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편지 - 이해인
친구여, 알고 계시지요?
사랑하는 그대에게
제가 드릴 성탄 선물은
오래 전부터
가슴에 별이 되어 박힌 예수님의 사랑
그 사랑 안에 꽃피고 열매 맺은
우정의 기쁨과 평화인 것을.
슬픈 이를 위로하고
미운 이를 용서하며
우리 모두 누군가의 집이 되어
등불을 밝히고 싶은 성탄절
잊었던 이름들을 기억하고
먼데 있는 이들을
가까이 불러들이며 문을 엽니다.
죄가 많아 숨고 싶은
우리의 가난한 부끄러움도
기도로 봉헌하며
하얀 성탄을 맞이해야겠지요?
자연의 파괴로 앓고 있는 지구와
구원을 갈망하는 인류에게
구세주로 오시는 예수님을
우리 다시 그대에게 드립니다.
일상의 삶 안에서
새로이 태어나는 주님의 뜻을
우리도 성모님처럼
겸손히 받아 안기로 해요.
그 동안 못다 부른 감사의 노래를
함께 부르기로 해요.
친구여, 알고 계시지요?
아기예수의 탄생과 함께
갓 태어난 기쁨과 희망이
제가 그대에게 드리는
아름다운 새해 선물인 것을….
성탄 인사 - 이해인
사랑으로 갓 태어난 예수아기의
따뜻한 겸손함으로
순결한 온유함으로
가장 아름다운 인사를 나누어요, 우리
오늘은 낯선 사람이 없어요
구세주를 간절히 기다려온
세상에게
이웃에게
우리 자신에게
두 팔 크게 벌리고
가난하지만 뜨거운 마음으로
오늘만이라도
죄 없는 웃음으로
엠마누엘
엠마누엘
예수아기가 누워 계셔
거룩한 집이 된 구유 앞에
우리 모두 동그란 마음으로 둘러서서
서로를 더욱 용서하고
서로를 더욱 신뢰하는
사랑의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요
예수님을 닮은
평화의 사람으로 길을 가기 위해
오래오래 꺼지지 않는
들을 밝혀요, 우리
엠마누엘
엠마누엘
예수아기의 흠 없는 사랑 안에
새롭게 태어나요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