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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11
S#1 세정집 거실 (저녁)
10회와 연결해서...
도연 한번 힐긋 보고 현관으로 가면서 머리며 옷매무새 매만지는 세정.
현관 앞에서 한껏 환한 미소 짓고 현관문 여는 세정. 그 앞에 나타나는 지수 얼굴.
웃으며 ‘어서 오,(세요)’ 하다가 지수 확인하고 경악하는 세정.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순간 벙해서 보는데
지수 (세정 보며 차분히) 안녕하세요.
세정 (당황해 작게) 여길 어떻게, (하는데)
도연 (뒤에서 다가오며) 오셨어요.
세정 (그대로 뚝 굳어진다. 설마?... 지수 보면)
지수 (미소 띠고) 늦어서 죄송합니다. (꽃다발 내밀고) 어울릴거 같아서요.
세정 (푸드코디네이터로 왔구나! 상황 파악되는, 도연 의식하며 꽃다발 받는데
가늘게 떨린다)
도연 들어오세요.
세정 (그 말에 퍼뜩 정신 차리는, 옆으로 비켜서면서 지수 보면)
지수 (세정 똑바로 쳐다보고 지나쳐 들어간다. 도연에게 목례하고)
세정 (사색된 채 천천히 현관문 닫는, 너무 놀라고 충격이라 그대로 선채 있다)
도연 (집에서 지수 보는게 괴롭다. 미안한) 번거롭게 해서 미안해요.
지수 (보지 않고) 사모님 깜짝 이벤트라는데... 당연히 와야죠. (거실로 간다)
세정 (그 말에 움찔해서 돌아보고)
선경, 종배 (일어서며 ‘얼른 오세요, 윤선생님’ 정도 적당히 인사)
지수 (웃으며) 늦어서 미안해요. (다른 일행에게도 인사하고)
세정 (일단 표정 수습하고 주방 쪽으로 간다)
종배 일루 앉으세요.
지수 (소파에 앉는다)
세정 (주방으로 가며 지수 힐긋 보면)
지수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옆에 앉은 선경과 얘기하고 있고)
S#2 세정집 주방 (저녁)
꽃다발 들고 사색돼서 들어오는 세정, 아직 제정신 아니다.
요리사 이제 차릴까요?
세정 (떨리는 손 부여잡으며) 네?... (하다가) 차려요. (뒤돌아보면)
지수 (일행과 웃고 있다가 세정 본다)
세정 (덜컥해서 얼른 고개 돌리는)
S#3 화장실 (저녁)
급하게 들어오는 세정, 화장실 문 잠그고 등기대고 선다.
세정 (너무 황당하고 기막힌) 어떻게 된거지? 어떻게 된거야... (미치겠는,
왔다갔다하며) 저 여자가... 푸드코디네이터였어? (하다가 가슴
짚으며) 침착하자, 침착해 오세정. 미리 겁내지 마... (하다가 뚝 멈추는)
<프래쉬백- 10회 4씬 중에서>
종배 (다가오며) 근데 형, (테이블 가리키며) 저건 윤선생님이 치우셔야 되는데
안오시네?
<프래쉬백- 10회 8씬 중에서>
세정 (유난이다 싶은) 화장실 갔다잖아. 어디 편한 화장실 갔나부지.
도연 (타박하듯) 저렇게 놔두고 길게 비울 사람 아냐.
세정 (뭔가 느껴진다, 혹시?, 속으로) 날... 본거 아냐?
<프래쉬컷- 1씬에서 흔들림 없이 세정 보던 지수>
세정 (쿵!하는... 양변기 뚜껑 닫고 앉는다, 속으로) 알고 왔어... 날 알고 온거야!
(홱 고개 돌려 문쪽 돌아보며, 속으로) 날 알고 왔단 말이지... (생각하고)
S#4 동 거실 (저녁)
화장실에서 나와서 주방으로 가면서 지수 보는 세정, 졸지에 기습당하고 떨리는
속 감추고 본다. 음료수 마시다가 시선 느끼고 보는 지수. 불안한 세정의 시선과
놀랐지? 여유 있게 쳐다보는 지수 시선 교차하는데.
종배 형수님! 배고파요!
세정 (얼른 웃으며) 네, 다 됐어요. (주방으로)
S#5 자동차 대리점 앞 (저녁)
석주와 함께 임시 번호판 단 자동차 보고 있는 재민. 소형 신차다.
뿌듯한 얼굴로 이리 저리 둘러보는 재민. 석주, 팔짱 끼고 재밌다는 듯 보고 섰고.
S#6 마실 (저녁)
마주 앉아서 뚫어지게 서로 쳐다보고 있는 선녀와 서운.
서운은 선녀 대답을, 선녀는 어떻게 해야하나 머리 굴리며 기싸움 중이다.
서운 (못견디고 눈 깜박이며 비비는) 언제꺼정 눈쌈만 허실래요?
선녀 (그제야 눈 깜빡이며, 여유) 그러니까, 다시 확인하겠습니다.
그쪽 아드님을 다시 받아달라, 이 말씀 맞죠?
서운 (욱하는) 받아달라는게 아니라 재결합을 시키자고요. (속터진다) 몇 번을
묻고 또 묻고 그러신대?
선녀 (다시 튕기는) 어머, 받아달라는게 아니예요?
서운 (얼른) 아이구 맞습니다. 맞어요.
선녀 (갸웃하는) 지금 상황이... 우리 지수 마음이 워낙에 얼음장 같아서
천배를 올려도 될까 말까예요.
서운 (애타는) 그러니까 으른들이 나서보자 이 말씀이지요.
선녀 어른들이 아니라 제가 나서야할거 같은데...
서운 (답답해서 터진다) 누가 나서건간에 둘이 붙이기만 하믄 되죠.
달 밝은 밤이 흐린 낮보다 낫다는 말이 왜 있겄어요? 열 효자 보담
악처 악부 하나가 낫다는 말이 왜 있겄냐구요! 남편 없는 호사가 무슨
소용이며, 우리 재민이! 지 차 사면서 에미 차도 산답니다.
지가 땅 팔아주기로 했어요.
선녀 (놀라는) 우리 지수 차를 산대요?
서운 자, 인자 딱 답을 주시요! 재결합 시키실래요, 파토 내실래요!
선녀 (파토 소리에 놀라) 재결합 시켜야죠!
S#7 식당 (저녁)
음식 기다리며 자리에 앉아있는 재민과 석주.
석주 번개불에 콩볶아 먹을 놈. 그 콩알만한 차 삼일안에 뽑아내라고 아는 빽은
다 썼다, 임마.
재민 (씩 웃으며) 그래! 잘난 친구둬서 좋다 임마!
석주 (어처구니없는) 그렇게 좋냐? 이 콩알만한 차 사주면서?
재민 우선 추위 피하고 무건 짐 들고만 안다녀도 어디냐? 그리구 (은근히)
어중간한 차 사면 뭐해? 곧 중고차로 팔텐데.
석주 팔다니?
재민 합치면 내 차 그 차 팔아서 큰걸루 다시 뽑아야지.
석주 (의심스런) 진도 얼마나 나갔길래 합치면이야?
재민 다인이하고 장모님은 거의 풀었어.
석주 (타박하는) 자식 또 혼자 앞서간다. 주변머리만 긁적이면 뭐하냐구!
제수씰 달래야지.
재민 곧 맘 돌릴거야... 알잖냐, 원래 순하고 맘 약한 여자야.
석주 (한심하다는) 야, 순한 사람 성나면 무섭다는거 온몸으로 겪고도
모자라냐? 아직도 제수씰 물로 보게? 한번 결심하니까 일사천리로
너하구 갈라섰잖아, 너 쫓겨나구.
재민 그땐... 그럴만한 일이 있었어. 두고두고 생각해도 참아질 상황
아니었드라구.
