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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일(人日)
음력 1월 7일
인일(人日) 이란?
음력 1월 7일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관습이 전해지는 세시풍속. 사람날.
내용 이날에는 특히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관습이 전해왔다.
정초에는 남의 집에 가서 유숙하지 않도록 되어 있지만,
특히 인일(人日)에는 밖에서 잠을 자지 않았다.
가정집 제16권 / 율시(律詩)
인일(人日)=
금년의 인일은 입춘 전이라서 / 今年人日立春前
아직도 풍광은 거년에 속한다네 / 猶是風光屬去年
벽견이 관원을 엿본다는 말 비웃지 마오 / 壁繭探官君莫笑
진짜인지 가짜인지 하늘에 일러바칠 테니 / 要將眞假問蒼天
[주-D001] 금년의……속한다네 :
인일(人日)은 음력 1월 7일의 별칭이다. 동방삭(東方朔)의 점서(占書)에 의하면, 1월 1일부터 6일까지 각각 차례로 닭ㆍ개ㆍ양ㆍ돼지ㆍ소ㆍ말을 점치고 나서 7일에 사람을 점치고 8일에 곡식을 점치는데, 기후가 청명하고 온화하면 번식과 안태(安泰)를 미리 알 수 있고, 기후가 음한(陰寒)하고 참렬(慘烈)하면 질병과 쇠모(衰耗)를 미리 알 수 있다고 하였다. 《事物紀原 天生地植 人日》 또 옛날에는 입춘의 절기로 지난해와 새해의 기준을 삼기도 하였는데, 특히 음양가(陰陽家)에서 이를 근거로 하여 사람의 운명을 점치곤 하였다.
[주-D002] 벽견(壁繭) :
벽에 서식하는 거미의 일종으로, 인일에 사람의 행동을 몰래 관찰하여 상제에게 고자질한다는 속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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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집 제17권 / 율시(律詩)
인일(人日)
왕춘이 좋아서 기쁜 것은 물론이요 / 已喜王春好
인일이 좋은 것을 다시 확인하겠도다 / 更知人日佳
삼한의 오래된 풍속을 떠올리는 / 三韓舊風俗
만리타향 늘그막의 이 심정이여 / 萬里老情懷
별 고깔에는 은승이 흔들거리고 / 星弁搖銀勝
조관의 옷에는 녹패가 비취리라 / 朝衣映祿牌
고당에 일곱 번 술과 적을 바쳐야 할 텐데 / 高堂七觴炙
하늘 끝에 떨어져서 너무도 유감스럽도다 / 最恨隔天涯
[주-D001] 인일(人日) :
음력 1월 7일의 별칭이다. 동방삭(東方朔)의 점서(占書)에 의하면, 1월 1일부터 6일까지 각각 차례로 닭ㆍ개ㆍ양ㆍ돼지ㆍ소ㆍ말을 점치고 나서 7일에 사람을 점치고 8일에 곡식을 점치는데, 기후가 청명하고 온화하면 번식과 안태(安泰)를 미리 알 수 있고, 기후가 음한(陰寒)하고 참렬(慘烈)하면 질병과 쇠모(衰耗)를 미리 알 수 있다고 하였다. 《事物紀原 天生地植 人日》
[주-D002] 왕춘(王春) :
《춘추(春秋)》 은공(隱公) 원년의 “원년 봄 왕의 정월〔元年春 王正月〕”이라는 기록에 대한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의 해설에서 연유하여, 천하를 통일한 제왕의 봄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는데, 보통은 새해의 봄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주-D003] 별 고깔에는……흔들거리고 :
별 고깔은 솔기를 오색 구슬로 장식하여 별처럼 빛나는 관(冠)을 가리킨다. 《시경》 〈위풍(衛風) 기욱(淇奧)〉에 위 무공(衛武公)을 칭송하면서 “고깔에 장식한 오색 구슬이 별처럼 빛난다.〔會弁如星〕”라고 하였는데, 가정이 은연중에 고려 국왕을 여기에 비유한 듯하다. 은승(銀勝)은 머리 장식품으로, 은박지를 잘라서 사람 모양으로 만든 채화(綵花)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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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집 제18권 / 율시(律詩)
인일(人日)에 두시(杜詩)를 읽으며 그 운을 그대로 써서 시를 짓다
원일로부터 인일에 이르기까지 / 元日至人日
아동에게는 이레가 모두 설 명절 / 兒童數歲時
앞으로 살 나이에서 한 해가 또 줄었으니 / 一年行又減
백 년을 산다 한들 어찌 길다고 말하리오 / 百歲豈云遲
사업도 알고 보면 남가의 한 꿈이요 / 事業南柯夢
영웅도 결국에는 상채의 비극이라 / 英雄上蔡悲
꽃 버들 찾는 것만큼 좋은 게 또 있을까 / 何當問花柳
비 실실 내리는 곳 말이 끌고 가는 대로 / 信馬雨絲絲
[주-D001] 두시(杜詩) :
두보(杜甫)의 〈인일(人日)〉이라는 제목의 시 두 수 가운데 첫 번째 시인 오언율시를 가리키는데, 《두소릉시집(杜少陵詩集)》 권21에 수록되어 있다. 인일은 음력 1월 7일의 별칭이다. 동방삭(東方朔)의 점서(占書)에 의하면, 1월 1일부터 6일까지 각각 차례로 닭ㆍ개ㆍ양ㆍ돼지ㆍ소ㆍ말을 점치고 나서 7일에 사람을 점치고 8일에 곡식을 점치는데, 기후가 청명하고 온화하면 번식과 안태(安泰)를 미리 알 수 있고, 기후가 음한(陰寒)하고 참렬(慘烈)하면 질병과 쇠모(衰耗)를 미리 알 수 있다고 하였다. 《事物紀原 天生地植 人日》
[주-D002] 사업도……꿈이요 :
인생의 부귀영화가 모두 덧없는 한바탕 꿈과 같다는 말이다. 순우분(淳于棼)이란 사람이 괴목(槐木) 아래에서 술 취해 잠깐 누워 잠든 사이에 괴안국(槐安國)의 부마(駙馬)가 되어 남가(南柯)의 태수로 삼십 년 동안 있으면서 온갖 부귀영화를 누렸는데, 꿈을 깨고 보니 괴안국은 바로 괴목의 남쪽 가지 밑에 있는 개미구멍이었다는 이야기가 당나라 이공좌(李公佐)의 〈남가태수전(南柯太守傳)〉에 나온다.
[주-D003] 영웅도……비극이라 :
걸출한 인물도 정쟁(政爭)에 휘말려서 비극적인 말로를 걷곤 한다는 말이다. 진(秦)나라 승상 이사(李斯)가 무함을 받고 사형을 당하기 직전에 그의 아들을 돌아보며 “내가 너와 함께 다시 누렁이를 이끌고 상채의 동문으로 나가서 약빠른 토끼를 쫓으려고 한들 어떻게 될 수 있겠느냐.〔吾欲與若復牽黃犬 俱出上蔡東門 逐狡兎 豈可得乎〕”라고 탄식했던 고사가 있다. 《史記 卷87 李斯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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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집 제7권 / 갑오행록(甲午行錄)
인일(人日)에 동파(東坡)의 시에 차운하여 애오라지 분한 마음을 풀다. 2수(二首)
온 가족 다 내버리고 어느 마을에 와 있는고 / 抛却全家何處村
멀리 떠도는 왕손에게 누가 밥이나 먹여 줄까 / 遠遊誰肯飯王孫
계신에서 인일까지 입춘첩만 실컷 보며 / 鷄辰人日看貼戶
기러기 뒤 꽃 피기 전 여태 문밖도 못 나갔네 / 鴈後花前猶掩門
왜적을 쫓아 보내려고 굳이 피까지 마시다니 / 却賊終煩血一歃
양식 나르기 어려울까 군대도 출동을 못 했구먼 / 興師故怕餠難翻
올해부턴 그야말로 낳고 기르기 알맞겠군 / 今年定得宜生育
군사들도 목숨 잃을 걱정 안 해도 될 테니까 / 壯士還能不喪元
군대와 식량이 들판과 마을에 다했나니 / 兵盡於郊食盡村
뱀들이 뭍에 올라 온통 새끼를 쳤음이라 / 蛟蛇緣陸種兒孫
동해를 깨끗하게 소탕하지도 못한 터에 / 掃淸未使窮東海
북문을 보장한다 안도의 숨을 어찌 쉴까 / 按堵那能保北門
술병 들고 떠나가는 팔진 자갈밭이요 / 八陣磧頭携酒去
기름기 번득이는 금등의 연못일세 / 金燈淵裏看油翻
풍년에 명철한 장수 생각이 늦었다 하더라도 / 豐年哲將思雖晩
오늘이 세원에 버금가니 또 아니 좋겠는가 / 合重玆辰亞歲元
[주-C001] 갑오행록(甲午行錄) :
선조 27년(1594)에 중국 군대의 파병과 광해군(光海君)의 세자 책봉을 주청(奏請)하러 중국에 갔을 때의 시를 모은 것이다. 이때 주청사(奏請使)는 윤근수(尹根壽), 주청 부사는 간이(簡易) 최립(崔岦), 서장관(書狀官)은 신흠(申欽)이었다.
[주-D001] 동파(東坡)의 시 :
《소동파시집(蘇東坡詩集)》 권43 첫머리에 나오는 〈경진세인일작운운(庚辰歲人日作云云)〉의 시를 말한다.
[주-D002] 멀리 …… 먹여 줄까 :
한신(韓信)이 빈궁해서 끼니를 잇지 못할 때 빨래터의 아낙네가 밥을 먹여 주었는데, 이에 한신이 감격해서 언젠가 반드시 크게 보답하겠다고 하자, 그 아낙네가 “대장부가 끼니도 해결 못 하기에, 내가 왕손을 불쌍히 여겨서 밥을 주었을 뿐이니[吾哀王孫而進食], 어찌 보답을 바라겠는가.”라고 대답했다는 고사가 있다. 《史記 卷92 淮陰侯列傳》
[주-D003] 계신(鷄辰)에서 인일(人日)까지 :
정월 초하루부터 7일까지라는 말이다. 동방삭(東方朔)의 점서(占書)에, 정월 초하루에는 닭의 길흉을 점치고, 7일에는 사람의 길흉을 점친다고 한 데에서, 1월 1일을 계일(鷄日) 혹은 계신이라 하고 7일을 인일(人日)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한다. 《事物紀原 天生地植 人日》
[주-D004] 왜적을 …… 마시다니 :
중국이 왜적을 무력으로 소탕하지 못하고 강화 조약을 맺은 것을 풍자한 말이다.
[주-D005] 북문(北門) :
중국 북방의 군사 요새지로, 요동땅을 가리키는 말이다.
[주-D006] 술병 …… 자갈밭이요 :
왜적과의 전쟁이 끝났다고 해서 중국 병사들이 이제는 마음이 풀어져 멋대로 술을 마시며 즐긴다는 뜻이다. 팔진(八陣)은 제갈공명(諸葛孔明)이 창안한 진법(陣法)인데, 소식(蘇軾)이 이를 소재로 지은 〈팔진적(八陣磧)〉이라는 시가 있다. 《蘇東坡詩集 卷1》
[주-D007] 기름기 …… 연못일세 :
연못 위 누대에서 등불을 환히 밝히고 기녀들과 함께 질탕하게 주연을 베푸는 것을 빈정댄 말이다.
[주-D008] 풍년에 …… 좋겠는가 :
중국 장수가 새해 대신 인일(人日)에 연회를 베풀면서 즐기는 것을 풍자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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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집 제7권 / 송도록(松都錄)
인일(人日)에. 오산의 시에 차운하다. 2수(二首)
오늘이 바로 사람의 날이건만 / 今朝卽人日
화려한 경성은 어드메인고 / 何處是京華
날이 개어야 좋다고들 말하는데 / 共道晴宜節
누가 눈꽃을 나부끼게 하였는가 / 誰敎雪有花
옷 속에 이만 생기는 타향이요 / 他鄕生蟣蝨
까마귀도 하 많은 고국이로세 / 故國足烏鴉
사랑하는 사람들 멀리 두고서 / 所愛人皆遠
시름만 끝도 없이 밀려오누나 / 愁來那可涯
신년을 맞은 뒤로 벌써 일곱째 날 / 新年第七日
나그네 머리카락 또 얼마나 세었는고 / 客鬢幾分華
단지 속에 술만 가득하면 그뿐이지 / 但得樽中酒
머리에 꽃가지를 꽂을 필요 있으리요 / 何須勝裏花
성가퀴에 부딪쳐 흩어지는 먹장구름 / 玄雲散粉堞
지는 해에 뒤치면서 번득이는 까마귀라 / 落日閃翻鴉
시름만 하염없이 가슴속을 파고들며 / 可是長愁思
무애가 유애를 사정없이 뒤흔드네 / 無涯撼有涯
[주-D001] 인일(人日) :
음력 정월 초이렛날을 말한다. 동방삭(東方朔)의 점서(占書)에, 정월 초하루에는 닭의 길흉을 점치고, 초이렛날에는 사람의 길흉을 점친다고 한 데에서, 1월 1일을 계일(鷄日) 혹은 계신이라 하고 1월 7일을 인일(人日)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한다. 《事物紀原 天生地植 人日》
[주-D002] 머리에 …… 있으리요 :
옛날에 봄을 영접하기 위하여 오색 종이나 비단으로 각종 장식물을 만들어 머리에 꽂았던 화승(花勝)의 풍속이 있었다.
[주-D003] 무애(無涯)가 …… 뒤흔드네 :
무애는 끝도 없이 펼쳐지는 생각을, 유애(有涯)는 유한한 인간의 몸뚱이를 비유한 말이다. 《장자(莊子)》 양생주(養生主)에 “우리의 생은 유한한 데 반하여, 우리의 생각은 끝이 없다.[吾生也有涯 而知也無涯]”는 유명한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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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선생집 제31권 / 칠언 율시(七言律詩) 2백 33수(首)
인일에
눈이 내린 감회를 앞의 운으로 읊어 봉정하다[人日遇雪 用前韻奉呈]
좋은 날로 불리는 정월달 일곱째 날 / 新元七日號佳辰
길바닥에 쌓인 눈발 이것이 웬일인가 / 忽有飛霙壓路塵
법도 잃은 날씨 자못 괴이쩍은데 / 頗訝陰晴渾失度
점치는 법에 비춰 봐도 인사(人事)에 좋지 못하도다 / 更傳占候不宜人
매화 버들 오들오들 봄이 못 오게 하려는 듯 / 寒侵梅柳爭春晚
강호에 계신 손은 시흥 절로 우러나리 / 客在江湖引興眞
짐작컨대 객창(客窓)에서 우수에 잠기신 분 / 斟酌旅窓愁絶處
어촌의 술 익었는지 자꾸만 물어 보시리라 / 漁村酒熟問應頻
봄이 와도 이 좋은 날 그냥 보내는 병든 신세 / 春來多病負良辰
일천 기병 돌아갈 때 배웅도 못했어라 / 千騎歸時未望塵
백주에 화승(華勝) 나눠 갖는 이날을 다시 맞아 / 栢酒更逢頒勝日
애끊는 초당에 누가 안부나 물어줄까 / 草堂誰問斷腸人
보내주신 시편 더욱 노건(老健)하시고 / 詩傳老筆才逾健
진실하게 와 닿았던 취한 얼굴 말씀들 / 醉對新交語益眞
즐거웠던 옛 추억 공연히 꿈속을 헤매나니 / 惆悵舊歡空入夢
각건 쓰고 어디라도 자주 다녀 보았으면 / 角巾何地往還頻
도성 서쪽 술자리 늘상 떠오르는데 / 城西長憶把杯辰
헤어진 뒤 후배 믿고 시편을 또 전하시네 / 別後詩篇託後塵
벼슬 그만두면 무사음 즐길 수 있으련만 / 官罷正堪無事飮
봄이 와도 아직껏 귀거래사 못 읊누나 / 春回猶作未歸人
섣불리 얘기 못할 문장의 묘한 요결(要訣) / 文章要妙那輕說
이름들 분분하나 누가 정녕 진품일까 / 名字紛紜定孰眞
어른 집안 아함은 그중 첫손에 꼽히는 이 / 最是君家阿咸在
수창하는 시 모임 아무리 잦아도 싫지 않소 / 社中酬唱不嫌頻
원운(元韻)은 다음과 같다. 양화도의 여관에서, 계곡 장 도헌이 인일에 눈이 오자 앞의 운을 써서 안부를 물어온 데 대해 수답하다.[楊花渡旅次 奉酬谿谷張都憲人日遇雪用前韻見問] [이안눌(李安訥)]
명일(名日) 만나기 겁이 나는 만년의 행로 / 暮年行路怯逢辰
강 버들 봄에 앞서 누룩 냄새 풍기누나 / 江柳先春颺鞠塵
하늘에서 떨어진 눈 삽시간에 은빛 대지 / 地白忽驚天落雪
정월달 기뻐할 인일이 찾아왔네 / 月正俱喜日臨人
습유의 시어 어찌 이리도 고달프신고 / 拾遺詩語吟何苦
방삭의 점서가 맞을지도 모르겠네 / 方朔占書驗或眞
감당 못할 나라 걱정 게다가 폐병까지 / 憂國不堪兼病肺
마을 술만 뻔질나게 들여다 마시누나 / 却敎村酒請徒頻
정월달 초이레 가장 신령스러운 날 / 夏正初七最靈辰
등륙이 무단히 옥가루를 흩뿌리네 / 滕六無端散玉塵
지금이 천보일과 같다고 감히 하겠소만 / 敢道時如天寶日
두릉인의 심정임을 알고말고요 / 定知心似杜陵人
깊은 시름 속에 보내 주신 중한 시편 / 憂深故枉篇章重
이별의 시간 지날수록 진면목이 떠오르오 / 別久方思面目眞
강호에 봄의 흥취 있는지 묻지 마오 / 莫問江湖春興在
흐리나 개나 혼자서 책장만 넘긴다오 / 陰晴亦自檢書頻
황량한 강성(江城) 죽치면서 보내는 명절 / 宿留荒江過令辰
서울 사는 높은 이들 편지 한 장 없네 / 禁城軒冕闕音塵
문 두드리는 소리 오대사가 웬 일인가 / 叩門忽枉烏臺使
일찍부터 관심 쏟아 백발 노인 동정했네 / 傾蓋曾憐鶴髮人
더구나 또 세 편의 시 모두 오묘함에랴 / 況復三章詩摠妙
활짝 웃게 하는 뜻 더욱 더 진실해라 / 唯應一笑意逾眞
눈발 보고 다시금 세상 걱정 하시다니 / 看君對雪還憂世
힘 모아 국운(國運)이 펴이게 해야 하리이다 / 戮力行舒國步頻
[주-D001] 인일(人日) :
1월 7일을 말한다. 1일에서 6일까지는 가축의 길흉을 점치고, 7일에는 인사(人事)를 점치며, 8일에는 곡식을 점치는 풍속에서 유래한 것이다. 점치는 날이 모두 청명하고 온화하면 1년 동안 길(吉)하고, 음습하거나 추운 날씨가 계속되면 흉한 조짐으로 받아들였다. 《荊楚歲時記》 《事物紀原 天生地植 人日》
[주-D002] 백주에 …… 이날 :
인일(人日)을 가리킨다. 새해가 되면 백엽주(栢葉酒)로 서로 하례를 하고, 인일엔 또 화승(華勝 머리를 꾸미는 꽃 모양의 장식물)을 만들어 서로 보내주고 높은 언덕에 올라 시를 읊는 풍습이 있었다.
