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준의 모토톡] 몸도 마음도 얼어버릴 것만 같은 추위가 계속되고 있다. 조금 풀렸다가도 다시 추워진다. 겨울은 라이더에게 가혹한 계절. 두 바퀴인지라 넘어질 수밖에는 태생적 구조가 추운 날에는 더욱 어렵게 다가온다. 따뜻할 때는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을 주는 기계기지만 눈이라도 내려버린다면 안 넘어지는 것이 더 이상한 무능한 기계로 변해버린다. 이런 날에도 진정 달리고 싶다면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약간의 희생을 감수한다면 빙하기가 찾아와도 즐겁게 달릴 수 있다. 끓어오르는 라이딩에 대한 열망을 자제할 수 없는 라이더를 위해 눈 위에서도 탈 수 있는 바이크와, 겨울에도 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트라이크
◆ 트라이크
바이크의 기본 구조에 바퀴가 하나 더 해진 것들을 통상 트라이크라고 부른다. 양산품을 개조한 것 이외에 처음부터 그렇게 나온 모델의 시초는 이탈리아 피아지오사의 MP3이다. 푸조에서도 메트로폴리스, 야마하의 트리시티 등 바이크의 형태에 앞바퀴를 두 개로 함으로써 잘 넘어지지 않게 만들었다. 비가 오거나 노면이 미끄러운 경우에 높은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고 아예 넘어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앞바퀴 두개가 동시에 미끄러지는 경우나 무게 중심이 완전히 무너져 버린다면 넘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도 두 바퀴보다는 차가운 노면에서 훨씬 안정적이다. 겨울철 라이딩에는 딱이다.
윈터 타이어
◆ 윈터 타이어
눈이 쌓인 곳이라면 바이크용 윈터 타이어를 장착하면 된다. 자동차용과 마찬가지로 부드러운 콤파운드를 사용해 차가운 날씨에도 그립력을 높이고 좁고 깊은 트레드로 눈을 비롯한 차가운 노면을 더 잘 잡아내게 만들어졌다. 다만 다양한 사이즈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한적이고 구하기도 쉽지 않다. 미쉐린 타이어에서 나오는 베스파용 윈터 타이어는 국내에서도 구할 수 있고 저 멀리 터키의 타이어 회사에서 대형 모델용 윈터 타이어를 출시하고 있지만 물량부족으로 지금 주문하면 내년 겨울에 받을 수 있을 정도. 배달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커브 스타일의 바이크에 맞는 윈터 타이어는 국내 브랜드에서도 제조 판매하고 있다. 존재는 하지만 정작 사용하려면 구하기가 쉽지 않다.
스터드 타이어
◆ 스터드 타이어
겨울이 긴 지역에서는 눈뿐만 아니라 빙판도 많이 만들어지므로 스터드 타이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스터드 타이어는 윈터 타이어에 그립력 보강을 위해 작은 금속 리벳을 박아 넣은 것을 말한다. 바이크 타이어에도 스터드 타이어는 당연히 있다. 일부 타이어 메이커들이 혹서지역 라이더들을 위해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주로 강원 영동지방의 산악지역을 다니는 집배원들의 바이크에는 종종 사용된다. 제설자체가 불가능한 지역을 꼭 가야하는 이들이 집배원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깨끗한 아스팔트에서는 이 스터드들이 미끄러지기 때문에 빠른 속도를 내거나 하지는 못한다.
리벳 박기
◆ 리벳 박기
종류가 많지 않은 스터드 타이어를 만들어주기를 기다리느니 직접 스터드 타이어를 만들어 버린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리벳박기. 겨울이면 호수고 강이고 죄다 얼어붙어버리는 저 멀리 북반구의 추운동네 친구들이 바이크 타이어에 큼직한 리벳을 박아 넣어서 바이크를 타기 시작했다. 그게 시작이 돼서 레이스도 한다. 기존의 타이어에 박아 넣는 것이니까 타이어의 바람이 샐 수가 있기에 튜브를 대신하는 무스를 사용하거나 튜브리스용 밀봉 작업도 함께 해줘야 한다.
리벳 박기
내 바이크에 맞는 스터드 타이어를 구하는 것 보다는 이게 차라리 더 빠르고 쉽다. 외국에서는 전용 리벳도 판매되고 있고 국내에서는 청계천이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쉽게 다양한 종류의 리벳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리벳이 박힌 타이어는 눈길이나 빙판길에서는 위력을 발휘하지만 아스팔트나, 콘트리트 등 포장도로에서는 접지력이 아예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오프로드 바이크들은 이런 방법으로 얼어버린 산속을 돌아다니기도 하지만 공도에서는 이렇게 하면 안 된다. 도로도 망가지고 접지력이 약해 더 넘어지기 쉽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다.
ATV
◆ ATV
이름부터가 All-Terrain Vehicle 아닌가. 어떤 지형도 갈 수 있다는 것은 눈이나 얼음도 포함되는 것이다. 바이크에서 발전된 형태이며 바퀴가 4개니까 넘어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블록패턴 타이어는 눈 속에서도 좋은 그립력을 발휘한다. 요즘에는 공도 주행이 가능한 ATV도 판매되고 있으니 공도에서도 합법적으로 다닐 수도 있다. ATV용 무한괘도 옵션도 있고 제설작업용 블레이드도 판매되고 있다. 폭설이 내린다면 어지간한 제설차보다 더 빨리 눈을 치워버릴수도 있다. 바퀴 대신에 포 트랙이라고 부르는 궤도를 달면 더욱 더 잘 다닐 수 있다.
스노우 트랙
◆ 스노우 트랙
그래, 구하기 어려운 윈터 타이어를 찾아 헤맬 바에야, 아예 눈밭을 달릴 수 있는 장치를 달아보자. 그래서 탄생한 게 스노우 트랙이다. 바퀴를 떼어내고 앞에는 스키를 달고 뒤에는 무한괘도를 장착하는 것이다. 바이크를 스노모빌과 비슷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면 된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눈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잘 달릴 수 있다. 기존의 바이크에 장착하는 것이므로 내 바이크를 그대로 탈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뻔 했지만, 기본적으로 오프로드 바이크에만 장착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서스펜션 작동범위가 작은 온로드 바이크에 장착하려면 많은 개조가 필요하다. 트랙은 고무로 되어 있기 때문에 도로를 파괴하지 않아 공도 이동도 가능하다. 다만 프론트 포크에 달린 스키가 조금 망가질지도 모른다. 5~6년 전만해도 북미 산악 지형에서나 간간히 보이던 것이 요즘엔 많이 보급이 되어서 엔듀로 선수들의 겨울 훈련이나 스노모빌을 대체하는 레저용으로 각광받고 있다.
스노모빌
◆ 스노모빌
굳이 개조할 필요도 없이 처음부터 눈에서 탈 수 있는 것을 타면 되는 게 아닐까? 스노모빌, 눈밭에서 이보다 효과적인 이동수단은 없다. 역시 무한괘도로 구동하며 조향은 앞에 달려있는 스키 가이드로 한다. 눈은 물론 빙판에서도 움직일 수 있다. 스키장이나 북극, 남극 같은 극지대에서 이동수단으로 사용하는 만큼 주파성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공도에서는 달릴 수 없다. 원래 눈 위에서 ‘만’ 타라고 만들어 놓은 거다. 근데 이걸 타려면 눈이 정말 많은 곳이어야 한다.
첫댓글 거 참 ... 재미있는 오토바이들이네요
국내에 타이어에 스파이크를 박는건 단속 대상 일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