국대사관 옆 까지 행진해 갑니다.
광화문광장은 "엉터리 시민광장"
다 잘 알겠지만 서울정부종합청사 바로 앞에서 조선시대의 육조거리 터가 또 발견됐었습니다.
지금 광화문 광장엔,
정확하게 외교부청사로 가는 지하도와 세종문화회관 사이에 조선시대 사헌부 정문터가 보존 공개돼 있는데 이는 박원순시장의 계획설계에 반영됐던 것이고 박시장 사후에 발견 된 정부청사 앞의 그 유적은 다시 매몰하고 그위에는 잔디를 덮었습니다.
오세훈의 왈;
지금 광화문광장의 공정율이 70%를 넘어서 그대로 하기로 한다.
그러면서 예견치 못한, 새로 발견 된 유적은 영원히 묻어 버린다?! ...
누가 누구를 어떻게 "계몽"한다는 것인지? ... ...
어제 서울에 사는 촌 늙은이의 "서울 나들이"는 이렇게 씁쓸한 뒷 끝도 남았습니다.
2022. 8. 28.
첫댓글 깨시민 디아님 화이팅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연맘님만 보라고 쓴 자작글입니다.
그러니 요거 비밀로 해주시면 ... ㅋㅋ
아사삭님!
직접 계몽운동 실천하고 오셨네요 ㅎ
아이구, 언젠가 댓글로 저를 칭찬해 주셨죠.
자주 소통하면 좋겠습니다! ㅎㅎ
법륜스님 말씀에 공감했던 부분~~~~
미국이 굳이 주한미군 철수 안한다면 그대로 두고~~
미국이 한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한다고 하면~~알겠습니다! 라고 하면 된다!~~ㅎ
저도 법륜스님 직접 만나 뵙기도 했구요, 너무 존경하는 분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