[주-D003] 애끊는 …… 물어줄까 :
당(唐) 나라 고적(高適)이 두보(杜甫)에게 보낸 ‘인일기두이습유(人日寄杜二拾遺)’라는 시 첫머리에 “인일에 시를 지어 초당에 부치다니, 벗이 고향 생각함을 멀리서 애달피 여김이라.[人日題詩寄草堂 遙憐故人思故鄕]”라는 구절이 있다. 《杜少陵詩集 卷23 追酬政故蜀州人日見寄 附錄》
[주-D004] 각건(角巾) :
옛날 은사(隱士)나 관직에서 은퇴한 이들이 쓰던 방건(方巾)이다.
[주-D005] 무사음(無事飮) :
할 일이 없어서 마시는 술. 전국 시대 위(魏) 나라 공손연(公孫衍)이 “어째서 술을 그렇게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받고서 “심심해서 그렇다.[無事也]”고 대답한 고사가 있다. 《史記 張儀列傳》
[주-D006] 아함(阿咸) :
동악의 조카인 택당(澤堂) 이식(李植)을 가리킨다. 삼국 시대 위(魏) 나라 완적(阮籍)의 조카 완함(阮咸)이 재명(才名)이 있었으므로, 남의 조카를 아함(阿咸)이라 부르게 되었다.
[주-D007] 습유(拾遺) :
관명(官名)으로, 두보(杜甫)를 가리키는데, 여기서는 계곡을 비유한 말이다.
[주-D008] 방삭(方朔) :
한(漢) 나라 동방삭(東方朔)으로, 그의 《점서(占書)》에 정월 1일부터 8일까지의 점치는 대상과 기후에 따른 길흉이 기록되어 있다.
[주-D009] 등륙(滕六) :
전설 속의 눈 귀신[雪神] 이름이다.
[주-D010] 천보일(天寶日) :
천보(天寶)는 당 현종(唐玄宗) 후기의 연호로, 성대한 시대를 표현할 때 곧잘 쓰는 말이나, 여기서는 안녹산(安祿山)의 난 등으로 혼란했던 때를 말한다.
[주-D011] 두릉인(杜陵人) :
난리로 인해 떠돌이 생활을 하며 우국(憂國)의 심정을 읊었던 두보(杜甫)를 말하는데, 여기서는 계곡을 가리킨다.
[주-D012] 오대사(烏臺使) :
사헌부에서 보낸 차인(差人)을 말한다. 한(漢) 나라 어사대(御史臺)에 까마귀가 서식했기 때문에 오대(烏臺)라 불렀던 고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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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계집 내집 제2권 / 시(詩)
인일에
성산 노인보에게 부쳐 드리다〔人日寄呈盧星山仁父〕
누가 노을 먹으면 신선될 수 있다고 했나 / 誰道餐霞可學仙
제멋대로 흐르는 세월에 살쩍만 나부끼네 / 流光無賴鬢飄然
거원이 잘못을 알았던 나이 괜히 더하고자 / 空添蘧瑗知非歲
맹자의 부동심 나이를 그릇되게 지나왔네 / 枉過鄒軻不動年
밤에 복숭아나무 부적 적어 옛 일 전하고 / 夜帖桃符傳古事
아침에 느릅나무 불 피워 새 밥 지으리 / 朝燃楡火變新煙
인간세상 흐리고 맑음을 어찌 꼭 점치랴 / 人間潦霽何須卜
일찍 진퇴를 결정하여 하늘에 묻지 말게 / 早決行藏莫問天
또〔又〕
소반의 여린 봄나물에 새로 푸른빛 비치거늘 / 盤中細菜映新靑
뱀 해 보내려니 나그네 마음 놀랍구나 / 送盡蛇年客意驚
백년 세월이 늙어가는 이의 심산을 더하는데 / 百歲光陰添老算
오경의 비바람이 근심의 성을 때리누나 / 五更風雨打愁城
고목에 매화 피어도 예전 모습 아니고 / 梅粧古樹非前面
찬 숲에 새가 우나 지난 소리 바뀌었네 / 鳥喚寒林變舊聲
인일에 시를 지어 사인당에게 전하니 / 人日題詩傳四印
홀로 마시는 섣달 술 함께 마시는 듯하네 / 孤斟臘味擬同傾
[주-D001] 거원(蘧瑗)이 …… 나이 :
거원은 중국 춘추 시대 위(衛)나라의 현인이다. 흔히 거백옥(蘧伯玉)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데 그는 “나이 50에 49년의 잘못됨을 알았다.〔年五十而知四十九年非〕”라고 탄식하였다. 《淮南子 原道》
[주-D002] 맹자의 부동심 나이 :
맹자는 40의 나이를 부동심(不動心)이라고 하였다. 《孟子 公孫丑上》
[주-D003] 복숭아나무 부적 :
옛날에는 인가(人家)에서 정초(正初)가 되면 복숭아나무 판자 두 개에다 신도(神荼), 울루(鬱壘)라는 두 신명(神名)을 써서 문 양쪽 곁에 걸어 사귀(邪鬼)를 물리치고자 하였다. 《本草 桃符》
[주-D004] 느릅나무 불 :
유화(楡火)는 봄을 뜻하는 말이다. 《주례》 〈하관사마(夏官司馬)〉에 “사시(四時)에 따라 나라의 불을 바꾼다.”라고 하였는데 정현(鄭玄)의 주(註)에서, “봄에는 느릅나무와 버드나무〔楡柳〕의 불을 취한다.”라고 하였다.
[주-D005] 사인당(四印堂) :
노경린(盧慶麟, 1516~1568)의 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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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시문집 제1권 / 시(詩)
인일에
희정당에서 임금을 뵙고 물러나와서 짓다[人日熙政堂上謁 退而有作] 무신년이다. 이때는 대책(對策) 때문이었다
호관에서 수많은 선비를 불러 / 虎觀徵儒廣
용문에서 오늘날 책문 올렸네 / 龍門獻策新
대궐 뜰 상서로운 눈이 남았고 / 禁庭餘瑞雪
궁중 술 아름다운 때에 나왔네 / 宮酒屬佳辰
미천한 몸 무거운 은총을 받아 / 疏逖承恩重
오랜 시간 접견을 베푸셨다네 / 淹留賜顧頻
흩날리는 궁중의 개천가 버들 / 霏霏御溝柳
온 성안의 봄빛을 기다리는 듯 / 應待一城春
[주-D001] 인일에 희정당에서 임금을 뵙고 물러나와서 짓다 :
본 시에서부터 ‘겨울에 권순백의 강변 정자에서 제공과 함께 모여[冬日權純百水亭同諸公集]’까지는 다산 27세 때인 정조 12년(1788)의 작품이다. 인일은 정월 초이렛날의 별칭이다.
[주-D002] 호관 :
진사시(進士試)를 용호방(龍虎榜)이라 부른 데서 나온 말로, 나라에서 과거를 치르는 장소를 말한다.
[주-D003] 용문 :
과거를 치르는 장소의 문으로, 과거시험장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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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시문집 제1권 / 시(詩)
인일에
성정각에서 임금을 뵙고 물러나와 짓다[人日誠正閣上謁 退而有作] 기유년이다. ○ 이때 반시(泮試)에 합격하였다
해마다 인일이면 내리는 술을 / 每年人日酒
어상이라 머리에 와서 마시네 / 來飮御牀頭
초야의 몸 오히려 미천하건만 / 草澤身猶賤
풍운의 기운 이미 찾아들었네 / 風雲氣已求
저문 해 한탄하며 나이를 묻고 / 問齡嗟晼晩
오랜 시간 붙잡아 주목하셨네 이때 오랫동안 임금 앞에 부복하였었다. / 注目許遲留
인재란 자연스레 이루어져야 / 陶鑄須天造
오늘의 부진함을 걱정할쏘냐 / 棲遑敢自憂
[주-D001] 인일에 성정각에서 임금을 뵙고 물러나와 짓다 :
본 시에서부터 ‘눈 내리는 밤 내각에 음식을 내리시어 삼가 은례를 기술하다[雪夜閣中賜饌 恭述恩例]’까지는 다산 28세 때인 정조 13년(1789)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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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은집 제2권 / 시(詩)
인일에 눈이 오다〔人日有雪〕
인일은 민간에서 소중히 여기는 날 / 人日鄕閭重
단란하게 웃는 소리 떠들썩하네 / 團圝笑語譁
산은 음산하게 구름 잎사귀 띄우고 / 山陰雲發葉
바람은 급하게 눈꽃을 불어제치네 / 風急雪吹花
부러 서재의 휘장에 떨어지는가 싶더니 / 故向書帷落
다시 춤추는 소매 따라 비껴 날리누나 / 還從舞袖斜
어버이에게 축수하며 술잔을 올렸나니 / 稱觴獻親壽
하늘 끝에 와 있는 것도 한스럽지 않네 / 未恨在天涯
[주-D001] 인일(人日) :
음력 1월 7일의 별칭이다. 1월 1일부터 6일까지 각각 차례로 닭, 개, 양, 돼지, 소, 말을 점치고 나서 7일에 사람을 점치고 8일에 곡식을 점치는데, 그날의 날씨에 따라 1년의 운수를 예측했다고 한다. 인일이 되면 일곱 가지 채소로 국을 끓여 먹고, 금박으로 사람 형상을 만들어 병풍과 머리에 부착하였으며, 높은 언덕에 올라가 시를 읊는 풍속이 있었다.
[주-D002] 다시 …… 날리누나 :
도은이 재롱을 떨며 어버이를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하여 눈발이 날리는 속에서 춤을 춘 것을 말한다. 당시에 도은이 유배된 경산(京山)은 성산(星山), 즉 성주(星州)의 옛 이름으로, 도은의 고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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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은집 제2권 / 시(詩)
1월 7일에
금천문을 나와 말 위에서 감회를 노래하다〔正月初七日出自金川門馬上詠懷〕
남자는 평생의 뜻이 있나니 / 男子平生志
언제 와타를 배운 적 있으리오 / 何曾學臥駝
하나의 몸으로 밟은 땅 멀고 / 一身行地遠
두 눈으로 본 사람들 많도다 / 兩眼閱人多
다스리는 산하 얼마나 큰가 / 經緯山河大
번국(藩國)이 송한과 어울렸도다 / 蕃維宋漢和
돌아오며 느끼는 호탕한 기분이여 / 歸來覺疏宕
말 위에서 목청껏 노래를 부르노라 / 馬上放高歌
송국공(宋國公)과 한국공(漢國公)이 문관과 무관을 거느리고 전정(殿庭)의 동쪽과 서쪽에 서 있었다.
[주-D001] 와타(臥駝) :
누운 낙타라는 뜻으로, 인생의 환락이나 좇으며 세월을 보내는 귀공자의 행태를 비유한 말이다. 귀하게 자라나서 세상 물정을 모른 채 오직 수렵과 가무를 즐기는 귀족 자제의 생활을 읊은 금나라 원호문(元好問)의 시에 “누운 낙타는 행탁에도 비단 장식이 가해지고, 석류는 눌러 짜서 은 물통에 담겼다네.〔臥駝行槖錦帕蒙 石榴壓漿銀作筒〕”라는 말이 나오는 데에서 비롯된 것이다. 《遺山集 卷6 長安少年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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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이상국후집 제2권 / 고율시(古律詩)
인일(人日)에 은승(銀勝)을 받고 3수
머리 장식 화려하여 늙은 눈이 놀라고 / 老眼驚看縷勝新
임금께서 내려준 것 절해 받음에 봄기운 더하는 듯 / 拜承天賜別生春
머리에 꽂으매 어찌 그리 무거운가 / 揷來何事頭偏重
임금의 은혜 때문이지 은 때문은 아닐세 / 只爲皇恩不爲銀
날도 인일이요 머리 장식도 사람 위한 것인데 / 日爲人日勝爲人
은빛이 흰머리와 빛을 다투네 / 銀色還能鬪鬢銀
올해도 무심히 예에 따라 받고 보니 / 今歲無心隨例受
성은이 물러나 한가로운 몸에까지 미친 걸세 / 聖恩猶及退閑身
서왕모(西王母)가 남긴 의식 아직도 남아 있어 / 王母遺儀今尙在
화승을 만들어 서로서로 선물하네 / 剪成花勝好相投
이 늙은이야 풍속 따름을 기필함은 아니지만 / 老夫不必遵風俗
임금의 은택이라 잠시 머리에 꽂아보네 / 爲是天恩暫揷頭
[주-D001] 인일(人日) :
정월 7일. 1일은 닭, 2일은 개, 3일은 돼지, 4일은 양, 5일은 소, 6일은 말, 7일은 사람의 날이라 한다.
[주-D002] 서왕모(西王母)가……선물하네 :
중국에서 정월 7일 인일(人日)에 예부터 머리 장식하는 화승(花勝)을 만들어 서로 선물하는 풍습이 있었다.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이것은 전설적인 선녀 서왕모(西王母)가 머리에 꽂고 있던 대승(戴勝)의 모양을 본떠서 만든 것으로 장수(長壽)와 행복을 비는 뜻이 담겨 있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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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이상국후집 제2권 / 고율시(古律詩)
정월 칠일에 녹을 받다
얼마 전엔 재상 자리에 있으면서 / 曩者居鼎司
나라 일 그르칠까 두려워했지 / 猶懼覆公餗
평생 조그만 공도 없거늘 / 平生無片功
받는 녹 해마다 몇 섬이런가 / 受祿歲幾斛
입으로 만백성의 고혈 허비하며 / 口費萬民膏
몸은 편히 방안에 엎드렸네 / 身還一室伏
늙은 이 몸 그래도 버리지 않고 / 舊物尙不遺
이렇게 많은 쌀을 주었네 / 給此千舂玉
반봉으로도 스스로 여유 있으니 / 半俸自有餘
뱁새 몇 알 곡식으로 족하네 / 鷦鷯數粒足
늙은 아내에게 하는 말은 / 爲言老山妻
옛날 같은 눈으로 보지 말고 / 莫以舊眼矚
쓰는 것도 함부로 하지를 말며 / 用之無敢輕
손은 반드시 하늘로 하여 단속해 주오 / 手必向天束
남은 목숨 구차히 살아 있는 한 / 餘喘苟或存
해마다 이 녹은 이어지리니 / 年年儻相續
모든 일은 형편에 맞추면 / 凡事稱有無
먹을 것은 아예 걱정 없으리 / 愼勿憂口腹
다만 한 가지 걱정이라면 / 唯有一段愁
술통 속의 녹주가 끊기지 않을는지 / 未繼樽中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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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산집 제3권 / 시(詩)
인일〔人日〕
금년에 또 가장 신령한 때가 이르니 / 今年又屆最靈辰
천지가 밝고 따뜻하며 기후는 새롭도다 / 天地昭融氣候新
비단 자르고 금박을 새기는 일 전혀 관여치 않고 / 剪綵鏤金渾不管
다만 여생에 올바른 사람 되기를 원한다네 / 秖將餘日願爲人
인일에 금박(金箔)에 새기거나 비단을 자르니, 이는 곧 중국의 옛 풍속이므로 말한 것이다.
[주-D001] 인일(人日) :
음력 정월 7일로, 이날 일곱 가지 나물로 국을 끓여 먹고, 비단을 자르고 금박에 새겨 사람 모양을 만들어 병풍에 붙이는 등의 풍습이 있었다.