석주 얼씨구? 그땐? 그럼 지금은?
재민 빌만큼 빌었으니까, 이제 적극적으로 나갈거야. 그냥 넘어오기 쉽겠냐?
자존심 있는 여잔데.
석주 야 그럼 니가 이 콩알 타구, 제수씨한테 너 뽑은 중형 줘! 여자 맘 풀려면
돈이 최고야! 여자한텐 돈이 밥이고 진리고 생명이야. 돈 좀 팍팍 써라!
S#8 정선집 침실 (저녁)
모든 기력 놓치고 맥없이 누워있는 정선, 화장기 없는 얼굴에 부스스한 머리.
문자 알림음 들린다.
정선 (핸드폰 집어서 확인하면)
명진(소리) ‘괜찮으세요?’
정선 (영문 몰라 번호 보면 모르는 번호다) 누구야... (핸드폰 탁 닫아서 던지듯
놓고 다시 멍하니 있는)
S#9 정선 빌라 앞 (저녁)
추운 듯 웅크리고 왔다갔다하면서 핸드폰 들여다보며 답 기다리고 있는 명진,
응답 없자 걱정으로 빌라 올려다본다.
명진 (부어서) 아 문자도 씹냐? 그 고생 시켰으면 죽었다, 살았다, 답은 알려줘야
되는거 아냐?... (하다가 더럭 걱정되는) 또 맞은거 아냐?
S#10 세정집 주방 (저녁)
식사하는 일행. 적당히 ‘이거 맛있다. 저거 맛있다’ 정도 얘기하는 분위기.
상석에 세정 혼자 앉아있고
선경, 한선생, 지수가 한쪽에 도연, 종배, 촬영감독이 맞은편에 앉아있다.
세정, 불안 초조 긴장의 극한 감정 누르고 평정 유지하고 있지만
식탁 밑으로 힘주어 모은 두 발, 가늘게 떨리고 있다.
지수, 세정이 어떻게 나오나 어떤 작정하고 왔지만 떨린다.
겉으론 천연덕스럽지만 무릎에 올려놓은 한 손에 힘 잔뜩 주고 식사하고.
세정 (도연과 지수 번갈아보며, 속으로) 아직 내 얘긴 안한거 같은데...
종배 급한 허기 껐으니까... (씩 웃으며) 이제 형 결혼스토리 좀 쫙 들읍시다.
도연 (멈칫하면)
종배 형수님, 오늘 오면 풀 스토리 다 얘기해주신다 그랬죠?
세정 (당황하는, 지수 힐긋 보고)
한선생 저두 궁금하네요, 두 분... (웃으며) 좀 의외의 커플이라서.
촬영 맞어, 맞어! 나두 구감독이 이렇게 화려한 와이프 맞을줄 꿈에도 몰랐다!
세정 (가뜩이나 죽겠는데 심정 상하는)
지수 (미소로) 그럼 어떤 여자하고 결혼할줄 아셨어요?
세정 (예민하게 지수 보는)
도연 (보는, 지수가 일부러 거리두는 걸로 생각, 맘 안좋다)
촬영 사모님이 백합이라면... (갸웃하며) 들꽃 같은 여자?
세정 (확 굳어지는, 도연 보고)
선경 어머, 저는 두분 정말 운명적인 커플 같은데. 우리나라 아니구 미국서
만났잖아요, 그러기 쉬워요? (세정에게) 미국에서 어떻게 만나셨어요?
도연 선경씨까지 왜 이래? 우리 미국서 만난거 아냐.
지수 (어? 하고 세정 보는)
세정 (괜히 덜컥하는, 시선 피하고)
종배 (놀라는) 형 그럼 여기서부터 사겼단 말야?
도연 (지수에게 오해 받긴 싫은, 자기도 모르게 강한 부인) 누가 여기서부터
사겨!... (하다가) 그냥 여기서 알게 됐다구.
지수 (여기서 알았다구? 놀라는)
종배 그럼 형수님두 일 땜에 미국 가셨던 거예요?
지수 (궁금하다. 세정 보면)
세정 (죽겠다. 어색하게 웃으며) 꼭 취조 받는거 같네요... (어떻게 해야하나 머리
굴리고)
한선생 참... 묘하네? 두사람 러브스토리에 무슨 비밀 있어요?
촬영 그러게 왜 그렇게들 뜸을 들여? 언제 어떻게 만나서 누가 프로포즈했다,
간단명료하게 말 못해, 구감독?
세정 (순간 계산 떠오른다, 얼른) 미국서 우연히 다시 만났구요, 프로포즌 당연히
도연씨가 했죠.
도연 (순간 황당해서 세정 보는)
지수 (그런 도연 표정 보고, 세정 의중 느껴지는)
세정 (떨림 참고 웃으며) 저 없음 못 산다구 몇 달을 쫓아다녔어요, 저 사람이.
종배 (안 믿기는) 진짜요? 도연이 형이 정말 그랬어요?
세정 (자기 감정에 굳어지는) 왜요, 안 믿겨요?
종배 (웃으며) 솔직히요. 제가 형 알고 지낸지가 6년이 넘는데... (하다가 입 뚝)
지수 (세정 보며 의미있는) 그럼... 서로 잘 알고 결혼한건 아니겠네요.
세정 (덜컥해서 쳐다보는, 지고싶지 않다) 기간이 중요한건 아니죠.
알아야 할건... (애써 미소) 저에 대해서 다 알아요, 이 사람.
지수 (세정 의중 보인다. 괘씸해지는, 정말 그럴까? 쳐다보고)
세정 (그 눈길에 서늘해지는)
S#11 동 서재 (밤)
서재 둘러보고 있는 지수. 나란히 놓인 책상 두개와 각각의 책상 위에 놓인 도연과 세정의 독사진 액자 본다. 둘의 서재다... 기분 묘해서 보는데 도연 책상 쪽 책장(아직 짐 도착 안해서 비어있는) 한쪽에 놓여있는 카메라.
망설이다가 카메라 들어보는 지수.
<프래쉬컷- 1회 남애항에서 카메라 ‘당신 이리와’ 하며 지수 감싸안던 도연>
지수, 자기도 모르게 떠올리다 흠칫 놀라 얼른 카메라 제자리에 놓는다.
S#12 동 거실 (밤)
소파에 앉아 술 마시며 담소 나누는 도연, 종배, 선경, 촬영감독, 한선생.
주방에서 과일 접시와 다른 안주 담긴 쟁반 들고 주방에서 나오던 세정,
지수 없는 것 보고 놀라서 멈칫 선다.
세정 (자기도 모르게 급한) 윤지수씬 어디 갔어요?
선경 집 구경하시라고 했어요.
세정 (기회다, 얼른 쟁반 채 놓고 가려는데)
종배 (잡으며) 형수님, 제 잔 한잔 받으세요.
세정 (멈칫하는데)
지수 (서재에서 나와서 침실 쪽으로 간다)
세정 (술잔 받으며 돌아보는, 맘 급해진다)
S#13 동 침실 (밤)
조심스레 들어오는 지수,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침대 보고 멈춰선다.
세련된 침대 세팅과 그 위에 걸린 세정과 도연의 결혼사진. 둘의 결혼 새삼 실감하며 분노와 자신도 미처 모르는 질투로 끓는 지수, 눈빛 흔들린다.
얼른 시선 돌려보면 화장대와 협탁 위에 올망졸망 놓인 둘의 사진 액자들 본다.
그 중에 액자 하나 집어든다.
행복하게 웃으며 도연 바라보고 도연은 앞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는 사진.
한점 그늘도 없이 밝게 웃고 있는 세정 보며 분노 끓어오르는데...
세정, 들어온다. 세정 들어오는 기척 느끼고 멈칫하는 지수, 돌아선다.
세정 (불안 감춘, 기본적인 당당함 잃지 않는, 황당하다는듯) ...어떻게 된거죠?
