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사태, 100%윤창중의 책임인가?
물론 표면적으로야 그렇다.
윤창중이 미국 한 복판에서 단독으로 일으킨 사건이고 국내법에 따라 국내에서 처벌을 받든, 미국에 강제 송환되어 미국에서 미국 법에 따라 콩밥을 먹거나 궁형을 당하여 무성(無性)의 인간이 되거나 전기의자에 태워져 숯덩이가 되던, 그건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가 몸으로 때워야 할 죗값으로 윤창중의 몸으로 치러야 할 윤창중의 몫이다.
하지만 윤창중이 몸으로 치러야 하는 죗값과 피해 여성에게 지불해야 될지도 모르는 위로금(?)이나 보상금(?)과는 별개로, 정치 도의적 책임은 분명히 따로 있고 그 책임은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엄연한 사실이다.
도대체 윤창중 때문에 쓰레기더미 속에 쑤셔 박혀진 한국의 국격을 어찌 회복할 것인가?
윤창중 때문에 헝클어진 국제외교무대에서의 고립과, 국민의 상실감과 낭패감을 어찌 회복하고 특히 재미교포들의 난처하고 곤혹스러운 처지로의 추락을 어찌 할 것인가?
윤창중이 몸과 돈으로 치러야 하는 죗값과는 별개로 국격의 추락과, 외교무대에서의 따돌림과, 국민과 교포들의 가슴에 멍이 들게 한 정치 도의적 책임도 누군가는 분명히 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뜸 들일 것 없이 이런 정치 도의적 책임의 99.9%가 박근혜에게 있음을 분명히 한다.
누가 윤창중의 대변인 임명을 강행했던가?
온 국민과 야당은 물론 박근혜의 뜻이라면 천길 물속에라도 뛰어들 것 같은 새누리당에서조차 윤창중의 청와대대변인 임명에 대하여는 대 놓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팔을 걷어붙이고 반대를 했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을 들먹이기조차 역겹다.
그런 윤창중을 “내가 알아서 하는 일이니 모든 것은 나한테 맞기라!”고 입을 앙다문 표정으로 찍 소리 못하도록 새누리당에 오금을 박고, 국민과 야당을 향하여는 “너희들은 떠들어라! 나는 나 할대로 한다!”하는 식으로 인수위 대변인을 거쳐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을 강행한 게 바로 박근혜다.
이제 와서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로 얼버무릴 사안이 아니다.
이명박의 얼굴이 그러하듯이, 윤창중의 얼굴에는 그 생각이나 속셈이 투명하게 들어나 있었다.
또 그의 과거 언행이나 인수위 대변인으로서의 행적이 윤창중은 움직이는 시한폭탄과 다름없다는 것을 확연하게 파악할 수가 있었다.
윤창중의 이번 사건은 우연히 일어난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윤창중의 일상적인 인생궤적의 극히 일부분으로서 긴 사건의 연장선의 마지막 한 토막의 해프닝에 불과할 뿐이다.
그런 윤창중을 상급자로 모시며 청와대 대변인실에 근무했던 하급자들의 심정이 오죽하였겠는가?
매 순간이 날이 선 면도날이 무수히 튀어나온 벽으로 된 끝이 안 보이는 터널을 걸어가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윤창중 사건이 터지자마자 가장 먼저 안도의 한 숨을 내 쉬었을 게 바로 청와대대변인실의 공무원들이었을 것이다.
그런 것을 5천만국민이 다 아는데 박근혜 혼자만 몰랐다면 그건 보통의 문제가 아니고, 그런 것을 다 알고도 임명을 강행했다면 그건 박근혜가 전 국민을 향하여 자행한 인격의 테러다.
그런 것을 연지 찍어 바른 입술 몇 번 달싹거리며 사과랍시고 하고,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르겠다.” 는 궤변으로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할 일이 아니다.