[주-D002] 가장 …… 새롭도다 :
세상에서 가장 신령한 것은 사람인바, 인일에 사람을 점쳐 한 해 동안의 길흉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정월 1일부터 6일까지 각각 차례로 닭, 개, 양, 돼지, 소, 말 등의 짐승들을 점치고 나서, 7일에 사람을 점치고 8일에 곡식을 점치는데, 인일에 일기(日氣)가 청명하고 온화하면 안태(安泰)의 조짐이 되고, 일기가 흐리고 쌀쌀하면 질병의 조짐이 된다는 내용이 동방삭(東方朔)의 점서(占書)에 있다고 한다. 《事物紀原 卷1 天地生植部 人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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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산집 제3권 / 시(詩)
임자년 인일〔壬子人日〕
새해의 초이렛날은 / 新年初七日
바로 가장 신령스러운 인간의 날이네 / 是乃最靈辰
원컨대 인(仁)이 사물의 본체가 되어 / 願言仁體物
사람이 된 것 부끄러워하지 않게 되기를 / 無使媿爲人
[주-D001] 가장 …… 날이네 :
인일(人日)에 사람을 점쳐 한 해 동안의 길흉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인일은 음력 정월 7일로, 이날 일곱 가지 나물로 국을 끓여 먹고, 비단을 자르고 금박에 새겨 사람 모양을 만들어 병풍에 붙이는 등의 풍습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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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천집 제4권 / 시(詩)○임인고(壬寅稿)
인일에 우연히 《당사》를 읽다〔人日偶閱唐史〕
정관 연간 인일에 황제가 흔쾌히 맞이하니 / 貞觀人日帝欣迎
십점의 병풍 깊이 충정이 배어났네 / 十漸屛深媚嫵情
경을 보지 못하자 비를 홀연 엎었다가 / 不見卿來碑忽仆
천년토록 위현성에게 부끄러워했네 / 千秋流汗魏玄成
[주-C001] 임인고(壬寅稿) :
1902년(광무6), 매천이 48세 되던 해에 지은 시들이다.
[주-D001] 인일(人日) :
음력 1월 7일을 말하는 것으로, 이날 일곱 가지 나물로 국을 끓여 먹고, 사람 모양의 각종 장식물을 만들어 병풍에 붙이는 등의 풍습이 있었다. 1월 1일부터 6일까지 각각 차례로 닭, 개, 양, 돼지, 소, 말을 점치고 나서, 7일에 사람을 점치고 8일에 곡식을 점치는데, 기후가 청명(晴明)하고 온화하면 번식(繁殖)과 안태(安泰)를 미리 알 수 있고, 기후가 음한(陰寒)하고 참렬(慘烈)하면 질병(疾病)과 쇠모(衰耗)를 미리 알 수 있다는 내용이 동방삭(東方朔)의 점서(占書)에 있었다고 한다. 《事物紀原 卷1 天地生植部 人日》
[주-D002] 정관(貞觀) :
당(唐)나라 태종(太宗)의 연호로서, 서기 627년부터 649년까지의 재임 기간에 사용되었다. 태종은 방현령(房玄齡), 두여회(杜如晦), 위징(魏徵)과 같은 명신들의 보필을 받아, 중앙집권을 강화하고 각종 율령(律令)을 정비하였으며, 돌궐(突厥)과 토번(吐蕃)까지도 아우르는 성대를 이루었는데, 이때의 훌륭한 치적을 가리켜 ‘정관(貞觀)의 치(治)’라고 한다.
[주-D003] 십점(十漸) :
정사를 하는 데 있어서 저지르기 쉬운 열 가지의 잘못될 조짐이라는 뜻으로, 당(唐)나라의 명재상인 위징이 태종에게 이런 내용의 주소(奏疏)를 올렸다. 《新唐書 卷97 魏徵列傳》
[주-D004] 비를 홀연 엎었다가 :
당나라 태종 17년(643)에 위징이 죽자 태종이 직접 비문(碑文)을 지어 내릴 정도로 애통해했는데, 세월이 흘러 위징이 천거한 후군집(侯君集)이 반역을 한 일 등이 있게 되자 차츰 그의 충성심을 의심하여 그 비석을 엎어뜨렸던 고사를 가리킨다. 그러나 태종은 고구려 정벌에 실패하고 돌아오는 길에 이를 뉘우치면서, “만약 위징이 살아 있었더라면, 내가 이 전쟁을 일으키게 했겠느냐.” 하고는 그 비석을 다시 세우게 하였다. 《新唐書 卷97 魏徵列傳》 《通鑑總類 卷10下 魏徴坐繆擧外碑》
[주-D005] 위현성(魏玄成) :
현성은 위징의 자(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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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자집 시고 제2책 / 시(詩)
인일에 우연히〔人日偶吟〕
인일에 홀로 읊조리며 생각이 아득하니 / 孤吟人日意蒼茫
누가 다시 시를 지어 초가에 부쳐주랴 / 誰復題詩寄草堂
천여 년 세월 동안 우주가 적막하니 / 宇宙寥寥千百載
고적(高適)과 두보(杜甫)만이 문장으로 이름 높네 / 天敎高杜擅文章
[주-D001] 인일에 우연히 :
본서의 편차 순서와 이 시의 내용으로 보아 작자 나이 51세 때인 1791년(정조15) 1월 7일의 작품이다.
인일(人日)은 음력 1월 7일로, 조선에서는 ‘사람 날’이라 하여 이날은 노동을 하지 않고 친목을 다지며 인일제(人日製 인일에 보이는 제술 시험)를 보이는 등의 풍속이 있었고, 중국에서도 7가지 채소로 국을 끓여 먹고 비단과 금박으로 사람 모양을 만들어 병풍에 붙이거나 머리에 꽂고 화승(花勝 장수와 복을 비는 꽃 모양 머리꾸미개)을 만들어 서로 선물하고 높은 곳에 올라 시를 짓는 풍속이 있었다. 《荊楚歲時記》
이 시는 인일인데도 시를 부쳐오는 벗이 없는 허전함을 읊은 것이다.
평성 ‘陽’운으로 제1구(茫)ㆍ제2구(堂)ㆍ제4구(章)의 운을 맞추고 제1구의 제2자(吟)가 평성인 평기식 수구용운체 칠언절구이다.
[주-D002] 시를 …… 부쳐주랴 :
원문은 ‘題詩寄草堂’으로, 본디 고적(高適, 701?~765)이 〈인일에 습유 두이에게 부친 시〔人日寄杜二拾遺〕〉에서 자신이 시를 지어 두보(杜甫)에게 부치는 상황을 표현한 말인데, 윤기가 그대로 차용하였다.
[주-D003] 고적(高適)과 …… 높네 :
인일(人日)에 고적이 두보를 그리워하며 시를 지어 부치고, 그로부터 10여 년 후 고적이 죽은 뒤에 두보가 〈고 촉주자사 고적이 인일에 부쳐 온 시에 차운하여〔追酬故高蜀州人日見寄〕〉를 지어서 왕우(王瑀)ㆍ경초선(敬超先)에게 부쳤는데, 이 두 시가 모두 인일에 벗에게 부친 시를 대표하기 때문에 한 말이다. 《杜少陵詩集 卷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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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자집 시고 제2책 / 시(詩)
인일〔人日〕
설날부터 인일에 이르도록 / 元日至人日
올해는 흐린 날 하루도 없네 / 今年殊不陰
져가는 매화는 생기를 잃고 / 殘粧梅敗意
암녹색 버들은 물이 올랐네 / 暗綠柳生心
천하에 좋은 말이 없으랴마는 / 天下無良馬
산중에는 예쁜 새가 있으니 / 山中有好禽
푸른 봄을 홀로 즐기려는데 / 靑春須自賞
백발이 너무도 늘어버렸네 / 白髮苦相侵
[주-D001] 인일 :
본서의 편차 순서와 이 시의 내용으로 보아 작자 나이 52세 때인 1792년(정조16) 1월 7일의 작품이다.
인일(人日)의 맑은 날씨와 경치를 읊고, 본디 지인들과 친목을 다지는 풍속과 달리 산중에서 노쇠한 몸으로 홀로 지내는 심경을 읊었다.
평성 ‘侵’운으로 제2구(陰)ㆍ제4구(心)ㆍ제6구(禽)ㆍ제8구(侵)의 운을 맞추었고, 제1구의 제2자(日)가 측성인 측기식 수구불용운체 오언율시이다. 인일(人日)은 음력 1월 7일로, 조선에서는 ‘사람 날’이라 하여 이날은 노동을 하지 않고 친목을 다지며 인일제(人日製 인일에 보이는 제술 시험)를 보이는 등의 풍속이 있었고, 중국에서도 7가지 채소로 국을 끓여 먹고 비단과 금박으로 사람 모양을 만들어 병풍에 붙이거나 머리에 꽂고 화승(花勝 장수와 복을 비는 꽃 모양 머리꾸미개)을 만들어 서로 선물하고 높은 곳에 올라 시를 짓는 풍속이 있었다. 《荊楚歲時記》
[주-D002] 져가는 …… 올랐네 :
원문은 ‘殘粧梅敗意 暗綠柳生心’인데, ‘敗意’와 ‘生心’은, 표면적으로 ‘매화의 생기가 사라지고’ ‘버들의 생기가 도는’ 정경을 묘사함과 동시에, 관찰자인 작자가 시드는 매화를 보면서는 봄의 흥취가 깨지고 물오른 버들을 보면서는 생기가 돋는 정감을 이면에서 함께 표현한 것이다.
[주-D003] 천하에 …… 있으니 :
세상에 벗할 만한 훌륭한 인물이 없지는 않겠지만 작자와는 인연이 닿지 않고 오직 산중의 천연스럽고 아름다운 경물과만 접하고 있다는 말이다.
“천하에 좋은 말이 없으랴마는〔天下無良馬〕”은 본디 한유(韓愈)의 “(준마에 걸맞게 다루고 길러주지는 않으면서) 채찍을 잡고 말 앞에서 ‘천하에 좋은 말이 없다’라고 하지만 아, 어찌 참으로 없는 것이랴?〔執策而臨之曰 天下無良馬 嗚呼其真無馬耶〕”라는 말을 원용한 표현이다. 《文章軌範 雜說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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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자집 시고 제3책 / 시(詩)
인일과 상신〔人日上辛〕
상신은 월령을 알리고 / 上辛徵月令
인일은 맑은 날을 만났네 / 人日値晴天
성주가 친히 기곡제 지내니 / 聖主親祈糓
동방에 풍년이 들리라 / 東方庶有年
민요는 너무나 아름답고 / 風謠殊美好
경물은 절로 맑고 고와라 / 雲物自淸姸
멀리 생각건대 정관제는 / 尙憶貞觀帝
웃으며 위감의 어짊 맞이하였지 / 笑迎魏鑑賢
[주-D001] 인일과 상신 :
53세에 지은 작품이다. 평성 선(先) 운을 쓴 평기식 오언율시이다. 인일(人日)은 정월 초이레이고, 상신일(上辛日)은 정월에 처음 드는 신일(辛日)이다. 이 시는 국조 풍속 중심으로 읊고 난 뒤, 맨 마지막에 위징(魏徵)의 고사를 끌어와 임금에게 직언을 받아들여 성세의 정치를 펼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조선에서는 인일에 공조(工曹)에서 화승을 올리고 임금이 친히 성균관에 문제를 내어 시험쳐 상재생(上齋生)을 선발하였다. 이를 절일제(節日製)라고 한다. 때에 따라 사학(四學)의 학생들에게도 응시를 허락하는데, 이를 통방외(通方外)라고 한다. 또 상신일에는 사직단에서 기곡대제(祈穀大祭)를 행하였다. 《洌陽歲時記》
[주-D002] 인일(人日)은 …… 만났네 :
인일은 ‘사람의 날’이란 의미인데, 이날에 날씨가 맑으면 그해 한 해 동안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인사가 잘 풀리고, 날씨가 흐리면 그해 한 해 동안 모든 사람이 불행하고 인사가 어지럽다고 믿었다. 이 때문에 이렇게 읊은 것이다.
[주-D003] 성주가 …… 들리라 :
기곡제(祈穀祭)는 기곡대제(祈穀大祭)라고도 하는, 풍년을 기원하는 국가 제사이다. 조선 태조 때부터 시행되었으며, 정월 첫 신일(辛日)에 원단(圓壇)에서 행하였다. 임금이 직접 제사를 올리기도 하였으나 대체로 대신(大臣)을 보내어 섭행(攝行)시키기도 하였다. 그러나 정조는 반드시 몸소 제사를 지냈는데, 정조 당시 기곡대제에 대해 김매순의 《열양세시기》에는 “임금이 사직단에 거둥하여 기곡대제(祈穀大祭)를 몸소 행하고 백관이 배행하여 제사하기를 종묘제례의 의식과 같이 한다. 임금이 몸소 제사를 올리지 못할 경우는 대신들이 섭행(攝行)한다. 정조께서는 재위기간 24년 동안 매년 꼭 친히 제사를 올렸으니, 설령 간혹 건강이 악화되어 조정의 신하들이 극구 섭행을 청하더라도 허락하지 않았다. 백성에 힘쓰고 농사를 중히 여김이 아! 지극하도다. 사직제는 예전에는 중사(中祀)에 있다가 정조 임금 11년(1787)부터 대사(大祀)로 승격되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주-D004] 정관제(貞觀帝)는 …… 맞이하였지 :
흔쾌히 직언을 받아들였다는 의미이다. 정관제는 정관의 치세를 이루었던 당 태종이고, 위감(魏鑑)은 당 태종의 거울 역할을 했던 위징(魏徵)이다. 위징은 어떤 일에서건 당 태종의 허물을 서슴없이 간하여 태종이 매우 경외(敬畏)하였다. 뒤에 위징이 죽자 당 태종이 한탄하기를 “구리판으로 거울을 삼으면 의관을 바로잡을 수 있고 옛날 역사로 거울을 삼으면 흥망을 알 수 있고 사람으로 거울을 삼으면 잘잘못을 알 수 있다. 짐은 일찍이 이 세 개의 거울로 나의 과실을 예방하였는데 이제 위징이 죽어 거울 하나가 없어졌다.” 하였다. 《新唐書 卷97 魏徵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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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자집 시고 제3책 / 시(詩)
인일 고사〔人日記故事〕
정월 초이레가 인일이니 / 月正七日是人日
새해 들어 이 날이 가장 좋은 날 / 歲後玆辰最令辰
비 긏고 구름 걷혀 바람 솔솔 불며 / 收雨綻雲風習習
양기 넘쳐 얼음 녹아 물결 찰랑이네 / 浮陽披凍水粼粼
버들가지 물 오르고 꾀꼬린 눈을 꺼리며 / 柳條弄色鸎嫌雪
매화꽃은 향기 날리고 새는 봄을 알리네 / 梅蘂飄香鳥報春
금박에 새겨 채승을 만드는 형초 지방의 풍습 아직 전해지고 / 荊俗尙傳金鏤勝
비단 오려 인형 만드는 진나라 풍속은 누가 기억할까 / 晉風誰記綵爲人
정초에 닭을 그려 문에 붙이는 일은 옛날부터 시작되었음을 알겠거니와 / 畫門朔日知先始
인일 아침 휘장에 인형 만들어 붙이는 건 정히 유래가 있어라 / 貼帳今朝定有因
백엽주가 술동이 따라 계절 바뀜에 놀라고 / 栢葉隨樽驚節物
은번 꽂고 집으로 돌아감은 대신들 총애해서지 / 銀幡歸第寵簪紳
고귀한 가문에선 면견 만들어 먹으며 천백의 관직을 점치고 / 高門造繭千官卜
섬섬옥수로 만들어 보내온 나물국에는 일곱 가지 봄나물 새롭네 / 纖手傳羹七種新
백수(白水)와 자암산(紫巖山)에서 인일 만나 노쇠함을 슬퍼했고 / 白水紫山悲濩落
궤갑 속의 거문고 연주하고 차고 있던 검을 뽑아 불울함을 토설했네 / 匣琴佩劒洩輪囷
위징은 뜻이 맞아 두터운 은혜 입었고 / 魏徵託契恩褒重
고적이 시를 짓자 시구가 신묘하였네 / 高適題詩句語神
한 무제 딸 수양 공주는 아리땁게 매화 화장을 하였고 / 姸取梅粧帝女壽
유진(劉臻)의 처 진씨는 솜씨 좋게 인형 만들어 올렸지 / 巧餘椒頌臻妻陳
높은 곳에 올라 술 마시며 한가한 정취를 읊조렸고 / 登高斟蟻吟閑趣
나물을 삶아 소를 몰고 가는 늙은이 몸이 취했어라 / 煑菜鞭牛醉老身
두보의 시에 《춘추》 필법 있다는 것을 유극(劉克)이 잘 알았고 / 筆繼春秋劉會意
꽃과 기러기에 그리움 깊어져 설도형(薛道衡)이 눈물을 적셨네 / 思深花鴈薛沾巾
동훈은 예속을 물으며 담소하였거니와 / 董勛禮俗相談笑
동방삭의 점서는 누가 직접 보았나 / 方朔占書孰見親
강호에서 봉두난발로 흥을 일으키지 말지니 / 蓬鬢江湖休引興
포부 지닌 채 속세에서 늙는 것을 상심하네 / 自傷書劒老風塵
[주-D001] 인일 고사 :
54세에 지은 작품이다. 평성 진(眞) 운을 압운한 칠언장률이다. 채승(彩繩)과 은번(銀幡), 책막이 풍속, 높은 곳에 올라가 술을 마시는 풍속 등 인일에 행해진 세시풍속을 소개하고, 고적과 두보, 위징과 설도형 등의 고사를 아울러 소개하였다.
