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대연각 사무실, 화요일과 수요일 중앙 보훈병원이 나갔고,
화요일 저녁 와인 모임, 수요일 저녁 의협회의로
이번 주 초 공식적인 일들은 모두 끝났다.
하나 남았네.
금요일 저녁은 작년 연말에 가입한 수필문우회의 금년 첫모임.
그러니까 오늘부터는 휴일이다.
날도 따뜻하고 해서 처와같이 동네 산책을 나갈까 하다
얼마전 신문에 본 일본 본토맛에 가깝다고 소문난 메밀 국수를 먹기로 한다.
6, 7십년대에 자주 갔었던 종로의 '미진'은 없어졌을 터이고.
메밀이라면 나는 어릴 적 메밀묵 밖에 먹은 것이 없었다.
인터넷검색을 해보니 달포전 친구부부와 저녁을 먹었던 생선횟집 '고래불' 바로 가까이에 있네.
역삼동에 있는 주인이 일본인인 오무라안(大村庵) 569-8610,
지하로 내려가니 넓은 식당이 나온다.
나중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자리 수가 70석 정도.
앉이서 옆자리를 보니까 남자 둘이서 먹음직스럽게 시킨 걸 먹고 있어
종업원에게 물었더니 덴푸라 덥밥.
우리는 이집 메밀국수를 종류별로 맛볼 수 있는 삼미(三味)메밀국수와
덴푸라 메밀국수를 시킨다.
가격은 둘다 1만 2천원.
꼬마 김밥 각각 2개씩은 기본으로
한 종류는 안에 단무지와 와시비와 깨,
다른 하나는 오이와 와시비와 깨.
도쿠리(徳利)에 담긴 소바쯔유.
덴푸라는 새우 두마리에 고추 튀김,
삼미는 명란, 메추리알과 덴푸라가 각각들어 있었다.
메밀 면발은 적당하게 삶았고
도정을 많이하여 하얀 메밀.
다 먹고 나무 주전자에 가져다 준 메밀 삶은 물을 빈 국수 그릇에 부어 마시면 끝난다.
내내 아쉬웠던 건 좋아하는 생맥주나 사케 한잔이 부족.
오늘 저녁 친구들 몇을 하우스 비어집 '옥토버 훼스트'에 초청해 두었으니
처의 눈치를 안 볼수가 있나요.
메뉴판을 보니까 저녁에 스끼야끼를 한번 맛보러 와보아야 겠고
생선회도 크게 비싸게 받지 않는다.
그런데 가게 이름이 하필이면 오무라(大村)라!
불법체류하다 걸린, 또는 밀항하다 잡힌 우리나라 사람들이
나가사키 현 오무라수용소에서 수용되어있다가 우리나라로 추방되고 하였던 곳으로
그 처우가 악명높았었다.
포만감을 느끼며 뒷골목 구경을 하며 걸어서 집으로 왔다.
저녁은 '옥토버 훼스트'
백수들 6시반 약속은 이보다 먼저 가야 한다.
15분전에 들어갔더니 벌써 두명이 와있다.
모듬 소시지를 시키고 바이스 비어 큰 걸로 한잔씩들을.
곧이어 예상치도 못하게 세명이 나타난다.
자리를 조금 넣은 곳으로 옮기고는 본격적으로 마시기 시작,
슈바이네 학센 하나를 더 시키고
맥주는 필스너로 바꾸고.
스틱빵과 과일이 서비스로 더 나오고는 자리를 옮겼다.
이 날의 화제는 대한항공 회항건과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
한 친구는 빠지고 다섯이서 모듬 순대 안주하여 막걸리 한통과 소주 두병 추가.
소주는 누가 마셨을까요?
바쁜 휴일 하루이었다.
'백수 살려'
첫댓글 그 일식집 메뉴는 맛이 있어 보입니다. 단지, 탄수화물이 좀 많은 듯 하네요...
그런데 메밀은 열량이 낮은 식품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