지수 (각오했다. 차분히 액자 놓으며) 초대했잖아요.
세정 (난감하다는 듯 억지 웃음으로)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되나 해서요.
지수 왜 예고도 없이 왔냐, 그 얘긴가요?
세정 (맞지만 인정하기 싫은, 탐색하듯 보면)
지수 (세정에게 다가가며) 어떻게 사나 궁금해서 왔는데...
세정 (어쩔수 없이 움찔하는)
지수 (지나치다 멈추며) 생각보다 너무 잘살고 있네요, 오세정씨.
세정 (지수 입에서 나오는 자기 이름에 쿵... 하는)
지수 (휙 나간다)
세정 (홱 돌아보는)
S#14 거실 (밤)
침실에서 나오는 둘. 도연, 계속 신경 쓰고 있었다. 두사람 쳐다보는 도연.
일행, 서로 얘기와 술에 빠져 정신없는 분위기.
지수 (돌아서며) 집 구경 잘했어요. (경멸하듯 세정 보고 일행 쪽으로 가고)
세정 (그 시선에 미칠 것 같지만 억지로 표정 수습하는데)
지수 (일행에게) 저 먼저 가봐야겠어요.
촬영감독 (약간 취기 돈) 이제 겨우 시작인데 가면 어떡해요?
지수 아이 때문에요. (가방 들며) 죄송합니다.
도연 (옆에 놓인 외투 집어들고 일어서며) 택시 잡아 드릴께요.
세정 (얼른 다가오는) 내가 배웅할께. 자기는 손님 접대 해야죠.
도연 (멈칫하는데)
지수 (강한) 아뇨, 두분 다 그러실 필요 없어요. 그냥 계세요.
도연 (맘 안좋은) 여기 택시 잡기 어려워요.
지수 저 택시 안 타요. 바로 앞에 집에 가는 버스 있어요. (목례하고 나가고)
도연 (지수 마음 생각해서 참는, 현관으로 배웅하러 가고)
종배 형수님! 여기 얼음 좀 더 갖다주세요.
세정 (멈칫하고 섰다가 종배 보는) 네... (현관 쪽 보며 주방으로)
지수 (현관에서 신발 신는데)
도연 오늘... 불편했죠?
지수 (도연 본다. 왜 하필 세정과... 분노와 원망 섞인 눈길로 보는)
도연 (그 눈길에 멈칫하는)
지수 (나간다)
S#15 세정집 앞 (밤)
꼿꼿하게 걸어나오는 지수, 몇 걸음 걷다가 멈춘다. 마치 숨을 참고 있었던 듯 긴장 풀리는 숨 후- 내쉬다가 휘청하는 지수, 얼른 바로잡고 건물 돌아본다. 너무나 멀쩡하게 살고 있는 세정의 현실이 기막히고 또 기막힌 지수, 눈물 어린다.
S#16 지수 가게 건물 앞 (밤)
기운 없이 걸어오는 지수. 재민, 새 차에 앉았다가 지수 보고 얼른 내린다.
지수 (재민 보고 서는)
재민 (반갑게 다가오다 꾸민 지수 보고 휘둥그레지는) 당신... (감탄하는) 야 이거
윤지수 맞어?
지수 (너무 천연덕스런 재민 기막혀서 보는)
재민 이렇게 예쁘게 하고 어디 갔다 와?
지수 (기막혀) 어디 갔다 오냐구?
재민 궁금해서 그러지. 얼마나 기막힌델 갔길래 이렇게 차렸나 해서.
지수 (억장 무너지는) 어, 정말 기막힌데 갔다 왔어! 나 말구, 대한민국 어떤
여자도 구경못할 기막힌데 갔다 왔어! (자괴감에) 당신 덕분에! 한때
정재민 마누라로 산 덕에, (떨리는) 차마 눈뜨고 못볼 구경하구 왔어, 왜!
재민 (눈치 못채고) 아 알았어, 알았어. 어디 갔냐고 꼬치꼬치 묻는거 아냐.
진짜 이뻐서 그런거지.
지수 (미치겠는) 우리 정말, 둘다 왜 이렇게 등신이니!
재민 당신 너무 그러지 마라. 두시간이나 기다렸구만.
지수 (지쳤다, 지나쳐 가게 쪽으로 가려는데)
재민 (잡으며) 이거 갖구 가. (지수 손에 차키 쥐어주고)
지수 (뭐지? 무심코 차키 보면)
재민 (차 가리키며) 추위에 떨구 다니니까 아프지. (거절할까봐 얼른 가며)
저거야! (뛰어가고)
지수 (말할 틈도 없이 벙해서 보다가 돌아보면 새차다. 기막혀 돌아보면)
재민 (벌써 저만큼 달려가고 있다)
지수 (한두 걸음 쫓아가다 멈춘다. 죽겠다. 손에 쥔 키 보고)
S#17 지수 가게 (밤)
들어오는 지수. 민수,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던 듯 벌떡 일어선다.
민수 (다가오며) 언니 어떻게 됐어? 그 여자 뭐래? 언니 보고 뭐래디?
지수 (와서 앉으며) 민수야, 나 물 좀.
민수 어, 알았어. (따뜻한 물 따르며) 어떻게 하구 왔어?
지수 놀라구... 그래두 침착하드라.
민수 (물잔 갖다주며 놀라는) 뭐? 언니가 자기 집에서 나타났는데 침착해?
잘못했다고 안 빌어? 짬내서 말할 기횐 있었을거 아냐.
지수 속으루야 떨었겠지만... 그게 그 여자야. (물 마시고)
민수 (화나는) 진짜 못됐구나, 걔! 언닌 그럼 가서 뭐하고 온거야? 나 같음 보는
순간 악쓰고 미친 듯이 소리질렀을거 같은데!
지수 한번 볼려구. 기다려 볼거야, 그 여자... 어떻게 나오나, 나한테 어떻게
하는지, 어떻게 사죄하는지.
민수 (황당한) 기껏 사과 받구 끝내게? 그 여자가 한짓이 어떤건데 사과루 끝내!
(파르르) 감히 언니 집까지 들어와 드런 짓 했던 기집애야!
(울먹이는) 내가 엊그제 언니한테 그 얘기 듣구 얼마나 울었는지 알어?
지수 ...그렇다구 이제 와 뭘 어떡해?
민수 (단호한) 구피디한테 말 해. 그 사람, 모르고 그런 결혼했을거 아냐.
적어도 자기 마누라가 어떤 여잔지는 알아야지!
지수 사실은... 그 사람한테도 화가 나.
민수 (멈칫해서 보면)
지수 (격앙되는) 내가 알던, 아니 내가 그 사람을 얼마나 아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내가 아는 구도연이란 사람은... 절대, 죽었다 깨나도 그여자하고
결혼할 사람 아닌데.
민수 그러니까 말하라구. 알구두 살지 말지 결정할 기회 줘야는거 아냐?
지수 (떨리는) 맘 같아선 당장 말하고 싶어. 아니 한편으룬 그 여자 피말리게
괴롭히고도 싶어. 안봤으면, 안 부딪히고 살았으면 모르겠지만 봤잖아.
민수 그러니까 말 하라구.
지수 그럼 그사람은 어떻게 되는건데? 그 사람은 죄가 없잖아... (마음 아픈)
어쨌든 좋아서 결혼했을텐데... 자기 아내가 그런 여자였다는거, (하는데)
민수 (답답한) 언니가 지금 구피디 마음 걱정할때야?... (하다가) 언니 그 사람
좋아하는구나, 정말루.
지수 (멈치했다가 말두 안된다는) 아니라구 했잖아!
민수 아니면 왜 구피디 걱정을 해? 왜 그 사람 마음 다칠까봐 말을 못해!
