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오늘 삼일운동 기념일, 의도한 바는 아닌데 남미로의 긴 여정을 시작하는 날이다.
국민(초등)학교 동창으로 어렸을 때부터 친했던 정욱이와 단 둘이 가이드 없는 여행이다.
작년에 대학교수직에서 은퇴하고 나와 뜻이 맞아 친구가 여행계획을 다 마련하고
나는 그냥 따라가는 여행,
15시 L/A로 향하는 대한한공 비행기에 몸을 싣고 페루/리마, 산티아고를 거쳐
푼타 아레나스까지 장장 30여 시간을 넘게 비행하는 긴 여행으로 첫날이 시작된다.
그곳에서 남미의 칠레와 아르헨티나가 만나는 남쪽 끝에 위치한 남부 파타고니아의
수려한 경관과 빙하지역을 가까이서 둘러보고 부에노스아이레스를 거쳐 그 유명한
이과수 폭포와 아직도 그 역사가 신비의 베일에 감추어진 마추픽추 유적지를 돌아본 후
리마, L/A를 다시 거쳐 서울로 오는 여정이다.
이번 여행은 남미의 유명한 관광지를 생략하고 산과 호수, 빙하와 바다, 폭포를 주로
하는 자연과의 대화와 경탄할만한 아름다움 속으로 속세를 떠나 보는 여정이다.
서울 시간으로 3/1 자정(3/2 0시)을 바로 지나 L/A공항에 도착, 리마로 가기위해
산살바도르를 경유하는 비행기를 타고 리마로 향한다.
3/2
서울을 떠나 꼭 24시간의 비행 끝에(갈아타는 시간 포함) 리마에 도착했다.
리마에서 새벽 2시에 둘째 날을 맞았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공항 바로 앞의
Wyndham Costa Del Sol Hotel로 가서 간단히 씻고 잠을 청한다.
잠깐 자고 7시경 일어나 아침 먹고 비행기 출발시간이 12시라 어제와 달리 호텔에서
쉰 후 여유 있게 공항으로 나가 산티아고를 거쳐 오늘의 종착지인 남부 파타고니아의
관문이며 남아메리카의 최남단의 항구도시 푼타아레나스로 향한다.
12시간을 비행, 깜깜한 밤 12시에 남미대륙과 칠레의 남쪽 끝의 도시 푼타아레나스에
도착, 호텔(Rey Don Felipe)에서 간단히 씻고 내일부터 시작되는 파타고니아의 비경들을
상상하며 잠을 청한다.
하느님께 좋은 날씨를 부탁드리며~~~
3/3
날씨가 쾌청하고, 바람이 상쾌하다.
오늘부터는 버스로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는 파타고니아의 여정이 시작되는 날이다.
우리나라의 가을처럼 상큼한 날씨가 우리를 반기는 듯하다.
우리를 태운 버스가 정확하게 10시에 푼타아레나스를 출발한다.
푼타아레나스의 북쪽에 위치한 파타고니아 산행의 전초 기지인 푸에르토나탈레스로
가는 길은 처음에는 사람들이 돌보지 않은 초지가 대평원처럼 한없이 펼쳐져 아르헨티나
팜파스를 연상시키고 가까이 가면서 작은 동네도 보이고 사람들이 경작하고 가꾸는
구릉지의 목초지와 숲이 보이는 너른 지역을 5시간여를 달리는 길이다.
푸에르토나탈레스에 다 와서는 멀리 눈 덮인 봉우리들과 뾰족뾰족하게 도열해 있는 우리
눈에 익숙한 파타고니아를 상징하는 봉우리들이 널리 펼쳐진 초원과 부드럽게 이어진
능선위로 또는 아름다운 호수 건너로 보이면서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다.
푸에르토나탈레스에 도착, 집에서 준비한 비상식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하고 연결 버스를
타고 파타고니아의 중심지이자 산행의 전진기지이며 이곳의 대표적 봉우리인
또레스델파이네(Torres Del Paine)에 가장 가까이 자리 잡은 라스 토레스(Las Torres)
호텔에 오후 5시경에 도착했다.
내일 트래킹을 위해 호텔근처 호수,Largo Nordenskjold,까지 2시간정도 걷기 예행연습을
하고 호텔에서 오랜만에 와인을 곁들인 저녁식사를 했다.
내일부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날씨가 오늘처럼 좋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