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와 스낵 서양 과자 ‘먹을 때 나는 소리’
동양 과자 ‘기름에 튀긴 귀신’
비스킷, 크래커, 사브레 등등
군것질이나 간식으로 즐겨 먹는 과자 이름이다. 공교롭게도 과자를 나타내는 영어 단어는 상당수가 사물의 소리를 흉내 내어 만든 단어인 의성어나 사물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의태어가 많다.
포괄적으로 과자를 나타내는 영어 단어인 스낵(snack)만 해도 그렇다. 부담 없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품을 뜻하는 스낵의 어원은 중세 네덜란드 말에서 나왔다. 1300년대까지만 해도 사용한 단어로 어원적 뿌리는 스나켄(snacken)이다.
‘깨물어 먹다(bite)’ 혹은 ‘잽싸게 잡다(snap)’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스나켄(snacken)을 문자 그대로 풀이하면 “잽싸게 한입 덥석 깨물다” 정도의 의미가 되겠다. 네덜란드어인 이 말이 영어에서는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식품을 나타내는 단어로 변형되어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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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낵의 한 종류로 비스킷(Biscuit)이 있다. 밀가루와 버터를 섞어서 구워 만든 과자인 비스킷의 어원은 라틴어(Latin)다. ‘두 번 굽는다’라는 뜻으로 라틴어에서 ‘bis’는 두 번(twice)라는 뜻이고 ‘cuit’는 원래 ‘coctus’에서 파생된 단어로 ‘요리하다(cooked)’라는 의미다. 두 번 구워 만든 과자라는 의미다.
비스킷(Biscuit)은 영국에서 주로 쓰는 말이고 이 단어가 미국으로 넘어오면 ‘크래커(cracker)’가 된다. 크래커나 비스킷이나 밀가루를 버터에 반죽해 구운 과자라는 점에서는 같고 사실 그 종류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없겠지만 어원은 분명히 다르다. 비스킷이 라틴어에서 유래한 반면 크래커는 고대 영어에서 온 의성어다. 크래커의 어원은 고대 영어의 ‘크래치안(cracian)’이다. ‘날카로운 소리를 내다’라는 뜻으로 과자를 먹었을 때 부서지는 소리가 마치 날카로운 소리가 나는 것 같다고 해서 나온 이름이다. 크래커에는 폭죽이라는 뜻도 있고 가난뱅이 백인이라는 의미도 있는데 바삭바삭한 과자라는 의미의 크래커는 1739년부터 사용됐다고 한다.
비스킷이나 크래커 같은 종류의 간식에 대한 영어 명칭은 중세 이후 혹은 18세기부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과자 종류의 간식 자체가 발명된 것은 역사가 오래됐다. 비스킷 혹은 크래커를 가장 먼저 먹은 사람들은 고대 중동 사람들이라고 하며 사막의 기후조건에 맞춰 개발된 음식이라고 전해진다. 건조하고 오래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비스킷과 크래커는 군대 비상 식량으로 오래 전부터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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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군대의 비상 식량이 비스킷이었으며 이후 영국의 넬슨 제독이 지휘하던 영국 해군과 남북전쟁 때의 미국 병사들도 비스킷을 비상 전투식량으로 휴대했다.
비스킷이나 크래커 같은 과자 형태의 스낵을 총칭해 부르는 말로 쿠키(cookie)가 있다. 쿠키라는 단어 역시 네덜란드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원래의 네덜란드 말은 ‘쿠오레(koekje)’로 이 말의 원래 뜻은 ‘작은 케이크(little cake)’라는 의미다.
같은 쿠키가 프랑스로 넘어가면 ‘사브레(sables)’가 된다. 과자 브랜드로 ‘사브레’가 있지만 ‘사브레’의 원래 뜻은 ‘샌드 케이크(sand cake)’다. 모래도 만든 케이크라는 황당한(?) 이름인데 프랑스의 노르망디 지방에서 처음 만들어진 과자라고 한다. 먹을 때 모래알을 씹는 것과 같은 감촉이 느껴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참고로 미국을 여행할 때 중국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과자 안에 운세가 들어 있는 포춘 쿠키(fortune cookie)를 준다. 포춘 쿠키는 원래 중국에서 볼 수 있는 과자가 아니고 1918년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데이비드 정이라는 화교가 ‘홍콩국수(HonkKong Noodle)’라는 회사를 만들면서 판촉용으로 과자 속에 운세를 적어 넣은 것에서 비롯됐다.
서양에서 부르는 쿠키(cookie)를 우리나라에서는 ‘과자’라고 부른다. 과자는 한자로 과자(果子)로 쓰기도 하고 과자(菓子)로 쓰기도 하는데 어원을 따지고 보면 과자(果子)는 과일이라는 뜻이고 과자(菓子)가 서양의 쿠키 종류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엄격하게 말하면 발음은 같지만 글자가 틀린 두 단어 모두 조선시대 때 사용된 단어로 원래는 과일을 뜻하는 의미였다고 한다. 과일을 말려서 간식으로 먹은 것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중국에서도 과자는 과일이라는 뜻으로 ‘쿠키’라는 의미의 과자는 정확하게 ‘소과자(?果子)’라고 한다. 중국에서 쿠키라는 뜻의 ‘과자’의 유래는 원래 밀가루를 기름에 튀긴 ‘꽈배기’를 뜻하는 말이었다. 그러니까 과자의 원래 한자는 ‘기름에 튀긴 과일(油炸果)’에서 나온 말이다. 이 단어는 ‘기름에 튀긴 귀신(油炸鬼)’에서 유래됐다고 하는데 여기에는 일화가 있다. 남송 시대에 악비(岳飛)라는 영웅이 살고 있었는데 진회(秦檜)라는 간신의 모함을 사서 죽임을 당했다. 백성들이 충신인 악비의 죽음을 원통해 하면서 간신인 진회를 미워했는데 어느 상점 주인이 밀가루로 진회 부부의 인형을 반죽해 밀가루에 튀겨 팔았다. 복수심에 불타던 백성들은 ‘기름에 튀긴 진회(油炸檜)’라는 이름의 과자를 열심히 사 먹었는데 여기서 진회(秦檜)의 ‘회(檜)’의 중국어 발음 ‘후이’가 귀신 ‘귀(鬼)’, 중국어로는 ‘구이’와 발음이 비슷해 와전이 됐다. 그리고 나중에 귀신 귀(鬼)자가 과일 과(果), 중국어 ‘궈’로 바뀌면서 유작과(油炸果)로 변형이 됐는데 ‘과자’라는 단어는 여기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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