지수 (혼란스런) 아냐! 그건 아냐! 말이 되니? (떨리는, 다짐하듯) 아니야!
아니야... 절대 아니야... (자기 감정 변명하듯) 그냥 그 사람은 너무 선한
사람이니까, 착한 사람이니까... 나한테 참 따뜻하게 했던 사람이니까 나
힘들때 마다... 그래서 내 문제로 고통 주기 싫은거야. (끄덕이며) 그런거야.
민수 (이미 예사롭지 않은 언니 감정 느꼈다. 심각하게 보고)
S#18 세정집 거실 (밤)
어지럽게 널려있는 술병과 술잔들 치우고 있는 세정.
도연, 현관에서 잔뜩 취해서 가는 일행 배웅하고 있다.
종배 (만취한, 마지막으로 나가며 혀꼬부라진 소리로) 갑니다!
도연 조심해 가. (현관 문 닫고 온다)
세정 (극도의 불안감 감추고 도연 반응 기다리며 치우는데)
도연 (와서 말없이 치우고)
세정 (말없는 도연이 더럭 겁나는데)
도연 (치우다가 못참겠는) 너, 내 인내심 시험하니?
세정 (덜컥해서 보면)
도연 번번이 이게 무슨 짓이야! 왜 매사 한마디 상의 없이 저지르니? 싫다고
했는데.
세정 (말 안했구나! 도리어 안도하는)
도연 너 혼자 멋대로 이집 샀을때 뭐랬어. 두 번은 안봐준다 그랬지.
세정 (서운한듯) 이게 집하고 비교할 일이야?
도연 (답답해 미치겠는) 너 하고 싶은거 못하면 병나는거! 그게 병이야!
세정 (서운한듯) 벌써 충분히 후회하고 있어. 저녁 내내 나하고 눈도 한번 안
맞추는 자기 보면서 내가 미쳤구나, 뼈저리게 후회하구 있다구요.
도연 (다시 치우며) 싫다는 스텝들 기어이 초대한 이율 모르겠다.
세정 (내심 불안함에) 그럼 자기는... 기어이 초대하기 싫은 이유라도 있었어?
도연 (세정 보는, 찔린다. 다시 치우며) 그만하자...
세정 (그 반응에 또 불안해지고)
S#19 세정집 침실 (밤)
등 돌리고 잠들어있는 도연. 세정, 잠못 이루고 있다.
도연 돌아보는 세정, 고른 숨소리 확인하고 일어나 나간다.
S#20 동 주방 (밤)
들어오는 세정, 양주병과 잔 꺼내 한잔 따라서 식탁으로 가다가 한쪽에 놓인
튤립 꽃다발 본다. 꽃다발 집어 들어 확 쓰레기통에 버린다.
쓰레기통 보면서 양주 훌쩍 마시는 세정, 생각에 잠긴다.
세정 (갸웃하는, 속으로) 근데 왜 말을 안했지?... 분명 무슨 꿍꿍이가 있어.
아니지, 도연씨한테 털어놓기 쉽진 않지... 얘기하면 자기도 일 관둬야
하는데? 방송국 푸드코디네이터 자리 버리기가 쉬워?...
(그래서 말 한거구나, 끄덕이는)
S#21 정선집 침실 (다음날, 아침)
여전히 기력 없이 누워있는 정선. 석주, 머리 만지면서 화장대 거울로 정선 본다.
석주 단식 투쟁 언제까지 할거야?
정선 (눈뜨고 석주 본다)
석주 (머리 만지며) 너무 오래 그러구 있음 챙피해 더 못일어나지 않겠냐?
정선 (벌떡 일어나 앉는데 어지럼증에 휘청한다)
석주 (돌아보며) 거봐라, 거봐. 그러니까 적당히 하고 일어나.
정선 (힘들다, 낮은) 내가... 왜 챙피해할거라구 생각해요?
석주 (빤히 보다가) 그래, 이제야 하정선 답네. 우리, 속편히 살자, 어?
(나가며) 밥이든 죽이든 먹구 기운차려.
정선 (처참하다...)
S#22 세정집 거실
가운 차림으로 나오는 세정, 주방으로 가다가 멈칫 선다.
고개 돌려보면 화병에 꽂힌 튤립, 거실 탁자 위에 놓여있다.
세정 (황당해서 보는데)
도연 (서재에서 가방 들고 나오는)
세정 저거 자기가 저랬어?
도연 왜 멀쩡한 꽃을 버려?
세정 나 튤립 싫어해. 싫어서 버린거야.
도연 (낮은) 사온 사람한테 미안하지 않니? 사람 성의 무시하지 마.
세정 (뭐라고 더 말 못한다)
도연 (나가고)
세정 (지수 보듯이 꽃 노려보고)
S#23 정선집 침실
침대 옆 협탁에 먹지 않은 죽 그릇 쟁반 놓여있고 정선, 누워있는데
도우미 (노크에 이어 문여는) 사모님, 손님 오셨어요.
S#24 정선집 거실
기력 없이 겨우 버티고 앉아있는 정선. 자기 상황에 몰려 정선 기색 느끼지 못하는 세정, 불안함 감추고 차 마시고 있다.
정선 (보는) 잠 못 잤니? 부었어 왜.
세정 어... 어제 늦게 친구 하소연 전화 받느라구. (웃긴다는) 요새두 과거 땜에
고민하는 여자 있드라?
정선 (자기 상황 때문에 굳어지는, 찻잔 들고)
세정 대체 어느 정도가 과건거야? 결혼 전에 연애 몇 번 안하고 결혼하는 사람
있나?... (궁금한) 아니 것부다, 모든 남자들이 다 그럴까? 자기 아내 과거
알면 말야.
정선 (마시다 힐긋 보는, 지 얘기구나, 자기 상황에 겹쳐 자조적인) 남편하고
결혼하기 전에 사랑도 과거가 되는데... 너 같은 경우는 더 심하지 않겠니?
세정 (급한 마음 때문에 휘말려드는) 언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나 같은
경우라니? 내가 뭘!
정선 (만사 귀찮다) 왜, 도연씨가 뭐 알구 트집잡어?
세정 (당황하는) 누가 도연씨가 그렇대? 내 친구한테 전화 왔대잖아, 어제!
정선 (자기 입장에서) 과거도 과거 나름이구, 남편두 남편 나름이겠지.
(건성) 근데 니 친구 클났다. 얼마나 다급하면 눈뜨자마자 니가 나한테
달려왔겠니?
세정 (찔리고 더 성질난다. 벌떡 일어서며) 언니 잠 덜 깼나부다. 갈께. (나가고)
정선 (잡을 기력도 없다. 그대로 멍하니 세정 보는)
석주(소리) 너무 오래 그러구 있음 챙피해 더 못일어나지 않겠냐?
정선 (울컥 솟는다. 크게) 아줌마! 죽 데워줘! 아니 밥 줘요!
S#25 정선 빌라 앞
화려한 차림새로 나오는 정선, 표정은 창백하다.
차에 타는 정선, 시동 거는데 안걸린다. 어? 다시 걸어보지만 안된다.
정선 왜 이래?... (손으로 핸들 팍 치며) 별게 다 속을 썩여! (내리는)
S#26 동네 카센타 앞 + 명진 차안
직원에게 차 키 건네주고 나오는 정선, 딱히 갈데가 있는게 아니다.
저만치서 운전하고 오다 정선 보는 명진, 어? 하고 본다.
우두커니 서서 이쪽 저쪽 돌아보고 그대로 멍하니 서있는데 앞에 와서 끽서는 짚.
정선, 카센터 진입 차량인줄 알고 그냥 가려는데 빵빵빵 경적소리 들린다.
정선 (무심히 돌아보면)
명진 (차창 내린 창으로, 반가운) 차 고장 났어요?
정선 (보고 놀라는) 어머.
명진 타요!
정선 네?