[주-D002] 금박에 …… 기억할까 :
채승은 인일에 비단과 금박으로 만들어 머리에 꽂는 장식물이다. 인일에 사람 모양으로 만들기 때문에 인승(人勝)이라고도 한다. 당나라 이상은(李商隱, 813~858)의 시 〈인일즉사(人日卽事)〉에 “금박에 새겨 채승을 만드는 일은 《형초세시기》에 전해오고, 비단 오려 인형 만드는 풍습은 진나라에서 시작되었네.〔鏤金作勝傳荆俗 翦綵爲人起晉風〕”라고 한 것에 전거를 둔 표현이다. 《李義山詩集注 巻3上 人日卽事》 《荆楚歲時記》 《古今事文類聚 前集 卷6 人日》
조선에서는 동(銅)으로 작은 원경(圓鏡)처럼 만들되 자루에 선인(仙人)을 새겨 각신(閣臣)에게 나누어주었으며, 공조에서는 또 동으로 원구(圓毬)처럼 만들고 그 위에 인형을 새겨 전궁(殿宮)에 바쳤다고 한다. 이것을 동인승(銅人勝)이라고 한다. 《東國歲時記 正月 人日》 《洌陽歲時記》
[주-D003] 정초에 …… 알겠거니와 :
새해 첫날은 닭날인 계일(鷄日)이므로 닭을 그려 문에 붙이고, 이날은 닭을 잡지 않는다고 한다. 《古今事文類聚 前集 卷6 貼人於帳》 《藝苑雌黃》 참고로 초하루는 계일(鷄日 닭날), 초이틀은 견일(犬日 개날), 초사흘은 시일(豕日 돼지날), 초나흘은 양일(羊日 양날), 초닷새는 우일(牛日 소날), 초엿새는 마일(馬日 말날), 초이레는 인일(人日 사람날), 초여드레는 곡일(穀日 곡식날)이다.
[주-D004] 인일 …… 있어라 :
인일은 사람의 날이므로 사람을 귀하게 여긴다. 이 때문에 금박을 박아 새긴 인형을 만들어 휘장에 붙이고, 조정과 관가에서도 이날은 형을 집행하지 않았다. 당나라 이적(李適, 742~805)의 시 〈인일에 대명궁에서 연회를 열다〔人日宴大明宮〕〉에 “보배로운 휘장 황금 병풍에 사람 그림 이미 붙였고, 꽃을 그리고 채승 만드는 것 배워 새 그림 막 오렸네.〔寳帳金屛人已貼 圖花學勝鳥初裁〕”라고 하였다. 《古今事文類聚 前集 卷6 貼人於帳》 《藝苑雌黃》 《荊楚歲時記》 《山堂肆考》
[주-D005] 백엽주가 …… 놀라고 :
정월 초하루에서 세월이 훌쩍 흘러 벌써 백엽주를 마시지 않는 때가 되었다는 의미이다. 백엽주는 설날 마시는 술로, 도소주라고도 한다. 두보의 시 〈인일〉에 “이날을 누구나 기뻐하여, 마을마다 담소하며 즐기네. 동이의 백엽주 이젠 마시지 않고, 채승(彩勝)의 금화는 교묘히 추위 견디네.〔此日此時人共得 一談一笑俗相看 罇前柏葉休隨酒 勝裏金花巧耐寒〕”라고 하였다. 《古今事文類聚 前集 卷6 人日》
[주-D006] 은번(銀幡) …… 총애해서지 :
인일에 근신과 고관이 은번을 머리에 꽂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왕이 바로 그들을 총애하여 은혜로이 은번을 하사했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왕이 근신(近臣)들에게 손수 은번과 채승 등의 장식물을 하사하면, 하례식이 끝난 후 근신들이 모두 채승과 은번을 머리에 꽂고 집으로 돌아갔다는 고사가 있기에 이렇게 읊은 것이다. 《고금사문유취》 권6 〈금은번승(金銀幡勝)〉과 《산당사고》 〈사번승(賜幡勝)〉에는 입춘일의 고사로 되어 있다.
한편 우리나라 궁중에서도 인일에 은번과 채승을 나누어주는 풍습이 있었는데, 《홍재전서(弘齋全書)》 권178 〈일득록(日得錄) 훈어(訓語)〉에 “명절 때마다 고관들과 근신들에게 하사품을 나누어주는 일은 예로부터 있었다. 입춘일에는 채승을 내려주고, 인일에는 은번을 내려주고, 한식에는 납촉을 내려주고, 단오에는 궁포와 비단 부채를 내려주고, 복날에는 고기를 내려주고, 중양절에는 감귤과 수유를 내려주고, 가평절에는 양고기를 내려준다.〔每於佳辰名節 頒賜貴近 自昔伊然 立春有綵勝 人日有銀幡 冷節有蠟燭 端陽有宮袍紈扇 伏日有肉 重陽有柑橘茱萸 嘉平有羊〕” 하였다.
[주-D007] 고귀한 …… 점치고 :
‘견(繭)’은 ‘면견(麵繭)’의 줄임말이다. ‘밀가루로 만든 고치’란 뜻인데, 만두나 춘권(春卷)과 비슷한 음식의 일종이다. 인일에 장안(長安)의 부귀한 집에서는 면견을 만들어 고기로 소를 넣어 먹는다. 이를 탐관견(探官繭)이라고도 한다. 면견 속에 벼슬 이름을 주욱 적어넣고, 부귀가의 자제들이 면견을 골라잡아 먹을 때 그 속에 적혀 있는 관직이름을 가지고 각각 자신의 벼슬을 점치는 풍속이 있기 때문이다. 《歲時雜記》 《古今事文類聚 卷7 造麵繭》
참고로 《개원천보유사》에서는 탐관견을 정월 대보름의 풍속이라고 하여, 앞의 〈정월 대보름에 고사를 적다〔上元記故事〕〉에서도 인용하였다.
[주-D008] 섬섬옥수로 …… 새롭네 :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인일에 일곱 가지의 나물을 뜯어다 국을 만든다.〔人日採七種菜作羮〕” 하였다. 《古今事文類聚 前集 卷6 七種菜羮》 섬수(纖手)는 나물국을 만든 부귀가 여인의 고운 손을 뜻한다. 두보의 시 〈입춘(立春)〉에 “나물은 섬섬옥수에 전하여 푸른 실처럼 곱게 썬 나물을 보내온다.〔菜傳纖手送靑絲〕”라고 한 것을 원용한 표현이다.
[주-D009] 백수(白水)와 …… 슬퍼했고 :
백수와 자암산은 모두 촉(蜀) 지방에 있는 강과 산이다. 두보의 시 〈인일〉에 “설날에서 인일까지, 흐리지 않은 날이 없구나. 눈 쌓여 꾀꼬리 나오지 않고, 날씨 추워 꽃 더디 피는도다. 구름은 백수 따라 떨어지고, 바람은 자암산에 불어 구슬프네. 헝클어진 머리숱 성글어진 지 오래이니, 흰 실에 견줄 필요 없다네.〔元日到人日 未有不陰時 冰雪鸎難至 春寒花較遲 雲隨白水落 風振紫山悲 蓬鬢稀疎久 無勞比素絲〕”라고 하였다. 《古今事文類聚 前集 卷6 人日》
[주-D010] 궤갑 …… 토설했네 :
두보의 시 〈인일〉에 “차고 있던 칼 뽑으니 기운이 하늘 찌르고, 갑 속의 금을 꺼내 연주하니 물 흐르는 듯하네.〔佩劔衝星聊暫拔 匣琴流水自須彈〕”라고 하였다. 《古今事文類聚 前集 卷6 人日》 윤균(輪囷)은 품고 있는 포부를 펴지 못해 불울해하는 것이다.
[주-D011] 위징(魏徵)은 …… 입었고 :
위징(580~643)은 당 태종(唐太宗) 때의 명재상으로, 자는 현성(玄成)이다. 위징이 출행할 때 인일에 당 태종을 알현하였는데, 태종이 위로하여 “경이 오늘 왔으니, 인일이라고 할만하다.〔卿今日至 可謂人日矣〕” 하였다고 한다. 《山堂肆考》
[주-D012] 고적(高適)이 …… 신묘하였네 :
당 현종 때 활동한 고적(700~765)의 시 〈인일기두이(人日寄杜二)〉에 “인일에 시 지어 초당에 부치노라니, 고향 그리워할 벗이 안쓰럽구나. 버드나무 물올라 차마 보지 못하고, 매화 꽃잎 땅에 가득하여 애간장 끊어지겠지. 먼 변방에 있는 신세라 참여할 길 없어, 온갖 근심 걱정 가득하겠지. 금년 인일에 부질없이 생각하지만, 내년 이날에는 어디에 있을까. 한번 동산에 누운 뒤 삼십 년 세월이니, 훌륭한 재주 풍진 속에 썩을 줄 뉘 알았나. 늙어서 이천 석(촉주 자사)에 의지하노니, 떠돌이 인생이 부끄럽다오.〔人日題詩寄草堂 遙憐故人思故鄉 柳條弄色不忍見 梅花滿地應斷腸 身在遠藩無所預 心懐百憂復千慮 今年人日空相憶 明年此日知何處 一臥東山三十春 豈知書劒與風塵 龍鍾還忝二千石 愧爾東西南北人〕”라고 하였다. 《古今事文類聚 前集 卷6 人日寄杜二》
[주-D013] 한 무제(漢武帝) …… 하였고 :
한 무제의 딸 수양 공주(壽陽公主)가 인일에 함장(含章)의 처마 아래에 누워 있었다. 그때 처마 밑으로 매화 꽃잎이 이마로 떨어져 오출(五出 다섯 모)의 꽃무늬가 되었는데, 손으로 문질러도 지워지지 않았다. 후인들이 이것을 흉내 내어 매화꽃 모양의 화장인 매화장(梅花粧)을 하였다고 한다. 일명 수양장(壽陽粧)이라고도 한다. 《古今事文類聚 前集 卷6 梅花粧》
[주-D014] 유진(劉臻)의 …… 올렸지 :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유진의 처 진씨가 인일에 다른 사람에게 인승을 올렸다. 혹 비단을 오리거나 혹 금박을 새겨서 만들었다.〔劉臻妻陳氏 人日 上人勝於人 或剪綵或鏤金薄爲之〕”라고 하였다. 《古今事文類聚 前集 卷6 造綵勝》
[주-D015] 높은 …… 읊조렸고 :
옛날 중국에는 중양절에만 높은 곳에 오른 것이 아니라 인일에도 높은 곳에 올라 술을 마시고 시를 읊는 풍습이 있었다. 환온(桓溫)의 참군 장망(張望)도 〈칠일등고(七日登高)〉라는 시를 남겼고, 당나라의 한유 역시 〈인일성남등고(人日城南登高)〉라는 시를 남겨 “아른아른 들판에는 아지랑이 오르고, 꽁꽁 물결은 얼어붙었네. 소반의 채소는 겨울과 봄 채소 섞였고, 동이의 술은 청주와 탁주 함께 하네.〔靄靄野浮陽 暉暉水波凍 盤蔬冬春雜 樽酒淸濁共〕”라고 읊었다. 《古今事文類聚 前集 卷6 人日城南登高》
[주-D016] 나물을 …… 취했어라 :
송나라 원우(元祐) 연간의 문인 후팽로(侯彭老)의 시 〈인일입춘(人日立春)〉에 “아침에 나물 삶아 소를 몰고 가니, 강변에는 벌써 눈이 녹았구나. 화창한 동풍 불어 빗발 거두고, 따뜻한 아침 햇살 구름 속에 내미네. 술동이 앞 매화는 지지 않는데, 머리 위 버드나무는 늘어졌구나. 봄꽃 핀 시절에 취하노니, 이 늙은이 가을 되지 않게 해주오.〔朝來煑菜往鞭牛 已覺江邊雪意休 習習東風收雨脚 暄暄曉日綻雲頭 尊前未放梅花老 鬢上先看柳帶柔 及取春花時一醉 莫教沉瘦更清秋〕”라고 하였다. 《古今事文類聚 前集 卷6 人日立春》
[주-D017] 두보의 …… 알았고 :
도인(都人) 유극(劉克)이란 이는 전적에 두루 통달한 인물로 전한다. 한번은 객과 논하기를 “두보의 시 가운데 ‘원일부터 인일까지 흐리지 않은 날이 없네〔元日到人日 未有不陰時〕’라는 구절에 대해 사람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몰랐으니, 400년간에 자미와 내가 알았을 뿐이다.” 하였다. 이윽고 일어나 서가에서 책을 가져다 객에게 보이며 “이것은 동방삭의 점서이다. 정초의 팔일 중에서, 첫째 날은 닭날이고 둘째 날은 개날이고 셋째 날은 돼지날이고 넷째 날은 양날이고 다섯째 날은 소날이고 여섯째 날은 말날이고 일곱째 날은 인일이고 여덟째 날은 곡식날이다. 해당하는 날의 날씨가 맑으면 주관하는 생물이 잘 양육되고 흐리면 재앙이 든다. 두보는 천보 연간에 난리로 사방이 어지러워 사람과 사물이 해마다 재앙을 받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니, 《춘추》에서 왕정월을 쓴 뜻이 아니겠는가. 두보의 시는 고인의 마음 씀씀이를 깊이 얻었다.” 하였다. 《西清詩話》 《古今事文類聚 前集 卷6 人日多陰》
[주-D018] 꽃과 …… 적셨네 :
수(隋)나라의 시인 설도형(薛道衡, 540~609)의 시 〈인일〉에 “새해 들어 칠일 째인데, 집 떠나온 지 이미 두 해로구나. 사람은 기러기 뒤에 돌아가고, 생각은 꽃 앞에서 일어나네.〔入春纔七日 離家已二年 人歸落鴈後 思發在花前〕”라고 하였다. 《古今事文類聚 前集 卷6 人日》
[주-D019] 동훈(董勛)은 …… 담소하였거니와 :
《고금사문류취》 전집 권6에 〈동훈문예속(董勛問禮俗)〉 조에 한나라 학자 동훈(董勛)이 인일의 유래와 성격, 풍속에 대해 말한 것이 소개되어 있다.
[주-D020] 동방삭의 …… 보았나 :
동방삭의 점서를 본 사람은 도인 유극이다. 도인(都人) 유극(劉克)이란 이는 전적에 두루 통달한 인물로 전한다. 한번은 객과 논하기를 “두보의 시 가운데 ‘원일부터 인일까지 흐리지 않은 날이 없네〔元日到人日 未有不陰時〕’라는 구절에 대해 사람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몰랐으니, 400년간에 자미와 내가 알았을 뿐이다.” 하였다. 이윽고 일어나 서가에서 책을 가져다 객에게 보이며 “이것은 동방삭의 점서이다. 정초의 팔일 중에서, 첫째 날은 닭날이고 둘째 날은 개날이고 셋째 날은 돼지날이고 넷째 날은 양날이고 다섯째 날은 소날이고 여섯째 날은 말날이고 일곱째 날은 인일이고 여덟째 날은 곡식날이다. 해당하는 날의 날씨가 맑으면 주관하는 생물이 잘 양육되고 흐리면 재앙이 든다. 두보는 천보 연간에 난리로 사방이 어지러워 사람과 사물이 해마다 재앙을 받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니, 《춘추》에서 왕정월을 쓴 뜻이 아니겠는가. 두보의 시는 고인의 마음 씀씀이를 깊이 얻었다.” 하였다. 《西清詩話》 《古今事文類聚 前集 卷6 人日多陰》
[주-D021] 강호에서 …… 말지니 :
두보의 시 〈인일〉에 “이른 봄날 거듭 강호의 흥취 일으키니, 길 곧아 행로의 어려움 걱정 없다네.〔早春重引江湖興 直道無憂行路難〕”라고 한 것을 변용하여, 자신의 환로가 순탄치 못한 데 대한 자조의 심경을 담았다. 《古今事文類聚 前集 卷6 人日》
[주-D022] 포부 …… 상심하네 :
서검(書劍)은 장부의 포부나 기상을 말한다. 고적의 시 〈인일에 두이에게 부치다〔人日寄杜二〕〉에 “한번 동산에 누운 지 삼십 년 세월이니, 훌륭한 재주 풍진 속에 썩을 줄 뉘 알았나.〔一臥東山三十春 豈知書劒與風塵〕”라고 한 것에 전거를 둔 표현이다. 아무 것도 한 것 없이 늙어버린 자신에 대한 한탄을 장편 율시의 마지막 구절에 담았다. 《古今事文類聚 前集 卷6 人日寄杜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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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자집 시고 제3책 / 시(詩)
인일에 입춘이 들었기에〔人日立春〕
인일에 날씨 맑게 개어 / 人日天開朗
아침 햇살 창살에 비추네 / 朝暉射竹窓
흙소는 누가 한 마리 만들었나 / 土牛誰出一
얼음 오리는 짝이 없구나 / 氷鴨不成雙
벼루 얼어 춘첩자의 글씨 거칠고 / 硯冷疎書帖
꽃이 더디 피니 술항아리에 부끄럽다 / 花遲愧酒缸
산골에서 내가 사랑하는 것은 / 峽村吾所愛
따뜻한 봄날 맑은 강 거슬러 오르는 일 / 春暖溯淸江
[주-D001] 흙소는 …… 만들었나 :
57세 봄에 지은 작품이다. 입춘이 되면 흙으로 소를 만들어 농사의 시작을 알리고, 선농관이 이 소를 때리면서 농부가 밭갈이 하는 시늉을 보인다. 《몽화록(夢華錄)》에 “입춘 5일 전에 흙으로 소와 농부와 쟁기 등의 농기구를 일체 만들어 사대문 밖에 세워둔다. 입춘일 여명에 유사가 단을 만들어 제사 지내고, 선농관의 관리가 각각 비단 채찍을 들고 둘러서서 소를 세 차례 채찍질한다. 이는 농경을 권장하는 뜻을 보이는 것이다.〔立春前五日 並造土牛耕夫犁具於大門之外 是日黎明 有司爲壇以祭 先農官吏 各具綵仗 環擊牛者三 所以示勸耕之意〕” 하였다. 《古今事文類聚 卷6 立春》
[주-D002] 꽃이 …… 부끄럽다 :
꽃은 아직 피지 않았는데 부질없이 술동이만 비워서 얼굴만 괜히 붉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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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자집 시고 제6책 / 시(詩)
인일〔人日〕
원일에서 인일까지 / 元日至人日
올해는 다행히 청명하여 / 今年幸晴明
하늘에 서광이 찬란하고 / 中天瑞日煥
사방에 구름이 깨끗하네 / 四方浮雲淸
동방삭에게 물어보고 / 稽諸東方朔
초당생에게 징험하니 / 驗之草堂生
새해의 좋은 소식이라 / 新歲好消息
군자의 도 형통하리라 / 君子道乃亨
백성들 두루 화락하고 / 人民普煕皥
만물도 모두 생성되리니 / 萬物皆生成
노부는 죽어도 만족하여 / 老夫死亦足
죽은 후의 명성 구하지 않으리 / 不求身後名
[주-C001] 시(詩) :
《무명자집》 시고 제6책에 실린 시는 작자 나이 67세인 정묘년(1807, 순조7) 세모에 지은 시부터 70세인 경오년(1810)에 지은 시에 이르기까지 3년 동안 창작한 시가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무명자집》 시고 제6책의 후반부에 실린 〈득실에 대해 읊다〔詠得失〕〉라는 시의 원주에 “모두 9수인데 한 수는 제8권에 있다.”라는 기록이 있고, 《무명자집》 시고 제5책 〈영사 93〉의 주석에 ‘12권 기묘조(己卯條)’에도 시가 있다고 언급한 것을 종합하면 원래 제6책 이후로도 많은 시가 있어서, 최소한 12책 이상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1811년에서 1826년 작고할 때까지 만년에 해당하는 15년간의 시는 산일된 듯하다.
