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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첫번째 보물. 남해.
삼천포에서 벨젭 오빠랑 헤어지고 나서 망설임 없이 바로 남해로 이동
지금부터. 나의 남해 이야기 시작.
목욕탕 가는 길에 우연히 발견한 코스모스 밭. 빨리 씻고 싶어서 목욕탕부터 찾았는데 다 휴무거나, 폐업했거나, 이전했거나, 수리중이거나 ㅠ
그래서 결국 남해힐튼스파.. 짧은 샤워만 필요했던 나한테는 조금 안 맞았지만 그래도 좋음 ㅎ 바다보이는 노천탕~ 엄지척!!!
코스모스는 가을가을 하고, 내 마음은 설렘설렘한다 ㅎ
힐튼에서 씻고 나와서 기분 짱 ㅎ
날씨도 너무너무 좋고
남해로 오늘 길 내내 보였던 예쁜 바다 덕분에 이미 만족도 100%
히말라야게스트를 가려고 했었지만 평일인 탓에 예약을 안 했더니
하루 쉬는날이라고 ㅎ
뭐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 그래서 부랴부랴 다시 결정한 곳이 " 올댓남해게스트하수스 "
나의 운명 같은 곳.
올댓으로 숙소를 정하고놔서 처음으로 간 곳은 남해 홍현마을,
무지개를 닮아 해우라지마을라고 불리는 아름다운 마을.
홍현리의 무지개골짜기♥
작고 아담한 마을.
혼자 바다를 끼고 걷기 좋은 곳.
죽방림이 대나무와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고기를 잡는거라면 석방림은 돌과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고기를 잡는 곳
꼭 닮은. 자매로 보이는 이쁜 처자들.
깔깔거리며 웃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엄마 미소 ㅎ
물은 깨끗하고 맑다.
큰 고기들이 있을꺼라곤 기대하지도 않았고 (음. 근데 숭어같은 검은색 그림자가 쉥~ 지나가는건 목격)
찬찬히 물속을 살펴보니 동가리새끼들과 복어, 게, 고동 자잘한 생명들이 끈임없이 움직인다.
* 숨은 새우찾기 ㅎ
석방림을 지나고도 한참 바다가 이어지는데
물이 빠지는 곳곳에 물 웅덩이다.
큰 물이 고였다 빠져나간 자리에는 어김없이 생명체들 꼼틀꼼틀.
그런건 절대 지나치지 못하는 나한테는 최고의 놀이터 ㅎ
새끼새우가 동동 떠다니고 있어 손으로 잡아볼까 했는데..
애기들 껍질이 너무 약할꺼 같아 손으로 잡으버리면 죽어버릴까 싶어 ㅠ 못 잡았다..
그런데 가만히 손 담그고 발 담그고 있으니 애기들이
빠빠 묵으러 내 손, 내 발에 집결
콕콕 집게로 찌르기도 하고 간질 간질 간지럽히기도 하고
내 손발에 묵을 각질 열심히 관리중 ㅎ
바위돌을 따라서 걷다보면 방파제가 나오고 조그만한 선착장이 나온다
가족들이 낚시하는 있는 모습을 보니깐.. =_= 초큼 부럽기도 했음
얼른 차에 가서 낚싯대 들고 올까 생각도 했지만.. 그러기엔 내 차는 너무 멀리 있고...
괜시리 낚시하는 분들 옆에 앉아서 구경질 ㅎ
* 바닷물 색이. 비치색
바닷물이 파란건, 하늘이 파래서이고, 하늘이 파란건 그만큼 날씨가 킹왕짱 좋다는 이야기.
낚시를 마친 아줌마가 선심쓰듯 남은 미끼를 투척하고 이야기 하신다
" 이거 먹고 다음에 커서 또 만나쟈~ "
순간.. 듣는 내가 흠칫.! 했다...
고기들 크기가 작아보이지만 제법 손바닥 만한 녀석들이 노닌다.
나비범새끼도 보이고 망상어, 전갱이, 용치놀래미, 쥐치, 복어 종류도 다양하다.
다시한번 더 낚싯대 들고와야 하나 고민했던 순간.. =_=
물고기에 환장하는 나라는 여자가 놀기에 이곳은 천국.
방파제까지 한바퀴 돌고 다시 석방림쪽으로 돌아오니
그사이 물이 또 항그 빠졌다.
