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음4월8일, 초파일법어)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기므로 저것이 생긴다.
이것이 없으므로 저것이 없고,
이것이 죽으므로 저것이 죽는다.
이는 두 막대기가 서로 버티고 섰다가
이쪽이 넘어지면 저쪽이 넘어지는 것과 같다.
일체 만물은 서로서로 의지하여 살고 있어서,
하나도 서로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다는 이 깊은 진리는
부처님께서 크게 외치는 연기(緣起)의 법칙이니
만물은 원래부터 한 뿌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이쪽을 해치면
저쪽은 따라서 손해를 보고
저쪽을 도우면
이쪽도 따라서 이익을 받습니다.
남을 해치면 내가 죽고,
남을 도우면 내가 사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러한 우주의 근본 진리를 알면
남을 해치려고 해도 해칠 수가 없습니다.
이 진리를 모르고 자기만 살겠다고
남을 해치며 날뛰는 무리들이여!
참으로 내가 살고 싶거든 남을 도웁시다.
내가 사는 길은 오직 남을 돕는 것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상반된 처지에 있더라도 생존을 위해서는
침해와 투쟁을 버리고 서로 도와야 합니다.
물과 불은 상극된 물체이지만,
물과 불은 함께 조화롭게 이용하는 데서
우리 생활의 기반이 서게 됩니다.
동생동사(同生同死),
동고동락의 대 진리를 하루빨리 깨달아서
모두가 침해의 무기를 버리고,
우리의 모든 힘을 상호협조에 경주하여
서로 손을 맞잡고 서로 도우며 힘차게 전진하되
나를 가장 해치는 상대를 제일 먼저 도웁시다.
그러면 평화와 자유로 장엄한 이 낙원에
영원한 행복의 물결이 넘쳐 흐를 것입니다.
화창한 봄날 푸른 잔디에
황금빛 꽃사슴 낮잠을 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