명진 (손 길게 뻗어 옆문 열어주며) 타라구요!
S#27 거리+ 명진 차안
운전하는 명진 옆에 앉아있는 정선. 지난 번 일이 민망해서 뻘쭘하다.
명진 (운동복 차림) 어디루 갈까요?
정선 (영문 몰라 보면)
명진 차려입으신게 어디 가려다 차 고장난거 아니예요?
정선 아... 저기, 공사장에, (하는데)
명진 오늘 쉬는데요? 그리구 (반대편 가리키며) 공사장 저쪽이잖아요.
정선 (허둥대는) 아니 그게, 누구 결혼식이 있어서 시내에,
명진 (황당한) 이 아침에 결혼하는 사람도 있어요?
정선 (시계 보면 10시다. 당황하는)
명진 (눈치 채고) 왜 그렇게 불쌍하게 살어요?
정선 (자존심 확 상하는) 지금 뭐라 그랬어요? 불쌍하다구? (발끈해서) 이봐,
차반장. 내가 누군줄 몰라? 어디서 나한테 감히 그따위 말버릇을 써!
명진 아니 며칠전 밤에,
정선 어디서 아랫사람이 윗사람 사생활까지 참견이야? 눈치껏 모른척, (하는데)
명진 (차 한 옆으로 확 세우는)
정선 (그 바람에 창에 머리 쿵찧고) 아야! (문지르는데)
명진 (황당하다는) 제가 왜 그래야 되는데요?
정선 (문지르며 보면)
명진 (성질난다) 그럼 지난번에, 사모님은 사모님 사생활로 왜 공사장 와서
새벽까지 나 잠 못자게 했어요!
정선 (당황해) 아니 그거는,
명진 난요, 현장 일만 제대로 하면 돼요. 현장 일 아닌걸루 내가 왜 사모님
눈칠봅니까? 불쌍한 사람한테 불쌍하단 말두 못해요?
정선 (다시 파르르) 그러니까, 내가 왜 불쌍하냐구! 내가 뭐가 부족해서
불쌍하냐구!
명진 그럼 안 불쌍해요? 싸우고도 갈데없고, 심심해도 갈데없고.
정선 (그 뜻이었어? 에? 쳐다보고)
명진 (갑자기 생각난, 버럭) 아 그러구요! 걱정돼서 문자 보냈는데 왜 씹어요?
사람 밤새 고생시켜놓구.
정선 (놀라는) 어머, 그 문자가 차반장거였어요?
명진 아 그럼 괜찮냐고 물을 사람 또 있어요?
정선 (날 걱정했구나... 울컥해서 보는)
명진 (그 애잔한 표정에 쿵!하는, 딱 굳어서 보는)
정선 (그 반응에 놀라서 눈 껌뻑 껌뻑하며, 천진한) 왜 그래요?
명진 (당황해) 그러니까 내 말은... 아! 지금 심심해서 나온거 맞죠? 뭐하구 놀까,
그러구.
정선 (얼결에) 아니 그건 그런데,
명진 (씩 웃으며) 그럼 저랑 좀 노실래요?
정선 뭐, 뭐하구 노는데요?
명진 그게... (옷차림 훑어보며 갸웃하는)
S#28 명진 옥탑방 앞
옥탑방 앞에 어정쩡하게 서서 주위 둘러보고 있는 정선.
명진, 안에서 여자 트레이닝복 갖고 나온다.
정선 (돌아보면)
명진 (내밀며) 들어가서 이걸루 갈아입고 나오세요.
정선 (황당한) 뭐예요, 이게?
명진 제 여동생꺼예요. 체격 비슷해서 맞을거예요.
정선 여동생? (의혹) 혹시 같이 사는 여자꺼 아냐? 나, 아무나 입든 옷 절대
못입어요.
명진 (또 버럭) 사람을 뭘루 봐요! 여동생이 한번씩 올라올때 입는거구요,
깨끗하게 내가 손빨래해서 넣어둔거라구요!
정선 소리를 지르구 그래... (옷 팍 잡아채고)
S#29 한강 고수부지
운동복 입은 정선, 농구골대 아래서 황당한 듯 농구공 든 명진 보고 있다.
정선 놀자는게... 이거야?
명진 (공 탁탁 튀기며) 농구 할줄 모르죠.
정선 당연히 모르지.
명진 그럼 얼마나 재밌는지도 모르죠.
정선 아니 이 추운날, 지금 나한테 공놀이하자는 거예요?
명진 자 봐요. (공 튀기며 농구골대에 멋지게 장거리 슛하는)
정선 (자기도 모르게) 우와...
명진 (자기가 할 수 있는 갖가지 재밌는 포즈로 슛하고)
정선 (멋있다. 박수 짝짝 치고)
명진 (공 들고 와서 건네주며) 해봐요.
정선 한번도 안해 봤어요.
명진 공 튕기는 것도 못해요? 자요! (정선에게 공 탁 주고)
정선 (에라, 받아서 해보는 통통 튕긴다)
명진 잘 하네?
정선 (몇번 튕기다가 공 들고 한참 달려가서 슛하는)
명진 (그 모습 웃겨서 하하 웃는데)
정선 (우연찮게 골 들어간다. 신나서 팔짝 뛰고)
<시간경과>
-몽타주로...
- 정선에게 농구 요령 가르켜주는 명진.
- 열심히 명진 막으며 공 뺏으려는 정선.
- 드리블하는 정선 공 잽싸게 가로채서 골대로 가는 명진 쫓아가서 옷자락 잡고
늘어지다가 발 거는 정선, 명진과 함께 넘어진다.
- 점점 재밌어진 정선, 까르르 밝게 웃고.
S#30 지수집 주방
밀가루 반죽으로 수제비 뜨고 있는 지수. 선녀, 하품하며 들어온다.
지수 어제 가게 늦게까지 했어요?
선녀 어... (번뜩 생각난) 참 너... 어제 무슨 일 없었니?
지수 (계속하며) 무슨 일이요?
선녀 뭐... 무슨 횡재수가 있었다거나,
지수 (확 돌아보는) 엄마 소식 참 빠르네?
선녀 잘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 정서방 맘 잡았어.
지수 (다시 일하는) 잘 모르면 암말 말아요.
선녀 너 아퍼서 오락가락 누워있을때 정서방 왔다갔어, 이것아.
지수 (다시 확 돌아보는) 뭐라구요?
선녀 정서방 진짜 반성했어 지수야. 너 아픈거 맘 아퍼서 아주 그냥 눈물을
뚝뚝 흘리드라.
지수 엄마 자꾸 정서방, 정서방 할래요?
선녀 (계속하는) 여자야 눈물이 무기라 시도때도 없이 흘릴수 있지만, 남잔 아냐.
그짓말로 못 울어. 어찌나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지수 (밀가루 반죽 탁 놓으며) 엄마 나 지금 안그래두 죽겠거든?
선녀 (꽥) 난 너 이렇게 사는거 꼴보기 싫어!
지수 나 사는게 어떤데요?
선녀 죽겠다며!
지수 말을 말아야지. 엄마랑 얘기하면 내 입만 아퍼.
선녀 (달래는) 얘 남자 바람났다 돌아오면, 남은 세월 더 편해.
니가 꽉 쥐고 살수 있어, 이것아.
지수 (나가며) 수제비 엄마가 마저 떠요.
S#31 재민 연립 앞
새 차 몰고오는 지수, 연립 앞 적당한 곳에 세운다. 외출복 차림에 가방 들고
차에서 내리는 지수, 연립 올려다본다.
S#32 재민집 거실
작은 밥상에 마주앉아 김치말이 국수 먹고있는 재민과 서운.
재민 (먹으며) 국수가 너무 불었다.
서운 그냐? (먹으며) 먹을만 하구만.
재민 (국물 마시고 내려놓으며) 어머니 소금 좀 주세요.