달은 바닷물을 먹고 점점 밝아지고 커진다.
달이 커질수록 바닷물은 더 많이 빠지고, 또 더 많이 들어온다.
바닷물 먹은 달. 오늘 밤도 휘영청 밝겠다.
마을입구에 새워논 붕붕이한테 돌아가는 길
바다까지 흘러 들어가는 계곡물을 따라 걸어 올라간다.
매미소리가 들리고, 새 소리가 들리고
옆 논에서 수수가 알알이 익어간다
할머니 한분이 계속 말을 붙인다.
- 학생~ 혼자왔나?
네~
- 어디서 왔노?
창원에서요~
-아이고 애기가 배는 안 고프나?
아니에요 괜찮아요~
-나는 다리가 아파서 누워있다가 운동할라꼬 나왔다
오르막이라서 힘드시겠어요~
- 묵을꺼는 싸왔나? 우리집에 과일 좀 꺼내주까?
아니에요 괜찮아요 ..
자그만한 어촌마을 . 말 붙일 곳 없는 할머니는 자꾸만 내게 말을 걸고
내 차에 다다라선.. 아쉬운 듯 손을 흔들어주셨다..
홍현마을을 뒤로 하고 다음 목적지는 신전마을 숲
앵강다숲마을 바랫길 중 한 구간.
대강 마을 이름을 검색하고 쭐래 쭐래 들어가니..
이렇게 이쁜 숲이 눈앞에 펼쳐진다.
사실 앵강다숲마을 단지로 들어가보진 않았다. 그냥 산책로 따라 나있는 길만 해도 충분
인위적이것보다는 자연스러운게 훨씬 좋다.
이곳도 역시나 나 혼자 전세.
핸드폰에 나오는 음악따라서 흥얼 흥얼~
신문지 하나 깔고 앉아서 가만히 바라보기만 해도 좋다.
어떻게 이렇게 꽁꽁 숨겨진 이쁜 곳이 있을까?
햇빛은 적당히 따사롭고, 따사로움을 씻어줄만큼 바람은 상쾌하다.
정말 이런곳은 애인이랑 함께 와야 해 ㅠ
난중에 꼭. 함께 와야지.
이곳에서 셀카 수십장을 찍었지만.. 차마 다 올리진..=_=
콩알딱지만하게.. 희미하게....
원본은 나만 보는걸로.
사진을 왜 기울여서 찍어놨을까.. =_=
사진을 찍을 땐 저게 수평인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나무들이 다 왼쪽으로 넘어가있다.
그 당시에는 그게 최선이었겠지만. 지나고 나면 달라져있는것들.
그럼 어떠하랴..
산책길을 따라 바다로 나왔을 때의 반전.
나는 정말 입이 딱 벌어졌었다.
갯벌이야. 세상에. 남해에도 이런 갯벌이 있어.
까마득히 펼쳐진 갯벌은 족히 100m
갯벌에 꼭 한번 와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만났다.
홍현마을에서 보았던 석방림이 앵강다숲마을에도 있다.
크기는 훨씬 훨씬 큼 ㅎ
설레이는 마음으로 갯벌로 한발짝 한발짝....
이쪽 갯벌은 진흙펄이 아니라 모래와 자갈 돌맹이로 이루어진 갯벌
그래서 발이 푹푹 빠지거나 하진 않는다 ㅎ
그것도 좋아 ㅎ
지천에 널린 갯고등
물이 빠진 갯벌을 지날면 발 밑에서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났는데 처음엔 그냥 자갈소리인줄 ㅠ
자세히보니 내 발 밑에 갯고동 3만6천마리 ㅠ
손에 들고 있는건 정말 1초동안 주은거
수심 5cm.
조금씩 솟아오른 바위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한지붕 고동가족들
귀엽다 ㅎ
물이 다 빠지지 않은 석방림.
고이있는 물이 아직 다 빠지진 않았다.
뒤쪽에 펼쳐진 바윗틈사이로 물이 졸졸졸 ㅎ
깊어보이지만 지금 보이는 수심은 30cm
확실히 홍현마을 석방림보다는 훨씬 훨씬 크다
크면 조금 더 큰 고기가 잡히나? 보통 마을 공동으로 운영되니깐 큰 마을에는 더 큰 석방림이 존재하는건가??
