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는 소매치기래]ver.01
"안녕하세요!"
"오~지유씨 왔어요?"
"네 좋은아침입니다!"
"지유씨 어제 그 보고서 책상에 올려놨으니까 처리해주세용"
"알겠어용,아 커피 다 드셨어요?"
"지유씨 커피가 제일 맛있다고 아무도 안 만들고 다 기다리고 있어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종이컵에 커피,프림,설탕을 넣고 열심히 커피를 제조하고 있는 동안
같은 회사 동기인 자영이가 다가왔다
"야,야 너 그거 들었니?"
"또 뭘들은거야?"
"요즘 그냥 떠도는 소문인데,그 우리회사 사장 아들 있잖아 엄청
사고치는애 걔가 여기 회사에서 이제 일한다던데?"
"신경안씁니당"
"신경안쓸만큼 그렇게 못난 외모가 아니라서 신경쓰게 될걸? 걔가 워낙 잘생겼댄다"
"잘생긴거하고 일 잘하는거하곤 별개잖어"
"야 아무리 별개라도 이렇게 답답한 회사에서 꽃미남 얼굴 보면서 일하는게 훨씬 안답답하고 좋지 뭐"
"그건 그래도 왠지 부담스러울것 같지 않냐?"
"으이그 저 고지식!뭐가 부담스럽냐?다른 부서 여자애들 거의다 걔 잡겠다고 난리야 물론 나도 포함."
"잘해봐 나는 신경안써"
자영이의 투덜거림을 뒤로 하고 회사분들에게 커피를 나눠주었다
"캬 역시 지유씨 커피가 진짜 최고야"
"정말 짱이에요 지유선배!"
"감사해요~"
그런데 저기서 잠시 졸고 계시던 과장님이 컴퓨터로 메일을 확인한 후,중대한 발표를 하시려는 듯 일어나셨다.
"자 여러분들 여기 보세요!"
모든 회사원들의 눈빛은 과장님에게 향했고
갑작스런 관심집중에 조금 당황한듯 했지만 다시 평정심을 되찾은 듯 보였다.
"회사 사장님 아들이 굉장한 사고뭉치라는건 알고 계시죠?"
"...어머어머!!!!!!지유야 우리 부서로 오나봐!!"
"꼴불견."
"그런데 이제 마음 다 잡고 회사에서 일하시겠다고 하셔서 사장님께서
밑바닥부터 배워보라고 여기 부서에 배치하신다고 하네요,
빠르면 오늘부터 늦으면 내일부터라고 하니까 그분 맞을 준비 잘 해주시기 바랍니다"
"어떡해 어떡해!"
주변에서 어떡해 어떡해 소리는 시도때도 없이 들려왔다
"나 이제 솔로 탈출한다! 걔 이름이 뭐라 그랬더라..?"
"지민석이요!"
우리 얘기를 관심있게 듣고 있던 부서 막내가 이름을 알려줬다
"아 지민석!그래 걔 엄청나게 사고도 많이 저지르고 또 그렇게 바람둥이래"
"그럴줄 알았어,
역시 사장님 아들이라 뭔가 다른가보지 뭐"
"그래도 미모가 받쳐주니까 바람둥이라도 하는거지 뭐!"
그렇게 티격태격 하며 일을 하고 있을 때 쯤
점심시간이 다가왔고 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언니!저 인지에요 인지!기억나세요?]
"아!지아 친구 말이지?"
[네 기억하시네요!꺄-기뻐요!]
"당연히 기억하지~그런데 갑자기 무슨 일로 전화한거야?"
[아,..그러니까 알려드릴게 있어서 곧 점심시간인데 잠깐 만나서 같이 밥 먹자구요!]
"그럼 지금만날까? 나 지금 점심시간이야!"
[아 그러세요?그러면 쏘렌토 쪽으로 오실래요?
제가 스파게 티쏠게요!]
"스파게티 좋지!그럼 지금 나갈게 얼른 나와~"
인지가 왜 갑자기 전화했지..? 장례식 이후로 전화도 별로 안하더만.
※쏘렌토.
"언니 여기요 여기!"
"어~"
"잘 지내셨어요?왜이렇게 살이 빠지셨어요?아주 볼살이 쏙 들어간것 같은데..
어디 아프신건 아니죠?"
"아니지!그런데 갑자기 무슨 말할게 있어서 전화 한거야?"
목이 타는 듯 먼저 시켜놓은 레모네이드를 한번 마신다.
"언니,이제 지난일이니까...충격적일 수도 있겠지만
애들이랑 충분히 의논하고 결정한 일이에요 그러니까 너무 화내지 말아주세요"
"....뭔데 그래?"
살포시 웃으며 다시 한번 물어보았다.
"지아 사고,...그거 저희랑 여행 가서 사고 일어난거 아니에요.."
"......또..무슨 말이니 그게?"
"그러니까..지아랑 사귀던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남자친구랑 같이 꼭 겨울바다 보러가자고
약속했었나봐요 지아도 엄청 바랬구 남자친구도 엄청 바랬구요
그래서 친구랑 여행 간다고 거짓말 치고 그 남자친구랑 여행갔다가......그렇게...되버린거에요"
청천벽력이란 말이 지금 이상황에 딱 어울리는거지
"왜.....처음부터 말 안했어?"
"......언니 그때 굉장한 패닉상태셨고 그 상태에서 말하면 더 충격받으실 까봐
말을 더이상 못꺼내겠었어요"
나의 눈치를 살피는 듯 했다.
