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힘들었으나 사연 많은 횡성 강연,
강연을 위해 약을 좀 과다 복용했더니
강연 중간중간 머릿 속이 난해해진다.
헛소리가 튀어나오기도 했다.
낭송하는 시들 중에도 둬군데 틀리기도 했지만
큰 무리없이 마쳤다.
몸상태가 좀 호전된 것같다.
숙식을 제공 해주시겠다는 예다원에서
막걸리 몇 잔 마셨는데
한밤중 다시 열이 오르고 오한이 들었다.
약 먹고 이불뒤집어 썼다.
비몽사몽 중에 취현이 이불을 더 덮어주는 걸 느꼈는데
꿈을 꾸었다.
누군가 옆으로 돌아누워 자는
내 어깨를 두드려 인기척을 낸다.
돌아보니 앉은 키가 몹씨 큰 외국 사람이다.
정확하게는 죽은 외국 군인인데
그의 뒤쪽으로 한 대여섯구가 넘는
육탈이 다한 해골들이 보였다.
외롭다고 했던가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는가
무섭다거나 두려운 기운이 전혀 들지않은
잠시동안 외국군인 귀신들과 만났다가
꿈을 깼다
다음날 나는 아침을 먹지않는데
정성껏 차려주신 아침이라 거절할수없어서
몇 수저 먹고 원주로 향했다.
원주 아카데미 극장 보존농성을 하는
친구들과 만나 이야기 하다가
꾼 꿈을 꺼냈더니
네덜란드 참전비가 있기는 한데 전투 그런 것은 모른다고 한다.
그 친구들과 명랑막국수집에서 막국수를 먹다가
예전 장일순 선생과 인연이 생각났다.
얼마전 옛날 기억을 더듬어 장일순 선생과의 인연을 시로 썼다.
그 시를 본 한 친구가 그 시에 나오는 무위당 장일순선생이 사준 막국수집이 덕수칼국수라고 잘못 알려줘서 시를 고쳤다.
그런데 마침 원주후배가 그때 자기도 명랑막국수집에 같이 있었다고 재차 확인을 해줬다.
무위당선생이 사주었던 막국수 40여년만에 원주 친구들에게 갚아야지.
얼른 일어나 말리는 손길을 뿌리치고
내가 값을 치뤘다.
몸상태가 다시 좋지않아서 돌아오는 길
안동 육사문학관에 들려올 계획을 접고 그냥
집으로 향했다.
집에 와 아랫목 불 때고 뒹굴다 인터넷을 드나들다가
어 이게 뭐야 아니 그러니까
그 내꿈에 나타났던 외국병사들이
네덜란드 참전군인들이었고 내 어깨를 두드렸던 군인이
지휘관 마리누스덴 오우덴 중령이었다고?
어제 나는 다시 병원에가서 주사를 맞고 감기약을 더 지어왔다.
기침이 좀 심해졌으며 목이 푹 잠겨
내가 그리 선망하던 아주 허스키한 목소리로 변했다.
첫댓글 바오밥나무 보러가실 수 있겠어요?ㅡ.ㅡ
시인님
악양 편지를 쓰신거보니
컨디션 회복중이신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바오밥 나무 여행길이 며칠 안남았는데 컨디션 조절 잘 하시어
아름답고 행복한 여행길 되셔야죠
홧~팅입니다.
마다가스카르 여행이야기 기대합니다
시인님께서는 영혼이 밁으셔서
여러 존재들과 영적인 교감을 나누시나 봅니다
횡성의 눈밝고 심성고운 시람들과
반짝 반짝한 교감을 나누셨으니
그들에게서 받은 좋은 에너지로 빨리 쾌차 하시리라 믿습니다 ~~^^
2015년 원주 무위당선생묘소에 술 한잔 올리시기도 하셨었죠
어쩌면
본관은 다르지만
같은 박씨라고,
외롭다고
내 영전에 술 좀 부어달라고...
한국전쟁보다 훨씬 전이었던
병자호란에 참전한 바 있는
박연(벨테브레) 일행이었을지도...
떠나기 전에 컨디션이 잘 조율되어야 할 텐데 말입니다.
얼마나 힘들까 ...
비무장지대 어디선가에서도 부산 유엔묘지에 함께 모셔지지 못하고 외롭게 70년 넘도록 비목으로 남아있는 무수한 무명용사들의 흔적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선뜻 언제라도 가서 차 한 잔 올리고 고맙고 미안함을 전하고 싶은 ...
알지 못하는 가난하고 작은 나라를 돕고자 불원천리 이국에서 초개와 같이 목숨을 내어놓다니...
저는 이리 태어나 자유를 잘도 누리며 살고 있는데...
그들의 희생에 가슴이 아려옵니다.
악양감기 독해요. 악양살이 두달 중 한달째 감기 하는중^^
시인님의 위로를 받고 싶었던 타국의 영혼들.
마음조차 밝아지는 상호의 식당과 깊은 인연
출발 부터 뜻깊은 횡성 행엔
그런 사연들이 손짓을 하고 있었다는 생각에 이릅니다....
시인님, 닭에 갖은 약재를 넣고(전복, 낙지포함)
뜨거운 닭죽을 훌훌 불어가며
땀을 흠뻑 흘리고 드셔 보세요...
..
회복기의 여름몸살 쾌유하는
제 비법입니다.
시인님,
꿈은 잠재된 의식에서 나온 건 아닐까요.
대단한 영감입니다.
아직 감기와 횡성 여독이
남아 있는것 같습니다.
또 멀리 다녀 올 여행도
잡혀 있는 것 같은데
우선 보양식을 좀 드시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될 듯 싶습니다.
아실테지만 염려가 됩니다.
목감기 동안 가지음식 섭취 금지..
오늘은 많이 나으셨을까요?..
여행전까지 잘 드시고 몸도 좀 편안히 쉬세요
고마운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