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며 지혜로운 사람이 곁에 있으면 흔히 "나의 장자방"이라 하거나 "제갈량 같은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장자방은 한나라를 세운 유방을 도운 책사 장량을 말하며, 제갈량은 삼국시대 촉나라 유비를 보필한 뛰어난 지략가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인물은 장량이나 제갈량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뛰어난 지혜와 깊은 식견으로 한나라의 기틀을 다진 진평입니다.
진평은 한 고조 유방의 책사로서 장량, 소하, 한신과 함께 한나라 건국에 큰 공을 세운 인물입니다. 특히 세밀한 계책과 뛰어난 병법으로 초패왕 항우를 무너뜨리는 데 중요한 공을 세운 인물로 전해집니다.
유방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권력을 장악한 여태후가 자신의 통치에 걸림돌이 되는 이들을 가차 없이 제거하는 어려운 시기가 이어졌습니다. 진평은 성급하게 나서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살아남았고, 여태후 사후에는 이제까지 정권을 잡고 악행을 저지른 여씨 척족을 몰아내고 문제의 즉위를 도와 훗날 태평성대로 불리는 문경지치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문제가 즉위한 뒤 주발과 진평을 각각 우승상과 좌승상에 임명했습니다. 어느 날 문제는 우승상 주발에게 옥사와 재정에 대해 묻자 제대로 답하지 못하고 매우 당황했다고 합니다. 이어 같은 질문을 받은 진평은 "그 일은 각각의 담당 관리에게 물으시면 됩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문제가 "정승이 그런 일도 모르고 무엇을 하는 사람이오?"라고 묻자, 진평은 차분하게 답했습니다.
"승상의 역할은 모든 일을 직접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각 관리들이 맡은 일을 제대로 처리하도록 살피고 바로잡는 데 있습니다."
문제는 그 말을 듣고 멋적게 웃고는 크게 공감하며 진평의 식견을 높이 평가했다고 합니다.
이 일화는 지도자의 역할이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업무 전체를 바르게 이끄는 데 있음을 일깨워 줍니다.
주발은 큰 공을 세운 무장이었지만 자신의 부족함을 뒤늦게 깨닫고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반면 진평은 공을 앞세우지 않았고,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알았으며, 늘 겸손한 자세로 나라를 위해 힘을 보탰습니다.
세상은 뛰어난 재능만으로 오래 인정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사례라고 봅니다. 재능에 겸손이 더해질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나고, 맡은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사람은 시간이 지나도 깊은 신뢰를 얻게 됩니다.
오늘 하루도 자신의 위치를 돌아보며, 겸허한 마음으로 세상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찾아 실천하는 뜻깊은 하루가 되시기를 손모아 기원합니다!🙇♂️🙏💕