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불신 美 보건장관 “타이레놀도 자폐 유발”…의학계 반발
‘임신 중 복용이 자폐와 연관’ 하버드대 논문이 근거
발열이 문제인지, 해열진통제 탓인지 인과관계는 불분명
스웨덴 연구진 “248만명 조사 결과 다른 진통제와 차이 없어”
홍다영 기자
입력 2025.09.09. 17:59
업데이트 2025.09.09. 18:33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부 장관. /AP=연합뉴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부 장관. /AP=연합뉴스
미국의 보건 수장이 타이레놀이 자폐아 출산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하자 의학계는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크게 반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일(현지시각)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타이레놀을 먹으면 나중에 아이에게 자폐를 유발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케네디 장관은 백신이 자폐를 유발한다고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펼친 인물이다. 그는 지난 3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백신과 자폐의 관련을 연구하라고 지시했다. 지난달에는 5억달러(7000억원) 규모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 지원을 중단했다. 이번에는 타이레놀까지 자폐와 관련 지어 공격했다.
타이레놀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다. 미국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켄뷰가 생산한다. 미국 언론은 최근 나온 아세트아미노펜에 대한 연구가 자폐 논란을 촉발했고, 미 보건부의 보고서 작성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본다.
하버드 보건대학원의 안드레아 바카렐리(Andrea A. Baccarelli) 교수 연구진은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신경 발달 장애가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지난달 14일 국제 학술지 ‘BMC(BioMed Central) 환경 건강’에 밝혔다. 연구진은 10만 여명이 대상인 기존 연구 46건을 분석했다.
하지만 하버드 연구진은 아세트아미노펜이 자폐를 유발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보통 임신 중 열이 나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를 먹는다. 나중에 태어난 아이에 자폐가 생겼어도 발열 탓인지 아세트아미노펜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아세트아미노펜과 신경 발달 장애의) 명확한 인과 관계를 규명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타이레놀. /뉴스1
타이레놀. /뉴스1
의학계는 타이레놀이 임상시험을 거쳐 허가를 받은 만큼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4월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빅토르 알크비스트(Viktor H. Ahlqvist) 박사 연구진은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는 것과 자폐는 연관이 없다”고 국제 학술지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밝혔다.
스웨덴 연구진은 1995~2019년 출생자 248만명을 조사했다.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처방 여부와 자폐·지적 장애 발생 여부를 분석한 결과, 아세트아미노펜이 신경 발달 장애와 관련된 정도는 아스피린이나 다른 편두통 약물과 비슷하거나 더 낮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아스피린은 독일 바이엘이 1897년 개발한 진통제다.
미국 산부인과학회도 임신 중 타이레놀을 먹어도 괜찮다고 밝혔다. 다른 의약품처럼 사용하기 전 의사와 상담하면 된다는 것이다. 켄뷰는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자폐는 인과 관계가 없다”면서 “아세트아미노펜은 역사상 가장 많이 연구된 약물 중 하나”라고 했다.
참고 자료
BMC Environmental Health(2025), DOI: https://ehjournal.biomedcentral.com/articles/10.1186/s12940-025-01208-0
JAMA(2024), DOI: https://doi.org/:10.1001/jama.2024.3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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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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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rab
2025.09.10 00:13:34
타이레놀의 성분인 아세트아비노펜은 정확한 작동기전을 아직은 모른다. 그런데 어떻게 무작정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는가?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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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평범한인생
2025.09.09 23:27:34
나는 대학 때 아스피린과 아미노펜을 합성할 때부터 아스피린만 먹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아무래도 그 Function이 의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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