머릿속에 물음표??????? 가득 ㅎ
갯벌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애기가 엄마 나 잡았어~ 잡았어~ 하고 애기게를 가지고 온다 ㅎ
평일이라 그런지 이 넓은 갯벌에 사람도 몇 없고
보통 이런 구역은 마을에서 공동으로 운영되고 있어 채집이 금지되어 있거나
마을 어르신분들이 호통을 치는데
내가 있는 동안은 그런건 없었다 ㅎ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날 내가 너무 운이 좋았던거.
내가 처음 이곳에 간 날은 대조기.
이번 추석에 올해 두번째로 큰 달. 그만큼 조차가 크고 물이 많이 빠진다.
마침 갯벌에 들어간 시간도 막 절정을 지난 시간.
어느때보다 넓은 갯벌을 볼 수 있었고, 어느때보다 다양한 생물을 볼 수 있었다.
갯벌에서 할아버지 한분을 만났다
ㅠ 할아버지 사진을 못 찍었네 ㅠㅠㅠㅠ
왠지 인상이 좋아보여서 배실배실 웃으면서 먼저 인사.
안녕하세요~~ 뭐 잡으셨는지 구경해봐도 되요?
하고 여쭤보니 아무말없이 아기씨 요기 한번 파봐~ 하고
알려주신다.
슥슥슥 문지르니 큰구슬우렁이가 떡 >_< 심봤다!!!
그런데 담아갈 통을 따로 챙겨가지 않아서 그낭 할아버지 다 드림 ㅎ
할아버지 따라서 이런저런 이야길 하면서 고동이 어디에 있는지도 배우고
어떻게 잡는지도 배우고 ㅎ
할아버지가 가만히 날 한번 보시더니 그 자리에서 큰구슬우렁이를 돌로 쾅쾅해서 소주한잔 하라면서
진짜 맛있었다 ㅎ
최고!!!!
그렇게 할아버지 따라다니면서 소주도 얻어먹고, 고동도 먹고, 게도 잡고 새우도 잡고
저기보이는 저 새우 내가 잡은거! ㅎ
새우가 모래밭에 숨어 있을꺼라곤 생각 못 했는데 모래파다보니 새우가 나와서 완전 깜짝 놀랬음
나는 과연.. 해양생물을 전공한게 맞을까? ㅠ
맨날 물고기 밥주고 배만 갈랐더니 ㅠ
갯벌 나오는 길에 할아버지가 챙겨주신 소라
감사하고 고맙고. 또 기쁘다 ^-^
갯벌 나오면서 다시 한번 사진.
조금씩 조그씩 물이 들어오고 있다.
또 가고 싶다...
인제 숙소로.
그런데 숙소가 바로 옆.
몰랐는데 같은 이동면이었다.
나의 올댓남해게스트 하우스.
정말 아무것도 모른 상태로 무턱되고 전화만 한통 한거라
올댓에 대한 정보가 아무것도 없었다. 심지어 사진도 한장 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 게스트하우스.
표지판도 알림판도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알려준 주소대로 가면 그냥 한눈에 알 수있다. 저곳이구나.
너무 이쁜 외관과 주인오빠(?)들의 따뜻한 마음.
너무 맛난 커피. 이실직고 하건데 나는 커피를 잘 마시지 않느다.
하지만 이곳에서 먹은 커피는 너무 맛나게 잘 마셨다. 정말 그렇게 맛나는 커피는 처음.
첫날은 그날 게스트중 혼자만 여자였기때문에 커플룸.
찍어논 사진이 없어서 말로만 설명을 해야하는게 너무 안타깝다 ㅠ
폭신폭신한 침구와 아늑한 방. 바로 10m 앞 바다.
조용하고 깨끗한 마을
하지만 바로 옆에 있는 맛집 식당과 가게들
공동화장실이었지만 거의 혼자사용했던 화장실.
내가 워하던 모든것이 거기에 있었다.
무언가 시설이 너무 좋거나 또 주인장 오빠들이 너무 잘생겼거나
그런게 아니라 그냥 모든게 다 마음에 들었다.
털털스런 외모와는 달리 이것저것 적당한 선에서 섬세하게 알려주시고
다정히 말 붙여주시는 주인장오빠들 ㅎ 아.. 거기선 한번도 오빠라고 부른적 없는데 ㅎ
몰라 여긴 내 개인공간이니깐 ㅎ 내 맘대로 오빠.