서운 (일어서며) 싱겁냐? (싱크대에서 소금통 집어 재민에게 주고)
재민 (소금 퍽퍽 치고 국물 떠먹어보는, 짜다) 으...
서운 짜냐? 적당히 넣지.
재민 싱거워서 맛 없는줄 알았더니, 다시 국물이 제대로 안 우려졌나봐요.
물 좀 주세요, 어머니.
서운 물? (끙하고 일어나다 갑자기 밥상 양쪽 탁 잡는) 확 밥상을 엎어버릴라!
재민 어머니... (놀라서 보면)
서운 (다시 털썩 앉으며) 다인에미가 진짜루 어지간혔다.
재민 (영문 몰라)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서운 (버럭) 물 니가 갖다 먹으란 말씀이다, 이눔아! 응덩짝에 뽄드를 붙였냐,
에미가 니 시종이냐!
재민 (벙해서) 예?
서운 다인에미가 내 딸이믄 너 피해 삼십육계 줄행랑치라 그러겄다, 이눔아.
재민 (핸드폰 울린다. 멋쩍게 서운 보며 꺼내보는, ‘다인엄마’ 보고 환해지는)
어머니, 에미예요 에미.
서운 (반색하는) 에미여? 받어봐, 얼른?
재민 (받는, 웃으며 부드럽게) 어, 나야.
지수(휠) (또박또박 할말만 하는) 당신 차, 당신네 연립 앞에 세워놨구 키는 앞바퀴
뒤에 놨어요. (탁 끊는)
재민 뭐? 여, 여보! (서운 보는)
S#33 재민 연립 앞
달려나오는 재민과 서운. 연립 앞에 세워진 차 본다.
지수 찾아 두리번거리는 재민, 지수 보이지 않는다.
서운 (낭패스럽게 차 보며) 하이구 야멸찬거...
재민 (계산에서 자꾸 벗어난다. 낭패스럽게 차 보는)
서운 (버럭) 에미가 차는 받을거람서!
재민 (속상하고 은근히 화도 난다)
S#34 세정 사장실
파일들 넘겨보며 체크하던 세정, 문득 멈춘다.
세정 (짜증난다) 왜 하필 푸드코디네이터는 돼가지구... (하다가 뚝 멈춘다)
<프래쉬백- 방송 4회에서>
방송국 사무실에서 도연 만나러 갔다가 도연과 함께 봤던 티비 속의 지수.
세정 (경악해서 벌떡 일어서는) 그때부터 알던 사이였어? (새로운 사실에
충격 받고 털썩 앉는, 갑자기 떨린다. 속으로) 그때부터 아는 사이면...
(더럭 겁나는)
S#35 사무실
급하게 나오는 세정.
세정 박실장, 나 좀 나갔다올께.
박실장 안돼요! 니코팬시 예산안하고 제안서 검토하기로 했잖아요.
세정 아!... (마음은 급하지만) 그렇구나, 오늘까지 마무리하기로 했지?
박실장 무슨 급한 일 있어요? 정 급한 일이면 내일 보실래요?
세정 어, 아냐. (사장실로 다시 들어가며) 빨리 좀 보자. (들어가고)
혜진 사장님 왜 저래요? 오늘 종일 안절부절 이상해요. (하는데)
세정 (도로 나오는) 미안한데 안되겠다. 낼 아침 일찍 보자. (급하게 나가는)
S#36 방송국 회의실 앞
걸어오는 지수, 회의실 앞에 선다. 도연을 보는 일이 심란하다.
지수 (고개 떨군채 그대로 서서 숨 고르는데)
도연 (오다가 보는, 밝게) 문 앞에서 고사 지내요?
지수 (놀라서 돌아보는, 얼른 깍듯하게 인사하는) 오셨어요.
도연 (너스레) 에이 왜 그래요? 편하게 지내기로 했잖아요.
지수 (그럴 여유 없다. 굳는, 얼른 들어가고)
도연 (그 차가움에 멈칫하는)
S#37 회의실
앉아있는 지수, 도연, 종배, 선경, 한선생.
도연 (놀라는) 아이들용 식단을... 안 짜오셨다구요?
한선생 (기 싸움하는) 내가 곰곰이 생각 또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이건 아니예요.
여태 아이템은 내가 주도적으로 결정했구, 우리 프로 맛과 멋이죠?
요리에 따라 세팅하면 되는거지, 그래서 궁중해물전골하구 채소 꽃쌈으로
준비해왔어요. (어쩔거냐? 쳐다보고)
도연 (갑작스런 상황에 난감하고)
종배, 선경 (당황해서 지수 보는)
지수 (당황하는) 저기 그 음식들은... (들고 있던 파일에서 뭔가 찾아들다가
멈추는, 잠시 생각하고)
종배 (지수 옆에 앉았다가 힐긋 파일 보는)
한선생 (확실하게 누르는) 테이블 세팅할 욕심에 요리 맞추는거 우습죠.
지수 (그 말에 감정 상하는, 차분히 자기 주장하는) 오해를 하신거 같은데요,
저, 제 테이블 세팅 위해서 아이들용 식단 제안한거 아닙니다.
방학이고, 제가 아이 키우는 엄마라서, 아이들 생각해서 제안한 거예요.
도연 (그런 지수가 신기하다. 보고)
한선생 (손으로 탁 막으며) 어쨌든 난, 내 영역 침범당하기 싫어요.
윤선생이 날 따라줬으면 좋겠어요.
지수 (그 말에 발끈하는) 우리가 지금 한선생님하구 저를 위해서 이 프로하는거
아니잖아요. 시청자를 위해서 좀 더 다양한 컨셉을 생각해 본건데요.
도연 (그래, 저런 면 있지... 미소 짓고)
한선생 (발끈하는) 지금 내가 짠 식단이 별루라는 거예요?
도연 (얼른) 당연히 별루 아니죠, 한선생님.
한선생 (화색 돌며) 그렇죠?
도연 그렇지만 시청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준다는 면에서, 윤선생님
아이디어로 가고 싶은데요.
지수 (어쨌든 고맙다. 한시름 놓아지는)
한선생 (파르르해서) 그래요?
도연 한선생님 훌륭한 전문가시지만, 아무래도 시청자가 먼저니까요.
한선생 (자존심 상하지만 할수없이) 그럼... 식단 새로 짜야겠네요.
도연 (부드럽게) 그렇게 해주시면 정말 감사하죠.
한선생 이해가 안되지만... 감독님 생각이 그렇다니까 할수 없네요. (얼른 가방
챙겨 일어서며) 회의날 전화로 알려줘요. (확 나가버린다)
지수 (난감한 상황에 어쩔줄 모르다 일어나 따라나간다)
S#38 복도
화난 걸음으로 사라져가는 한선생. 조금 있다 지수 나온다.
한선생 찾아 두리번거리며 가는 지수.
S#39 회의실
앞에 놓인 노트와 파일들 정리하는 도연. 종배, 지수 파일 들고 보고있다.
선경 조마조마 했어요.
도연 종배야, 낼 모레쯤으로 회의 다시 잡아봐라.
종배 (지수 파일 보며) 형, 우리 클날뻔 했네. 한선생님이 오늘 짜오신 식단,
한달 전에 NSB에서 했던거야.
선경 어머, 정말?
도연 (놀라는) 뭐?
종배 (파일 건네며) 봐요, 야 윤선생님, 온갖 프로 아이템 파악 다 하고 계셨어.
도연 (파일 받아서 보는)
S#40 방송국 주차장
차에서 내리는 세정, 방송국으로 들어간다.
S#41 방송국 복도 혹은 로비
터덜터덜 오는 지수. 도연, 지수 가방과 파일들 들고 다가온다.
지수 (보고 멈칫)
도연 (웃으며 가방과 파일 내미는) 짐 다 팽개치고 어딜 헤매고 다녀요?
