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실적 부진 속 보수 줄이고 채용 확대
상반기 실적 반토막·비상경영 돌입…WM·IB 인력 채용↑
여의도 증권가.[사진=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증권사들이 임원 보수를 줄이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지만 신규직원 채용은 확대 중이다.
증권사들은 매매수수료 수익 의존도를 낮추고 보다 전문적인 업무 역량 강화를 목표로 향후 실적 반등을 위한 인력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하나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대신증권·신한금융투자 등 주요 10개 증권사 당기순이익은 2조686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조6656억원 대비 42.4% 감소했다.
업황이 좋지 않다 보니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증권사도 속출했다. 임직원 보수를 줄이고 불필요한 지출 집행을 막으며 긴축을 선택한 것이다.
실제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최근 임직원을 대상으로 임원 급여 20% 지급을 유보하고 업무추진비를 삭감하는 등 비상경영 공지를 전달했다.
다올투자증권도 상반기 임원회의에서 불필요한 지출 집행을 막는 등 비상경영체제 가동을 결정한 상태다.
삼성(-1700만원)과 한양(-1100만원), 유진투자(-900만원) 등은 올해 상반기 직원 평균 보수가 지난해 대비 줄어들었다. 인건비 낮추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주요 10개 증권사 중 7개 증권사의 직원 규모가 늘었다. 신규 인력은 주로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IB) 부서 직원을 대상으로 확충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기간 직원 숫자가 늘어난 증권사는 메리츠(3.7%), KB(2.3%), 삼성(1.8%), NH투자(1.3%) 대신(0.9%), 한국투자(0.1%) 순이었다.
올해 증권사 실적 감소의 주요 원인이었던 매매수수료 수익 의존도를 낮추고 WM과 IB 등 전문적인 증권사 업무 역량을 강화해 영업 체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파악된다.
2018년 이후 4년만에 직원수가 3000명을 넘어선 KB는 지난해 말에서 올해 상반기 사이 리테일 인력이 1596명에서 1658명으로 증가했다.
메리츠는 본사관리와 본사영업, 지점 인력이 동반 상승했으며 삼성의 경우 기업금융과 기업영업 부문의 인력이 확충됐다.
미래에셋과 한국투자, NH투자 역시 해외 주식 담당 인력과 디지털 부문 등에서 전문인력 채용을 시작한 상태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금리인상과 긴축 기조 확대로 연말까지 증시는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증권사 수익에서 매매거래 수수료 비중이 컸던 만큼 실적 방어를 위해선 이를 대체할 IB와 WM, 디지털 등 새로운 영업창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적 감소에도 인력 채용에 힘쏟고 있는 증권사들은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증권사 상시채용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 채용 규모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굿모닝경제] 2022.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