[주-D001] 원일(元日)에서 …… 청명하여 :
원일은 정월 초하루를 가리키고, 인일(人日)은 정월 초7일을 가리킨다. 동방삭(東方朔)의 점서(占書)에, 정초의 점을 치면서 정월 초하루는 닭〔鷄〕, 초이틀은 개〔狗〕, 초사흘은 양(羊), 초나흘은 돼지〔猪〕, 초닷새는 소〔牛〕, 초엿새는 말〔馬〕, 초이레는 사람〔人〕, 초여드레는 곡식〔穀〕으로 점을 보되, 그 날이 맑으면 해당하는 사물이 융성하고, 그 날이 흐리면 재해가 생긴다고 한다. 《山堂肆考 卷8 時令 占物》 여기서는 정월 초하루에서 초이레까지 청명하였으므로 모든 사물이 두루 융성할 것이라는 말이다.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따르면, 이날 일곱 가지 채소로 국을 끓이고, 비단이나 금조각으로 사람의 형상을 만들어 병풍에 붙인다고 한다.
[주-D002] 동방삭(東方朔)에게 …… 징험하니 :
원일은 정월 초하루를 가리키고, 인일(人日)은 정월 초7일을 가리킨다. 동방삭(東方朔)의 점서(占書)에, 정초의 점을 치면서 정월 초하루는 닭〔鷄〕, 초이틀은 개〔狗〕, 초사흘은 양(羊), 초나흘은 돼지〔猪〕, 초닷새는 소〔牛〕, 초엿새는 말〔馬〕, 초이레는 사람〔人〕, 초여드레는 곡식〔穀〕으로 점을 보되, 그 날이 맑으면 해당하는 사물이 융성하고, 그 날이 흐리면 재해가 생긴다고 한다. 《山堂肆考 卷8 時令 占物》 여기서는 정월 초하루에서 초이레까지 청명하였으므로 모든 사물이 두루 융성할 것이라는 말이다.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따르면, 이날 일곱 가지 채소로 국을 끓이고, 비단이나 금조각으로 사람의 형상을 만들어 병풍에 붙인다고 한다. 초당생(草堂生)은 초당(草堂) 선생이라 자호한 두보(杜甫)를 가리키는 듯하다. 그의 〈인일(人日)〉 시에 “원일에서 인일까지 흐리지 않은 날이 없었네. 빙설 때문에 꾀꼬리 오기 어렵고, 봄이 추우니 꽃도 더디 피네. 구름은 흰물 위에 떨어지고, 바람은 자산에 슬피 우는데, 귀밑머리 성글어진 지 오래니, 애써 흰실에 비교하지도 못하네.〔元日到人日 未有不陰時 氷雪鶯難至 春寒花較遲 雲隨白水落 風振紫山悲 蓬鬢稀疎久 無勞比素絲〕”라고 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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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곡집 제1권 / 시(詩) 191수
인일〔人日〕
빈 객관 쓸쓸해서 한낮에도 사립 닫고 / 虛館蕭條晝掩扉
처량하게 홀로 앉으니 석양빛이 이르네 / 悄然孤坐到斜暉
일 년 중 인일이라 봄 막 생동하는데 / 一年人日春初動
만리의 연경 구름에 나그네 돌아가지 못하네 / 萬里燕雲客未歸
갈대 술과 우유장이라 이국 풍속에 놀라고 / 蘆酒酪槳驚異俗
채색 꽃에 금빛 인승이라 대궐이 생각나네 / 彩花金勝憶重闈
봄바람에 매화 소식 물어보고 싶은데 / 東風欲問梅消息
기러기는 어느 때나 북으로 날아오련가 / 鴻雁何時向北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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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암집 제11권 / 시(詩)○정원록(貞元錄)
인일에 법정과 이별하며 대화하다〔人日與法正話別〕
새벽 구름 속 깃발 한 쌍이 출발하려 하니 / 雙旗欲發曉雲中
노연이 헤어져 함께할 수 없네 / 勞燕差池不可同
청산은 필시 사조를 환영하리니 / 定有靑山迎謝脁
현초로 양웅을 늙게 하지 않으리 / 未應玄草老揚雄
붉은 정자에는 시상의 달이 가까이 비치고 / 紅亭近照柴桑月
매끄러운 바위에는 늘 죽령의 바람이 불리라 / 斑石常飛竹嶺風
가거들랑 편지 기별 잊지를 마소 / 去後莫敎稀尺素
봄이 오면 돌아가는 기러기 한양을 지나리니 / 春來歸雁漢陽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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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집 제1권 / 시(詩)○칠언절구(七言絶句)
인일에 시를 짓지 못하다 기사년(1629, 인조7) 〔人日未題詩 己巳〕
금년 인일에는 시를 짓지 못했으니 / 今年人日未題詩
나에게 글을 부탁하는 이 없기 때문이네 / 只爲無人寄我詞
문 닫고 혼자 앉았는데 바람기마저 차가워 / 獨坐閉門風氣冷
책을 가져다 아이와 손자들을 가르칠 뿐 / 惟將黃卷敎兒孫
[주-D001] 인일(人日) :
음력 1월 7일을 말한다. 이날은 가절(佳節)이라 옛 풍속에 일곱 가지 나물을 넣고 끓인 국을 먹고 채색 천 또는 금박(金箔)으로 사람의 모양을 만들어 병풍에 붙이거나 머리에 꽂으며, 높은 곳에 올라가 술을 마셨으며, 잠을 자지 않고 밤을 지새웠다. 《荊楚歲時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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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시집 제8권 / 시류(詩類)
인일(人日)에 홀로 술을 마시다.
신년 초하루엔 백엽주를 마시고 / 新年柏子酒
인일엔 초당의 시를 읊조리어라 / 人日草堂詩
다만 일없이 마시고만 싶었을 뿐 / 只欲無何飮
애당초 아무 데도 마음 안 두었네 / 初非用意爲
매화는 봄이라 한창 들레려 하고 / 梅花春欲鬧
눈 빛은 다순 기운을 먼저 아누나 / 雪色暖先知
푸른 동경 대하여 물어보자꾸나 / 說與靑銅鏡
어이해 두 귀밑이 희었단 말이냐 / 胡然兩鬢絲
[주-D001] 인일(人日)엔 …… 읊조리어라 :
인일은 음력 정월 초이레의 별칭이고, 초당(草堂)은 두보(杜甫)가 일찍이 성도(成都)에 우거할 때 거주했던 집으로, 완화계(浣花溪) 가에 있어 일명 완화초당(浣花草堂)이라고도 한다. 고적(高適)이 일찍이 인일에 두보에게 보낸 인일기두이습유(人日寄杜二拾遺) 시에, “인일에 시를 써서 초당에 부치어, 고향 그리워하는 친구를 멀리 가련해하노라.〔人日題詩寄草堂 遙憐故人思故鄕〕”라고 하였는데, 고적이 죽은 뒤에야 두보가 그 시에 수답하는 추수고고촉주인일견기(追酬故高蜀州人日見寄) 시를 지어서 은근한 정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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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시집 제8권 / 시류(詩類)
인일(人日)에 홀로 술을 마시다.
신년 초하루엔 백엽주를 마시고 / 新年柏子酒
인일엔 초당의 시를 읊조리어라 / 人日草堂詩
다만 일없이 마시고만 싶었을 뿐 / 只欲無何飮
애당초 아무 데도 마음 안 두었네 / 初非用意爲
매화는 봄이라 한창 들레려 하고 / 梅花春欲鬧
눈 빛은 다순 기운을 먼저 아누나 / 雪色暖先知
푸른 동경 대하여 물어보자꾸나 / 說與靑銅鏡
어이해 두 귀밑이 희었단 말이냐 / 胡然兩鬢絲
[주-D001] 인일(人日)엔 …… 읊조리어라 :
인일은 음력 정월 초이레의 별칭이고, 초당(草堂)은 두보(杜甫)가 일찍이 성도(成都)에 우거할 때 거주했던 집으로, 완화계(浣花溪) 가에 있어 일명 완화초당(浣花草堂)이라고도 한다. 고적(高適)이 일찍이 인일에 두보에게 보낸 인일기두이습유(人日寄杜二拾遺) 시에, “인일에 시를 써서 초당에 부치어, 고향 그리워하는 친구를 멀리 가련해하노라.〔人日題詩寄草堂 遙憐故人思故鄕〕”라고 하였는데, 고적이 죽은 뒤에야 두보가 그 시에 수답하는 추수고고촉주인일견기(追酬故高蜀州人日見寄) 시를 지어서 은근한 정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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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시집 제12권 / 시류(詩類)
인일(人日)에 또 써서 부치다. 2수
오늘이 바로 인일이라서 / 今日是人日
인하여 친구를 생각하네 / 因之憶故人
칠갱도 함께 먹고 싶으거니와 / 七羹思欲共
석 잔 술은 누구와 같이 마실꼬 / 三醆與誰親
대의 빛은 아직 섣달 그대로인데 / 竹色猶仍臘
매화는 이미 봄을 넘어와버렸네 / 梅花已度春
연초에 좋은 명절을 보상했으니 / 歲初酬令節
앞으론 좋은 놀이를 자주 지으리 / 從此勝遊頻
칠일에 처음 상품을 반사하시니 / 七日初頒賜
임금의 은총이 놀랍게 기쁘구려 / 君恩寵若驚
이 몸은 한 치의 보답도 못 했지만 / 一身無寸效
열 식구는 다 생명을 보전하였네 / 十口有全生
자네에게 간록 숨김은 부끄러우나 / 愧子欺干祿
나의 대경할 만함은 응당 알리라 / 知予可代耕
주재가 혹 넉넉할 수만 있다면 / 酒材倘可賸
한 마을서 함께 술잔 기울이련만 / 同里共杯傾
[주-D001] 오늘이 …… 생각하네 :
인일은 음력 정월 초이레의 별칭이다. 두보(杜甫)가 일찍이 성도(成都)의 초당(草堂)에 우거(寓居)할 때, 그의 친구인 고적(高適)이 보내온 인일기두이습유(人日寄杜二拾遺) 시에 “인일에 시를 써서 초당에 부치어, 고향 생각하는 친구를 멀리 가련해하노라.〔人日題詩寄草堂 遙憐故人思故鄕〕”고 했던 데서 온 말로, 친구간에 서로 그리워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D002] 칠갱(七羹) :
칠보갱(七寶羹)의 약칭으로, 옛 풍속에 음력 정월 초이레, 즉 인일(人日)이 되면 일곱 가지 채소(菜蔬)에 쌀가루를 섞어서 국을 끓여 먹었던 데서 온 말이다.
[주-D003] 간록(干祿) :
녹봉(祿俸)을 얻기 위해 벼슬을 하고자 하는 것을 말한다.
[주-D004] 대경(代耕) :
관리가 농사를 지어 수확하는 대신 녹봉(祿俸)으로 생활을 하는 것을 말한다.
[주-D005] 주재(酒材) :
술을 빚는 재료, 즉 쌀이나 누룩 같은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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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시집 제14권 / 시류(詩類)
인일(人日)에
눈이 오므로, 회포를 써서 괴애(乖崖)에게 부치다.
금년의 인일엔 눈이 하 펑펑 쏟아지니 / 今年人日雪紛紛
봄 시름이 절로 상원까지 이어지겠네 / 自有春愁連上元
초당 노인에게 시 썼던 게 기억나건만 / 記憶題詩草堂老
신년엔 안부를 전혀 묻지 못했네그려 / 新年都未問寒暄
신년에도 예전의 어리석음 팔지 못하여 / 新年又不賣前癡
세태와 인정을 백에 하나도 알지 못하고 / 世態人情百不知
정월 초하루로부터 인일에 이르기까지 / 自從元日到人日
베개 베고 편히 누워 문 더디 나갔노라 / 枕書高臥出門遲
청명한 때 흥밋거리는 편하고 한가함이라 / 淸時有味是安閑
해가 대낮 되도록 편히 누워 실컷 자고 나니 / 熟睡高眠日十竿
늦게 먹음이 고기 맛임은 이제 알겠거니와 / 晩食始知能當肉
시 얻음은 고관 얻은 것보다 오히려 낫구려 / 得詩猶勝得高官
질동이 막걸리에서 향기가 살살 풍겨나와 / 瓦盆濁酒細氤氳
홀로 마시면 때때로 거나한 기분 느끼는데 / 獨酌時時妙策勳
손은 아예 오지 않고 봄 또한 고요한 때에 / 客自不來春又靜
남쪽 가지 매화 송이만 흐드러지게 피었네 / 南枝梅蕊不勝繁
[주-D001] 금년의 …… 이어지겠네 :
인일(人日)은 음력 정월 초이레의 아칭(雅稱)이고, 상원(上元)은 정월 대보름날을 가리키는데,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의하면, 인일의 음청(陰晴)을 가지고 그해의 풍흉(豊凶)을 점쳤던바, 소식(蘇軾)의 신년(新年) 시에 “새벽 비가 인일에 자욱이 내려서, 봄 시름이 상원까지 이어지누나.〔曉雨暗人日 春愁連上元〕”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2] 초당 노인(草堂老人)에게 …… 기억나건만 :
초당 노인은 두보(杜甫)를 가리킨 것으로, 두보가 일찍이 성도(成都)의 초당에 우거할 때, 그의 친구인 시인고적(高適)이 인일(人日)에 그에게 보낸 인일기두이습유(人日寄杜二拾遺) 시에 “인일에 시를 써서 초당에 부쳐, 고향 그리워하는 친구를 멀리 가련해하노라.〔人日題詩寄草堂 遙憐故人思故鄕〕”라고 한 데서 온 말인데, 두보는 고적이 이미 죽은 뒤 어느 해 정월 21일에야 뒤늦게 고적의 시에 수답(酬答)을 했었다.
