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cafe-editor-text"><br />기포의 새벽 편지-621<br />천자문210<br />동봉<br /><br /><br />0753도랑 거渠<br />0754연꽃 하荷<br />0755과녁 적的<br />0756지낼 력歷<br />취허덜리渠荷的历Quhedeli<br /><br />-도랑에핀 연꽃에도 역사가있듯-<br />(마당에핀 잡초에도 지조가있네)<br /><br /><br />0753도랑 거渠<br /><br />도랑 거渠 자는<br />삼수변氵에 꼴소리 문자입니다<br /><br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氺/물과 <br />소릿값 클 거巨 자가 합하여 이루어졌습니다<br />나무 목木 자를 클 거巨 아래에 붙인 것은<br />도랑은 자연 하천이기도 하지만<br />예전에는 도랑 양쪽에 목책木柵을 박아<br />흙의 흘러내림을 방지하는 동시에 <br />개골창 물이 잘 빠지도록 길게 팠습니다<br />도랑 거渠 자가 생기게 된 인연입니다<br /><br />그렇다면 도랑이 왜 그토록 중요할까요?<br />개골창 물이 모여 도랑이 되고 <br />도랑물이 모여 좀 큰 개울이 되고<br />개울물이 모여 좀 더 큰 하천이 되고<br />하천물이 모여 작은 강이 되고<br />그리하여 마침내 커다란 강으로 흐릅니다<br />그러면서 바다로 흘러들지요<br /><br />우리나라에는 4대강이 있는데<br />낙동강을 비롯하여 한강 금강 영산강입니다<br />내가 이렇게 말하면 어떤 이는 반문합니다<br />"한강이 가장 많은 국민을 먹여 살리고<br />낙동강이 가장 길지 않습니까<br />낙동강을 앞에 둔 이유가 무엇입니까?"<br />강이니까 '길이순'이 편해서일 뿐입니다<br />낙동강도 한강도 중요하지만<br />그러나 비단결錦 물길江도 <br />아름다운榮 산山을 끼고 도는 물길江도<br />소중하기는 모두 마찬가지입니다<br /><br />'길이순'이라면 낙동강은506.17km이고<br />한강도 자그마치 494.44km로 <br />낙동강에 견주어 12km가 채 안 될 뿐입니다<br />금강은 한강보다 겨우 97km가 짧은<br />397.79km이니 그리 짧은 강이 아닙니다<br />영산강은 136.66km로 생각보다 짧습니다<br />낙동강의 4분의 1수준이고<br />셋째로 긴 금강의 3분의 1 수준이네요<br /><br />그러나 영산강은 담양에서 발원하여<br />광주광역시를 거치고<br />나주, 함평, 무안 등지를 지나 <br />마침내 서해西海바다로 들어갑니다<br />국어사전에는 서해가 황해로 되어 있습니다<br />황해란 중국의 황허黃河에서 기인하고<br />북의 황해도란 지명도 그에서 기인합니다<br /><br />그런데 오늘날에 와서<br />동해의 일본해 표기를 반대하면서<br />왜 아직도 서해를 우리는 황해라 일컫습니까<br />서해가 아니고 왜 하필 황해黃海입니까<br />분명 남해는 '남해南海'로 표기하고<br />동해는 동해東海로 표기하면서<br />북의 황해도黃海道 때문에 황해도입니까<br /><br />얼마 전 우리 불교계 일부에서는 <br />노스 페이스 The North Face제품에 대해<br />불매운동을 벌이자고 한 적이 있습니다<br />노스페이스가 등산용품 아웃도어 브렌드에<br />세계지도를 무늬로 찍어 넣었는데<br />만국기와 함께 전면에 일본기가 실렸고 <br />게다가 일본해Japan sea가 찍혀 있었습니다<br />왜 동해the East Sea가 아닌 일본해입니까<br /><br />내가 아프리카 탄자니아Tanzania에 머물 때인<br />10여 년 전 그 당시에도 이미 탄자니아<br />그들 교과서 세계지도에는 '일본해'였습니다<br />그런데 우리는 지금 동해를 주장합니다<br />독도가 한국의 영토이니 <br />당연히 동해라고 해야만 하겠지요<br />그 도서를 중심으로 한 주변 바다를<br />나는 대한민국 영해가 불러야 한다고 봅니다<br /><br />억지라고요?<br />으레 억지일 수도 있습니다<br />하긴 탄자니아 동쪽의 바다가 인도양입니다<br />그 인도양에 탄자니아의 아름다운 섬<br />웅구자/잔지바르, 펨바, 마피아가 있습니다<br />드넓은 대양에는 미국해가 없고 <br />중국해가 없으며 러시아해가 없습니다<br />그러니 일본해에 한국의 독도가 있는 게<br />그다지 무리가 아닐 수 있습니다<br /><br />나는 당시 아프리카의 세계지도를 보며<br />동해와 서해표기에 제일 먼저 눈길이 갔습니다<br />동해는 자판시, 서해는 옐로우시였습니다<br />조선시대에도 동해는 조선해였는데<br />언제 이렇게 일본해로 둔갑을 하였습니까<br />속상하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br /><br />얘기가 옆으로 많이 나갔습니다<br />도랑이 중요한 것은 바다의 시원인 까닭입니다<br />도랑이 오염되면 바다가 오염됩니다<br />도랑이 깨끗하면 바다가 청정합니다<br />마치《원각경圓覺經》<보안보살장>에서<br />"한마음이 청정하면 국토가 청정하다"처럼<br />바다의 원조가 도랑이기 때문입니다<br /><br />옛날 기사를 읽다보니<br />우리나라에서 도랑을 가장 잘 가꾼 도시가<br />다른 곳이 아닌 경남 창원시였습니다<br />몇 년 전 기사이지만 전국 3연패였습니다<br />요임금이 자기 핏줄도 아닌데<br />순임금에게 나라를 맡기고<br />순임금 또한 제 살붙이도 아닌데<br />우임금에게 나라를 통째로 넘겼습니다<br />이유는 바로 치수治水였습니다<br /><br />몇 년 전 어떠한 인연이 있어서<br />창원시 환경사업소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br />전체적이고 외형적인 디자인에서부터<br />쾌적과 안전을 중심으로 설계 시공한 점에 대해<br />나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br />아! 창원 시민과 창원 공무원 모든 분들에게<br />명예 요순우탕 임금님패를 드리고 싶습니다<br /><br />01. 개골창 물이 흘러 나가도록 길게 판 내<br />02. 도랑 매우 좁고 작은 개울, 해자垓子<br />03. 우두머리<br />04. 다리<br />05. 방패<br />06. 하루살이<br />07. 깊고 넓은 모양<br />08. 갑자기, 느닷없이<br />09. 어찌<br />10. 그<br />11. 도랑을 파다<br />12. 크다<br /><br />관련 한자로는 도랑 구溝 자가 있습니다<br /><br /><br />0754연꽃 하荷<br /><br />멜 하/꾸짖을 하, 잗달 가荷<br />초두머리艹에 11획이며 꼴소리 문자입니다<br />어찌 하/멜 하何 자가 본자本字입니다<br />뜻을 지닌 초두머리艹=艸/풀/풀의 싹과<br />소릿값이면서 물건을 등에 짊어진다는 <br />멜 하何 자로 이루어진 글자입니다 <br /><br />처음에는 물건을 올려놓는 연잎을 뜻하다가<br />나중에 하何는 의문疑問의 말로 쓰이고 <br />하荷는 등에 짊어진다는 의미를 부여하여 <br />짐의 뜻으로 널리 쓰이게 되었습니다<br />우리가 흔히 쓰는 말에 하역荷役이 있습니다<br />배나 비행기 따위에 짐을 싣고 내림입니다<br />영어 Cargo work가 이에 해당하지요<br /><br />아무튼 여기에서는 연꽃입니다<br />어디 어떤 무슨 연꽃입니까<br />도랑에 핀 연꽃입니다<br />제대로 된 연못에 피어오른 연꽃이 아니라<br />개골창 물이 흘러내리는 도랑의 연꽃입니다<br />생명은 어디서나 소중합니다<br />쩍쩍 갈라진 아스팔트 시멘트 바닥에서도<br />새싹은 솟고 꽃은 아름다움을 드러냅니다<br />도랑의 연꽃도 또한 그러합니다<br /><br />연꽃 하荷 자에 담긴 뜻으로는<br />1. 메다, 짊어지다<br />2. 부담하다, 책임지다, 담당하다<br />3. 꾸짖다, 따져 묻다<br />4. 은혜를 입다<br />5. 짐, 화물<br />6. 연, 연꽃 등이 있고<br /><br />잗달 가荷 자로 새길 경우에는<br />1. 잗달다<br />2. 하는 짓이 잘고 인색하다<br />3. 자질구레하다<br />4. 번거롭다<br />5. 까다롭다의 뜻이 담겨 있으며<br /><br />관련된 한자로는<br />何 : 어찌 하/꾸짖을 하/멜 하 자가 있고<br />擔 : 멜 담 자 따위가 있습니다<br /><br /><br />0755과녁 적的<br /><br />과녁 적的 자는 흰 백白 부수며<br />꼴形과 소리聲로 이루어진 문자입니다<br />뜻을 지닌 흰백白/희다/밝다 부수와<br />소릿값 표주박 적勺이 합하여 이루어졌습니다<br />표주박勺은 명확하다 밝다의 뜻이고<br />해처럼 둥글고 밝게白 보인다는 뜻입니다<br />표주박이 왜 명확할까요<br />물을 담으면 거기에 햇빛이 담기는 까닭이고<br />햇빛이 담기면 밝게 보이는 까닭입니다<br /><br />따라서 이들 해와 표주박이 합하여 <br />분명한 목적目的이 생겼습니다<br />목적目的이란 자에 나오듯 과녁입니다 <br />과녁 적的 자는 본디 흰 백白 대신<br />날 일日 자와 표주박 작勺이었습니다만<br />이처럼 날 일日 자가 흰 백白 자로 바꾸며<br />오늘날의 적的 자로 변신한 것입니다<br />이것이 바로 언어와 문자의 변화입니다<br /><br />01. 과녁, 목표, 표준<br />02. 참, 진실<br />03. 곱다<br />04. 맏아들<br />05. 연밥, 연꽃의 열매<br />06. 연지, 입술이나 뺨에 찍는 붉은 빛깔의 염료<br />07. 이마가 흰 말<br />08. 뾰족한 봉우리<br />09. ~의<br />10. 도대체, 대관절<br />11. 분명하다<br />12. 밝다, 선명하다<br />13. 