차라리 그런 궤변을 듣느니 윤진숙을 해수부장관으로 지명할 때처럼 “일 단 써 보다가 문제가 드러나면 바꾸면 되는 것이고, 윤창중을 대변인 직에서 면직시켰으니 된 것이 아니냐?”고 오히려 따지고 나오는 소리를 듣는 것이 더 속 편하겠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 것은 현 내각에 윤창중과 성격은 다르지만 제2, 제3의 윤창중 같은 지뢰가 무수히 널려 있다는 사실이다.
야당과 새누리당의 강력한 반대를 무릎 쓰고 해수부장관에 임명을 강행한 윤진숙 말고도 국회에서 청문보고서 채택조차 거부된 면면들을 장관으로 임명을 강행한 인사가 한 둘인가?
박근혜가 합법적인 절차와 정상적인 투개표로 청와대에 들어간 정통성 있는 정권담당자이냐? 하는 것과는 별개로 이번 윤창중 사건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입술에 침도 안 바르고 하는 사과나 궤변이 아닌 정치적인 행위로 진정으로 사과하는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그 정치적인 책임을 지는 모습이 윤진숙을 포함 청문회에서 보고서 채택이 거부된 면면들에 대해 장관임명을 강행한 인사들을 지금이라도 장관직을 회수하고 투명하고도 선명한 인사검증과정을 거쳐 야당과 국민이 수긍을 할 수 있는 인사로 재임명을 하는 정도의 모습은 보여줘야 국민들이 박근혜가 윤창중 사건을 무겁게 생각하고 국민과 야당의 뜻을 받아들인다는 것을 다소나마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박근혜에게 한 가지 당부한다.
언제까지 청와대에 머물러 있게 될지는 모르지만 더 이상의 외국순방은 자제하기를 바란다.
박근혜를 외국에 내 보내 놓고는 5천만이 밤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고, 성남공항에 귀국비행기가 착륙을 하는 순간까지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긴장 속에 살아야 한다.
다시는 외국방문 하지 말고, 불가피한 경우에도 총리나 외무부장관을 대신 보내기 바란다.
사실 윤창중 사건은 사건자체가 하도 쇼킹하다보니 문제의 핵심은 비켜나고 흥미위주의 남녀관계와 인격파탄자나 다름없는 윤창중의 행적 하나에만 모아졌다.
우선은 국내로 신속하게 도망 온 윤장중의 입을 봉해야 했었다.
이명박과 마찬가지로 입으로 내뱉는 말의 99.9%를 거짓말만 해서 사건을 더욱 복잡하게 키웠고, 윤창중과 청와대 비서진 나부랭이들 간에 치고받는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보여주지 말았어야 할 추태를 고스란히 노출시켰다.
그리고 어찌 국가원수 급의 외국방문단에 동원되는 장관급의 대변인이 변강쇠가 되어 몇 시간씩 외국의 밤거리를 쏴 돌아다닐 수가 있단 말인가?
이거는 윤창중의 사건보다도 훨씬 더 심각한 문제다.
휴전선 철조망이 뚫린 것도 모르는 “노크 귀순”이나 다를 게 없다.
박근혜씨!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국민들에게 입술과 고개가 아닌 행동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윤창중은 미국에서 범죄를 저질렀으니 그 뒷정리는 미국에 일임하라!
장개석의 군대나 다름없는 청와대 조직과 인물을 싹쓸이 개편하고, 윤진숙부터 시작해서 청문보고서 채택이 거부되었던 임명자들에 대하여 장관임명을 강행했던 것을 반성하고 지금부터라도 빠른 시일 내에 새 사람을 물색하기 바란다.
박근혜에게 국민들이 행복하게 살게 해 달라고 주문하지 않는다.
주문한다고 될 일도 아니고, 박근헤가 마음먹는다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제발 국민들이 마음이나마 편하게 살게 해 주기를 바란다.
위와 같이 진정으로 사과하는 행동을 보여주지 않으려면, 언제까지일 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청와대에서 아무것도 하지 말고 시간이나 축내 주기를 바랄 뿐이다.
아-!
왜 이렇게 시간이 더디 흘러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