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亥年입니다. 소한을 지나 대한으로 향하는 겨울의 길목이 춥지않음은 저같은
서민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고마운 일이나 지구 전체적으로 보면 반갑지만은
않은 일이겠지요. 지구의 온난화는 벌써 오래전부터 세계 곳곳에 이상기온을
만들고 山高水麗한 이 강산에까지도 종국에는 상흔을 남기려나 봅니다. 변화
곡선이 풍부하고 나랏님까지 새롭게 선택할 돼지해. 우리가 희망하는 돼지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새로운 세상에는 새로운 인재가 필요한 모양입니다. 올해는 흔히 말하는 황금
돼지해. 세간에 떠도는 속설처럼 그야말로 황금을 몰고오는 돼지가 꿈 속에서
꼬리치는 해가 될런지 아니면 그저 꿈 속에서나 보는 돼지꿈에 불과한 한 해가
될런지는 지나봐야 알겠지만 어쨌든 음력으로 아직은 병술년. 아직 태어나지
않은 산달의 아기들을 2월 중순까지 꾹꾹 눌러가며 자궁을 있는 힘껏 조여가며
도ㅐ지해를 기다릴 산모들에게 하루 하루는 고통일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돼지가 무엇을 상징하는지부터 알아보고 한 해를 시작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테지요
'황금돼지 또는 붉은 돼지라는 의미는 불을 의미하는 丁자와 돼지를 의미하는 亥 자의 漢字어 의미 때문이며 국내에서는 12지 간상 측면에서 60년 주기를 거론하 고 중국에서는 60년의 10회 순차라는 의미로 중국인의 특성답게 2007년을 기대하 는 차이랍니다.
동양에서는 이렇게 재물을 가져다주는 福돼지로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는가 하면 성경에서는 돼지를 부정하고 저주받은 동물로 때로는 지저분하고 값어치 없는 동 물로 묘사하고 있다고도 하고요.
성경에는 구약에 8번, 신약 13번 등 총 21번에 걸쳐 기록되어 있는데 레위기 11 장 7절에는 발굽이 갈라진 족발이자 새김질 못하는 저주 받은 동물로 상징되고 마 가복음 5장 13절에는 귀신들이 돼지에게 들어가 2,000여 마리의 돼지가 비탈길로 내달아 바다에 빠져 몰살하고 라는 말로 부정적인 의미로 쓰였는가 하면 마태복 은 7장 6절에서는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진주를 돼지에게 던지지 말라하 고 값어치 없는 비 창조물 같은 형태로 표현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답니다.
성경이 쓰인 그 시대상은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그 주요 지명의 지정학 적 특성을 보면 뿌리거나 거두지 않아도 될 만큼 년 중 목초가 자라기에 적당한 강우량과 따스한 날씨로 목초지를 따라 이동만 하면 되는 유목 생활이 사회적인 생활양식이었던 것을 알 수 있고요. 또한 지형적인 특성상 높은 산이 없고 구릉과 평지의 연속이었던 점은 가뭄이 들거나 하면 부족 간 땅과 물을 차지하려는 전쟁 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을 것이며 따라서 定住 가축인 돼지 보다는 移住가 용이한 초식동물인 소나, 말, 양 같은 동물을 주요한 재산으로 볼 수밖에 없었을 것이랍니 다. 즉 소나 양이 서양 유축업의 대표 동물로 인식되었던 것은 이러한 지정학적 특성 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며 돼지 또한 하나님이 지극히 귀히 여기는 창조하신 동 물로서 그 의미는 전달되고 재해석 될 수 있을 것이라나요.
돼지는 인류의 정주 생활이 시작하면서 거의 동시에 가축화되었다는 것을 동양적 인 시각에서 돼지를 가리키는 글자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돼지를 가리키는 시(豕) 자에다가 지붕을 덮어 집가(家) 되었는데 家 자는 집에서 돼지를 키운다는 의미로 서 농가(農家)를 의미하는 것이며 예전의 농가는 군대나, 관청 같은 것을 제외하 고는 실질적인 삶의 형태였지 지금처럼 농가가 따로 있고 상가가 따로 있었던 것 이 아니었을테니까요. 유목생활을 하던 유럽과는 달리 농경문화가 발달되어 定住
生活을 하였던 동양에서는 오늘날의 동남아에서 볼 수 있듯 집에서 돼지를 키워 유
축농업을 하여 왔던 것을 알 수 있으니까요.
돼지가 재물의 상징으로 회자되고 있는 것은 돼지 생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돼지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소화생리를 가지고 있어 돼지 장기를 이용하여 인공 장기가 필요한 사람에게 이식 할 때에 이종단백에 대한 거부감이 제일 적을 수 있는 동물로 알려져 있어 이 분야의 연구가 본격화 되어있다는 점.
둘째 : 돼지는 전 세계적으로 100여종이 있는데 품종마다 그 특성은 조금씩은 다 르지만 보통 1 회에 5-25마리( 평균 10-12 마리 ) 정도를 분만하고 그 임신 기 간 역시 ?苡? 114일로서 연간 2.5회전 출산이 가능하여 년에 평균 25 - 30마리 정도를 생산하는 최고의 다산성을 가진 가축이라는 점.
셋째 : 돼지는 포유능력과 모성애가 강하여 임신기간 중 사양관리가 잘못되어 위 축된 자돈을 분만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3주 - 4주간의 포유기간 동안 사 람이 놀랄 정도의 본능적인 모성애로 포유 자돈들을 실패 없이 고르게 잘 키워낸 다는 점.