[주-D003] 신년(新年)에도 …… 못하여 :
중국 오중(吳中)의 민속에 의하면, 매년 섣달 그믐날 밤이면 어린아이들이 마을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너의 어리석음을 팔거라, 너의 멍청함을 팔거라.〔賣汝癡 賣汝獃〕”라고 외쳤다는 데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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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시집 제20권 / 시류(詩類)
인일(人日)
인일인데도 사람은 오지 않는데 / 人日人來少
봄 하늘이라 봄 기운은 화창하네 / 春天春氣多
푸른 건 뜯어온 야채에서 보겠고 / 靑看挑野菜
하얀 건 매화가 벌써 피었네그려 / 白已綻梅花
날 흐리고 개는 건 익히 보았지만 / 慣見陰晴事
덧없는 세월엔 자주 놀래지누나 / 頻驚歲月過
시를 쓰자면 두로에게 부끄럽고 / 題詩慙杜老
흥은 있으니 외상 술이나 마셔야지 / 有興酒宜賖
[주-D001] 시를 …… 부끄럽고 :
두로(杜老)는 두보(杜甫)를 지칭한 말이다. 두보가 일찍이 성도(成都)의 초당(草堂)에 우거(寓居)할 때, 그의 친구인 시인 고적(高適)이 인일에 그에게 보낸 인일기두이습유(人日寄杜二拾遺) 시에 “인일에 시를 써서 초당에 부쳐, 고향 그리워하는 친구를 멀리서 가련해하노라.〔人日題詩寄草堂 遙憐故人思故鄕〕”고 했던 데서 온 말로, 전하여 여기서는 저자 자신은 고적처럼 시를 잘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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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시집 제22권 / 시류(詩類)
인일(人日)에 회포를 써서 홍 남양(洪南陽)에게 부치다
인일은 해마다 잘도 돌아오곤 하는데 / 人日年年恰得回
금년의 인일 또한 유유하기만 하구나 / 今年人日亦悠哉
소반엔 뜯어온 푸른 나물 연한 게 어여쁘고 / 盤憐細嫩挑靑菜
화분엔 막 핀 흰 매화 산뜻한 게 사랑스럽네 / 盆愛輕盈綻白梅
흥취는 인간의 봄 경치를 따라서 동하고 / 興逐人間春色動
은혜는 천상의 녹패로 좇아 내려오누나 / 恩從天上祿牌來
멀리 생각건대 초당은 그 어디에 있는지 / 草堂遙憶知何在
시 써서 부치고프나 재주 없어 부끄럽네 / 欲寄題詩愧不才
[주-D001] 녹패(祿牌) :
조선 시대 녹봉(祿俸)을 받는 관원들에게 증표로 주던 패(牌)를 이른다.
[주-D002] 멀리 …… 부끄럽네 :
초당(草堂)은 성도(成都)에 있던 두보(杜甫)의 초당을 가리키는데, 여기서는 작자의 벗인 홍 남양을 비유한 말이다. 두보가 일찍이 성도의 초당에 우거(寓居)할 때, 그의 친구인 시인 고적(高適)이 인일(人日)에 그에게 보낸 인일기두이습유(人日寄杜二拾遺) 시에 “인일에 시를 써서 초당에 부치어, 고향 그리워하는 친구를 멀리 가련해하노라.〔人日題詩寄草堂 遙憐故人思故鄕〕” 한 데서 온 말인데, 두보는 고적이 이미 죽은 뒤 어느 해 정월 21일에야 뒤늦게 고적의 시에 수답(酬答)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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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시집 제22권 / 시류(詩類)
인일에 눈이 오므로 오 은군(吳隱君)에게 써서 부치다
인일에 눈이 어지러이 쏟아지니 / 紛紛人日雪
홀로 앉아서 생각나는 게 많구려 / 獨坐多所思
길이 초당의 노인에게 부끄러워 / 長愧草堂老
공연히 고적의 시만 읊고 있다오 / 空吟高適詩
향기론 술은 섣달 술 그대로인데 / 香醪仍臘味
채승은 봄의 자태를 뽐내는구려 / 綵勝弄春姿
병이 많아서 비록 재미는 없지만 / 多病雖無賴
풍취는 아직도 예전 그대로라네 / 風情尙昔時
[주-D001] 길이 …… 있다오 :
초당(草堂)은 성도(成都)에 있던 두보(杜甫)의 초당을 가리키는데, 여기서는 작자의 벗인 홍 남양을 비유한 말이다. 두보가 일찍이 성도의 초당에 우거(寓居)할 때, 그의 친구인 시인 고적(高適)이 인일(人日)에 그에게 보낸 인일기두이습유(人日寄杜二拾遺) 시에 “인일에 시를 써서 초당에 부치어, 고향 그리워하는 친구를 멀리 가련해하노라.〔人日題詩寄草堂 遙憐故人思故鄕〕” 한 데서 온 말인데, 두보는 고적이 이미 죽은 뒤 어느 해 정월 21일에야 뒤늦게 고적의 시에 수답(酬答)을 했었다.
[주-D002] 채승(綵勝) :
일명 인승(人勝)이라고도 한다. 정월 초이레 인일에 봄이 온 것을 경축하는 의미로 머리에 꽂았던 채색 조화(造花)를 이르는데, 옛날 풍속에 대궐에서 여러 조관(朝官)들에게 이것을 하사했다고 한다. 《荆楚歲時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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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시집 제46권 / 시류(詩類)
인일(人日)
인일에 찾아오는 사람 없고 / 人日無人到
친구를 생각해준 사람도 없어라 / 無人憶故人
인심과 인사가 / 人心與人事
인일에 다시 슬퍼지누나 / 人日更悲辛
[주-D001] 친구를……없어라 :
두보(杜甫)의 친구 고적(高適)이 일찍이 촉주 자사(蜀州刺史)로 있을 때 인일(人日)을 만나서 멀리 있는 친구 두보를 생각하여 인일기두이습유(人日寄杜二拾遺) 시를 지어 부친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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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시집 제50권 / 시류(詩類)
인일(人日)
인일은 바로 좋은 날이라 / 好日是人日
초당에 시 쓴 게 생각나네 / 題詩憶草堂
꽃샘바람은 막 소식을 알려 오는데 / 花風纔報信
흰 매화는 향기가 아직 그대로일세 / 梅雪尙仍香
소반 채소는 파란 새잎이 오르고 / 盤菜呈新綠
막걸리는 노란 옛것이 출렁대네 / 樽醪灩舊黃
내 쇠하고 병든 게 하 부끄러워라 / 多慙我衰病
은승으로 꾸민 네 화려한 단장에 / 銀勝汝鮮粧
[주-D001] 인일(人日)은……생각나네 :
초당(草堂)은 성도(成都)에 있던 두보(杜甫)의 초당을 가리킨 것으로, 두보가 일찍이 성도의 초당에 우거(寓居)할 때, 그의 친구인 시인 고적(高適)이 인일에 그에게 보낸 〈인일기두이습유(人日寄杜二拾遺)〉 시에 “인일에 시를 써서 초당에 부치어, 고향 그리워하는 친구를 멀리 가련해하노라.〔人日題詩寄草堂 遙憐故人思故鄕〕”라고 한 데서 온 말인데, 두보는 고적이 이미 죽은 뒤 어느 해 정월 21일에야 뒤늦게 고적의 시에 수답(酬答)을 했었다.
[주-D002] 은승(銀勝)으로……단장(丹粧)에 :
은승은 은박지(銀箔紙)를 오려서 만든 채화(彩花)를 말하는데, 옛날 입춘일(立春日)에 이것을 백관들에게 하사하면 백관들이 이것을 머리에 꽂고 봄맞이를 했던 데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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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계집 제1권 / 시(詩)○사연록(使燕錄) 무신년(1668, 현종9)
겨울부터 기유년(1669) 봄까지 ○ 절사의 서장관(書狀官)으로 연경에 갈 때 지은 것이다.
상사의 〈인일(人日)〉 시에 차운하다
풍광이 한양 시절과 어떠한가 / 風光爭似漢陽時
타향의 한 수 시에 마음을 잔뜩 쏟네 / 多費他鄕一首詩
봄꿈에 홀로 넓은 동해 돌아가 / 春夢獨歸東海闊
붉은 물결이 더디게 퍼지는 것 날마다 엿보네 / 日窺紅浪欲生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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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주집 별집 제1권 / 칠언절구(七言絶句)
인일(人日)에 홀로 술을 마시며
뉘라서 시를 지어 초당에 부쳐올꼬 / 誰復題詩寄草堂
홀로 술동이 열고 처량함을 달랜다 / 獨開尊酒慰悽凉
봄이 왔건만 고향에선 소식이 없고 / 春來故國無消息
버들빛 매화만 속절없이 애를 끊누나 / 柳色梅花空斷腸
[주-D001] 시를……부쳐올꼬 :
두보(杜甫)가 고인이 된 고적(高適)이 예전에 부친 시를 읽으며 지은 〈추수고고촉주인일견기(追酬故高蜀州人日見寄) 소서(小序)〉에 “시문을 뒤적이며 잊고 있던 것을 찾다가 고(故) 고 상시(高常侍) 적(適)이 예전에 성도(成都)에 촉주 자사(蜀州刺史)로 있으면서 인일(人日)에 내 생각이 나서 부쳐준 시를 발견하고 눈물이 흘러 행간을 적셨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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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부부고 제1권 / 시부 1 ○ 막부잡록(幕府雜錄)
숙녕(肅寧) 인일(人日)
원일에서 인일에 이르도록 / 元日到人日
어느 날도 청명하지 않은 날 없네 / 日日皆快晴
곳에 따라 사람 말은 각각이지만 / 處處人語別
모두들 시절은 태평이라고 / 皆云時太平
박하나마 두어 이랑 나의 전장은 / 我有數畝田
강릉 땅 산골에 맡겨 있으니 / 寄在於臨瀛
종당에 나라 일 마치고 나면 / 行當王事了
돌아가 밭이나 갈아야겠네 / 歸去耦而耕
[주-D001] 인일(人日) :
음력 정월 7일을 말한다. 《형조세시기(荊楚歲時記)》에 “정월 7일에 일곱 종류의 나물로 국을 끓이고, 비단이나 금박(金箔)을 오려서 사람 모양을 만들어 병풍에 붙이기도 하고 머리에 꽂기도 한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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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집 제2권 / 시(詩)
인일에 홀로 앉아서〔人日獨坐〕
인일의 해는 하 밝게 돋아 오르고 / 人日昭昭轉
신일의 아침은 말없이 멀어져 가네 / 申朝脈脈迷
바다 파도는 신년을 지나 거세지고 / 風濤新歲後
무더운 장기는 고향 서쪽에 그득구려 / 炎瘴故鄕西
창은 어둑해라 예쁜 버들이 드리워졌고 / 門暗垂嬌柳
뜰은 조용한데 싸우던 생쥐가 달아나네 / 庭閑走鬪鼷
나는 총총히 저승을 향해 가고 있는데 / 悤悤向鬼錄
초당에 쓴 시를 누가 부쳐 줄런고 / 誰寄草堂題
오늘이 바로 신일(申日)이다.
[주-D001] 인일(人日) :
음력 정월 초이렛날의 아칭(雅稱)이다.
[주-D002] 고향 서쪽 :
저자의 고향으로부터 서쪽에 위치한 진도(珍島)를 가리킨다.
[주-D003] 나는 …… 줄런고 :
초당(草堂)은 곧 성도(成都)에 있던 두보(杜甫)의 초당을 가리킨다. 두보가 일찍이 성도의 초당에 우거(寓居)할 때, 그의 친구인 시인 고적(高適)이 인일(人日)에 그에게 보낸 〈인일기두이습유(人日寄杜二拾遺)〉 시에 “인일에 시를 써서 초당에 부치어, 고향 그리워하는 친구를 멀리 가련해하노라. …… 〔人日題詩寄草堂, 遙憐故人思故鄕. …… 〕”라고 한 데서 온 말인데, 두보는 고적이 이미 죽은 뒤 어느 해 정월 21일에야 뒤늦게 고적의 시에 수답(酬答)을 하였다. 《杜少陵詩集 卷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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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집 제3권 / 시(詩)
인일〔人日〕
흐리지 않을 때가 없었던 것은 / 未有不陰時
오직 두자만이 알고 있었으리 / 其唯杜子知
해마다 눈은 어두워지지 않는데 / 年年非眼暗
간 곳마다 이 몸은 얽매인 신세로다 / 處處是身羈
백발은 인간 세상 늙은이가 되었으니 / 白首人間老
일편단심은 저승까지 옮겨 가리라 / 丹心地下移
그 누가 친구를 가련히 여겨 줬던고 / 誰憐故人惠
나는 종이 찾아 스스로 시를 쓰노라 / 覓紙自題詩
[주-D001] 인일(人日) :
음력 정월(正月) 초이레의 아칭(雅稱)이다.
[주-D002] 흐리지 …… 있었으리 :
두자(杜子)는 두보(杜甫)를 가리킨 것으로, 두보의 〈인일(人日)〉 시에 “정월 초하루부터 인일에 이르기까지, 흐리지 않은 때가 없구나.[元日到人日, 未有不陰時.]”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杜少陵詩集 卷21》
[주-D003] 해마다 …… 신세로다 :
두보의 〈석민(釋悶)〉 시에 “강가의 늙은이 나는 일을 잘못 헤아리노니, 눈이 어두워 풍진의 맑아짐을 보지 못하리로다.[江邊老翁錯料事, 眼暗不見風塵淸.]”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杜少陵詩集 卷12》 여기서는 두보와 달리 저자 자신은 눈이 마냥 갇혀 있는 신세가 되어 태평한 세상을 보지 못한다는 뜻으로 한 말이다.
[주-D004] 그 누가 …… 줬던고 :
당(唐)나라 시인 고적(高適)이 인일에 그의 친구인 두보에게 보낸 〈인일기두이습유(人日寄杜二拾遺)〉 시에 “인일에 시를 써서 초당에 부치어, 고향 그리워하는 친구를 멀리 가련해하노라.[人日題詩寄草堂, 遙憐故人思故鄕.]”라고 한 데서 온 말인데, 두보는 고적이 죽은 뒤 어느 해 정월 21일에야 뒤늦게 고적의 이 시에 수답을 했다. 초당은 성도(成都)에 있는 두보의 완화계 초당(浣花溪草堂)을 가리킨다. 《杜少陵詩集 卷23》 여기서는 저자 자신에게는 인일에 시를 지어 부쳐 줄 친구가 없다는 뜻으로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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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암집 제3권 / 시(詩)
정월 인일에
권여익이 시와 술을 가지고 찾아왔기에 차운하여 보이다기묘년(1579, 선조12)〔元月人日權汝益持詩酒來訪次示 己卯〕
시내의 남북을 몇 번이나 오갔던가 / 溪南溪北幾相尋
함께 자리하여 코 가리고 시 읊었지 / 合席翻成擁鼻吟
어찌 마음에 번잡한 만사를 용납하랴 / 心上寧容萬事擾
다시는 눈앞에 티끌 한 점 침범하지 못했네 / 眼前無復一塵侵
바윗길에 남은 눈을 바람이 쓸어가고 / 雪留巖逕因風掃
항아리에 가득한 술을 달빛 아래 마시네 / 酒滿山甁爲月斟
물색은 절로 새롭고 사람 절로 늙어가니 / 物色自新人自老
한가로이 노닒도 임금 은혜 깊어서라네 / 閑遊亦是聖恩深
[주-D001] 정월(正月) 인일(人日) :
음력 1월 7일을 말한다. 1일은 닭, 2일은 개, 3일은 양, 4일은 돼지, 5일은 소, 6일은 말, 7일은 사람의 날이라 한다. 중국에서는 이날 일곱 가지 채솟국을 먹고 전채(翦綵)로 머리 장식[花勝]을 만들어 꽂고 다니며 높은 언덕에 올라가 시를 읊는 풍속이 있었다. 《荊楚歲時記》
[주-D002] 권여익(權汝益) :
권겸(權謙, 1535~?)으로, 여익은 그의 자이다. 본관과 거주지는 안동(安東)이다. 아버지는 무공랑(務功郞) 권붕령(權鵬齡)이고, 아우는 권계(權誡)이다. 1570년 식년시(式年試)에 진사 3등으로 39위를 하였다.
[주-D003] 정월 …… 보이다 :
이 시는 모두 2수인데, 1수는 《송암집 별집》에 실려 있다.
[주-D004] 코 …… 읊었지 :
진(晉)나라 때 사안(謝安)이 비질(鼻疾)이 있어 시를 읊으면 소리가 탁하였는데, 당시의 명류(名流)들이 오히려 그 소리를 좋아하여 흉내를 내려 하였으나 되지 않으므로, 혹자는 일부러 손으로 코를 가리고서 그 소리를 흉내 내었다는 데서 온 말이다. 《晉書 謝安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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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암집 별집 제1권 / 시(詩)
정월 인일에
권여익이 시와 술을 가지고 찾아왔기에 차운하여 보이다〔元月人日 權汝益持詩酒來訪 次示〕
오농의 잔설 같은 흰머리가 보이는데 / 雪殘尙看吳儂鬢
월녀의 초승달 같은 눈썹이 막 펴지네 / 月細初舒越女眉
맑은 밤의 한바탕 놀이로 어찌 흥을 달랠까 / 淸夜一遊何遣興
상사 같은 그대와 시를 말할 수 있으리 / 君如商賜可言詩
[주-D001] 정월(正月) 인일(人日) :
원문에서 인일(人日)은 음력 1월 7일을 말한다. 1일은 닭, 2일은 개, 3일은 양, 4일은 돼지, 5일은 소, 6일은 말, 7일은 사람의 날이라 한다. 중국에서는 이날 일곱 가지 채소 국을 먹고 전채(翦綵)로 머리 장식[花勝]을 만들어 꽂고 다니며 높은 언덕에 올라가 시를 읊는 풍속이 있었다. 《荊楚歲時記》
[주-D002] 정월 …… 보이다 :
이 시는 모두 2수인데, 1수는 《송암집》 본집에 실려 있다.
[주-D003] 오농(吳儂) :
《광운(廣韻)》에 “오(吳) 땅 사람들은 자신을 아농(我儂)이라 하고 남을 거농(渠儂), 개농(個儂), 타농(他儂)이라 부른다.” 하였다. 그래서 중국 남방인 오 지방 사람을 오농이라 부른다. 여기서는 권여익(權汝益)을 오농이라 부른 것이다.
