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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서 이루어진 자승 스님의 25년 만의 법문 화제 |
“로마에 가면 로마법,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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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사진) 스님이 11일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에서 ‘ 이웃종교의 이해’를 주제로 25년 만에 법문을 해 화제다. 강연은 천주교 광주대교구가 매달 격주 수요일마다 열고 있는 가톨릭 신앙강좌의 일환으로 불교닷컴이 이를 지상중계했다. 스님은 직접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하며 성호경을 그려 보였으며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아조르나멘토(aggiornamento, 교회의 현대화), 시스티나 성당 ‘천지창조’에 담긴 의미 등을 풀어놓았다. 오늘 강연은 1990년 이후 첫 법문이다”라고 했다. 이어 “성당의 형제‧자매들과 어떻게 교감할까를 고민하다 금방에 가서 십자가 4개를 맞춰왔다. 한 돈짜리 십자가를 만들고 나니 줄이 필요하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십자가는 순금이고 줄은 14k이다. 하나에 38만원 들었다”고 했다. “오늘 나와 교감을 잘하고 바로바로 응답하는 분, 내 질문에 대답을 잘하는 사람에게 이 십자가를 드리겠다”고 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이라며 성호경을 그렸다. 시스티나 성당 천장의 천지창조 그림을 봤다. 목이 뻐근하도록 그림을 한참 올려다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림에서 아담이 어느 손을 내밀었느냐?”고 물었다. 대중이 “오른손?” “왼손?” 우왕좌왕하자 “나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둘은 닿을 듯 말듯하지만 하나님이 5%만 더 내밀거나, 아담이 손만 내밀면 둘은 결합된다”고 했다. 이어 “그 짧은 거리의 교감을 위해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과 내가 함께 하고 있다. 나도 여러분에게 이 팔을 내민다”고 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없었다면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을 만날 수 없었다”고 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전까지 가톨릭은 다른 종교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가 내게 구원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했다. 한 신자가 구원에 대해 말했다. 스님은 그에게 십자가를 줬다. 그는 “앞의 형제를 따라 나도 불우이웃을 돕는데 쓰겠다”고 했다. 남은 3개는 구원을 위해서 직접 간직해 달라. 너무 앞사람만 따라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이어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나님만이 가진 고유권한이 구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구원 받기 위해서 기도를 하고, 하나님을 찾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스님은 “나는 믿음과 은총과 선행 등이 함께 해야 구원 받을 수 있다고 본다. 또 회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스님은 “복(福)은 보일 시(示) 변에 입 구(口), 밭 전(田)으로 이뤄진 글자이다. 눈으로 봐서 한 사람 입에 풀칠할 밭대기가 있다면 복 받았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먹고 살 터전을 갖고 있다면 그것이 복이다. 그 이상은 욕심이다”라고 했다. 스님은 “나와 내 가족이 먹을 것 이상은 이웃과 함께 회향하고 (사회에) 되돌려줘야 한다”고 했다. 스님은 “눈은 행으로 되어 있고 코는 수직으로 돼 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느냐? 십자가 같겠지만 절대 정답은 아니다”라고 했다. 스님은 “눈은 제자리에 있고 코는 눈 아래 있다.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말이다”라고 했다. 말 못하는 사람은 말하는 것이 소원이다. 듣지 못하는 사람은 듣는 것이 평생소원이다. 보고 듣고 말하는 것 이상은 욕심이다”라고 했다. 이어 “하나님에게 기도를 통해 정신적으로 얻은 것이 있다면 나보다 못한 이에게 돌려주는 것이 회향이다. 회향이 없다면 내 불교적 관점에서 보면 구원은 없다”고 했다.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을만큼 인류 평화에 기여한 바가 크다. 노벨평화상을 받고도 남을 일이다”고 했다. 스님은 “개신교인 가운데는 조계사에 와서 ‘불신지옥’이라고 외치는 이도 있다. 사찰을 훼손하고 법당에 대소변을 뿌리는 상식 밖의 행동을 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이어 “스스로 불교로 개종합니까?”라고 묻기도 했다. ‘예’라고 답할 뻔 한 것을 김영주 목사가 ‘스님에게 그런 말 하면 안된다’고 했다. 그 일이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고 했다. “나는 아직 답을 못 찾고 있다. 이것이 가톨릭이 가진 얼굴입니까?”라고 했다. 스님이 물었다. “나를 개종시키겠다는 분이 이 자리 계십니까?” 그는 십자가를 자리에 놓고 들어갔다. 스님은 “나를 개종 안 시킬 모양인가 보다”라고 우스개를 했다. 했다. 이어 “가톨릭은 한국사회 풍속과 문화를 받아들이고 다른 종교와 대화의 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가톨릭이 한국사회에서 급성장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더니 “형제‧자매를 보느라 큰 시계가 있는데도 몰랐다”고 했다. 한 아이가 추기경에게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느냐”고 물었다는 이야기이다. 스님은 “가슴을 가리키며 하나님은 가슴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후세계에 대해 설명했다. “모든 것이 갖춰진 천국에만 있다면 무료하다”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아픔이 없으면 행복은 없다”고 했다. 좌선만 하던 마조 스님에게 남악회양 선사가 돌을 갈아 보이며 거울을 만든다고 했다는 이야기이다. 스님은 “참선만 한다고 어떻게 부처가 되느냐는 뜻을 가진 이야기”라며 “어리석은 사람은 부처를 찾고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을 찾는다”고 했다. 소에게 채찍질을 하겠느냐?”며 “여러분의 기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오늘 내 이야기가 여러분의 종교에 큰 힘이 돼 모두 구원을 얻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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