넷째 : 돼지는 대략 6개월이면 110-115 kg 정도로 자라는 다육성과 속성 성장의 특성이 있으며 돼지고기 역시 소고기에 비하여 불포화 지방산이 많은 우수한 식 품이자 중금속 등 체내 유해물질을 배출시키고 비타민 B그룹을 제공하는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이라는 점.
다섯째 : 돼지는 청결하여 스스로 배변 장소를 잘 구분 하며 사육의 편리성을 위 하여 여러 복의 자돈들을 한 돈 방에 합사하여도 처음에만 잠시 다툼이 있을 뿐 스스로 서열 형성과 사회 동화력으로 친화되어 공동체 삶을 잘 영위하는 영특한 동물이자 사람과 눈을 맞추며 호소 할 줄 아는 애련한 가축이라는 점.
채식주의자들이 이야기 하는 축산에 의한 산림의 황폐는 초식 동물 위주인 서양 의 방목 관리에 서 기인된 것으로 사람과 같은 잡식성인 돼지는 사람이 먹는 음식 물을 먹으면서도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한 고급 동물성 단백질을 제공하는가 하 면 밭을 기름지게 하여 검게 한다는 축(畜)자의 근간이 되는 동물로서 토양을 기 름지게 하여 사람에게 풍성한 곡물을 제공하는 선순환(善循環)의 가축으로 인식되 어야 할 것입니다.
돼지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걸어 넣은 의미는 사람들이 돼지처럼 살아가는 삶이
진솔한 삶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그저 미련하게 우리에 갇혀 인간에게 자양분만을
제공하는 돼지의 의미는 근래에 형성된 것이고 제주의 똥돼지의 경우처럼 옛날
우리 선조들은 돼지라는 인간을 닮은 동물과 더불어 사는 지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더 많은 동물성 단백질을 얻기 위한 인간의 욕망은 개와 더불어 가장 친근한
'家畜'이던 돼지를 우리에 가두어 학대하듯이 길러 동거하던 자유에서 단순히 인간의
생존에 봉사하는 동물의 의미로 한정시키는 잘못을 저질렀죠.
희망'이란 단어가 우리 곁에 있을 때 사는 존재를 느낄 수 있다지요. 알게 모르게 우리
주위에 잠복해 있는 희망을 주워 담기에는 우리 시야가 너무 좁습니다. 허나 우리는
압니다. 우리가 조금만 신경쓰면 '희망'은 우리집 거실에도, 욕실 거울 속에도, 길거리
가로등이나 사무실 걸개 그림 안에도 얼마든지 걸려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어느 미래
학자는 앞으로 '시간 부족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 예측합니다. 'RUSH, Hurry up' 서둘러
식사하기 위해 인스턴트 식품으로 때우고, 횡단보도 파란 신호에서도 뛰고, 인터넷에
시간을 빼앗겨 대부분의 삶을 저당 잡히는 사람들. 항상 바쁘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도 생존의 본능에 매달려 허둥대는 현대인의 모습. 지금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얼굴을 마주보고 서로 대화
하며 환하게 웃을 수 있는 것일까요. 가만히 고개숙여 생각해 봅니다.
진시황의 책사이자 승상이었던 '이사'는 젊었을 적 마당 쥐가 사람에 쫒겨 허둥대는
모습과 곳간의 쥐가 여유 있게 곡식을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 사람도 어디에 몸
담고 있는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짐을 깨닫습니다. 그후 그는 법가로 유명한 '한비'와
더불어 그 유명한 '순자'의 제자로 입문, 그로부터 '제왕학'의 법치 사상을 배운 후
진나라의 책사 '여불위'를 찾아 그의 식객이 되고 결국은 진 시황을 책사가 되지요.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하자 그의 바램대로 그는 승상이 되어 진시황의 총애를 받던
'한비'를 옥사시키고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권세를 누리지만 진시황 사후 중국 역사상
최고의 악역 환관이라는 '조고'의 꾀임에 빠져 그의 뜻에 따랐다가 종국에는 조고에
의해 역적의 누명을 쓰고 본인 뿐만 아니라 일족이 처참한 최후를 맞이합니다. 사람의
욕망은 한계가 없습니다. 자신의 존재 의식이 정녕 무엇인가를 깨닫기 전에 승차하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결국 종착역을 잃고 아무 곳에나 나를 내려 놓기도 하지요.
율곡 선생이 장관 시절 그의 청빈한 삶으로 인해 굶는 날이 허다하다는 말을 들은 고을
원님이 쌀 40가마를 보냅니다. 집안 가솔들은 오랜만에 보는 곡물에 행복한 눈물을
흘리나 그것도 잠시 선생은 정중히 거절하고 쌀을 돌려 보냅니다. 고을 원이 보낸 쌀이
가난한 백성들의 피와 땀으로 낸 세곡이라는 이유 때문이지요. 청백리의 대명사 '황희'
정승에게 왕이 하룻동안 시전의 유통 이익을 몽땅 정승의 집으로 보내라 했으나 그 날
따라 날이 궂어 사람들이 시장을 보지 않아 결국 계란 한 판만 정승에게 보내졌다는
일화도 있지요. 청백리에게는 금전도 피해가는 모양입니다. 사회의 논리에 따라 금전을
좇던 아니면 청빈하게 정신적 삶을 살든, 그것은 개인의 선택이겠지만 돼지해에는 '웃으면
돼지'처럼 웃는 한 해를 만들다 보면 정해진 하늘의 이치대로 사사로운 것들은 자연히
우리 주위에서 미소짓고 있을 겁니다.
주위에 따스한 시선을 바라는 것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조금씩만 관심의 폭을
넓혀 세상에 등을 두드릴 줄 아는 진정한 자유인이 됩시다. |
첫댓글 찬란님의 좋은글 감사합니다. 희망~~
들어 보기만해도 좋은 황금 돼지입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