[주-D004] 월녀(越女) :
춘추 시대 월(越)나라에는 특히 미인이 많았기 때문에 월녀는 곧 서시(西施)를 비롯한 모든 월나라의 미인을 범칭한 말로, 한유(韓愈)의 고시(古詩) 〈유생시(劉生詩)〉에 “월녀의 웃음 한번 보려고 삼 년을 머물렀고, 남으로 횡령을 넘어 염주에도 들어갔었네.[越女一笑三年留, 南逾橫嶺入炎州.]”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韓昌黎集 卷4》
[주-D005] 상사(商賜) …… 있으리 :
모두 공자의 제자로 상(商)은 자하(子夏)이고 사(賜)는 자공(子貢)이다. 《논어》 〈학이(學而)〉에 자공(子貢)이 “가난하면서도 아첨하지 않고, 부유하면서도 교만하지 않은 사람은 어떠합니까?[子貢曰: 貧而無諂, 富而無驕, 何如?]” 하니, 공자는 “좋기는 하지만 가난하면서도 즐기며 부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것만은 못하다.[子曰: 可也, 未若貧而樂, 富而好禮者也.]” 하였다. 자공이 그 뜻을 얼른 알아차리고 《시경》에 있는 말을 이끌어 대답하자, 공자가 칭찬하여 “사와는 비로소 시를 함께 말할 수 있구나. 지나간 것을 말하여 주니, 오는 것까지 아는구나.[賜也, 始可與言詩已矣. 告諸往而知來者.]” 하였다. 또 《논어》 〈팔일(八佾)〉에 공자의 제자 자하(子夏)가 《시경》에 나오는 시를 잘 해석하며 평하자, 공자가 “나를 흥기시켜 준 사람은 상이로다. 비로소 더불어 시를 이야기할 만하도다.[起予者, 商也. 始可與言詩已矣.]”라고 칭찬한 대목에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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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집 속집 제1권 / 오언율시(五言律詩)
인일(人日)에
동고(東皐)와 약포에게 바치다
이리저리 떠돌면서 인사를 슬퍼하고 / 流落悲人事
미끄러져 뒤처지다 세월을 느끼었지 / 蹉跎感歲華
곤궁한 시름은 죽엽으로 달래지만 / 窮愁饒竹葉
노쇠한 빈모는 능화 같아 겁먹었지 / 衰鬢怯菱花
세상에 사는 이 몸 이와도 흡사하고 / 處世身如蝨
시 적은 글자는 까마귀와 비슷했네 / 題詩字似鴉
허명을 결국에 어디에다 쓸 건가 / 浮名終底用
휘파람 길게 불며 여생을 보내리 / 長嘯送生涯
[주-D001] 죽엽 :
죽엽주(竹葉酒)인데, 맛 좋은 술을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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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집 속집 제2권 / 칠언율시(七言律詩)
인일(人日)에 동고와 약포에게 올리다 2수
덧없는 세월이 이 늙은이 재촉하여 / 荏苒流年犬馬催
난리 끝에 봄철은 빈번하게 찾아오네 / 亂餘頻見古春來
바람이 버들눈 틔우매 아지랑이와 어울려 하늘거리고 / 風舒柳眼和煙媚
봄볕이 매화에 쪼이니 눈을 시기해 피었네 / 日透梅心妬雪開
일기가 기틀 타매 하늘이 운행하고 / 一氣乘機天斡轉
사시가 순서 이뤄 절기가 돌아가네 / 四時成序節輪回
음청을 동방삭에게 물어보지 말고 / 陰晴莫問東方朔
간지 취해 옥배에 징험해보게 / 直取干支驗玉桮
반평생 쑥대처럼 떠도는 이 나그네 / 半世飄飄客子蓬
좌절은 정말로 시궁 때문이지 / 陸沈端爲坐詩窮
동화의 명리는 광가 너머에 있고 / 東華名利狂歌外
남쪽의 전란은 취안 중에 있도다 / 南徼干戈醉眼中
뭇 산에 눈이 쌓여 뜨는 해가 무색하고 / 雪壓衆山欺旭日
천지 사방 구름 떠서 강풍에 춤을 췄지 / 雲浮六合舞剛風
가절에 둘이 매화 찾아 함께 웃었으니 / 佳辰索共梅花笑
술동이 앞에 놓고 이 밤 같이하고 싶네 / 願把淸罇永夕同
[주-D001] 인일(人日) :
음력 1월 7일이다. 그날의 날씨로 한 해의 화복을 점치며, 전병을 만들어 먹고, 높은 산에 올라 시를 짓는다. 서유구(徐有榘)가 지은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에서는 “우리나라에서는 매번 이날 과거를 베풀어 사람을 뽑았기 때문에 삼짇날, 칠석, 중양절과 함께 명절로 삼았다. 선비들은 지인들을 초청하여 높은 곳에 올라가 시내를 굽어보며 노닐고 그 놀이를 기록하였다.”라고 소개하였다.
[주-D002] 음청(陰晴)을 …… 말고 :
그날의 날씨가 흐리거나 맑은 것에 대한 길흉을 동방삭에게 물어보지 말라는 뜻이다. 동방삭이 저술한 점서(占書)에 “1월에는 1일에 닭을 점치고 2일에 개를 점치고 3일에 양을 점치고 4일에 돼지를 점치고 5일에 소를 점치고 6일에 말을 점치고 7일에 사람을 점치고 8일에 곡식을 점친다. 이날이 맑고 따스하면 잘 번식하고 태평하며, 춥고 궂으면 질병에 걸린다.”라고 하였다. 《事物紀元》
[주-D003] 시궁(詩窮) :
자신의 불우함은 시적 재능이 탁월한 것에서 비롯되었다는 말이다. 구양영숙(歐陽永叔)이 매성유(梅聖兪)에게 “세상 사람들은 시가 사람을 궁하게 만든다고 말하지만 시가 사람을 궁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사람이 궁하면 시를 잘 짓게 된다.”라고 하였다. 《古文眞寶後集 王平甫文集後序》
[주-D004] 동화(東華) :
천자의 대궐 동쪽에 있는 문이다. 중국 조정의 주요 관서가 궁성 동화문(東華門) 안에 있었기 때문에 중앙 요직의 뜻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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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오재집 제2권 / 시(詩)
1월 7일〔人日〕
해 지나도록 이 몸 서울에 머무니 / 經年游子尙京華
인일인 오늘 아침 집 생각 더 간절하다 / 人日今朝倍憶家
북당의 원추리에는 봄빛이 아득하고 / 萱草北堂春色遠
남쪽에 보이는 흰 구름 겹겹산이 가리었네 / 白雲南望亂山遮
창주의 숨은 관리 흥취가 없지 않지만 / 滄洲隱吏非無趣
병이 들어 돌아갈 날 보이지 않는구나 / 疾病歸田未有涯
동쪽 정원 이른 매화나무에 / 最是東園早梅樹
오늘 또 한 번 핀 꽃을 저버렸구나 / 今來又負一番花
이 때 내가 충주의 지방관으로 임명되었는데 병이 나 곧바로 조정에서 인사를 드리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함련에서 언급하였다.
[주-D001] 북당의 …… 아득하고 :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표현이다. ‘훤초(萱草)’는 어머니가 거처하는 곳에 심는 화초로 어머니를 지칭한다. 《시경》 〈백혜(伯兮)〉에 “어찌하면 망우초(忘憂草)를 얻어서 북당에 심어 볼까.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는지라 내 마음 병들게 하도다.〔焉得諼草, 言樹之背. 願言思伯, 使我心痗.〕”라고 하였다.
[주-D002] 남쪽에 …… 가리었네 :
고향의 어버이가 그립다는 말이다. 당(唐)나라 적인걸(狄仁傑)이 태행산(太行山)을 넘어가던 중에 흰 구름이 외로이 떠가는 남쪽 하늘을 바라보면서 “저 구름 아래에 어버이가 계신다.〔吾親所居, 在此雲下.〕”라고 하고는 한참 동안 머물러 있다가 구름이 다른 곳으로 옮겨 간 뒤에 다시 길을 떠났다는 고사가 있다. 《舊唐書 狄仁傑列傳》
[주-D003] 창주의 …… 않는구나 :
원주의 내용을 참고하면, 충주 목사로 부임하게 되었지만 병이 있어 언제 근친(覲親)하게 될지 알 수 없다는 말이다. ‘창주은리(滄洲隱吏)’는 남조 제(南朝齊)의 시인 사조(謝朓)를 가리킨다. 사조가 선성 태수(宣城太守)로 나가서 창주(滄州)의 정취를 마음껏 누렸다고 한다.
[주-D004] 오늘 …… 저버렸구나 :
‘일번화(一番花)’는 이십사번화신풍(二十四番花信風) 중의 하나라는 의미로, 5일을 의미한다. 소한(小寒)에서부터 곡우(穀雨)까지 모두 8개 절기인데 그것을 날짜로 따져보면 120일이며, 매 5일이 하나의 철이 되어 모두 24철이 되고 철마다 한 종류의 꽃 소식이 서로 응한다 하여 이것을 이십사번화신풍(二十四番花信風)이라 부른다. 이것은 시기에 맞춰 차례로 피어나는 봄철의 꽃에 의해 흘러가는 세월을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봄바람 속에 24번 꽃 가운데 한 번의 꽃이 또 피었는데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주-D005] 충주의 지방관 :
1695년 송상기는 충주 목사에 임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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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재집 제3권 / 칠언율(七言律)
인일(人日)
오늘 아침 하늘이 맑아 어찌도 다행인지 / 玆晨何幸値天晴
잠에서 깨어나 창을 여니 눈이 홀연 밝아라 / 睡起排窓眼忽明
조물주가 이 늙은이 불쌍히 여겼을 테지만 / 造物定應哀老子
봄빛이 어찌 다시 나의 여생에 위로 되리오 / 春光寧復慰餘生
눈 녹으니 가는 풀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 雪消細草靑靑出
바람 따스하니 그윽한 새 재잘재잘 우누나 / 風暖幽禽款款鳴
그야말로 상현달 떠올라 휘영청 밝아지면 / 政使上弦饒月色
지금의 이 회포를 그 누구 위해 기울일꼬 / 只今懷抱爲誰傾
중열(仲說)의 시에 “추위는 인일로부터 줄고 달은 상현을 지나 밝아라.[寒從人日咸 月過上弦明]”란 시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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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재집 제7권 / 창택록(滄澤錄)
인일(人日)
밤 산당(山堂)으로부터 돌아와 피곤해 누워서 입으로 부르고 아정(阿禎)을 시켜 받아 적게 하다.
인일에 인(寅)을 만났고 날씨마저 맑으니 / 人日逢寅又値晴
산에 올라 애오라지 몸 가벼운가 시험한다 / 登山聊自試身輕
돌아오매 아이 시켜 취한 몸 부축케 하니 / 歸來更遣兒扶醉
초승달이 길을 몹시도 밝게 비춰 주누나 / 新月偏能照徑明
[주-D001] 아정(阿禎) :
용재의 맏아들 원정(元禎)을 가리킨다.
[주-D002] 인일(人日)에 인(寅)을 만났고 :
인일은 음력 1월 7일로, 옛 풍속에 이날 일곱 가지 나물을 넣고 끓인 국을 먹고 채색 천 또는 금박(金箔)으로 사람의 모양을 만들어 병풍에 붙이거나 머리에 꽂으며, 높은 곳에 올라가 술을 마셨다 한다. 인일이고 이날의 간지(干支)에 인(寅)이 들어갔다는 것인데, 인(寅)이 인(人)을 뜻하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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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양집 제4권 / 시(詩)○면양행음집(沔陽行吟集) 2 무자년(1888, 고종25) 7월부터 임진년(1892, 고종29) 계동(季冬)까지
인일〔人日〕
사람은 만물 중에서 귀한 존재 / 人於物爲貴
나 또한 그중 하나로 충당되었네 / 吾亦充其一
늙은이가 무슨 명성을 이루었던가 / 老大成何名
영험한 명절 이날을 저버렸구나 / 靈辰負此日
새는 둥지에 깃들어 바람을 알고 / 鳥居能識風
짐승은 엎드려 깊이 몸을 숨기네 / 獸伏深藏密
지혜를 씀이 이만도 못하면서 / 用智不如斯
구구히 붓만 놀리고 있구나 / 區區謾弄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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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사집 제6권 / 병진조천록(丙辰朝天錄)
인일(人日)에
사하(沙河)에 묵으니 주인의 이름이 곽소선(郭紹先)이었다. 그 집이 극히 넓었으며 중당(中堂)에는 서화(書畫)가 벽에 가득하였다. 나를 불러서 술자리를 마련해 주었는데, 주인 노인은 문장을 잘하고 손님 맞기를 좋아하였다. 그가 그 자리에서 시를 지어 달라고 하기에 율시 한 수를 지어 주었다.
그대 집 한길 가라 사람 많이 겪었으니 / 君家官道閱人多
정역이라 손님 맞은 지 묻노니 얼마인고 / 鄭驛迎賓問幾何
좋은 날이라 또 오늘은 인일이 왔고 / 佳節又逢人日至
사신 행차라 또 마침 객성이 지나누나 / 仙槎幸値客星過
북해에서 술동이 열매 갈 길 지체하고 / 尊開北海淹行色
서호의 그림 걸어 물색을 독차지했어라 - 당(堂)에는 벽에 가득 항주도(杭州圖)가 그려져 있었다. - / 圖掛西湖管物華
이곽 같은 우리 교분 응당 숙세의 인연 / 李郭神交應夙分
귀국할 때 다시 오면 뜰 가득 꽃이 만발하리 / 歸時重訪滿園花
[주-D001] 북해(北海)에서 술동이 열매 :
손님을 몹시 환대하는 것을 뜻한다. 후한(後漢) 때의 사람인 공융(孔融)은 자가 문거(文擧)이며 북해상(北海相)이란 벼슬을 역임했다. 그는 빈객을 좋아하여 좌중에 항상 빈객이 항상 가득했는데, 일찍이 말하기를 “자리에 빈객이 항상 많고 술두루미에 술이 비지 않으면 나는 근심이 없으리라.〔座上客常滿 樽中酒不空 吾無憂矣〕”라고 하였다. 《後漢書 卷70 孔融列傳》
[주-D002] 이곽(李郭) :
후한(後漢)의 이응(李膺)과 곽태(郭泰)이다. 곽태가 낙양(洛陽)으로부터 고향으로 돌아올 때 친분이 두터운 이응과 함께 배를 타고 하수(河水)를 건너자 전송 나왔던 사람들이 그 광경을 보고 신선과 같다고 찬탄하였다는 일화가 있다. 《後漢書 卷68 郭太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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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봉집 제3권 / 오언율시(五言律詩)
인일〔人日〕
얼음과 서리 속에 병석에 누워 / 臥病氷霜裏
절서가 빨리 바뀜에 자주 놀라누나 / 頻驚節序忙
버들눈썹은 안개로 그림을 그렸고 / 柳眉煙作畫
매화뺨은 눈으로 화장을 하였구나 / 梅臉雪爲粧
노년의 흥취는 해를 따라 줄어들고 / 老興隨年減
공연한 시름은 밤과 함께 길도다 / 閑愁共夜長
음이 사라지고 양이 점점 왕성하니 / 陰消陽漸旺
기쁘게도 오늘 길상을 맞았구나 / 今日喜迎祥
[주-D001] 인일(人日) :
음력 정월 초이렛날의 별칭이다. 이날 일곱 가지 나물로 국을 끓여 먹고, 사람 모양의 각종 장식물을 만들어 병풍에 붙이는 등의 풍습이 있었다. 1월 1일부터 6일까지 각각 차례로 닭, 개, 양, 돼지, 소, 말을 점치고 나서, 7일에 사람을 점치고 8일에 곡식을 점치는데, 기후가 청명(晴明)하고 온화하면 번식(繁殖)과 안태(安泰)를 미리 알 수 있고, 기후가 음한(陰寒)하고 참렬(慘烈)하면 질병(疾病)과 쇠모(衰耗)를 미리 알 수 있다는 내용이 동방삭(東方朔)의 점서(占書)에 있었다고 한다. 《事物紀原 卷1 天地生植部 人日》
[주-D002] 버들눈썹은 …… 하였구나 :
안개 속에 가느다랗게 싹이 트기 시작하는 버들잎과, 눈 속에 한창 피어나는 매화 꽃봉오리를 형용하여 한 말이다. 원문의 ‘유미(柳眉)’는 싹이 트기 시작하는 가느다란 버들잎을 형용하는 말로, 여인의 가늘고 긴 눈썹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매검(梅臉)’은 한창 부풀어 오른 매화의 꽃봉오리를 형용하는 말로, 아름답기가 여인의 뺨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참고로 송나라 이청조(李清照) 사(詞) 〈접련화(蝶戀花)〉에 “따스한 햇볕 맑은 바람이 처음으로 추위를 깨뜨리니, 버들눈과 매화뺨, 벌써 춘심이 동하누나.〔暖日晴風初破凍, 柳眼梅腮, 已覺春心動.〕”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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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봉집 제4권 / 시(詩)○칠언율시(七言律詩)
인일〔人日〕
자다 일어나니 동창에 해가 산을 비추는데 / 睡起東窓日照山
홀연히 봄이 옴을 알리는 새소리 들려오네 / 忽聞啼鳥報春還
한 해의 인간사 맑고 흐린 날씨 속에 있고 / 一年人事陰晴裏
정월의 날씨는 춥고 다스운 그 사이라오 / 正月天時冷暖間
얼음장 밑 은은한 소리는 샘물의 맥박이요 / 氷下暗聲泉動脈
눈 덮인 대지의 새빛은 생기 도는 버들일세 / 雪邊新色柳生顏
해가 지나도 계속 병석에 있으니 서글퍼라 / 自憐經歲猶淹病
한낮에 문 닫고 가만히 앉아 향을 사르네 / 靜坐燒香晝掩關
[주-D001] 인일(人日) :
음력 1월 7일의 별칭이다. 동방삭(東方朔)의 점서(占書)에 의하면, 1월 1일부터 6일까지 각각 차례로 닭ㆍ개ㆍ양ㆍ돼지ㆍ소ㆍ말을 점치고 나서 7일에 사람을 점치고 8일에 곡식을 점치는데, 기후가 청명하고 온화하면 번식과 안태(安泰)를 미리 알 수 있고, 기후가 음한(陰寒)하고 참렬(慘烈)하면 질병과 쇠모(衰耗)를 미리 알 수 있다고 한다. 《事物紀原 天生地植 人日》
[주-D002] 한 …… 있고 :
인일의 날씨로 그해의 인사(人事)를 점치던 풍습에서 온 말이다.