"........계속 말해봐"
"그런데 이제 언니도 많이 안정된 것 같구 잘 지내시고 있는 것 같아서 애들끼리
언니한테 이제 말해도 괜찮지 않을까 해서 결정한거고 제가 시간이 되서 말씀드리는거에요.."
정적이 감돌고 쏘렌토에서 일하는 여직원은 스파게티를 놔두고 가버렸다.
"....언니!맛있게 드세요!여기 스파게티 정말 최고ㄹ.."
"인지야 이름이 인지라고 그랬지?"
"네"
"언니 갑자기 입맛이 떨어져서 그런데 먼저 가도 되니?
회사에서 다 끝마치지 못한 보고서도 있고 해서 일어나봐야 될것 같은데"
"아..."
"..미안 언니가 언니 스파게티값은 내고 갈테니까 미안하지만 오늘은 혼자 맛있게 먹어"
"아니에요!!제가 쏘기로 했는데 무슨 말씀이세요!"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언닌데,
그럴수는 없지"
"그럼 다음에 다시 만나요!제가 맛있는거 사드릴게요!"
"그래"
"아 그리고 언니!"
"..........왜?"
"....힘내주세요"
아무말도 못하고 나와버렸다
밖은 너무나 추웠다
코트를 동여매고 동여매도 추웠다
너무나 추웠다
따뜻한 회사 안으로 들어와서도 추웠고 담요를 덮어도 추웠다.
그리고 알아낸 놀라운 사실이 있다.
몸이 추운게 아니라 마음이 추웠다는 것을.
지금 회사에는 점심을 먹으러 가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나는 정말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처럼 난로앞에 쭈그려 앉아
담요로 온몸을 동여매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인지가 가르쳐준 사실을 곱씹어 봤다.
.
.
.
"그러니까..지아랑 사귀던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남자친구랑 같이 꼭 겨울바다 보러가자고
약속했었나봐요 지아도 엄청 바랬구 남자친구도 엄청 바랬구요
그래서 친구랑 여행 간다고 거짓말 치고 그 남자친구랑 여행갔다가......그렇게...되버린거에요"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되지...?
이 마음을 지금 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온 마음이 패닉상태다.
"저기"
"..........?"
너무나 혼란할 때 쯤 갑자기 나타난 한남자.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입고 나타났다.
나는 깜짝 놀라 담요도 벗어 던지고 헐레벌떡 일어났다.
"네,누구시죠?무슨 용건으로 찾아오셨습니까?"
"아 용건이 있는게 아니라,여기 부서에 새로 들어왔는데요
제가 너무 빨리 왔나요?"
아 얘가 그 사장님 아들?
"아 얘기 들었어요 지금 과장님이 안계신데 어쩌죠?.."
"그럼 좀 기다리죠!아 일단 반갑습니다 지민석이라고 합니다!"
"아 안녕하세요 저는 이지유라고 해요 잘부탁드려요!"
그리고 악수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과장님이 들어오셨다
"아 오셨습니까!"
이쑤시개로 이를 쑤시고 있던 과장님은 이쑤시개를 황급히 집어던진후 우리들
곁으로 다가왔다.
"아 이지유씨는 벌써 인사했나?"
"네!인사했어요!"
"일단 정식적으로 인사드리는건 사원들이 다 오고 나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자리로 가실까요?"
"제 자리는 어딘가요?"
"아 여기 깨끗하게 비워놨습니다"
내앞자리네,.....
아 이거또 피곤하게 생겼네
다른 부서 여자애들이 와서 작업 걸고 그러는 꼴 진짜 보기 싫은데
꼴불견들은 엄청 노출 심한 옷 입고 와서
작업하는 경우도 있기에 더더욱 내 앞자리는 꺼리는데...
나는 더욱더 혼란스러워지는 머리를 식히기 위해 휴식실로 들어갔다.
"하-힘들어"
휴게실에서 다시 한번 인지가 말해준 그 사실들을 곱씹어 보려고 했으나
생각할 힘도 없었다. 아직 퇴근하려면 한참 남았는데 그런 생각으로 다른힘까지 빼버리는건
너무 쓸데없는 일 같아서,
그냥 집에서 캔맥주나 마시며 다시한번 나 혼자 조용히 생각해보는게 더 현명한 일인 듯 했다.
그리고 나는 또 혼자 울겠지
지아 사진을 보면서
갑자기 눈물이 나오려 했지만 절대 눈물을 밖에서 보이는건 싫었다.
설령 아무도 없다 하더라도
나가려고 하는데 아까 그 지민석이 들어왔다
"여기가 휴게실인가요?"
"네 휴게실이에요 일하시다가 피곤하시면 쉬시면 되요
그럼 천천히 구경하세요 그럼 전 이만."
"잠깐만요!"
"....네?"
"저 아직 회사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또 이지유씨가 저보다 회사일은 선배니까
저좀 많이 도와주세요 앞자리기도 하고"
"네,...도와 드려야죠"
"아 그리고 웃으세요"
"네?"
"처음 들어온 애치곤 너무 싸가지 없는 걸수도 있는데 아까 저랑 처음 인사할 때
약간 미소 짓는거 엄청 이뻤거든요,
좀더 환하게 웃으면 더 이뻐보일것 같아서요 그럼"
"............"
거울앞으로 갔다
그리고 미소를 지어보았다
그리고 환하게 웃어보았다
"하나도 안이쁘네 뭘."
★하-소설한번쓰기가너무힘드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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