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정호승
그대와 낙화암에 갔을 때
왜 그대 손을 잡고 떨어져 백마강이 되지 못했는지
그대와 만장굴에 갔을 때
왜 끝없이 굴 속으로 걸어 들어가 서귀포 앞바다에 닿지 못했는지
그대와 천마총에 갔을 때
왜 천마를 타고 가을 하늘 속을 훨훨 날아다니지 못했는지
그대와 감은사에 갔을 대
왜 그대 손을 이끌고 감은사 돌탑 속으로 들어가지 못했는지
그대와 운주사에 갔을 때
운주사 결국 노을이 질 때
왜 나란히 와불 곁에 누워 있지 못했는지
와불 곁에 잠들어 별이 되지 못했는지
===[정호승 시집-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열림원]===
후회(後悔)는 이전의 잘못을 깨치고 뉘우치는 것이라고 배웠으며
크고 작은 후회를 하며 살아갑니다.
한 번의 후회로 족함에도 또 후회할 일을 한다는 것은
사람은 잘못을 하며 뉘우치고 깨우치며 살아간다는 것이겠지요.
"절대로 후회할 일을 하지 않겠다"라고 결심하지만
실수와 잘못은 호시탐탐 우리의 곁을 맴돌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후회는 욕심에서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를 감상하면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후회를 합니다.
충청도, 제주도, 경상도, 전라도.....
후회해도 소용이 없는 지난 일들입니다.
"욕심을 내려놓고 살아야지"
다짐하며 허루를 시작합니다.
오늘은 세종대왕께서 1441년 훈민정음을 만든 뒤
3년간 시험을 거쳐 1446년에 반포하여 578년이 되는 날입니다.
경기도 여주가 고향인 저는 한글날이면
백일장이 영릉에서 개최되어 비록 초등학교 시절이지만 기억이 생생합니다.
세종대왕과 소헌왕후를 모신 영릉이 있어 저에게는 친숙한 장소였습니다.
"세종 대왕 마마, 성은이 만극하옵니다."
"영의정 이장우 물러갑니다"
영의정 진급을 자축하며 돌아서서 홀로 크게 웃습니다.
하하하......
=적토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