적실하다<br /><br />같은 과녁 적㢩 자가 있는데<br />앞의 과녁 적的 자보다 범주가 좁습니다<br />적的은 그 범위가 과녁에 갇히지 않고<br />과녁射的, 대상, 목표, 표적 등을 비롯하여<br />이름씨 뒤에 붙어 관련과 상태와 성질 등<br />다양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br />그러나 적㢩은 그 글자에서 보여주듯이<br />활과 화살弓에 국한된다는 것이지요<br /><br /><br />0756지낼 력歷<br /><br />지날 력/책력 력歷으로도 새깁니다만<br />그칠 지止 자 부수에 꼴소리 문자입니다<br />뜻을 지닌 그칠지止/그치다/발자국 부수와<br />소릿값 책력 력厤력으로 이루어졌습니다<br />책력 력厤과 그칠 지止를 합친 글자는<br />'차례차례로 걸어가다'<br />'여러 곳을 두루 돌아다니다'<br />'공간을 지나감'의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br /><br />시간이 지나는 데는<br />책력 력曆이란 글자가 따로 있지만<br />지날 력歷은 장소를 지나간다는 데는 물론 <br />책력 력曆의 뜻으로도 쓰여지고 있습니다<br />역歷과 역曆 두 글자를 놓고 헷갈리시지요<br />구분하는 방법은 아래 놓인 글자입니다<br />그칠 지/멈출 지止 자는 발의 정지입니다<br />발은 공간을 이동하기 위해 필요하지요<br />이 발이 걸어감이 필疋인데 달리는 모습이고<br />서 있음이 지止인데 움직이지 않지요?<br /><br />그런데 시간의 흐름은 날 일日 자를 붙입니다<br />옛날이나 지금이나 농촌에서는<br />논두렁길을 곧잘 걸어 다니곤 했습니다<br />봇물을 보기 위해 논두렁 위를 걷고<br />피사리를 하기 위해 논두렁을 걸었습니다<br />논두렁 콩을 심고 거두기 위해<br />논두렁에 웃자란 풀을 베기 위해<br />때로는 메뚜기를 잡기 위해 논두렁을 걸었지요<br /><br />따라서 기슭엄厂 아래 벼포기秝 자를 쓴<br />책력 력厤 자는 시공간에 두루 해당하지만<br />날 일日 자를 쓰면 시간을 기록함이고<br />그칠 지止 자를 쓰면 공간을 기록함입니다<br />역사歷史란 시간의 기록이 아닐까요?<br />역사는 시간의 기록이며 사건의 기록입니다<br />사건은 시간 속에서 빚어지는 다양한 행위입니다<br />행위와 사건은 반드시 공간성을 지닙니다<br />그래서 역사의 역歷 자에는 지止가 있습니다<br /><br />그러나 행위 없는 사건이 없고<br />사건 없는 역사가 없듯<br />역사는 반드시 시간성을 근간으로 합니다<br />따라서 책력 력曆에도 지날 력歷의 뜻이 있고<br />지날 력歷에도 책력 력曆의 뜻이 있습니다<br />말씀드리지만 '지나다'와 '지내다'는 다릅니다<br />'지나다'는 시간을 품은 공간성이고<br />'지내다'는 공간을 품은 시간성입니다<br /><br />01. 지나다<br />02. 겪다<br />03. 세월을 보내다<br />04. 다니다<br />05. 가다<br />06. 넘다<br />07. 넘치다<br />08. 성기다, 물건의 사이가 뜨다<br />09. 어지럽다<br />10. 엇걸다<br />11. 분명하다<br />12. 책력<br />13. 달력<br />14. 역법<br />15. 역서<br />16. 두루<br /><br />관련된 한자로는<br />历 : 지날 력/역, 책력 력/역(간체자)<br />厤 : 책력 력/역<br />暦 : 책력 력/역<br />曆 : 책력 력/역<br />歴 : 지날 력/역, 책력 력/역 자가 있고<br /><br />같은 뜻을 가진 한자로는<br />過 : 지날 과, 재앙 화<br />經 : 지날 경, 글 경 자 등이 있습니다<br /><br /><br />09/20/2016<br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 <br /><br /><br /><br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52EAB3D57E057A514' class="txc-image"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17BB04157E057A236' class="txc-image"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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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스님!
꽃 중의 꽃은
도랑에서.
진흙탕에서 피운 연꽃입니다!
남산 북두칠성 연꽃입니다.
이갑수 거사님은 구도에도 남다른 감각이 있으십니다. 사진이나 그림 캘리그라피의 생명은 구도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