[주-D003] 정월의 …… 사이라오 :
정월은 삼양(三陽)의 계절로 날씨가 따뜻해질 때이지만 실제로는 쌀쌀하기에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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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봉집 제11권 / 반사록(半槎錄)
인일〔人日〕
해를 넘기도록 병으로 골골하더니 / 經年仍抱病
오늘은 기쁘게도 사람 꼴이 되었네 / 今日喜爲人
백주로 즐거움을 찾는 밤이요 / 柏酒追歡夕
매화는 봄기운을 누설하는 때로다 / 梅花漏洩春
강산은 기상이 참신하기도 하건만 / 江山新氣象
시구는 정신이 예전 그대로일세 / 詩句舊精神
차가운 창가 아래 털옷을 두른 채 / 擁褐寒窓畔
희미한 등잔만 밤늦도록 짝한다오 / 殘燈夜獨親
[주-C001] 반사록(半槎錄) :
1601년(선조34) 겨울에 명(明)나라에서 황태자(皇太子)의 책봉(冊封)을 알리는 조서(詔書)를 반포하기 위해 한림원 시강(翰林院侍講) 고천준(顧天峻)과 행인사 행인(行人司行人) 최정건(崔廷健) 두 조사(詔使)를 우리나라에 파견하였는데, 이에 우리 조정에서는 접반사(接伴使)를 차출하여 의주(義州)로 보내 명나라 조사를 영접하도록 하였다. 이때 지봉이 도사 영위사(都司迎慰使)에 차출되어 조사를 영접하기 위해 의주로 향해 가다가 평양에 이르러 말에서 떨어져 크게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중도에서 체차되어 돌아오게 되었는데, 그 왕래하는 도중에 지은 시들을 모아 시집 한 권을 만들고, 중도에서 낙상하여 접반하는 사신의 임무를 마치지 못하였으므로 ‘반사록’이라 제목을 붙였다. 당시 이정귀(李廷龜)를 원접사(遠接使)로, 이호민(李好閔)을 의주 영위사(義州迎慰使)로, 박동열(朴東說)ㆍ이안눌(李安訥)ㆍ홍서봉(洪瑞鳳)을 종사관(從事官)으로, 김현성(金玄成)ㆍ차천로(車天輅)ㆍ권필(權韠)을 제술관(製述官)으로 삼았다. 《芝峯集 卷11 半槎錄 跋》 《東州集 卷6 先考……行錄》 《宣祖修正實錄 34年 10月 1日》
[주-D001] 인일(人日) :
음력 정월 초이렛날의 별칭이다. 이날 일곱 가지 나물로 국을 끓여 먹고, 사람 모양의 각종 장식물을 만들어 병풍에 붙이는 등의 풍습이 있었다. 1월 1일부터 6일까지 각각 차례로 닭, 개, 양, 돼지, 소, 말을 점치고 나서, 7일에 사람을 점치고 8일에 곡식을 점치는데, 기후가 청명(晴明)하고 온화하면 번식(繁殖)과 안태(安泰)를 미리 알 수 있고, 기후가 음한(陰寒)하고 참렬(慘烈)하면 질병(疾病)과 쇠모(衰耗)를 미리 알 수 있다는 내용이 동방삭(東方朔)의 점서(占書)에 있었다고 한다. 《事物紀原 卷1 天地生植部 人日》
[주-D002] 오늘은 …… 되었네 :
원문의 ‘위인(爲人)’은 중의적으로 쓰였는데, 한편으로는 오늘이 마침 인일(人日)이 되었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동안 계속해서 병을 앓고 있다가 오늘 병세가 호전되어 사람 꼴이 되었다는 뜻도 나타내기도 한다.
[주-D003] 백주(柏酒) :
백엽주(柏葉酒)로, 측백나무 잎을 담가서 빚은 술을 말하는데, 옛날 풍속에 의하면 춘절(春節)에 이 술을 마시면 사기(邪氣)를 물리칠 수 있다고 하였다. 《荊楚歲時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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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계집 제2권 / 시(詩)
인일에
도성에서 온 편지를 보고 지난해 섣달 야대에서 어제가 있었음을 알고서 삼가 차운하다〔人日見京書知有去臘夜對御製謹伏次韻〕
종이 가득 진한 향내에 먹이 마르지 않았는데 / 滿紙濃香墨未晞
밤늦도록 앞에서 모시다 절 올리고 돌아갔네 / 夜闌前席拜恩歸
성상 말씀엔 크게 나라 흥성시킬 뜻 담겼으니 / 王言大有興邦意
하늘조차 어기지 않는데 이 신이 감히 어기랴 / 天且不違臣敢違
두 번째〔其二〕
외로운 신하 흐르는 눈물 어찌 마른 적 있으랴 / 孤臣危涕豈曾晞
맑은 조정 떠난 뒤로 오랜 세월 못 돌아갔구나 / 一別淸朝久未歸
성상 문장 읊조리고 몹시도 감개하노라니 / 誦罷宸章偏感慨
이 생애는 내 마음과 어긋남을 깊이 깨닫네 / 此生深覺寸心違
[주-D001] 인일(人日) :
음력 1월 7일로, 옛 풍속에 이날 일곱 가지 나물을 넣고 끓인 국을 먹고, 채색 천 또는 금박(金箔)으로 사람의 모양을 만들어 병풍에 붙이거나 머리에 꽂고, 높은 곳에 올라가 술을 마셨다 한다.
[주-D002] 외로운 …… 눈물 :
원문은 ‘고신위체(孤臣危涕)’로, 강엄(江淹)의 〈한부(恨賦)〉에 “혹 외로운 신하는 서글피 눈물 흘리고 서자(庶子)는 위태로이 조심한다네.〔或有孤臣危涕,孽子墜心.〕”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文選 卷16》 이에 대한 이선(李善)의 주에, “눈물은 ‘떨구어야〔墜〕’하고 마음은 ‘위태로이 조심해야〔危〕’ 하는데 강엄이 기이함〔奇〕을 애호하여 호문(互文)으로 뜻을 드러낸 것이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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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음집 제5권 / 칠언율시(七言律詩) 231수(二百三十一首)
인일(人日)에 노두(老杜)의 운에 차운하다
지난해의 오늘에는 서울 안에 있으면서 / 去年今日在長安
눈 온 뒤의 남산 모습 문을 열고 바라봤지 / 雪後南山對戶看
갑작스레 이역에서 해 넘기는 객 되어서 / 異域忽爲經歲客
한라산이 찬 하늘에 서 있는 걸 놀라 보네 / 拏峯驚見倚天寒
이 세상의 인간 만사 어찌 정해져 있으랴 / 世間人事何嘗定
모자 위에 티끌 먼지 털어 내지 말지니라 / 冠上塵埃且莫彈
이로부터 돌아갈 배 있는 줄은 알지마는 / 從此歸帆知有便
육지 가는 길 험난해 도리어 또 걱정되네 / 却愁行陸轉艱難
[주-D001] 인일(人日) :
음력 1월 7일을 말하는데, 이날에는 여러 가지 세시풍속(歲時風俗)이 있었다.
[주-D002] 모자 …… 말지니라 :
쉽사리 벼슬길에 들어서지 말라는 뜻이다. 한(漢)나라 때 왕길(王吉)이 평소 공우(貢禹)와 매우 절친한 친구 사이였으므로 세상에서 “왕길이 먼저 벼슬길에 오르니 공우가 갓의 먼지를 털고 임금의 소명(召命)을 기다린다.”고 한 고사가 있다. 《漢書 卷72 王吉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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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음집 제9권 / 조천록(朝天錄)
인일(人日)
연산에서 나그네로 버려진 해의 / 燕山抛客歲
인일날이 바로 오늘 이 아침이네 / 人日卽今朝
추운 기운 섣달 전에 비해 줄었고 / 寒意臘前減
돌아갈 날 봄의 뒤라 아직 멀었네 / 歸期春後遙
꽃을 사니 눈 그대로 잎에 묻었고 / 買花仍帶雪
술을 사자 산초 아직 담가져 있네 / 沽酒尙涵椒
시절 사물 흥 이끄는 것이 없기에 / 節物無牽興
시구 찾아 적막한 맘 위로하누나 / 搜詩慰寂寥
[주-D001] 인일(人日) :
음력 1월 7일을 멋스럽게 부르는 말로, 이날 비단을 끊어 화승(花勝)이라는 꾸미개를 만들어 달기도 하고, 산에 올라 시를 짓기도 하고, 훈천(薰天)이라는 전병을 구워 먹기도 하는 등의 세시풍속(歲時風俗)이 있다. 《荊楚歲時記》
[주-D002] 술을 …… 있네 :
옛날의 풍속에 정월 초하루에 손님을 접대할 때는 소반에다 산초(山椒)를 담아 내와 술에다 산초를 넣어 마셨다. 두보(杜甫)의 두위택수세(杜位宅守歲) 시에 “아융의 집에 와서 새해를 맞으니, 산초 담은 소반에 하마 꽃을 노래하네.〔守歲阿戎家 椒盤已頌花〕”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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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장관전서 제11권 / 아정유고 3(雅亭遺稿三) - 시 3
인일(人日)이자
입춘(立春)에 강산(薑山)ㆍ초정(楚亭)이 시를 가지고 왔으므로 그 운을 따라 짓다
구태여 언 벼루 앞에서 붓 녹이느라 애쓸 게 있나 / 氷硯寧勞呵筆頻
온종일 따뜻한 봄볕 따라 앉아 보세 / 暄姸竟日坐陽春
예부터 가절이 한데 겹치기도 쉽지 않은데 / 古來難値雙佳節
감사하게도 두 친구를 한꺼번에 맞았네 / 分外欣逢兩故人
달이 훤히 비친 창문엔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 月地窓櫳流素影
매화는 옷깃에 스쳐서 향긋한 먼지 떨어지네 / 梅天巾袂涴芳塵
글짓기란 본래 궁수로 인해 얻어지는 것 / 著書元自窮愁得
친한 친구에게 내 키만큼 작품이 쌓였다고 자랑하네 / 誇向眞交且等身
[주-D001] 글짓기란 …… 것 :
곤궁하고 근심 걱정이 있을 때 비로소 글을 짓는 것을 말한다. 《사기(史記)》 평원군우경전찬(平原君虞卿傳贊)에 “우경(虞卿)이 궁수(窮愁)하지 않았다면 글을 지어 후세에 남길 수 없었을 것이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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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당선생 속집 제2권 / 시(詩)
인일(人日)에 길 가는 도중에 경신년
인일에 사람 일을 슬퍼하나니 / 人日悲人事
남쪽으로 갔다가 다시 또 북쪽으로 / 南歸復北歸
가렴주구 피하느라 민가는 온통 비고 / 閭閻空賦斂
재해 당한 그 사이에 이제는 병란까지 / 兵革間瘡痍
광막한 들판엔 뜬구름만 지나갈 뿐 / 曠野浮雲去
눈먼 광풍(狂風)에 흰 해도 흐릿해라 / 盲飈白日微
만천의 얘기 따위 무슨 필요 있으리요 / 不須曼倩說
두릉의 시를 본떠 한 수 지어 보았노라 / 已擬杜陵詩
[주-D001] 인일(人日) :
음력 정월 7일을 가리킨다. 이날 일곱 가지 나물로 국을 끓여 먹고, 사람 모양의 각종 장식물을 만들어 병풍에 붙이기도 하고 머리에 꽂기도 하면서, 높은 산에 올라 시를 읊던 풍속이 있었다.
[주-D002] 만천(曼倩) :
동방삭(東方朔)의 자(字)이다. 동방삭의 《점서(占書)》에 “정월 1일에는 닭을 점치고, 2일은 개, 3일은 양, 4일은 돼지, 5일은 소, 6일은 말, 7일은 사람, 8일은 곡식을 점친다. 그날 날씨가 청명하고 온화하면 번식과 안태(安泰)가 이루어지고, 음산하고 추우면 질병과 쇠모(衰耗)가 발생한다.”고 하였다 한다. 《事物紀原 天生地植 人日》
[주-D003] 두릉(杜陵)의 시 :
두보(杜甫)가 인일(人日)에 지은 시 두 수가 《두소릉시집(杜少陵詩集)》 권21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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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당선생 속집 제6권 / 시(詩)
인일(人日)에
고향 산천을 생각하며 지은 시. 이때 교외(郊外)에 머물면서 추감(推勘)을 받고 있는 중이었는데, 해를 넘기며 기거(寄居)하다 보니 마음이 편치를 못하였다.
인일이 바로 오늘 아침인데 / 人日玆晨是
옛날부터 이날에는 길흉을 점쳤댔지 / 占祥舊俗傳
아침부터 음울하여 뜨는 해도 쫓아낼 듯 / 朝陰初放旭
들판의 기운도 연무만 뿜으려 하는구나 / 野氣欲生煙
대죄(待罪)하는 몸이라서 거처도 정하기 어렵다만 / 竢罪棲難定
벼슬을 그만두니 병도 이젠 다 나을 듯 / 離官病欲痊
문 앞에 동쪽으로 내려가는 길 / 門前東下路
밤마다 고향 땅 봄날의 밭을 꿈꾼다오 / 夜夜夢春田
[주-D001] 인일(人日) :
1월 7일의 별칭이다. 동방삭(東方朔)의 점서(占書)에 의하면, 1월 1일부터 6일까지 각각 차례로 닭, 개, 양, 돼지, 소, 말을 점치고 나서, 7일에 사람을 점치고 8일에 곡식을 점치는데, 기후가 청명(晴明)하고 온화하면 번식(繁殖)과 안태(安泰)를 미리 알 수 있고, 기후가 음한(陰寒)하고 참렬(慘烈)하면 질병(疾病)과 쇠모(衰耗)를 미리 알 수 있다 하였다. 《事物紀原 天生地植 人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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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은집 제2권 / 시(詩)
인일 조회 때 눈이 내리다〔人日朝會雪〕
깊고 깊은 궁전에 상서로운 눈이 날려 / 宮殿深深瑞雪飛
바람 따라 훨훨 시종신 옷에 들어오네 / 隨風飄入侍臣衣
재주 없는 내가 감히 양원부를 바치고는 / 不才敢獻梁園賦
궁궐에서 마시다 취하여 돌아가지 못하네 / 拜飮丹墀醉未歸
[주-D001] 인일(人日) :
음력 1월 7일을 이른다. 동방삭(東方朔)의 《점서(占書)》에 “1월 1일에 닭을 점치고, 2일에 개를 점치고, 3일에 양을 점치고, 4일에 돼지를 점치고, 5일에 소를 점치고, 6일에 말을 점치고, 7일에 사람을 점치고, 8일에 곡식을 점친다.”라고 하였다.
[주-D002] 양원부(梁園賦) :
양원은 한(漢)나라 양효왕(梁孝王)이 세운 토원(兔園)으로, 사마상여(司馬相如)가 눈이 내리는 토원에서 부(賦)를 지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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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백당집 습유 제1권 / 시(詩)
인일〔人日〕
이레 동안 비와 구름 이어지다가 / 七日恒雲雨
오늘 아침 비로소 말끔히 개니 / 今朝始快晴
집안에는 일 년 동안 질병이 없고 / 家宜無疾疢
농사 또한 풍성한 수확 거두리 / 歲亦自豐亨
조야에선 삼백을 노래 부르고 / 朝野歌三白
음양은 사람 뜻에 부합하누나 / 陰陽協七情
기쁘게도 태평 시대 징조 있으니 / 太平欣有象
시와 술로 평생을 즐기겠구나 / 詩酒樂平生
[주-D001] 인일(人日) :
음력 1월 7일의 별칭이다. 1월 1일부터 6일까지 각각 차례로 닭ㆍ개ㆍ양ㆍ돼지ㆍ소ㆍ말을 점친 뒤 7일에 사람을 점치고, 이어서 8일에 곡식을 점쳤던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점치는 날 기후가 청명하고 온화하면 평안하고 풍년이 들며, 기후가 흐리거나 추우면 질병이 있고 흉년이 든다고 하였다. 《荊楚歲時記》 《事物紀原 天生地植 人日》
[주-D002] 삼백(三白)을 노래 부르고 :
삼백은 납일(臘日) 이전에 세 차례 눈이 내리면 풍년이 든다는 납전삼백(臘前三白)과 같은 말이다. 즉 그해 농사의 풍작을 예측하며 기뻐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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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일(人日). 끝.

첫댓글 음력 1월 7일은 인일(人日)임을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인일(人日)!
잘 읽으면서 감상했습니다.
인일은 우리들에게는 익숙치 않은 세시풍속일인데 잘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배우고 갑니다^^*
오늘도 좋은 자료 잘 가져 가겠습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