지수 (얼른 받으며, 안보고) 감사합니다.
도연 잠깐 얘기 좀 해요.
지수 회의 날 알려주시면, 그때 뵙겠습니다.
도연 (황당한 듯 웃으며) 피디하고 눈 안맞추고 일할거예요? 나 윤지수씨
담당 피디예요.
지수 (할수없이 보고)
S#42 방송국 사무실
들어오는 세정, 도연 책상 찾아가는데 종배가 앉아있다.
세정 종배씨.
종배 (돌아보는) 형수님! 어쩐 일이세요?
세정 (마음 급한) 도연씨 어디 갔어요? 핸드폰 했는데 안 받아요.
종배 (핸드폰 들어보이며) 두고 가셨어요.
세정 어디 갔는데요?
종배 윤선생님하구 얘기할거 있다고 갔는데?
세정 (덜컥 놀라는) 어디루요?
종배 밖으론 안나갔어요. 아, 로비 휴게실에 있겠다.
세정 (급해지는) 알았어요! (몸 돌리다 멈칫, 도연 책상 기웃해서 보면 사진 액자
없다) 여기 액자 어디 갔어요?
종배 무슨 액자요?
세정 (올려놓지도 않았구나...) 아니예요. (다시 급히 나가고)
종배 (왜 저래? 보고)
S#43 로비 휴게실
마주 앉아있는 지수와 도연.
도연 아까 한선생님 식단, 다른 방송사에서 한달 전에 나간 아이템이었죠?
지수 (어떻게 알았지? 보고)
도연 근데 왜 말 안했어요?
지수 (망설이다가) 여러사람 앞에서 민망해하실까봐요.
도연 (역시, 끄덕이며) 그렇게 다른 사람 마음은 알아서 배려하면서, 나한텐 왜
그렇게 못되게 굴어요?
지수 (흠칫해서 보면)
도연 (일부러 웃으며) 내가 조심한다고 약속 했는데... 혹시 내가 뭐 또
잘못했어요?
지수 (미치겠다, 고개 돌리며) 아뇨...
도연 근데 지수씨 갑자기 왜 더 차갑게 굴어요, 나한테.
지수 (덜컥해서 보는)
도연 그리고 지수씨가 지나치게 차가워진건... 무슨 일이 있기 때문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자꾸. (맘아픈) 난 당신 편한 모습 보고 싶은데 왜
자꾸만 더 불안해보이고 불편해하는지, (맘아픈 웃음) 이유를 알아야 내가
더 조심하죠.
지수 (기막히다) 감독님 때문 아니예요.
도연 (안타까운) 나 때문이예요! 날 볼때 아파하는게 보여요. 근데 나 때문이
아니예요?
지수 아니예요, 아닙니다. (가려는 듯 파일과 가방 챙기는데)
세정 (두리번거리며 들어오는, 둘 보고 멈칫 선다. 얘기는 들리지 않는 거리.
무슨 얘길하는걸까? 불안한 얼굴로 보는)
도연 그럼 왜 그렇게 날 밀어내요?
지수 (자기도 모르게 화나는) 결혼한 사람이니까요.
도연 ...그래서 조심한다고 했잖아요.
지수 (못참고 불쑥) 왜 결혼했어요?
도연 (멈칫해서 보는)
지수 (그간 담아뒀던 궁금증 터지는) 아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요?
도연 무슨... 뜻이예요?
지수 (쏟아내는) 얼마나 알고 결혼했어요?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도연씨... 정많고 따뜻하고 사람 배려하고 상처주는
일 안할 사람인데... 도연씨하고 맞는 사람이냐구요.
도연 (뜻밖의 얘기에 벙해서 보는)
지수 (뒤늦게 아차, 하는) 아니, 아니예요.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닌데...
도연 (자기도 모르게 불쑥) 당신 때문이었던거 같애요.
지수 (그 말에 흠칫 놀라는데)
세정 (심각하게 얘기하고 있는 둘 분위기 느끼는, 불안하다.
멈칫멈칫 뒷걸음질 쳐서 나가는)
지수 (당황해 시선 돌리다 막 나가는 세정 뒷모습 본다. 어? 하고)
도연 (숨겨뒀던 말 해놓고 아차 싶은, 얼른) 아- 나 또 왜 이러지? 하지
말았어야 하는 말인데. (슬프게 웃는) 또 부담주는 말 해버렸어요.
지수 (그런 도연이 괴롭다...)
S#44 방송국 일각
혹시 볼까 뒤돌아보면서 빠르게 걸어가는 세정, 어느 순간 그런 자기 꼴이
우스운 듯 멈춰선다. 기막힌 헛웃음 짓는 세정.
S#45 사무실
들어오는 도연. 막 나가려던 종배와 만난다.
종배 어? 형, 형수님 못 만났어?
도연 (영문 몰라) 누구?
종배 형수님! 좀 전에 형 찾아오셨길래 휴게실에 있을거라고 했는데?
도연 그래? (갸웃하고)
S#46 방송국 주차장
세정, 막 차문 여는데 핸드폰 울린다. 보면 ‘남편’ 떠있다.
세정 (불안한 얼굴로 보다가 받는, 차분히) 어.
도연(휠) 나 만나러 왔다면서. 무슨 일이야, 갑자기?
세정 (평상시와 같은 목소리에 안도의 숨 내쉬고, 얼른 아무렇지 않게)
어, 나 회사 일 땜에 상의할게 있어서 갑자기 갔는데, 급한 약속 생겨서
도로 가는 길이예요.
도연(휠) 그래? 알았다. 일 봐. (끊는)
세정 (기진해서 핸드폰 끊는, 열난다) 윤지수, 당신 뭐야? 뭐하자는 거야!
S#47 지수 가게 (밤)
쇼핑백 들고 나가는 손님에게 ‘안녕히 가세요’ 하는 지수, 시계 보고 ‘closed’로
돌려놓는데 재민 들어온다.
지수 (미리) 셔터맨두 자동차도 필요 없어.
재민 (약간 굳은) 다인이 문제로 용건있어 왔어. 앉어. (자리에 앉는)
지수 (다인이? 앉는)
재민 (안주머니에서 돈봉투 꺼내 내밀며) 다인이 양육비야.
지수 (황당한 듯 보다가) 여태도 앞으로도 필요없어요.
재민 (강한) 내 딸이야. 내 딸 양육할 의무도 있지만 권리도 있어.
지수 당신한텐 권리 없어. 권리 없는 인간한테 무슨 의무가 있어?
재민 (화나는) 당신한텐 권리 있어? 바람 한번 피웠다구 천륜까지 끊을 권리가
있냐구, 당신한테!
지수 (기막혀) 바람 한번? 사랑이 아니었구?
재민 콩깍지 씌웠던거야! (정말 서운한) 당신 진짜 너무한다. 한번 잘못했다구
어떻게 죽일 놈으로 평생 모냐 ?
지수 2년 전에 사랑이었다가 2년 지나 바람으로 둔갑한 그 바람 땜에
내가 이러는줄 알아?
재민 알아 알아. 당신 왜 이러는지 다 알아. 그치만, (설득하는) 사람이니까
실수하지, 실수한거 알구 반성하구. 사람이니까! 그렇다구 내가
사형죄라두 지었어? 건 아니잖아.
지수 (매섭게) 무기징역이야! 당신, 영원히 나 있는 세상으로 못 돌아와!
재민 (그 말에 멈칫해서 보다가, 맥없는) 그럼 나 정말 죽어.
지수 죽든 말든 상관없는거 알죠?
재민 (풀죽은 채 계속) 다인인 상관있잖아.
지수 (멈칫하는)
재민 나 증말 치사하지 않냐? 다인이 핑계로 당신한테 늘러붙는거...
(일어서며) 근데 오죽하면 이렇게 치사하게 굴겠냐?