사실 올댓은 나의 첫번째 게스트하우스였다.
그래서 다른곳과 비교는 할 수 없었지만
그 곳에 묵은후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모든 기준은 올댓이 되었다.
숙소에 짐을 풀고 가까운 방파제로 가서 낚시타임
숙소에서 나오면서 찍은 바다.
바다가 정말 바로 코앞이다.
만조에는 바닥의 돌이 하나도 안 보일만큼 물이 가득 찬다.
숙소 근처 낚시 가게에 가서 청개비를 사는데 주인 할머니가 혼자 갈라꼬? 하면서
의문스러운 눈초리로 날 보신다 ㅎ
네~ ㅎ 혼자갈꺼에요 ~ 혼자서도 잘 해요
근처 방파제에서 자리 잡기.
지는 노을을 보면서 힐링.
제법 입질도 있다. 낚싯대 손에 쥐고 맥주 마시면서 보는 남해바다
세상의 행복이 여기 다 있는 듯 하다.
그냥 살것 같은 하루의 마무리.
잠깐 몇번 낙싯대 퐁당퐁당했는데 작은 씨알이지만 기특하게 잡혀주는
* 콩알만한 보리멸 몇마리 ㅎ
난중에 냠냠 매운탕 끓여먹여야지 ㅎ
숙소에서 만난 수로씨.
같은 창원사람이었고 부산에서 같이 대학을 나왔고
에너지 넘치는 20대 총각 ㅎ
게스트하우스내에서는 고기 구이 금지
게스트하우스옆 정자나무가 있는데 거기서 고기구워먹자고 먼저 이야기해준다 ㅎ
캠핑장비랑 고기다 준비되어 있다고 ㅎ
조용한 바닷가서 둘이서 3인분 먹은 차돌박이 구이 ㅎ
밤와 불빛은 참 사람은 편안한게 만든다.
마음속 이야기를 하게 하고 사람에게 가까워지게 한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파도소리도 듣고
반딧불도 봤다.
나는 반디불이 콩알만한줄 알았는데 콩알만한건 꽁지끝에 불빛뿐... 사실은 거대한 곤충 ㅠ
그리고 매운탕도 냠냠
할아버지가 챙겨주신 소라랑 잡은 고기 넣고 팔팔 끓여서 먹으니
제법 매운탕 향이 난다 ㅎ
이렇게 하루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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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추석 연휴동안 혼자 싸돌아댕기다가 왔어요 ㅎ 기억하기 위해 남겨논 글인데 스을쩍~ 올려놓고 갑니다잉~ ㅎ
남해... 참 좋쿠나~ 아직 못가봤는데.... 가봐야겠당~~~
감이 글도 사진도 좋으다~
학생. 이라고 불린게 가장 부럽..;;;;;
몇년전 남해 지게길을 2박3일 다녀온 것이 생각나네요. 남해바다 참이쁘고 걷기 좋았다는 느낌. 지난 사진 꺼내봐야겠어요.
좋다.. 좋다.. 나도 가고 싶다... 우짜지? 당장 뛰어나가고 싶은데.. 아마 회사에서 짤리겠죠? 가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작품이라는..
남해에 10년 넘게 살고 있는 학교친구가 하나 있는데 그녀석은 단언컨데ㅋ 저런 장소를 모를거임^^
주말마다 부산오는걸 봐서는ㅋㅋ
암^^ 여행은 일단 혼자가야돼
부럽부럽^^*
천천히 다니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고 하던데^^
특별한 남해 여행기 잘 봤음ㅋ
역시 울 감이는 글을 잘 쓴다니까ㅎ
푹 쉬고 얼른 복귀해야지~~~♡
20대 남성이 요옆 정자에가서
고기드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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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솨라있네!!!^^ㅎ
남해 ...방파제근처엔 숭어도 노닐고 학꽁치도 많이 잡히는..쓰~~읍 소라,고동 맛난...
가을 초입에 힐링여행 제대로 한듯요..^^*
20대 총각을 뿌땅 48기로 !!
20대~ 20대~~♡
가고싶다. 가고싶다. 가고싶다... ㅠ
와....대단!!!! 책한권 분량!!!
주말 날씨 좋은데 남쪽으로 놀러 갈까 ...음 ...오키나와...좋네 ..아씨 토요일 근무..ㅠㅠ 가고싶다 ..머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