지수 (기막혀서 보고)
S#48 지수방 (밤)
잠든 다인 옆에 앉아서 머리 쓸어주며 혼잣말하는 지수.
지수 다인아... 넌 상관있지?... 엄만 상관없는데... (괴롭고)
S#49 세정집 서재 (밤)
도연 책상에 튤립 화병 놓여있고 도연, 사진집 보고 있다.
세정 (찻잔 놓인 쟁반 들고 들어오며) 캐모마일인데, 괜찮지?
도연 (힐긋 돌아보는) 내가 타 마시면 되는데.
세정 (놓아주며) 화병 자기 책상에 놨어.
도연 어, 봤어. 고마워.
세정 근데... 윤지수씨 말야. 어떻게 자기 프로에 들어왔다 그랬지?
(말 유도하려 넘겨짚는) 전부터 알던 사이여서 채용했다 그랬나?
도연 (멈칫했다가) 아니.
세정 (속으로, 의혹) 아니라구?
도연 (말 돌리는) 참, 아까 방송국엔 무슨 일로 왔던거야?
세정 어? 아냐. 없던 일 됐어. (거짓말하는 도연이 이상해서 보는)
도연 먼저 자, 나 좀 있다 잘께.
세정 그래요. (나가는, 불안과 의혹으로 돌아보고)
S#50 꽃시장 (다른 날)
꽃시장 골목 걸어오고 있는 세정과 혜진. 혜진, 적당한 꽃 몇다발 들고있다.
세정 (다른 꽃가게 멈춰서 꽃들 살피는)
혜진 작은 파틴데 이 정도면 되지 않아요?
세정 (흘기며) 파티장 꾸미는데 인색하지 말랬지? 꽃이 얼마나 중요한 분위기
메이컨줄 몰라?
혜진 (멋쩍게 웃다가 노란 튤립 보는) 너무 이쁘다. 이거 어때요 사장님?
노란색 없잖아요.
세정 (자기 감정에, 괜히 타박조) 너두 노란 튤립 좋아하니?
혜진 (퍼뜩 생각난) 아! 안되는구나. 죄송해요, 꽃말 공부 한다구 했는데.
세정 (미처 생각 못했었다. 혜진 보며) 노란 튤립 꽃말이 뭐였드라?
혜진 (웃으며) 헛된 사랑요.
세정 (놀라는) 헛된 사랑? (아! 지수 의도 느끼고 확 굳어지고)
S#51 꽃시장 앞
영문 모르는 얼굴로 세정 돌아보며 택시 타는 혜진.
억지 미소 지으며 가라고 손짓하는 세정, 택시 가자 표정 확 굳는다.
<프래쉬컷- 1씬에서 ‘어울릴거 같아서요’ 하며 꽃다발 내밀던 지수>
세정 (기막힌 듯) 하!... 헛된 사랑?... (도저히 이대로 있을수 없다. 입술 깨물며
핸드폰 꺼내는, 단축 버튼 찾아 누르는, 잠시) 종배씨, 난데요. 윤지수씨
핸드폰 번호 좀 알려줘요.
종배(휠) (영문 몰라) 윤선생님 핸드폰 번호요? 좀 있다, (하는데)
세정 (급한, 이성 잃었다) 빨리요. (가방에서 수첩과 펜 꺼내는데 손이 떨린다)
S#52 회의실
미리 와서 앉아있는 종배와 선경. 벽시계 오전 11시 가리키고 있다.
종배 (통화하고 있다) 예, 그럼 들어가세요.
선경 (영문 몰라) 감독님 사모님이 윤선생님 핸드폰 번홀 물어?
종배 어? 어... (뭔가 느낌 이상하다. 나름대로 추측하면서 갸웃하는데)
지수 (들어오는, 웃으며) 미안해요, 나 땜에 매일 회의하게 만들어서.
종배 저기요 윤선생님. 좀전에, (하는데)
지수 (핸드폰 울린다. 종배에게) 잠시만요. (핸드폰 받는, 모르고) 여보세요?
세정(휠) (딱딱한) 나 오세정이예요.
지수 (확 굳어지는, 종배와 선경 의식해서 얼른) 잠깐만요. (나가고)
종배 (이상한 듯 지수 보는)
S#53 거리 + 세정 차안
운전하면서 통화하고 있는 세정.
세정 지금 좀 만나죠, 우리.
S#54 회의실 앞 복도
문에서 얼만큼 떨어진 곳에서 통화하고 있는 지수, 마음 준비하고 있었다.
지수 (담담한) 지금요? (이하 커트백으로)
세정 지금 당장요! 어디루 가면 돼요?
지수 (준비한대로) 전에 만났던 까페로 하죠. 둘이 같이 아는 장소니까.
세정 (잠시 멈칫하는, 하지만 여유없다) 알았어요, 그리루 갈께요.
지수 아 그런데, 지금 바로는 못나가요. (예전 당한대로) 기다릴래요?
세정 (기억 못한다. 발끈하는) 기다리라구요?
지수 방송국이예요, 지금. 회의중이구.
세정 (하필 방송국이야? 하- 하고)
지수 싫으면 담에 다시 연락하든가요.
세정 (그럴 여유없다) 아뇨, 기다리죠. (탁 끊는)
지수 (천천히 끊는다. 막상 닥치니까 떨린다. 손 부여잡고 눈감았다 뜨고)
S#55 까페 앞
차에서 내리는 세정, 까페로 가다가 멈칫 선다.
<프래쉬컷- 방송 4회 까페 앞에서>
‘세정씨가 정리해줘요’ 하며 애걸하던 지수.
기분 찜찜해지지만 이내 털어버리고 당당하게 들어가는 세정.
S#56 방송국 회의실 (몽타주)
떨떠름한 얼굴로 앉아서 얘기하고 있는 한선생.
열심히 메모하는 지수.
한번씩 그런 지수 보는 도연.
의혹에 찬 눈으로 도연과 지수 번갈아보는 종배.
S#57 까페
비어있는 과일주스잔 손으로 잡고 돌리며 초조함 달래고 있는 세정, 시계 본다.
12시 15분. 있는대로 열받은 세정, 손으로 종업원 부른다.
세정 (다가온 종업원에게) 차가운 레모네이드 한잔 줘요. (혼잣말) 왜 이렇게
안와? (하다가 뚝 멈추는)
<프래쉬컷- 방송 3회에서 회사 앞에서 기다리던 지수... 그 위로>
세정(소리) 당신 와이프 좀 치워줄래요?
세정 (그제야 과거 기억 떠올리는, 속으로) 뭐야, 지금 똑같이 갚겠다는거야?
(모욕감에 떨린다. 생각에 잠기는)
S#58 회의실
회의 마치고 자리 정리하고 있는 지수, 도연, 종배, 선경, 한선생.
도연 (웃으며) 아이템 회의 세 번 하시느라고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한선생 (여전히 맘 안풀린) 그러게요.
도연 고생하셨으니까 오늘 점심은 제가 삽니다.
만두 전골 어때요?
종배 좋죠! 공짠데 뭔들 안좋겠어요.
도연 윤선생님두 괜찮죠?
지수 (가방 들고 일어서며) 전 약속이 있어서요.
도연 약속 있어요?
지수 네, 저 먼저 가보겠습니다. (나가는)
도연 (아쉬운 듯 보고)
S#59 까페
까페 벽시계 1시 10분이다. 들어오는 지수, 차분하고 담담한 표정이다.
창가에 앉았다가 지수 보고 여유있게 손 드는 세정.
지수, 세정 본다.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이 여유있는 미소 띄고 앉아있는 세정.
오는 지수와 보는 세정. 두여자의 팽팽한 시선 교차되고...
이윽고 세정 앞자리에 가서 앉는 지수, 세정 똑바로 쳐다보는데서 엔딩.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